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부 사주총론 - 제1장 寒煖

작성일
2007-09-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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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滴天髓原文】
 
第二篇下 四柱總論(사주총론)
 
天道有寒暖. 發育萬物. 人道得之. 不可過也.
천도유한난. 발육만물. 인도득지. 불가과야.
 
【滴天髓徵義原文】
 
寒暖者, 生成萬物之理也. 不可專執西北金水爲寒. 東南木火爲暖. 考機之所由變. 上升必變下降. 收閤必變開闢. 然質之成, 由於形之機. 陽之生, 必有陰之位. 陽主生物. 非陰以成. 形不成, 亦虛生. 陰主成物. 非陽無以生. 質不生, 何由成. 惟陰陽中和變化. 乃能發育萬物. 若有一陽而無陰以成之. 有一陰而無陽以生之. 是謂鰥寡. 無生成之意也. 如此推詳. 不但陰陽配合. 而寒暖亦不過矣. 황四時之序. 相生而成. 豈可執定子月陽生, 午月陰生, 而論哉. 本文末句. 不可過也. 適中而已矣. 寒雖甚, 要暖有氣. 暖雖至, 要寒有根. 則能生成萬物. 若寒甚而暖無氣. 暖至而寒無根. 必無生成之妙也. 是以過於寒者. 反以無暖爲美. 過於暖者. 反以無寒爲宜也. 蓋寒極暖之機. 暖極寒之兆也. 所謂陰極則陽生. 陽極則陰生. 此天地自然之理也.
한난자, 생성만물지리야. 불가전집서북금수위한. 동남목화위난. 고기지소유변. 상승필변하강. 수합필변개벽. 연질지성, 유어형지기. 양지생, 필유음지위. 양주생물. 비음이성. 형부성, 역허생. 음주성물. 비양무이생. 질불생, 하유성. 유음양중화변화. 내능발육만물. 약유일양이무음이성지. 유일음이무양이생지. 시위환과. 무생성지의야. 여차추상. 부단음양배합. 이한난역불과의. 황사시지서. 상생이성. 기가집정자월양생, 오월음생, 이론재. 본문말구. 불가과야. 적중이이의. 한수심, 요난유기. 난수지, 요한유근. 즉능생성만물. 약한심이난무기. 난지이한무근. 필무생성지묘야. 시이과어한자. 반이무난위미. 과어난자. 반이무한위의야. 개한극난지기. 난극한지조야. 소위음극칙양생. 양극칙음생. 차천지자연지리야.
 
'하늘의 도에는 차고 따스함이 있으니 만물이 발육하게 된다. 사람이 이를 얻어야 하나 지나침은 불가하다.'
 
"한난이라는 것은 만물이 생하고 자라는 이치이다. 오로지 서북의 금수는 차갑고 동남의 목화는 따스하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 기틀로 말미암아 변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 궁리를 해야 하는데, 위로 올라간 것은 반드시 변해서 아래로 내려오게 되어 있고, 거둬 들여서 갈무리를 한 것은 반드시 언젠가 변화를 해서 열려서 나오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물질이 이뤄지려면 그 형상의 기틀로 말미암아서이니 양의 생조는 반드시 음의 위치가 있기 때문이다. 양은 만물의 주인인데 음이 없으면 이룰 수가 없다. 형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한 생이 허약한 까닭이다.
또한 음은 만물을 완성시키는데, 양이 없이는 생할 수가 없다. 질이 생할 수가 없는데 무슨 수로 이뤄지겠느냔 말이다. 오직 음양이 서로 중화에서 변화하니 이에 만물이 능히 발육을 하게 된다. 만약 일양이 있어 음이 없이 완성이 된다고 하고, 일음이 있어 양이 없이 생한다고 하면 이것은 환과라고 하게 되니 생성의 뜻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상세하게 추리를 하면 다만 음양의 배합은 한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물며 사계절의 질서가 서로 생조하여 완성이 되니 어찌 자월에는 양이 생하고 오월에는 음이 생한다고 고집스럽게 고정시켜 둘 것인가. 본문의 끝에 있는 '不可過也'라고 한 것은 적당해야 한다는 말이다. 차가움이 비록 심하더라도 난기가 기운이 있거나, 난기가 비록 지극하다고 해도 한기가 뿌리가 있다면 즉 능히 만물을 생성할 수가 있음이다.
만약 추위가 심한데 온기가 없거나 너무 더운데 한기가 무근하다면 반드시 생성의 묘함이 없는 것이니 이로써 지나치게 추우면 도리어 난기가 없어야 아름답고, 지나치게 더우면 도리어 한기가 없어야 마땅함도 있는 것이다. 대개 한기가 극에 달하면 난기의 기틀이 되고 난기가 극에 달하면 한기의 기틀이 되는 조짐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생성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생성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 이것은 천지의 자연스런 이치인 것이다."
 
【강의】
 
사주 총론이라고 하면 뭔가 포괄적으로 살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아니겠느냐는 짐작이 되실 듯 하다. 그리고 이 부분의 의미는 조후의 용신까지도 포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그리고 조후용신(調候用神)이라는 말에 맨 먼저 『궁통보감』이라는 책 이름이 떠오르신다면 많은 책을 보신 것으로 봐도 되겠다. 그만큼 궁통보감은 조후에 의해서 사주를 해석하려고 시도한 내용인데, 그 책을 살펴보면 의미심장하다고 생각은 되면서도 너무 기후에 민감하게 대입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은 겨울이나 여름이 되면 무조건 조후에 해당하는 온도 조절용 용신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窮通寶鑑에 대한 소감
 
특히 애초에 용신에 해당하는 글자를 다 정해 뒀다는 것에서 오히려 이 시대의 컴퓨터의 구조에 어울리는 시스템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구조에서 매우 합리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겠는데, 다만 구조는 그렇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대입을 해보면 실제로는 50%의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실망을 하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그리고 내용 중에서는 좀 무식한(?)듯한 느낌이 드는 논리도 많이 등장을 하는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庚金劈甲論'이다. 이 논리는 당시로써는 참으로 획기적이었을 것이다. 왜냐면 甲木을 쪼갠다는 생각은 기문둔갑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이야기라고 하는 점에서이다. 천하에 갑목을 쪼개다니.... 죽으려면 무슨 짓은 못하겠느냐는 핀잔을 들을 만도 할 것이다. 갑목은 건드리면 큰 일이 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갑목을 쪼개자고 하는 주장을 편 것은 어쩌면 이러한 각 학파의 대립적인 의미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것이고 내용은 내용이다. 실제로 내용을 보면 이러한 논리는 다소 천박한 이론이라고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여춘대님이 궁통보감을 지으셨다고 하지만 보다 합리적인 이치에는 궁리가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여러 가지 논리들이 너무 응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논리적으로 앞뒤가 모순되는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 용신을 아예 정해 놓았다는 점도 그렇고 이러한 劈甲論도 그렇다. 여기에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두어가지 이유가 있어서이다.
 
1. 자연에서는 그대로 木生火일 뿐이다.
 
이 말을 잊고서는 곤란하다. 늘 살펴야 할 것은 그 기본이라고 하는 것이다. 木生火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경금이 등장을 한 것은 아마도 여춘대 선생님이 나뭇꾼의 출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나뭇꾼의 시각으로 甲木을 관찰했던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병화는 갑목을 그대로 먹을 수가 있고, 정화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즉 병화나 정화나 다 같은 불이기 때문에 그 세력에 따라서 병화도 약하면 목이 필요하고 정화도 약하면 목이 필요한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화력이 강하면 목을 그냥 태우지만 약하면 태우지 못한다는 것은 나뭇꾼의 시각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 상태에서는 五行의 생극에서 木生火는 언제나 존재하게 되는 것으로 봐야 하겠고, 마치 봄이 오면 이어서 여름이 다가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해도 되겠다. 이미 봄이 왔는데, 다시 여름이 오기 위해서 경금에 해당하는 그 어떤 성분(예를 든다면 서리라거나 살기라거나... 등등)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이러한 점에 대해서 그대로 대입을 하고 있는 학자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생각을 좀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딱한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이러한 지면을 빌어서라도 劈甲論의 허구성에 대해서 낭월의 소견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자연은 불을 생조하는데 庚金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것으로 믿는 것은 낭월이 시각으로 바라본 자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나뭇꾼의 시각으로도 자연은 보이겠지만 보다 합리적인 안목을 갖춘 나뭇꾼의 시각이어야 할 것이다.
 
2. 甲木은 통나무라고 보는 시각이 문제이다.
 
이미 적천수의 앞부분에서 등장을 한 내용이다. 통나무나 화초나 태양이나 등불 등의 이야기는 하나의 형태일 뿐이지 그 것을 그대로 다 믿으면 곤란하다. 여기에서 다시 언급을 하는 것은 갑목을 그대로 통나무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는 시각을 수정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과연 갑목이 통나무인가? 절대로 아니다. 을목이 오히려 통나무에 가깝다. 을목은 목의 질이라고 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갑목을 목의 질(통나무)이라고 떼를 쓰고 있는 시각은 언제나 고쳐질런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빌어서 기어이 갑목은 통나무가 아니라고 하는 말을 전해 드리고 싶으며 이 글을 읽으시는 벗님도 이러한 소식을 자꾸 다른 명리학자에게 전달을 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서로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는 업보를 면하고 자유로운 자연의 세계에서 즐겁게 노닐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간절함을 함께 전한다.
 
3. 궁통보감은 난강망(欄江網)이다.
 
제목의 원래 이름이 난강망이라고 했다. 궁통보감은 서낙오 선생이 붙인 수정된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춘대 선생님은 이 글의 의미를 어디에 뒀을까를 생각하다가 난강망이라고 하는 책의 원래 제목에 눈길이 갔을 것 같다. 欄江網을 해석 해보면 欄은 난간이나 울타리 칸막이 등의 의미이다. 江은 그냥 강이라고 이해를 해도 될 것이다. 그리고 網은 그물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종합해보면 '강에 그물의 난간에 해당함'의 의미가 난강망이라고 해석이 된다. 이 의미는 무엇인가? 그러니까 이것이 그물 자체가 아니고 그 그물을 유지하고 있는 큰 틀에 해당한다고 하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러한 내용을 참고한다면 조후용신법은 하나의 기준으로써 대입을 시키는 것이 좋겠고, 그대로 적용을 시키지는 말라는 의미도 그 속에 포함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
여하튼 이러한 몇 가지의 의미를 부여해보기는 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 난강망을 몰라도 고기는 잡을 수 있다는 것이고 오히려 그 난강망으로 인해서 많은 명리 학자들이 혼란을 겪는 것이 적지 않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어려운 것이 책을 남긴다는 것임을 알겠다. 심지어는 난강망이 무슨 큰 비법이라도 되는 것인양 맹목적으로 받드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한심의 극을 달린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으시는 인연으로 이제부터는 난강망이든 궁통보감이든 조화원약이든 모두 여춘대님의 난강망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보지 않으시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잘 알아두시고 혹 궁금해서 보시더라도 비중을 많이 두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줄인다.
 
여기에서 철초 선생님은 겨울이라도 이미 불이 있으면 불을 찾지 말라는 의미가 포함된 설명을 하고 계신다. 과연 합리적인 시각이라고 하겠다. 반드시 子月이 되어야만 一陽이 생한다고 하지 말라는 의미는 그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일양은 언제나 생하고 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같은 것이다. 다만 자연 자체로만 봐서 자월에 일양이 생할 뿐이고 사주에서는 언제라도 일양이 생하고 있다고 해도 되고, 또 자월이라도 일양이 생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팔자라고 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하시면 되겠다.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생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므로 너무 한기가 극심한 곳에서는 난기가 없는 것이 오히려 아름답다고 하는 말은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종격을 염두고 두고 설명하신 내용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그래도 자연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크게 적용시킬 여지가 없다고 하는 점에서 생물은 추우면 볕이 필요한 자연의 법칙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하겠다. 냉장고사주는 현실적으로는 만나지를 못했기 때문에 다소 공론(空論)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말만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의미에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이 말이 나오고 나서 바로 음극즉양생이라고 하는 말이 붙어 있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다. 그러니까 이것을 연결해보면 서로 모순이 되는 점이 나타나게 되는데,
 
'지나치게 추운 사주는 벌써 양기운이 발생할 여지가 되어가고 있으므로 불이 없는 것이 오히려 아름답다.'
 
라는 말로 해석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불이 있으면 더욱 발육이 잘 된다는 '根在苗先'의 논리가 적절한 대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실로 이러한 의미가 일리가 있어서 실제로 한격에 해당하는 사주를 발견하고 대입을 시켜 봤지만 여전히 사주는 난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난기가 전혀 없이 추운 사주는 여하튼 난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이 있기에 낭월도 적천수강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기도 하다. 이점도 참고하시기 바란다. 대다수의 좋은 가르침 속에는 이러한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내용이 있어서이다. 모두를 받드는 것이 아니고 합당한 논리만 따르고 불합리한 것은 버리는 것이 아마도 철초님도 원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긴 설명을 줄이고 사주를 보도록 하자.
 
              戊 庚 丙 甲
              寅 辰 子 申
           甲癸壬辛庚己戊丁
           申未午巳辰卯寅丑
 
此寒金冷水. 木凋土寒. 若非寅時. 則年月木火無根. 不能作用矣. 所謂寒雖甚. 要暖有氣也. 由此論之. 所重者, 寅也. 地氣上升. 木火絶處逢生. 一陽解凍. 然不動, 丙火亦不發. 妙在寅申遙충. 謂之動. 動則生火矣. 大凡四柱緊충爲剋. 遙충爲動. 更喜運走東南. 科甲出身. 仕至黃堂. 所謂得氣之寒. 遇暖而發. 此之謂也.
차한금랭수. 목조토한. 약비인시. 즉년월목화무근. 불능작용의. 소위한수심. 요난유기야. 유차론지. 소중자, 인야. 지기상승. 목화절처봉생. 일양해동. 연부동, 병화역불발. 묘재인신요충. 위지동. 동즉생화의. 대범사주긴충위극. 요충위동. 갱희운주동남. 과갑출신. 사지황당. 소위득기지한. 우난이발. 차지위야.
 
"이 경우에는 금은 차갑고 물은 얼어 있다. 목은 시들고 토는 차가우니 만약 寅時가 아니라면 年干의 甲木이나 月干의 丙火도 모두 뿌리가 없으니 용신이 되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른바 '추위가 심하다면 따스한 기운이 있기를 요한다.'는 말에 해당하겠다. 이러한 논리로 보건데 중요한 것은 寅木이다. 지지의 기운이 상승하여 (天干의) 목화는 절처에서 생을 만났으니 一陽이 추위를 해소한다. 그러나 동하지 않는다면 병화도 발하기 어려울 것인데 묘하게도 寅申이 서로 바라다 보면서 요충을 하므로 동하게 되어서 불이 생하는 것이다. 대체로 사주에서 바짝 붙어서 충을 하면 극이 되지만 서로 멀리서 충을 하면 동하게 된다. 다시 반갑게도 운이 동남으로 흐르면서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이 황당이 이르렀으니 이른바 '냉기운을 얻어서 난기를 만나니 발한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의】
 
흔히 하는 말로 '좋은 이야기'이다. 차가운 사주가 난기를 만났으면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느냐고 하면 되겠다. 그런데 주의를 해보고 싶은 대목은 바로 '遙沖'이다. 과연 붙어 있어서 충이 되는 것은 손상을 입는 것이 틀림없겠지만, 요충이 되면 동하는 기운이 발생할 것이냐는 것은 낭월의 시각으로는 언뜻 납득이 되지 않는데, 그래도 시각이 더 좋아지면 이러한 것을 느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것은 미처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넌센스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 이러한 조짐까지도 느낄 수가 있다면 비로소 사주의 도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된다.
 
              甲 庚 丙 己
              申 辰 子 酉
            戊己庚辛壬癸甲乙
            辰巳午未申酉戌亥
 
此亦寒金冷水. 土凍木凋. 與前大同小異. 前則有寅. 木火有根. 此則無寅. 木火臨絶. 所謂寒甚而暖無氣. 反以無暖爲美. 所以初運乙亥. 北方水地. 有喜無憂. 甲戌暗藏丁火. 爲丙火之根, 刑喪破耗. 癸酉運, 剋去丙火. 食름. 壬申, 財業日增. 辛未運, 南方丙火. 得地生根. 破耗多端. 庚午運, 逢寅年. 木火齊來. 不祿.
차역한금랭수. 토동목조. 여전대동소이. 전즉유인. 목화유근. 차즉무인. 목화임절. 소위한심이난무기. 반이무난위미. 소이초운을해. 북방수지. 유희무우. 갑술암장정화. 위병화지근, 형상파모. 계유운, 극거병화.  식름. 임신, 재업일증. 신미운, 남방병화. 득지생근. 파모다단. 경오운, 봉인년. 목화제래. 불록.
 
"이 또한 금은 차갑고 물은 얼어있는 상황에서 토도 얼고 목은 시들었으니 앞의 사주와 비슷하다. 앞의 사주는 寅木이 있어서 木火가 뿌리를 얻었는데, 이 사주는 寅木이 없으니 木火는 절지에 임한 셈이라 이른바 한기가 심하니 난기가 없는 상황이다. 도리어 난기가 없는 것이 좋겠는데, 그래서 초운 乙亥에서는 북방의 수운이 되어서 기쁨만 있고 근심은 없었는데, 甲戌운에는 丁火가 들어있으니 병화의 뿌리가 되어 고통이 많이 따랐다. 癸酉운에서 丙火를 제거하여 먹을 창고를 넓혔고 壬申운에서는 재물이 더욱 늘어났는데, 신미운이 되어 남방이 되자 병화는 득지하고 뿌리를 얻으니 고통이 많이 발생했고 庚午운에는 寅木의 세운을 만나자 木火가 함께 들어오는 바람에 죽었다."
 
【강의】
 
글쎄다.... 비록 살아온 과정에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과연 이러한 상황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에서는 아닐 것이라고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일까..... 물론 답은 모를 일이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 분명히 丙火를 용신으로 써야 하고 희신으로는 甲木을 의지해야 하는 것이 늘 접하는 사주의 해석이라고 하는 점을 주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辛未대운에서 혹 병화 용신이 합거되는 바람에 죽은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보고 싶어진다. 여하튼 철초님이 보신 것은 틀리지 않았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해석이라고 하는 점을 추가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壬 丙 丙 丁
              辰 午 午 丑
           戊己庚辛壬癸甲乙
           戌亥子丑寅卯辰巳
 
此火焰全離. 重逢劫刃煖之至矣. 一點壬水. 本不足以制猛烈之火. 喜其坐辰. 通根身庫. 更可愛者. 年支丑土. 丑乃北方습土. 能生金晦火而蓄水. 所謂暖雖至而寒有根也, 科甲出身. 仕至封疆. 微嫌運途欠醇. 多於起伏也.
차화염전리. 중봉겁인난지지의. 일점임수. 본부족이제맹렬지화. 희기좌진. 통근신고. 갱가애자. 연지축토. 축내북방습토. 능생금회화이축수. 소위난수지이한유근야, 과갑출신. 사지봉강. 미혐운도흠순. 다어기복야.
 
"이 경우는 전체가 불덩어리이고 겁인을 많이 만나서 너무 뜨거운데 일점의 壬水는 본래 맹렬한 화를 제어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도 반가운 것은 그 앉은자리에 있는 辰土에 통근을 했고, 다시 좋은 것은 年支에 丑土를 만난 것이다. 축토는 북방의 습토이니 능히 금을 생하고 화를 어둡게 하며 물을 저장하는 성분이니 이른바 '열기가 비록 많지만 한기의 뿌리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은 봉강에 이르렀는데 약간 싫은 것은 운이 편안하지 못함이어서 늘 기복이 많았던 것이다."
 
【강의】
 
사주가 참 청하다는 생각이 드는 구조이다. 비록 약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의지할 정도의 편관인데, 아무래도 운이 순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고 하겠다. 초중반의 운에서 寅卯의 목을 만난 것이 부담인데, 그래도 하반부에서 금수로 가는 바람에 쓸만 했다고 본다. 더운 사주에서 냉기를 만났으니 조후가 적절했다고 하겠다. 다만 조후의 의미가 火나 水의 입장에서는 그리 비중을 크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상대적인데 金이나 木의 조후에 비해서 그렇다고 하겠다. 土의 조후는 경우에 따라서 급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고 하겠는데, 水의 입장에서는 과연 겨울이라고 해도 추운 줄을 알겠느냐고 하는 생각이 들고, 여름의 불도 역시 자신이 불 자체이니 스스로 더운 줄을 알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조후의 의미보다는 억부의 의미로써 이해를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연구를 하고 있다.
 
              癸 丙 丁 癸
              巳 午 巳 未
           己庚辛壬癸甲乙丙
           酉戌亥子丑寅卯辰
 
此支類南方. 又生巳時. 暖之至矣. 天干兩癸. 地支全無根氣. 所謂暖之至. 寒無根. 反以無寒爲美. 所以初運丙辰. 도蔭庇之福. 乙卯甲寅. 洩水生火. 家業增新. 癸丑寒氣通根. 嘆椿萱之竝逝. 嗟蘭桂之최殘. 壬子歲祝融之變. 家破而亡.
차지류남방. 우생사시. 난지지의. 천간양계. 지지전무근기. 소위난지지. 한무근. 반이무한위미. 소이초운병진. 도음비지복. 을묘갑인. 설수생화. 가업증신. 계축한기통근. 탄춘훤지병서. 차난계지최잔. 임자세축융지변. 가파이망.
 
"이 사주는 지지에 남방이 되고 또 巳時에 태어났으니 난기가 지극한 모양이다. 천간의 두 癸水는 지지에 뿌리가 전혀 없으니 이른바 '난기가 극심하고 한기는 뿌리가 없으니 도리어 한기가 없는 것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에 해당한다. 그래서 초운의 丙辰에서 부모의 복이 많았고 乙卯와 甲寅에는 수기를 설하고 화를 생하니 가업이 나날이 새로워졌고 癸丑에는 한기가 통근을 하는 바람에 부모의 별세를 한탄하고 난초와 계수의 가지가 부서지는 것을 탄식했는데, 壬子년에는 화재를 만나서 집안이 깨어지고 죽었다."
 
【강의】
 
만약 천간에 토가 있었다면 그대로 계수를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는 비록 약하기는 하더라도 정관을 용신으로 삼아야 하는 구조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그래서 현대의 사주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보면 일단 정격으로써 수를 용신으로 보도록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는데, 철초님이 이 시대에 계신다면 한번 다시 여쭤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 바로 이 열기사주와 한기사주에 대한 부분이다. 여하튼 고인은 말씀이 없으시니 외람되지만 낭월이라도 이렇게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200년이 지난 다음에는 다시 낭월이가 틀렸고 철초님이 옳았다고 하는 평가가 나오더라도 현재로써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하는 생각을 전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