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에 뭘....

작성일
2020-07-15 17:50
조회
655

남의 일에 뭘....


 

ha20200715-027

그랬었다.
그때는 그랬었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ha20200715-001

어제까지만 해도 슬픈사연은 상상하지 못했다.
얼룩이는 늠름하게 자신의 자리와 체면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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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도 얼룩을 믿었다.
다음의 자손은 얼깜의 새끼일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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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 : 마음 단디 묵거라~!
깜순 : 말해서 뭘해~ 일편단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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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깜순의 허파에는 바람이 솔솔~~
페로몬 향에 취한 깜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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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그늘 아래에서 휘파람을 분다.
얼룩이가 아무리 지킨다고 한 들....
이미 마음이 떠난 깜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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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한바탕 전쟁을 치뤘다는 것은 짐작할만 했다.

ha20200715-007

세상에.....
늠름한 깜돌이녀석....
그 앞에서 널부러진 깜순이.....
얼룩이는 어디로 갔노....
짜슥~~~ 와이리 짠~하노.... 쯧쯧...

ha20200715-006

강자가 차지하는 자연의 세상이다.
이 마당에 녀석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ha20200715-008

잘난 녀석을 보고 마음이 흔들리는 거야.
인간에게서나 있는 말일 게다.
야생에서는 강자의 씨앗만 받는다는 논리일 뿐.
결코 깜순이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ha20200715-010

깜돌이는 아랫마을에 사는 녀석인 모양이다.
깜순이의 페로몬 향에 취할 때만 나타난다.
그러고 보니까 먼저 세 마리의 새끼 중에도 까만 녀석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후의 소식은 끊겼으니....

ha20200715-011

졸졸졸~~
또, 졸졸졸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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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이가 등을 보였다.
그러한 기회만 호시탐탐....

ha20200715-013

아싸~!
그들의 사랑노래이다.

ha20200715-014

아마도 1차 시기는 실패한 모양이다.
귀싸대기 한 대 맞고는 물러나는 녀석... 꼬쏘~~

ha20200715-015

잘 해봐 임마~!
깜순이의 유혹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ha20200715-016

단지, 깜돌이의 자리에 있는 녀석이
얼룩이가 아니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ha20200715-018

잘 해봐라 녀석아~!
깜순이가 틈을 주면 잘 해야 한단 말이지...

ha20200715-019

다시, 2차 시기를....
그래 얼른 씨앗을 심고 사라져라.
얼룩이 심기가 많이 불편할끼다...

ha20200715-020

또 실패냐?
댓가는 싸대기 한 대~! ㅋㅋㅋ

ha20200715-021

쳇....
잘 할 수 있었는데....
체면을 구겼지만 포기는 없는 모양이다.

ha20200715-025

시간은 많다.
얼마든지 기다릴 수가 있다는 듯이....
그나저나 얼룩이는 어디로 가뿌맀노.....

ha20200715-029

밥을 줘 봤다.
밥이라도 묵으로 오라꼬.....

go20200715-001

밥을 보고서도 전혀 활기가 없다.
깜순이만 열심히 먹고 있다.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

go20200715-002

애증이라고....
만감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go20200715-003

그래도 먹어야지....
먹어야 살지....

go20200715-004

여태가지 본 중에 가장 무거운 얼룩이의 걸음이다.
천만근이다.

go20200715-005

그런데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완전히 자존심을 구긴 녀석의 마음이 보인다.

ha20200715-030

낭월 : 얼룩이 힘드나?
얼룩 : 말라꼬 묻능교~!
낭월 : 짠해서 안카나. 절마를 때려 패뿌가?
얼룩 : 그라마 깜순이 맘이 아풀꺼 아닝교...
낭월 : 그래도 깜순이 걱정하나?
얼룩 : 바람은 이내 지나간다 아잉교.
낭월 : 그래 니가 보살이다.
얼룩 : 고마 하이소. 위로가 안 됩니더....

ha20200715-032

얼룩이도 어쩔 수가 없지만
깜순이도 본능에 충실할 따름이다.
그래도 쪼매 미안한 마음조차 없을까.....

ha20200715-033

깜순 : 마음이 아프지? 나도 그래.
얼룩 : 개안타. 내가 션찮아서 그런걸로 우짜노.
깜순 : 그래도 내맘 알지?
얼룩 : 그래 안다. 고마해라 자꾸 비참해진다.

ha20200715-034

아......
괜히 지켜봤지 싶다.....
얼룩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했다....

ha20200715-031

쥔양반이 사라지기만 바라고 빙빙~~
그래 자연의 이치인기라....
우짜겠노.....

ha20200715-035

다시....
그렇게....
지켜보고 있다.
다음에 태어날 새끼들의 옷이 상상된다.
또한 지나 가리라.....

ha20200715-036

네가 승자다.
축하하진 않을란다.
나도 그럴 기분은 아닝게....

ha20200715-037

다시 하늘에는 먹구름이 모여든다.
또 한 줄기 퍼부을 모양이다.
장마가 장마 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