(3) 인간적인 관점

작성일
2007-09-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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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금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미래지향적인 사고력을 억제하는 성분이 강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작용을 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세상을 좀 살아본 사람이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 그래서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으로는 할아버지가 어떨까 싶다. 할아버지는 세상을 이미 살만큼 살아오셨다. 그래서 생각하고 보는 안목이 가족 중에서 가장 심오하고 노련할텐데, 이러한 안목으로 가족들의 하는 행동을 관찰하게 되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에 눈에 띄게 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결과에 도달하게 될건지도 물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본 사람이 그 결과에 대해서 잘 알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해서 할아버지는 언제나 그 가정에서 가장 노련한 상담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경금의 위치에서 가족들에게 뭔가 경험에 가득한 이야기를 나눠줄수 있는 사람으로 선택을 해봤다.




이것을 다시 국가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국가운영의 전반적인 조언자의 위치가 될 원로회의가 아닐까 싶다. 역시 원로라고 하는 것은 뭔가 선동적으로 일을 꾸미는 위치라기 보다는 잘못된 일에 대해서 바로잡아주고 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입장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할도 당연히 세상에서 많은 경험이 풍부한 역전의 용사들께서 브레이크를 걸어주고 다시 도전을 하도록 유도를 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조언자들이 없는 나라는 방향을 잃고서 갈팡질팡 하게될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생각해본다. 그런데 우리 한국에서는 이러한 원로회의가 있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낭월이는 아직 못들어 본 것 같아서 말이다. 아마도 과문(寡聞)한 탓이겠지만 방송의 보도에서도 원로희의에서 어떻게 결정을 했다고 하는 이야기는 보도된 기억이 없었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고 하면 그렇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즉 그 이유는 한 반도는 애초에 갑목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갑목이 정치를 하는 마당에 경금의 조언은 잔소리44)가 되기 쉬울 것이고, 그렇다면 짐짓 못들은 척, 하고서 딴전을 피울 것이다. 그래서 나라는 갈팡질팡으로 흔들릴 가능성도 언제가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하겠는데, 이상하게도 그러한 위치에 있을 사람이 없는 것은 또 왜그럴까? 참으로 알 수가 없다.

하긴, 예전에도 그러한 경력이 있었구나, 뭐냐면 고려장(高麗葬)이라고 하는 것 말이다. 얼마나 갑목우월주의가 팽배했었으면 노인네(즉 庚金)는 잔소리만 많고 밥만 축내는 인종이니까 늙으면 버려야 한다는 기가 막힌... 그렇지만 가장 갑목(?)다운 절묘한 방법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갑목으로써는 경금이 브레이크를 걸까봐 항상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것이 갑목은 앞으로만 나가려고 하는데, 경금이 자꾸 뒤에서 잡아 당기면 될일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런상황에서 정신이 온전하다면(?) 감히 ‘잔소리꾼들의 모임(元老議會)’을 만들 까닭이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그냥 대통령이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고, 또 도지사가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한국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도 경금을 싫어하고 노인을 싫어하는 것은 결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의 ‘노인경시풍조’라고 개탄을 하는 이야기는 이미오래전, 적어도 고려때부터 있어온 것이고, 어쩌면 그 이전부터 그래왔을 것으로 생각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한국적인 특성이 가미된 풍토라고 생각되는 점을 관찰하면서 과연 이것이 자연의 이치에 합당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전에 어쨌던 그러한 점이 없다고만 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참으로 묘한 기분에 빠지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언제나 우연히 하나의 꼬투리를 물고 들어가서 깊숙히 관찰을 해보면 결국은 뭔가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싶은 상황으로 전개가 되는 것이 나타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경금을 노인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결코 자연의 이치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생각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 항목에다가 잠시 의견을 적어보는 것이다. 벗님의 생각은 과언 어떠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