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금이 목을 극함이 무력하다

작성일
2007-09-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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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목을 극하는 것은 결실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목은 금의 기운을 받아서 단단하게 내실을 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금의 기운이 무력하게 되면 목은 마구 자라서 결국 속이 썩어버리게 될런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목을 걱정해줄 처지가 아닌 것이 문제이다. 금이 당장에 목을 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으니까, 이 문제가 더욱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금이 목을 극하는 힘이 무력하다면 목들은 금을 얕잡아 볼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명령체계가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즉 마구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목의 웃자람을 못막아 줌으로 해서 목들은 금을 우습게 볼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써 예상 되는 것이 바로 ‘목다금결(木多金缺)’이다. 목이 강하니까 상대적으로 금은 이지러진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을흔히 비유할 적에는 면도날(도루코의 양날있는 것)로 아름드리 나무를 자르려고 한다면 날만 뭉그러지고 되지 않는다는 말로 한다. 이러한 비유를 생각해 볼적에, 약간은 모양이 없는 비유라고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내용의 전달은 충분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를 한다. 말이 되기는 되는 것이다. 다만 좀더 오행의 원리에 입각해서 생각을 해볼수는 없을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목과 금의 대립에 관계되는 현상을 군대(軍隊)라는 집단을 통해서 읽어보려고 생각한다. 군대라는 곳은 오로지 명령체계만이 의미를 갖는 집단이다. 그 집단에서는 강력한 지휘자가 있기를 원한다. 그렇게 강력한 지휘자는 사병들을 통솔하는데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 요지부동이다. 이것은 강력한 억제력을 나타내는 금의 특징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렇게 강력해야 할 지휘부가 흔들흔들할 경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구테타라고 하는 것도 강력한 지휘부가 흔들릴 적에 발생한다. 통제기능이 부실해지면 그 틈을 타고 아래에서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 왜냐면 평소에 불만이 그득하기 때문이다.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무슨 종류든지 간에 불만은 있게 마련인데, 그 불만을 다스리지 못하고 자꾸 키우게 되면 결국 통제권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체제는 뒤집하고 마는 것이다. 오래도록 견디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인내심이다. 호시탐탐 기회만 보고 있는 부하에게는 언제가 그 틈이 보이기만 하면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목다금결(木多金缺)인 것이다.

모쪼록 금은 단단해야 아름다운 법이다. 강가로 수석(壽石)을 주어러 가본다. 전에 단양이 물에 잠긴다고 해서 수석바람이 엄청 불었던 적이 있었다. 수석을 고를 적에는 가장 먼저 확인을 해야 할것이 ‘얼마나 단단한 돌인가’이다. 모양이 다소 그럴싸 하게 생겼다고 하더라도 푸석푸석한 돌이어서는 얼른 팽개쳐 버리고 만다. 돌이 사랑을 받는 것은 그 단단함이다. 그리고 나서 모양을 보는 것이다. 모양이 사랑을 받는 것도 ‘그렇게 단단한 돌이 이리도 묘하게 생겼을까?’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던 여기에 있는 금은 물렁한 금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