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채석강 북쪽 노두

작성일
2023-10-0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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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채석강(彩石崗) 북쪽 노두(露頭)  

 

【한국의 지질노두081 격포 백악기 호수 및 삼각주 퇴적층

 

(2023년 9월 30일 탐방)

 


 

적벽강(赤壁江)에서 채석강(彩石江)은 지척이다. 제목에는 채석강(彩石崗)으로 써봤다. 언덕을 언덕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는 혼자의 생각이 반영되어서 의도적으로 그냥 그렇게 써보고 싶었다. 그리고 노두를 탐사할 적에는 최대한 이동거리를 가깝게 잡는 것이 유리하다. 이동하는데 한 시간이나 소비한다면 물때를 맞춘 의미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적벽강에서 채석강까지는 불과 4~5분 거리다. 대명콘도,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서 소노벨 변산이 되었구나. 여하튼 이 리조트의 뒤쪽에도 볼만한 노두가 있다고 했지만 우선 계획을 세운대로 채석강의 물 빠진(그 물 말고ㅎㅎ) 풍경을 봐야 하겠고, 이제 밀물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진에 물이 가득한 풍경을 담을 수도 있다는 조바심이 밀물처럼 몰아친다.

 


그런데, 막상 최대한으로 드러난 드넓은 채석강의 노두를 접하고 보니까 사진을 한 편 만으로 다 담을 수가 없겠다. 그래서 북쪽과 남쪽으로 나눠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진 10여 장으로 채석강을 정리할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대한 그 풍경을 담아 놓고 싶은 욕심이 발동하면 400여 장의 사진을 줄인다고 해도 한 편에 모두 담는 것이 부담이라서 나누는 것으로 결정했다. 낭월의 맘이니까. ㅋㅋ

 


경계선은 대략 그었다. 얼추 비슷할 것으로 짐작했는데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게다. 이동거리상 북쪽 해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까워서 그 방향으로 진입했다. 연지님은 주차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넘쳐나는 차량들로 공간을 찾지 못해서 남쪽의 격포항으로 이동하라고 해 놓고는 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또 어떤 풍경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게 될까? 둑흔둑흔~

 


우선, 지질도부터. 그런데 전체가 하나의 암질(巖質)로 표시가 되었구나. 그것도 적벽강에서 익히 봤던, 핑크에 초록점이 찍힌 모습 그대로다. 격포리층이구나. 하긴 거기도 여기도 모두 격포리이긴 하지. 다만 실제 지형과 지질도의 그림이 서로 자리한 위치가 어긋나 있는 것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이것이 아날로그감성이다. 디지털에서는 성의가 없다고 하겠지만 아닐로그에서는 이해가 된다. 실패한 4도인쇄물을 보는 느낌이다. 옵셋인쇄에서 네 장의 활판(活版)에 각기 다른 잉크를 발라서 네 번을 찍으면 완성되는 천연색의 인쇄물에서 자칫 하나가 어긋나게 되면 결과물은 이런 형태가 되는데 이 장면을 보니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서 이렇게나마 위안을 한다.

 


다만, 이해는 하지만 용납은 되지 않는다. 80년대라면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정밀함의 첨단을 달리는 디지털시대인 2023년에도 이러면 안 돼잖아? 명색이 지질도(地質圖)라면 이것도 지도인데 책에 포함된 그림은 다소 어긋나도 별 문제가 없지만 지도가 이렇게 엉뚱한 곳에 표시를 하면 곤란하지. 이런 지도를 들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면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지역에 따라서는(가령 영흥도) 촘촘하게 채색이 된 지질도를 접하게 되는데 그것을 어디까지 믿을 수가 있겠느냐는 의심을 감출 수가 없는 까닭이다. 

 

그래도 채석강은 한 덩어리로 색칠을 해서 그런가보다 하면 되겠지만 이것도 성의가 없기는 하다. 흡사 1백만분의 1지도에 표시하듯이 대충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정말 이렇게 밖에 못하나? 아니면, 일반용은 이렇게 해 놓고, 연구자들은 또 정밀하게 그려 놓은 지도를 보고 있는 걸까? 의심은 의혹으로 이어지고 의혹은 불신으로 연결이 된다. 그 불신 말고. ㅋㅋ

 

대표암상에는 응회질(凝灰質) 역암(礫巖)도 있고, 사암(沙巖)도 있고, 이암(泥巖)도 있고, 화산력(火山礫) 응회암이 협재(挾在)되어 있다는 설명으로 퉁치고 넘어갈 요량이구나. 그건 이해가 된다. 암석들이 한 곳에 모여 있으면 어떻게 표시를 해 볼 텐데 여기저기 섞여 있으니 이것을 세밀하게 표시하기로 든다면 그것도 머리깨나 아플 테니 말이지.

 


북쪽 해안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시간은 10시 12분, 9시 50분부터 밀물이 시작되었으니 벌써 제법 들어왔겠구나. 해안노두를 찾는 것은 이렇게 종종걸음을 치게 만든다. 그래서 평소에는 느릿하게 걷는 황소걸음도 이때만큼은 원숭이걸음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어서가자 바삐가자 바닷물이 밀려온다'

 


사람들이~ 엄청 많구나. 조용하게 혼자서 누비던 적벽강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역시 채석강이 변산의 스타임을 인정해야 하겠군. 

 


그래~! 바로 이 풍경을 보고 싶었던 거야~! 노두가 완연하게 드러난 해변의 그 모습 말이지. 바위가 물에 잠겨 있으면 그 물 속이 궁금한데 이렇게 모래가 드러나게 되면 노두는 전부 본 셈이니까 여기까지 봐야 채석강을 다 본 것이지 아무렴 그렇고 말고~! 일단 매우 만족이다. 원했던 그림을 만나게 되어서 20분간 물이 들어온 것은 용서가 된다. ㅋㅋ

 


다만 아쉬운 것은 역광(逆光)이라는 점이다. 사진은 순광(順光)을 좋아하는데 이것까지 맞추기는 어려운 일이라서 하나를 버려야만 한다. 그나마도 라이트룸이 똑똑하니까 그늘 속에서도 암석의 모습은 잘 살려줄 것으로 믿을 뿐이다. 사리때의 간조에서 서해안의 노두를 찍는 것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물론 조금때라면 가능하겠지만 그때는 물이 많이 빠지지 않으니까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ㅠㅠ

 


역광의 좋은 점도 있다. 세상만사는 음양의 이치려니 한다. 빛이 들어오면 밝아서 좋기는 하지만 반대로 그림자가 진 곳은 그로 인해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렇게 아예 그늘이 되어 버리니까 모두가 그늘이라서 오히려 그러한 점에서 매우 좋은 점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좋은 작용이다. 그렇지! 이만하면 준수하다.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채석강은 다 봤다고 해도 되기는 한다. 다만 그렇게 봐서는 양에 차지 않을 따름이다. 전경(全景)을 담았으니 이제부터 차근차근 탐색을 해 봐야지.

 


저 만치에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봐서 해설사인가 싶어서 다가가 봤다. 혹 좋은 정보가 있으면 귀동냥이라도 하려는 생각에서다.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들으니까 더 듣지 않아도 되지 싶었다. 이태백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다. 처음 듣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또 몰라도 빤히 아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니까 적벽강은 소동파와 연결하고 채석강은 이태백과 연결해서 돋보이고 싶었던 모양인데, 왜 하필이면 소동파이고 이태백이냔 말이지. 화담 서경덕 선생이나, 토정 이지함 선생이라면  또 어떠냔 말이지. 그 분들은 여기에 와보지 않아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소씨나 이씨는 와 봤느냔 말이지. 왜? 그렇게 하면 격조가 낮아 보여? 이런 곳에 묻어 있는 불편한 것부터 말끔히 훑어내야 한다고 봐. 듣기도 싫은 소리란 말이지. 국산품애용은 이런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봐. 괜한 트집이다. ㅋㅋ

 


그래, 딱 보니 알겠네. 사암의 퇴적층이고 형태가 일직선인 것으로 봐서 압력에 의한 습곡작용은 받지 않았던 평온한 삶을 살아왔다고 하겠고, 층층이 쌓인 것은 이곳이 호수였다는 것까지 설명하고 있으니까 중생대 쥐라기의 변화무쌍했던 시절에도 조용히 잘 지냈구나. 그럼 복이 많은 거지. 마침 바다를 바라보고 계신 노인장의 뒷모습이 겹쳐서 그것도 고맙군.

 

멀리서 보면 평온해 보이던 퇴적층도 다가가서 보게 되면 또 사연이 구만가지다. 두꺼운 층 얇은 층, 밝은 층 어두운 층, 사암층 사이에 이암층까지 보이는구나. 사암층은 호수로 유입된 맑은 물이 싣고 온 모래일 것이고 이암층은 폭우가 내려서 황토를 싣고 온 탁한 물이었겠구나.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백, 수천년을 그렇게 비가 쏟아져서 쌓인 진흙층이 저 만큼인 것으로 봐서 말이지......

 

같은 이암층이라도 아래쪽과 위쪽의 구조가 또 다르다. 아래쪽은 모래가 더 많이 섞여 있고, 위쪽은 흙이 더 많이 있으니까 비슷하다고 다 같은 것은 아니란 말이구나.

 


역광이라서 어쩔 수가 없는 풍경도 있다. 보정을 해도 결과물이 시원치 않으면 한 쪽을 포기하면 된다. 밝은 쪽이냐? 어두운 쪽이냐? 당연히 어두운 쪽에 보고싶은 풍경이 있으니 선택은 이미 정해졌다. 당연히 채석강다운 풍경을 선택한다.

 


그리고 허연 쪽은 다시 이렇게 보면 된다. 암석면이 거북등이로구나. 보통 이러한 형태의 암석 면을 건열구조(乾裂構造)라고 하던가? 이런 형태가 되는 이유는 지표면에 퇴적된 점토나 이토가 수분이 증발하여 건조하게 되면 표면이 수축하여 불규칙한 다각형모양으로 갈라지게 된다. 이때 생긴 구조를 건열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렇게 생긴 것을 보면서 건열을 공부하면 이해가 바로 된다.

 


발 아래를 찍고 있으니 지나가는 여성이 뭔가 싶어서 들여다 본다. 자세히 봐야 별 것도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것도 채석강의 모습이니까 이렇게 기록용으로 한 장 담아둔다.

 


다시 암벽을 보니 층층마다 서로 다른 모습들로 하나가 되어있는 풍경이 채석강답구나.

 


바닥의 풍경과 절벽의 풍경이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이암과 사암이 교대로 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위쪽의 노란 층이 있어서 심심하지 않은 것도 보기에 좋구나. 머릿속에서는 채석강은 시커먼 바위로 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현장은 이렇게도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노랑층은 이암이 아니라 사암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색이 다른 것으로 봐서 다른 곳에 새로운 강이 열려서 흘러왔던 모양이구나.

 


 

 

 


 

 

 


 

 

 


 

 

 


 

 

 


 

 

 


 

 

 


 

 

 


해설사와 함께 이동하는 관광객들을 따라가지 않고 아랫쪽의 풍경이 궁금해서 자리를 옮긴다.

 


보트를 타는 곳이다. 한 번 타는데 얼마인지는 알아보지 않았다. 어차피 탈 마음도 없다. 만약에 물에 잠겨 있어서 접근이 어려운 노두가 있었다면 혹 생각해 봤을 수도 있었겠으나 여기에서는 전혀 그렇게 해야 할 필요를 못 느껴서이다.

 


 

 

 


 

 

 


아래쪽은 역암질 응회암이구나. 이것은 적벽강의 구조와 비슷한 것으로 봐도 되겠다. 화산이 분출하면서 주변의 암석이며 자갈들을 모두 하늘로 들어 올렸다가 여기에 내려놨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저 뒤로 보이는 건물이 옛 대명콘도다. 이름이 바뀌어서 소노벨변산이다. 아마도 소노벨이 그룹의 이름인 모양이다. 대명보다 더 있어보여서 바꿨거나 주인이 바뀌어서 이름도 바뀌었거나 했으려니..... 조사를 해 보니까 주인이 바뀐 것은 아니고, 글로벌하게 하느라고 바꿨단다. 소노는 이탈리아 어로 '이상향'이라는 구나. 여하튼 이름은 이름일 뿐인 걸로. ㅎㅎ

 


 

 

 


 

 

 


폭발력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들이다. 이 정도의 바위가 날아왔으니 말이다. 그 위에 쌓인 응회암에는 자갈들인 것으로 봐서 힘이 빠져서 큰 돌은 못 날려보내고 작은 돌만 날아서 위에 쌓였던 모양이구나. 뭐든 그렇지....

 


 

 

 


 

 

 


 

 

 


역암(礫巖)을 품고 있는 응회암층도 꽤 넓은 범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볼만했다. 여기는 적벽강과 달리 유문암이 없다. 설명에도 언급이 없는데 이렇게 생긴 것을 봐도 전혀 다른 성질의 돌들이 박혀있는 것을 보니 알겠다.

 


어린 딸을 데리고 와서 이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던가 보다. 딸은 게와 고둥에 관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비의 마음에는 이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암석노두를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대화의 내용을 들었더라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았겠는데 거리가 좀 멀어서 잘 들리지는 않았다. 다만 아이가 크게 즐거워하지는 않았겠다는 느낌은 들었다. ㅎㅎ

 


 

 

 


이건 돌개구멍인가? 돌이 없어도 그렇게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박혀있던 돌이 파식(波蝕)으로 물길에 쓸려가고 남은 자리일 수도 있겠다. 그 작은 안에서도 자기의 자리를 잡고 있는 해초들이 있고, 또 고둥들도 자리를 잡고서 밀물이 들어올 동안에 사람들의 손길을 만나지 않기만 바라고 있다. 어쩌면 이미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비닐봉지 안으로 거주지를 옮긴 녀석들도 있을 게다. 어린 아이들도 꽤 많아서 해 본 생각이다.

 


 

 

 


 

 

 


 

 

 


아, 저 여인의 자태는 여느 사람들과 조금 달라 보여서 눈길이 갔다. 조용하게 바위를 기웃거리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바위를 찍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혹 낭월처럼 지질공부를 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겠다는 일종의 상상동질감일 수도 있을 게다. 특히 낭월의 옆을 지나치면서 뭘 찍는지 눈 여겨 보는 것 같은 시선을 느꼈기도 해서 든 나름의 확신이랄까? 뭐 그런 것이다. ㅎㅎ

 


퇴적층 사이에 끼어있는 고둥을 꺼내느라고 애쓰는 어느 여인이 떠니기를 기다리는 5~6초의 시간도 지루한 법이다. 왼쪽 끝에 남은 운동화의 뒤꿈치가 있는 것으로 봐서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앞 사람이 자리를 뜨면 또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찾아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그 틈사이를 누비고 다니려면 청어만큼이나 잽싼 순발력이 필요했으니까 말이다.

 


 

 

 


 

 

 


 

 

 


 

 

 


그래, 바위 하나를 만났으면 이 정도의 대화가 필요하단 말이지. 마음 같아서는 100mm 매크로 렌즈로 접사(接寫)를 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둘러 봐야 할 노두는 쌓여 있는데 마냥 머뭇거리고만 있을 수도 없으니 물때가 야속할 따름이다.

 


 

 

 


 

 

 


 

 

 


 

 

 


 

 

 


 

 

 


 

 

 


 

 

 


 

 

 


 

 

 


 

 

 


 

 

 


 

 

 


 

 

 


 

 

 


 

 

 


검은 색이 감돌면 석탄기의 암석인가.... 하고, 붉은 색이 감돌면 산화철이 포함된 암석인가 한다. 이렇게 절벽을 훓다가 또 바닥으로 눈길을 준다. 그냥 지나치면 혹 놓칠 수도 있는 보물을 담기 위해서다.

 


과연, 이런 장면은 그냥 흘려 보내면 안 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도 또 뭔가 발견할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상승한다. 흡사 마야인들이 석축을 쌓아놓은 듯한 멋진 그림이라니.

 


 

 

 


그 틈바구니를 집으로 삼고 옹기종기 붙어있는 고둥이며 굴딱지와 따개비의 모습도 봐줄만 하다.

 


 

 

 


바닥에서부터 맨 꼭대기까지를 훑으면서 7천만 년의 세월을 읽는다. 흡사 나무의 나이테처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서 공부가 깊은 식물학자는 1천 년을 살아있는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서 질병과 가뭄과 홍수와 춥고 더웠던 것을 다 읽어낸다는데 참 놀라운 지식분자들의 능력에 감탄만 할 따름이다.  

 


어디에는 봉에 낙석주의라고 써 놨는데 또 여기에는 고립주의라고 했구나. 바위와 놀다가 물이 밀려오면 고립되어서 자칫하면 빠져나가지 못하고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니 참 중요한 안내판이다. 일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것도 안타깝지만, 이렇게 풍경이 좋은 곳에서 놀다가 불귀객(不歸客)이 되어버린다면 그것은 또 얼마나 허망하겠느냔 말이지. 그래서 항상 놀이보다 안전임을. 아니, 경치 좋은 곳에서 놀다가 죽으면 그것도 복이라고? 원, 그런 말이 오딧노, ㅋㅋ

 


또 한 모퉁이를 돌아가니 색다른 풍경이 반긴다. 왜 며칠 전에 영흥도의 노가리해변에서 문득 채석강을 떠올렸는지 그 이유를 이제 풀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켜켜이 쌓여 있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밝은 색까지도 비슷한 바람에 잠재의식에서 유사성을 찾아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긴 암석을 보면서 채석강을 떠올렸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노가리해변 편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된다.

 


과연, 다시 봐도 많이 닮았구나.

 


 

 

 


 

 

 


 

 

 


노가리해변에서 본 풍경으로 채석강을 떠올렸고, 그래서 이렇게 채석강을 찾아왔는데, 적벽강에서 본 적벽이라는 이름으로 화순의 적벽이 떠올라서 다음의 행선지로 정해야 할 모양이다. 화순의 적벽은 미리 예약을 해야만 둘러볼 수가 있는 곳이어서 기왕이면 단풍이 고운 계절에 버스의 자리를 알아볼까 싶다.

 


참 신기하게도 쌓였다. 자로 줄을 긋고 그 자리를 흙으로 채운 다음에 다진 것처럼 생긴 모습을 보면서 옛날의 그 호수 바닥을 상상해 볼 따름이다.

 


여기까지 탐사를 하고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저 앞의 위도(蝟島)로 보이는 섬의 풍경도 바라본다. 위도는 2016년도에 다녀왔는데 그 곳에도 볼만한 암석이 있다는 설명은 봤다. 다만 지금은 일단 뒤로 미뤄 놓자. 여기까지 북쪽의 노두를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눠서 정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하늘 푸른 바다 뱃놀이 하는 사람들과 응회암 노두까지 어우러져서 이것만으로도 멋진 풍경이구나. 그럼 이어서 채석강의 남쪽을 살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