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견문록(20) 기념품점

작성일
2016-05-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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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견문록(20) 기념품점


 

이제 일정을 마무리 해야 할 시점에 다달았다. 내일 아침에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짐을 싣고 하노이 공항으로 가야만 하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이 여행자의 일정 마무리는 기념품 센타이다. 선물센타는 아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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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런 것에 눈길이 간다. 여러 일행 중에 낭월만 그런 모양이다. 그래도 강력한 브레이크가 뒤를 따라 다닌다. ㅋㅋㅋ 절대로 맘대루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짐이 넘쳐서 공항에서 추가비용을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 본능은 자꾸만 꿈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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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판 위에는 요런 것들도 널부러져 있지만 이건 눈길을 주지 않아도 되겠다. 봐하니 이내 부서지고 말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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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형님께서 꼭 들리는 곳은 모자 가게이다. 낭월도 모자는 무척 좋아하는데 그냥 아무거나 있으면 쓰는 타입이라서 구태여 찾아다니지는 않는 편인데, 특히 영국 탐험대 모자가 맘에 드셨던가 본데 맞는 것이 없어서 못내 아쉬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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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집이야 누가 들어가겠나 했는데 셋째 부부가 며느리에게 선물한다고 들어가신다. 저마다 생각해 놓은 것이 있으신가 보다. 그럼 낭월은? 당연히 생각해 놓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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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출발 전야에 영양제 한 병씩 놔준 며느리에게 선물한단다. 그래도 되지 싶다. 워낙 하는 것이 예쁜 짓만 골라 하니깐 내가 사 줄 수도 있었는데 자고로 선물은 희소성도 있는지라 가만히 모른 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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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은주씨의 마지막 활약이 남았다고 해도 되겠다. 언니 형부들이 원하는 물건을 최대한 깎아서 사는 것이 최후로 남은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실하게 그 임무를 수행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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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이런 것에 눈길이 간다. 조상신에게 공양을 하고 향을 피워서 오늘 장사도 잘 되게 해 달라고 빌고 있는 주인장의 마음이 녹아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남사스러워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미신을 믿는다고 할까봐 눈치를 봐 가면서 몰래 기도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베트남에서 느껴보는 것이다. 이렇게 간절하고 당당하고 소박하다. 과연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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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것이 과연 기념품이라 할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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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가 안 계신다면 주섬주섬 한 바구니 담아다가 인연있어 방문하시는 벗님들께 하나씩 안겨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다. 나중에 혼자 베트남을 가게 되면 그때를 기다리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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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낭월의 기념품을 계산하고 있다. 쪼맨한 아오자이 여인들의 인형이 귀여워서 두어 개 샀다. 집에서 끙끙 앓고 있는 화인에게도 하나 줘야 하겠고.... 그래서 20개는 사야 하겠는데 그래도 최대한 타협을 한 것이 다섯 개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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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녔더니 헐출하다. 그래서 또 국수 집으로 갔는데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맛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고 안내를 했다. 그리고 유명한 베트남 요리 중에 하나인, 분짜를 단체로 시켰다. 숯불에 구워 낸 돼지고기를 국수와 함께 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다.

그런데 낭월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요리이다. 아무래도 불에 태운 고기의 맛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그냥 삶은 것은 부담없이 먹겠는데 태운 것은 싫어해서이다. 그렇지만 숯불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맛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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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에 들어와서는 백향과 남은 것을 모조리 꺼내 놓고 먹어 치웠다. 입맛 개운한 것이 만고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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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거~~~~!!!

참깨, 문제의 참깨에 대해서 검색을 해 보니까 1인 최대 허용량이 5kg라고 한다. 그런데 30키로, 20키로를 사 놨으니 일단 중량 초과이다. 그래서 또 저녁 내내 이 문제로 고민들을 했다는 이야기야 낭월은 무심해도 되지 싶어서 그냥 모른 채 했다. 다만 자료는 검색해서 알려 줬다.그러니까 그냥 은주씨에게 선물이나 하고 가자고~ ㅋㅋㅋㅋ

모 처제가 친구에게 들었던 모양이다. 다른 것은 사 오지 말고 참깨만 사오라고 그러면 돈이 된다고 그래서 덥썩 사겠다고 해서 배달까지 끝 났는데 이것을 공항으로 통과하는 일이 난관이었던 것이니 이것도 경험삼아 벗님께 들려드리면 무익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최선은 아무 것도 사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혹시라도 물욕이 생겨서 얼마나 남을 지는 모르지만 참깨를 갖고 갈 생각이 들었다면 10키만.... 아니, 5키로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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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대한 분산을 했다. 이모님께 10키로, 각자 10키로씩 가방에 하나 배낭에 하나 그래서 5키로씩 나눠서 담기는 했다. 그리고 압축기가 작아서 500g씩 담아 왔으니 봉지는 무지하게 늘어났다. 진공포장을 해야 세관을 통과한다는 은주씨의 조언이 있어서이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은주씨가 청한 가이드의 어머니가 취급한다는 참깨를 70키로 샀다. 우짤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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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아침은 되었다. 참깨는 빼앗기면 말고 안 빼앗기면 들고 가는 것으로 결정을 하고 맘 편히 김밥을 먹었다. 그리고 낭월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오주괘를 살짝 뽑아 봤다. 이거 들고 가는데 문제가 없겠느냐는 질문의 답을 구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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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그냥 넘어가진 못하겠다는 조짐이다. 임진이 병술을 노려보고 있는 폼이 찝찝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도 시분주에 편관은 안 보이는 것으로 봐서 빼앗기는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봐도 되지 싶어서 무슨 일이야 있겠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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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은주씨는 끝까지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했다. 어머님과 작별도 많이 서운했겠지만 여하튼 맡은 손님들 무사히 비행기에 오르도록 하고서야 집에 들어갈 요량이다. 그렇게 절차대로 통과하는 과정에서 수속을 마치고 짐도 붙였다. 다음으로 소지품을 맡기고 검색대를 통과하는 절차만 남았다.

설마 여기에서 무슨 일이야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보따리 하나가 비명을 지른다.

"삑~~~!!!"

반드시 삑 소리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빨간 불과 소음이 들리면서 담당자가 뛰어 왔다. 그리고는 짐 주인을 확인하고서는 연행을 한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있나. 참깨는 한국에 가서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히 은주씨에게 카톡전화를 해서 바꿔줬다. 그랬더니 무슨 통화를 하는 모양인데 별로 대화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일단 같이 가자는 거다.

그래서 영문도 모르고 세관 직원을 따라서 처제가 가야만 했다. 그러니 낭월이 멀뚱멀뚱 할 수가 없는 일이지 않은가. 동행해서 따라 갔다. 그가 낭월에게 말한다.

"유 스픽 잉글리쉬?"

음. 영어를 할 수 있느냔 말이겠지..... 나도 영어로 말했다.

"노~ 스픽 잉글리쉬~"

그 친구도 내 영어를 알아 들은 것 같았다. 서로 웃으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특별히 조사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게 아무래도 점괘의 진술충에 대한 조짐인가 보다... 했다.

특별한 공간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닫는데 처제 남편께서 따라 들어가려고 하니까 제지한다. 당신은 오지 말라는 거다. 그는 아마도 낭월을 보호자인 남편으로 간주한 모양이다. 그래서 정작 남편은 떨어져 나가고 대신 낭월이 따라 동행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구속이라도 된다면 은주씨에게 전화를 해야 할 사람이 나이기 때문에 따라 갔던 것이다.

특별실에서는 처제 이름으로 보낸 가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열어봐도 되겠느냐고 한다. 그래서 당연히 열어 볼 거면서 뭘 물어보느냐고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

와르르~~ 아니, 차곡차곡 500그램짜리 깨 봉지가 두 줄로 하얗게 드러났다. 그것을 본 순간 웃음이 퍽~ 나왔다. 이 친구들이 이것을 마약 봉지로 봤나 보다. 그런데 가방마다 다 이렇게 넣어놨는데 왜 하필이면 이친구 가방만 걸렸지?

아하~ 이 친구 사주가 병술일주이다. 거 참.... 낭월이 이렇게 허둥댄다. 미리 조심스럽게 점괘를 봤더라면 병술일주가 편관의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정도는 해석을 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뒷북을 치고서야 고개를 끄덕이니 아무래도 도사과는 아닌 것으로~ ㅋㅋㅋ

직원과 함께 냄새도 맡아 보고, 만져보고 아무리 해 봐도 참깨이다. 그리고는 우리를 보고 긴장했던 얼굴을 풀고 웃는다. 그 맘 내가 안다. '마약인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라'는 이야기인 줄을 말은 안 통해도 표정으로 충분히 읽을 수가 있었다. 이래도 낭월이 눈치밥을 먹은지가 얼마인데. ㅋㅋㅋ

짐은 다시 비행기로 돌아가고 우린 무사히 검색대를 통과하여 비행기만 기다리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하튼 인천에서도 별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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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럽게 안절부절 할 은주씨에게 전화를 했다.

"무사통과 오바~! "

잘 가세요 잘있어요. 인사를 하고 베트남과의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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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0여분 기다려서 비행기에 올랐다. 아시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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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집에 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인가 보다. 벌써 공항에서 반갑게 맞이 할 자녀들이 상상되는 것 같기도 하다. 모두 무사히 귀로에 오를 수가 있음을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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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류가 난 기류인지 원래 행로가 그런지는 몰라도 비행기는 중국 내륙을 휩쓸고 감돌아서 다시 제주로 나간다. 그리고는 무사히 인천 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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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다. 마중나온 일행과 만나서 헤어지기 전의 기념 사진을 남겼다. 하나도 빠진 사람이 없고, 보험은 엿 사먹었으니 그만하면 성공이다. 다행이다. 그리고 모두 고맙다.

아, 참깨는 늠름하게 세관을 통과했다. 세관신고서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거짓말 했다. 뭔가 있다고 해 놓으면 또 끌러 보라고 하고 일이 복잡해 진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왜 표시를 안 했느냐고 하면, 몰랐다고 할 참이다. ㅋㅋㅋ

그래서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화인네 부부가 안산까지 또 마중을 와서 편안하게 집으로 귀가를 했으니 베트남 여행기도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 할 모양이다. 기념품 사온 것이나 자랑하고 마무리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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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베트남 소녀들이다. 두 개 샀는데 하나는 접착해 놓은 모자가 떨어져서 본드 칠을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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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이 가장 좋아하는 여인상이다. 공부하는 여인이다. 책보따리를 끼고 학교에 가는 모양이다. 이런 모습, 그러니까 공부하는 여인의 모습에 대해서는 너무너무 매력적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병적인가 싶기도 하다. ㅋㅋㅋ 그래서 열 개는 사고 싶었는데 여하튼 두 개로 합의를 보는 선에서 결정을 했다. 아마도 남자 상을 샀으면 더 사도 되었을까 싶은 생각도 해 본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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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정말 잘 샀다고 생각이 되는 그림이다. 특히 이 보라색 여인과 함께 노랑색 여인이 있었는데 꼭 두 개를 사려고 했는데 그것도 하나로 제한을 당했다. ㅠㅠ 그래도 하나라도 허락해 주신 연지님께 감사무진장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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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화인에게 선물 줬다. 자기 모니터 앞에 딱 놓고 맘에 든단다. 제갈량을 닮았다나..... 맘에 든다니 다행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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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자수 작품이다. 이것도 네 개를 골랐다가 다 툇짜맞고 하나 건졌다. 그래서 또 감사하다. 이건 기념품센타가 아니라 어느 휴게소에서 산 것인데 그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아서 빼먹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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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에서 열 개 구입한 등이다. 우선 다섯개만 걸었는데 화인이 오행으로 색을 맞춰놔서 역시 오행 물이 들면 어쩔 수가 없다고 하고 웃었다. 예쁘다. 나머지도 걸어놓을까 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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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베트남 깃발. 이건 공항에서 2달러를 주고 산 것이다. 그냥 기념으로 하나 갖다가 책장에 꽂아 놓을라고. 그리고 앞으로는 여행 국마다 하나씩 사올 요량이다. 그것도 기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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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베트남에서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 나는대로 정리를 해 봤습니다. 긴 글,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볼까... 벌써 그 생각이 앞을 가리네요. 여하튼 즐거운 순간들을 잘 보낸 것으로 마무리 하면 되지 싶습니다. 모쪼록 틈이 나면 여행 많이 하시고 즐거운 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베트남견문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