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만 좋은 으름
작성일
2020-09-30 05:05
조회
614
빛만 좋은 으름
얼마나 보기에 그럴싸 하냔 말이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서 탐스럽게 벌어진 으름이라니....
산골의 가을이 한창이라는 말이라도 들려 주듯이 으름덩굴에서 열심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으름열매들이다.
어떤 녀석은 아직도 한창 자라고 있고
어떤 녀석은 이미 벌어져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누군가 와서 배를 불리고 떠난 흔적도....
낭월 : 밤 줏어왔나?
연지 : 보름날 상을 차릴라고 몇 개 줏어왔어.
잠시 나갔다가 알밤을 줏어와서는 벌레 먹은 것을 골라내고 있다.
음... 오늘 저녁에는 아무래도 밤을 까야 할 모양이군....
그 옆에는 채 익지 않은 으름이.....
낭월 : 벌어지지도 않은 으름은 왜 따왔지?
연지 : 벌어진 것은 먹어 봤는데 안 벌어진 것은 맛이 어떨까... 하고.
누가 그랬노? 산중의 삼대 열매라고.
어림도 없는 말이지 싶다.
낭월 : 먹을만 하나? 먹어봐라.
연지 : 그러게... 벌어진 것만 먹어봐서. 어디...
연지 : 아무 맛도 없어~!
낭월 : 으름은 새들을 위한 것인가보다.
연지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네. 호호~!
그래서 또 적어 놓는다.
'으름은 사람이 먹을만한 열매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