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물질적인 관점

작성일
2007-09-1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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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앞의 상황에서 감은 잡으셨겠지만, 물질적으로 살펴볼 적에는 기토는 토양(土壤)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戊土를 중정지기(中正之氣)로 본다면, 기토는 중앙토양(中央土壤)이라고 해야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무토의 성분으로 중심적인 기운을 잡은 다음에는 그 바탕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이 별의 모양새가 아닐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토라고 하는 것이 순서상으로는 木火의 다음에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四行(木火金水)의 중앙에서 조절을 해주는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토는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대지가 되는 것이고, 모든 이 별의 생명체(無情物을 포함해서)는 이 기토를 의지해야 비로소 존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중이 큰 중정지토가 기토이니 그 역할이 사뭇 대단하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다보니 기토는 그 크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토에는 나머지의 모든 성분들도 포함되어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 토양은 中正之氣(즉 戊土)의 조정에 의해서 유지되어 진다고 생각해본다. 즉 일정한 치우치지 않는 법칙에 의해서 운용되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속담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말은 ‘땅은 정직하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다 이러한 말이 괜히 돌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렇게 깨닫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게 마음 속으로 스며들어서 속담의 형태를 빌어서 유지되어 내려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만 하다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겠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본다. 즉 나무는 변화가 심해서 믿을 수가 없다고  할 수가 있겠다. 그리고 불도 그렇다 항상 활발하게 움직이다가는 어느사이에 움츠려들어서 간곳이 없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다시 살아나서는 활활 피어오른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그 기준을 잡기가 매우 어렵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렇다면 바위는 어떤가를 살펴보는데, 역시 너무나 움직임이 없어서 치우쳐 있는 형상이 떠오른다. 그런가 하면 물은 또 그렇게 유동적이다. 이러한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적에 가장 중용의 형태를 빌어서 여러 가지로 변화자재한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성분으로는 토양이 가장 우세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사실 四行은 토양을 의지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래의 선천수(先天數)에서도 五十土가 등장을 해서 비로소 천하를 정리하고 생명이 움직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하는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기토의 의미는 커져보인다. 논밭의 흙이라는 말로써는 그 맛을 다 느낄 수 없는 것이다. 태산준령도 기토이고, 문전옥답도 기토이다. 도공의 진흙도 기토이고, 농부의 퇴비도 기토로 보인다. 어쨌던 모든 토양은 기토라고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이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기토는 중용의 이치를 실제로 보여주는 현장이라고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