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9] 바둑 프로그램이랑 놀기

작성일
2016-04-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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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바둑 프로그램이랑 놀기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꽃이 눈이 되는 계절입니다. 흩날리는 벗꽃의 잎을 보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은 바둑을 두는 프로그램이랑 함께 한 주말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러니까 바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라도 바둑에 관심이 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시작을 하지 못하셨다면 참고하시라고 소개말씀 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1. 기원에 갈 일이 없어졌다는 것.


한 때는 바둑을 잘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급까지는 몰라도 3급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나름대로의 목표를 세워놓고서 기원에서 프로를 초청해서 강좌하는 것에도 참여하고 나름대로 바둑 책이란 책은 다 사 날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임해봉, 오다케, 조치훈, 조훈현 등등의 고수들이 써놓은 바둑책은 물론이고, 바둑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서 괴물슈우꼬, 미학오다케, 강완다케미야 등과 같은 수식어가 붙은 이름의 책들도 사다놓고 열심히 읽어지요. 아마도 20대 중반이었던가 싶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검정학원이라도 해 보려고 상경을 했었는데, 막상 공부를 해 보니까 너무나 재미가 없고 그 대신에 바둑에 관심이 생겨서 기원 나들이를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다행히도 같이 머물던 사찰에는 나이도 비슷한 스님이 있었는데 바둑 실력도 비슷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 화상을 이기려고 더 분발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바람에 동네의 고수 분이라고 날리고 계시던 이장님의 실력이 자칭 5급바둑이라는 것을 갖고서 유세를 하셨던지 동네 유지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타이틀매치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기초가 부족하셨던 이장님의 자존심이 가득한 바둑판을 물바둑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는데 그런 때는 기분도 삼삼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생각해 보면, 월지의 겁재가 제 기능을 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는..... 사주공부에 빠져들면서 바둑은 잊혀졌지요. 바둑은 공부를해 봐야 놀이인데 오행 공부는 철학이라는 것을 눈치 챘던 까닭이기도 했습니다.

여하튼 그 당시에 강남의 신사동인가 영동시장인가에 있었던 기원을 열심히 출입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오래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독한 담배 연기'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좀 더 공부를 했더라면 흑백의 돌 놀이에 더 몰입할 수가 있었을텐데 아무리 견디려고 해도 마주 앉아서 품어대는 담배 연기를 감당할 인내심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바둑이 풀리지 않으면 줄담배를 피워 댑니다. 그야말로 일없는 사람들이 바둑에서 이기는 재미로라도 살아가야 할 목적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몸에서 담배 냄새가 떠나질 않으니 절간의 신도님들이 뭘 생각하겠느냐는 것도 부담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관두고 책으로만 하다가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제와 그제의 이틀 간 바둑 프로그램과 놀아보니까 전혀 기원에 가서 담배 연기를 마시지 않아도 되겠더라는 결론을 쉽게 얻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요즘은 기원의 공기도 맑아졌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그렇더라도 거친 사람들과 바둑을 두다가 보면 성격조차 버리겠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최선을 다 해서 기도(棋道)를 연마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두고 있는데 상대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을 했는지 우의(?)가 돈독한 다른 기객이 상대방의 바둑통 뚜껑의 내 돌을 잡은 것에다가 10 여 개의 돌을 가져다 놓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순간, 기원에 대한 그나마의 애착이 싸그리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과 바둑을 두니까 이런 일로 마음 상할 일도 없었습니다. 항기로운 차를 가저다 옆에 놓고 잔잔한 피아노 소품을 배경 삼아서 이틀간 밥만 먹고 바둑놀이에 푹 빠졌습니다. 그리고 순간순간의 긴장감이나 희열감을 포함해서 좌절감을 오가는 오욕칠정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면서 놀았습니다.

만약에 벗님께서 바둑의 시작이 어려워서 엄두를 못 내신다면 이 글을 참고하셔서 바둑 놀이에 입문해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입문을 하는 길도 모두가 프로그램이 해 줍니다. 이것을 알고 나서는 주변의 지인들 중에서 바둑을 배워보고 싶어하는 경우에는 권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해 보다가 재미 없으면 그만 해도 되지요. 어차피 재미있게 놀자는 거니까요. 하하~

이렇게 떠벌이면 낭월의 기력(棋力)이 엄청난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 싶습니다. 물론 희망사항으로는 최소 3급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을 갖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 수준까지 가려면 '바둑놀이'가 아닌, '바둑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그러한 생각도 접었습니다. 그냥 즐기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더 큰가 봅니다. 게으른 놈의 핑계라고 생각해야 하지 싶네요. (긁적긁적~~)

물론 기력을 알 수는 없습니다. 대충 7~8급은 되지 않을까... 싶은 희망사항으로 자신을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9급은 넘은 것 같고 5급에는 미친다는 자신이 없어서 나름대로 객관적인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뭣보다도 낭월의 감로사 주변에는 낭월보다 월등히 잘 두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호연 선생이라고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만, 엇비슷한 수준이어서 같이 둘만 한데 일이 늘 바쁘다 보니까 함께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혼자 노는 방법을 찾아내고 몰입해서 놀아보니까 이러한 게임은 고도리를 즐기는 것보다 조금은 더 깊이가 있는 놀이 같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한담 한 편을 써 봅니다. 물론 이미 상당한 고수의 반열에 속하신 고급자들 께서는 그냥 웃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야말로 입문자들에게 드리는 안내 말씀 정도에 불과하까요. 하하~

 

2. 바둑에 입문하는 어플이 있다.


뭐든 그렇습니다만, 바둑 공부도 처음이 중요하겠습니다. 동네 이웃의 사람들에게 배운다고 해도 체계적으로 안내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다 못해 운전연수를 받더라도 남에게 돈을 주고 받아야지 배우자에게 받다가는 법원으로 이혼하러 간다잖아요. 그런 차제에 플레이 스토어에서 기가 막힌 입문용 바둑어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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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귀엽게 바둑첫걸음입니다. 내용도 짭짤~하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아이폰에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것은 또 이름을 검색해 보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이 프로그램이면 입문용으로는 충분하지 싶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을 잡는 것에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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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하면 이러한 초기화면이 나타납니다. 정말 너무너무 쉽게 되어 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니므로 일단 설치해서 놀아보시라고 권합니다. 물론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광고로 수익을 일리는 것 같습니다. 그냥 광고는 보거나 무심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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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잘 설명해 놨습니다. 그대로 따라서 익히기만 하면 됩니다. 이 정도로 이해를 하고 난 다음에는 사활에 대한 공부도 할 수가 있겠지 싶습니다. 그래 놓고는 기본적인 이해가 된 다음에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랑 두면 됩니다. 폰에서 두는 것도 있고 컴퓨터에서 두는 것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서 놀기만 하면 됩니다.

 

3. 본격적으로 바둑을 즐기는 프로그램 (스마트 폰 용)


아마도.... 손 가까이에는 폰이 있을 것으로 짐작을 해 봅니다. 그래서 우선 폰에서 놀 수 있는 것을 소개해 드립니다. 다만 낭월은 폰이 노트5여서 화면이 조금 넓습니다만, 그 점에 대해서는 시력이 약하시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노트로 바꾸시는 것도 고려해 보시라고 바람을 넣습니다. 하하~

프로그램의 성능도 좋습니다. 바둑을 잘 둔다는 말씀이지요. 물론 배터리에 대한 소모는 어쩔 수가 없네요. 그 녀석이랑 놀다가 배터리가 15% 남았다는 경고를 접하게 되는 것도 흔한 일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으니 말이지요. 은별바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도 플레이 스토어에서 받으시면 됩니다. 물론 돈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무료이니까 일단 받아서 설치해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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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북한에서 만들었는데 지금은 일본에서 은성위기2013이라는 컴퓨터용으로 나온답니다. 다만 이것은 은별바둑2010판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놀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냥 설치하고 열어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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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화면의 위쪽의 물고기가 광고입니다. 그리고 노랑 하트는 에너지입니다. 이것이 부족하면 구입하겠느냐고 나옵니다. 아하~ 그러고 보니까 그것도 수익의 한 부분이 되겠네요. 물론 낭월은 돈을 내고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두어 시간 후에 보면 다시 하트가 생겨나 있으니까요. 요령껏 놀면 되겠습니다.

이제 보니까, 대국시작의 오른쪽에 -3으로 된 것을 보면, 한 게임 하는데 하트게 세 개 줄어든다는 말인가 봅니다. 그것도 모르고 놀았구먼요. 여하튼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에 나오는 화면을 거쳐서 게임시작을 누르고 들어가면 위와 같은 안내판이 나옵니다. 벗님이 완전 초보라고 생각하고, 가장 낮은 급수로 두는 방법으로 설정한 화면을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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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중급, 하급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처음이니까 하급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서도 힘이 딸린다고 하는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설정을 합니다. 접 바둑으로 9점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마도 바둑첫걸음만 잘 이해한 것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하하~

그래가면서 이기는 재미와 기초적인 공부를 즐기면서 하시는 겁니다. 프로그램은 사람과 달리 감정교감이 없으므로 창피할 것도 없습니다. 하다가 잘못 놓았다고 생각되면 무르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 말이 맞다고 봅니다. 일단 시작을 해 보면 아마도 솔솔 이기는 재미에 빠져드실 것이 분명합니다. 적어도 철학적인 사유의 스타일이라면 말이지요. 지적인 게임 중에서도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4. 컴퓨터의 프로그램이랑 놀기


컴퓨터가 된다면 넓직한 화면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가 있겠습니다. 이에 대한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유료버전이라서 구입하시는 것은 각자의 재량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구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딱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제일 떳떳한 것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을 하는 것입니다. 흐흐~~~

은성위기초기화면

은별바둑5의 실행화면입니다. 낭월이 갖고 놀아 본 프로그램 중에서는 제일 만만한 녀석인가 싶습니다. 그래도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은별5-호선 빅

은별바둑이랑 옵션을 「강」으로 놓고서 한 판을 마친 화면입니다. 덤은 없이 정선으로 뒀는데 절묘하게도 비겼다고 나와서 재미있어서 화면캡쳐를 해 봤습니다. 비긴다는 것은 좋은 것이잖아요. 그렇지만 호선이 되어서 흑이 덤으로 6.5집을 안게 되면 비길 수는 없습니다. 여하튼 프로의 세계에서는 승부가 나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노는 것에서야 뭐 그럴 필요가 있겠느냔 이야기지요. 은별바둑에서 최고의 옵션은 「최강」이 있습니다. 이제 그 옵션으로도 한 번 둬 봐야 하겠네요.

천정위기화면

다음으로는 은별5보다는 훨씬 강한 「젠」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것이라네요. 선택은 5단까지 있습니다. 이 녀석과 둔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근데 이보다 더 강한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강바둑화면

최강바둑으로도 불리는 것으로 원래 이름이 크레이지 스톤입니다. 버젼이 2013으로 되어 있는데 전국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우승을 한 기념판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하단을 보면 흑백의 균형이 막대로 나타납니다. 흑이 불리하면 왼쪽의 백 선이 길어지고, 반대가 되면 짧아집니다. 그래서 상황을 대략 파악하는데에도 참고가 될 수 있겠습니다.

최강바둑의 첫 승리

최강바둑의 10단계인 최고 수준으로 놓고서 아홉 점을 깔고 뒀습니다. 이렇게 흔히 하는 말로 만방으로 이겼습니다만 오직 유일하게 토요일 새벽 1시까지 붙어서 겨우 이긴 한 판입니다. 최고 레벨로 놓고 9점으로 도전했는데 정말 크레이지 스톤이 너무 괴로워서 포기를 한 건지, 아니면 불쌍해서 한 번 져 준건지는 아무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사진으로 인화해서 벽에 걸어놔야 할 기념비적인 한 판입니다. ㅋㅋㅋ~

그 다음으로는 계속 졌습니다. 그래서 레벨 1로 해놓고 9점을 깔고 둬 봤는데 대략 3까지는 그럭저럭 편한 대국이 되더군요. 레벨 4 정도가 9점으로는 상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호선으로 둬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아이와는 어렵지 싶네요. 워낙 쎈 놈입니다. 오죽하면 이름도 최강바둑이겠느냔 말이지요. 하하~

그래서 맞바둑으로 놀 적에는 은별5랑 두면 되겠고, 접바둑으로 둘 적에는 젠이나 최강바둑으로 두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젠의 프로그램은 지대방의 심심풀이에 설치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참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유료이긴 합니다만, 중국에서 풀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링크만 소개했네요. 상용프로그램을 올려놓으면 단속에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돌바람」이라는 것이 있어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아직은 상용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는 나오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으로 봐서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아쉽지 않은 풍요로움을 누릴 수가 있을 것으로 봐서 그것은 나중의 일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물론 한국산이라면 더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5. 관심이 생기셨다면 즐기시기 바랍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입문을 하신 다음에 재미가 있으시다면 실력은 쑥쑥 늘 것으로 봅니다. 적어도 한 자리 숫자까지는 많지 않은 노력으로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최하급수는 18급이라고 합니다. 점점 올라가면 1급이 되는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1단부터 해서 7단까지도 있는 모양이네요. 특히 스스로 바둑에 대한 재능이 있으시다면 대단히 놀라운 수준까지도 즐길 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대략 이렇게 바둑놀이에 대한 소개를 해 드립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여정에서 잠시 잡기 하나 쯤은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다만 전업을 폐하고 빠져버린다면 그것은 중독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혹여 그러한 일이 생겨도 낭월은 책임을 지지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적당히 즐기시기 바랍니다. 하하~

 

2016년 4월 1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