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견문록(13) 미산유적지

작성일
2016-05-0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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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견문록(13) 미산(美山  My Son Sanctuary ) 유적지


 

2016년 4월 30일 베트남 통일기념일

이렇게 날짜를 써 놔야 도대체 오늘이 며칠인지라도 가늠을 하지 싶다. 집의 일상을 떠나고 보니까 날짜 개념이 희릿해져서 반드시 적어놔야 한다는 것을 또 생각하게 된다. 긴 삶에서 하루 하루의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으련만 그럼에도 기록하는 부분에서는 또한 이보다 더 중요한 것도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집을 나선지는 6일째요, 여행을 떠난지는 5일째가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까마득한 옛날의 이야기인 것도 같고, 또 생각해 보면 엇그제 같다. 그래서 시간 개념이 혼란스럽게 되는 모양이다. 감옥살이를 하는 죄수가 벽에다가 매일매일을 기록하는 것도 그러한 의미가 아니겠는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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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의 아침이 밝았다. 사진의 풍경은 주로 해가 뜰 무렵의 풍경이 으뜸이다. 그래서 새벽 잠이 적은 것은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물쭈물 하다가 날이 활짝 새 버리면 하루를 온통 잃어버린 것만 같아서 애석하고 통탄할 기분이 드는 까닭이다.

오늘도 일찌감치 잠이 깼다. 무엇보다도 은주씨의 한 수가 또 고마운 순간이다. 외진 리조트에 방을 잡았으면 풍경을 보기 위해서 택시를 타야 할 수도 있겠는데 오늘은 그냥 사부작사부작 걸으면 그걸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즉 문 앞이 풍경이었던 까닭이다.

또 그물이다. 다낭의 미케해변에서 본 그물, 호아인에서 본 그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렇게 고기를 잡는 목적은 같아도 도구는 다 다르고, 도구는 달라도 또 목적은 한 가지이니 이것이 사람사는 모습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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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옆에는 기념비로 보이는 것이 서 있다. 이런 것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비록 그 뜻은 모르더라도 그냥 한 장 박아두는 것이다. 또 누가 아는가. 광개토대왕비가 사라져도 원래 사진만 한 장 제대로 찍은 것이 있었더라면 조작의 문제는 한 방에 일소(一掃)해 버릴 수가 있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러한 사진 한 장이 언제 어떻게 쓰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고로 여행의 기록에 많이 남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풍경도 아니고 일행의 인물도 아니므로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은 낭월과 같이 괜히 쓰잘데 없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짓인지도 모를 일이기는 하다. 그래도 그냥 찍는다. 뭐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메모리 용량에 50메가만 제공하면 되는 것이므로, 그리고 이러한 장면을 다시 찍으려면 다시 비행기 타고, 차 타고, 호이안으로 와야 한다는 사실, 그것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korea라는 글이 보이네...? 뭐지? 왜 이런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그래서 다시 접사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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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에 같은 비를 찍었는데도 색이 다른 것은 사진을 축소하는 포토웍스의 마술이다. 원하든 원치않든 이렇게 살짝은 변색이 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고 덕분에 글이 잘 보이니 다행인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뭐라는겨.... 싸인도 있고.... 그래서 유추를 해 보니까 뭔가 복원을 하는데, 혹은 다리를 놓는데, 돈을 좀 낸 모양이다. 각국의 이름이 있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아마도 공덕비를 세워 준 것이 아닌가 싶은 것으로 결론을. ㅋㅋㅋ

MR. CHOE SO DONG 는 최소동으로 읽으면 될 것 같고... 아랫 줄은...
MR. PARK SOO YONG 는 박수용으로 읽으면 되지 싶다. 한국 사람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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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낭월이 보고 싶은 새벽의 풍경은 이런 것이지. 그들의 일상 말이다. 야자 껍질을 말리고 있구나. 연료로 쓰려는 것인지 또 다른 공예품으로 만들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어쩌면 불가능한 풍경이기에 또한 외국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이미지가 될 수도 있어서 다시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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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물로 눈길이 간다. 고요한 새벽의 잔잔한 수면도 매력적이다. 그 바람에 반영이 또렷하게 드러나니 또한 분위기도 최고라고 하겠다. 저 그물.... 방송에서는 봤다. 강의 바닥에 내려놨다가 사방의 끈을 당겨서 위로 들어올리면 그 안에 고기가 들어가게 되어서 잡는 어획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저렇게 매달린 것은 그 감흥이 없다. 그래서 저것으로 고기를 잡아 올리는 생생한 장면을 볼 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은주씨에게 좀 알아보라고 했더니 여행객들이 나타나기 전에 새벽에 고기를 잡고 낮에는 하지 않는단다.

이런~ 그렇다면 더 일찍 나와야 한다는 말인가? 오늘이면 꽤 이른데... 이 그물은 그냥 장식용인 것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큰 강으로 가서 봐야 하겠는데 일단 오늘은 틀렸다.

그런데 건물과 그물의 색이 왠지 모르게 닮았다. 샛노랑이다. 저 건물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가 된 마을이란다. 역사적인 마을이라서인데 벽의 색이 대부분 노란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재미있다. 노랑과 빨강, 이 두 가지는 베트남의 색이 되어버렸고, 그것은 깃발로 녹아들었다고 봐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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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도 퍽이나 단순하다. 빨간 바탕에 노랑 별 하나가 전부이다. 그리고 관공서의 간판도 이와 같다. 빨간 바탕에 노랑 글씨로 써놓은 것을 보면 일맥상통이다. 여기 그 증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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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글인지는 몰라도 관공서이다. 간판은 베트남 깃발의 색과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다. 그리고 특히 깃발의 특징이 있는데, 별과 바탕은 다른 천이라는 점이다. 그냥 인쇄로 찍은 것이 아니라 가위로 잘라서 미싱으로 박은 별이다. 이것을 자세히 보고 나서야 그들의 별 사랑이 각별하다는 것을 또 한 번 생각하게 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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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정표대로 미산유적지를 가려면 일찍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은주씨의 뜻에 따라서 7시에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 밥을 먹는다. 오늘은 맛있는 감자가 눈에 띈다. 그래서 얼른 퍼 담았다. 주스도 오렌지와 수박을 가져다 놓으니 음양의 조화가 아름답다. ㅋㅋ 뭐든 끌어다 붙이면 말이 된다. 이것을 혹자는 궤변이라고도 하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냥 즐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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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산으로 가는 도로 가에서는 농부들이 벼 수확을 하느라고 한창 분주하다. 아니? 하노이에서는 짙푸른 녹색의 논을 봤는데 중부지방이라고 해서 벌써 이러한 기온의 차이가 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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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풀을 뜯고 농부는 벼를 거두고 오리는 헤엄치고 있는 전원의 풍경들을 감상하면서 유적지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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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행로가 산 속으로 가고 있는 여정이다. 거리는 불과 40km인데 시간은 두어 시간 걸렸지 싶다. 참고로 자동차의 속도가 한국과 좀 다른 모양이다. 도무지 속도를 내지 않는 것으로 인해서 조금은 갑갑할 수도 있는데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그 바람에 창가의 풍경을 볼 수가 있어서 나쁘진 않다고 위로를 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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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산 유적지의 입장료는 급이 다르다. 15만동이잖은가~! 시내에서는 보통 3만동이었는데 다섯배가 되었으니 그만큼 비중을 두고 있는 곳이란 뜻인가 보다. 도대체 뭘 보여 줄 수가 있길래 이렇게 많은 관람료를 요구하는가 싶기도 하다.

우선 명칭을 생각해 보면 가이드북에는 미선유적지라고 되어 있는데, 한자는 미산(美山)이다. 그렇다면 미산유적지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선이라고 한대서 그것이 베트남어라고 하기도 어렵지 않겠느냔 생각이 들어서이다. 왜냐하면, 오행산은 썬(山)이라고 하고 여기에서는 선(山)이라고 하느냔 말이다. 그래서 그냥 한자로 표기가 가능하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차라리 편하겠다는 생각으로 낭월은 미산유적지로 표시한다. 그러니까 이름은 이름일 뿐이므로 미산은 미선과 같은 말임을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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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 꽝남주 호이안에서 약 30km 떨어진 투본 강 유역 정글에 있는 참파 왕국의 유적지이다. 참파 왕국은 한때 캄보디아로 원정해 앙코르왕국을 점령하는 등 동남아시아 힌두교 문화권을 대표하는 나라였다. 4세기부터 13세기까지 무려 9백여 년간 참파 왕국의 종교적인 성지였던 미선 유적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다른 힌두교 유적인 앙코르와트바간, 아유타르, 보로부드르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결코 뒤지지 않는 가치를 지닌 곳이다.

미선 유적은 마하파르바타 산 아래에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중앙 정글 속에 70여 개의 유적이 감춰져 있다. 미선 유적의 역사는 4세기 말 참파 왕국의 바드라바르만 왕이 힌두교의 파괴와 창조의 신인 시바를 모시는 목조 사당을 지으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벽돌 건물로 8세기부터 13세기말까지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미선유적은 참파왕국이 멸망한 뒤 한 동안 정글에 묻혀있다가 19세기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견되었다.

미선 유적의 대부분은 베트남 전쟁 때 파괴되었다. 남아 있는 유적에는 아치형으로 상부를 지탱하는 건축 구조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벽돌을 끼워 맞추는 건축기법이 사용되었다. 장식 문양은 건물을 지은 뒤에 새겨 넣은 것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문화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것이 많다. 폐허에 가까운 유적들에서도 벽면에 장식된 조각상과 곳곳에 놓인 석상 등을 통해 참파 왕국의 높은 문화 수준을 느낄 수 있다. 시바 여신상 등 유적 중 상당 부분은 다낭의 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미선 유적이 형성된 시기에는 동일 지역에 종교건축물이 연속적으로 지어지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곳은 학술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으며, 1999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니깐, 참파왕국의 유적지였다는 이야기구먼. 힌두사원이라는 것도, 결국 남는 것은 왕궁과 종교사원이라는 것이 역사의 흐름인가 보다. 대부분 베트남 전쟁에 파괴가 되었다니 또 다시 전쟁의 이야기가 나온다. 정글이래잖여..... 얼마나 많은 고엽제를 퍼 부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장정들이 그 안에서 생명을 잃었을 것인지를 또 생각하면서.....

문득 드라마로 방영한 「머나먼 정글」이란 제목이 왜 떠오르지? 그것도 베트남 전쟁 이야기에다가 정글이야기여서인가 보구먼.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전쟁 이야기였던 것은확실한 것 같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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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이다. 좀 특이한 구조물이라고 느껴지기는 하지만, 기왕이면 벽돌로 만든 입구였으면 더 제격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한다. 콘크리트로 만들어 놓은 구조물이 참파왕국의 유적을 보러 가는 입구와는 좀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해 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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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꽤 되겠는걸.... 날씨가 쨍쨍하니 느낌으로는 35도인데 얼굴 좀 꿉겠구먼. 땀 바가지나 흘리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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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30일에 나는 그 자리에 있었노라.....

김영갑 선생의 책 이름이 떠오르면서 한 장 찍었다. 날이 더워지자 다들 힘들어 할까봐 동작 빠른 은주씨가 콘을 하나씩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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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속이는데는 그것도 효과가 있다. 그렇게 화장실도 다녀오고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은 드디어 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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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나,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니 거리를 단축시켜 줄 전기 차가 등장을 한다. 그것 참 반갑구먼~! 사양할 일이 따로 있지. 오늘 같이 더운 날은 무조건 땀을 덜 흘려야 하므로 순서를 기다리다가 시원스럽게 타고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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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에 앉았으면 셀카를 찍어야 한다. 표정이야 뭐 아무렴 워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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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란 이런 것이라는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흔적들이 수십 개가 산 속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되는 구조물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은 시작일 뿐이지만 이러한 것이 보이니 분위기는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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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분 더 걸었나? 비로소 기념품도 팔고 공연도 하는 입구가 나타난다. 이 안내도는 C그룹에 대한 설명서인 모양이다. 저만치에서 검붉은 구조물이 보인다. 비로소 유적지의 중심부에 도착을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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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로 쌓은 구조물이다. 그래서 앙코르와트가 언급되었나 보다. 언제 그 곳도 가보긴 해야지.... 폐허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것도 프랑스의 탐험가에 의해서 발견된 것이라고 했던가? 그야말로 애증의 프랑스로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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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장인의 노련한 조각칼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자세히 보니 그것이 보인다. 대충 보면 허물어진 벽돌만 보이는데 말이다. 그래서 심미안이 필요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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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다 떨어져 나간 잔여물 속에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것은 인간의 두 손에서 나온 예술품이기 때문이리라..... 천천히 둘러보면서 바쁘게 셔터를 눌렀다. 하나하나가 세월을 머금고 있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고 소중하고 또한 애절한 느낌을 풍겨준다. 폐허를 둘러보는 마음이 이런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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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단에도 뭔가 있었을텐데 어디론가 사라졌는지 박물관으로 옮겼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주인을 잃은 벽만이 휑뎅그렇게 남아있음이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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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색 옷을 입은 아저씨가 해설사이다. 물론 영어로 하는 해설이라서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분위기로도 대충 이해는 된다.

"그나마 원형이 보존 된 내실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것은 링가를 모신 제단이고 링가는 지금 박물관으로 옮겼습니다. (혹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링가는 남근이 그 모델입니다. 남성의 성기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원시적인 종교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워뗘? 그럴싸 하지 않은가? 그냥 영어로 이야기하는 음율에다가 낭월의 때려잡기 번역기를 가동시켜서 해석을 했다. ㅋㅋㅋ 왜 안돼? 그럼 뭐 워짤껴~! 이렇게라도 나름 해석하는 거지뭐. 그리고 틀린 말은 아니니깐. 바락바락 우기는 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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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깜깜해서 사람들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 등에 지고 있는 가방 안에는 혹시 몰라서 넣어 둔 플래시가 있지만 이것을 꺼내어서 터트릴 정도로 몰상식한 낭월은 아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카메라의 ISO를 팍팍 올리는 것이다. 보자.... 음, 이 사진은 3만2천이로군. 이것도 부족하다면 더 올려도 된다. 고맙게도 소니R2는 최고가 10만2천400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무엇이든 걸리면 사진으로 나타난다.

노이즈? 그런 걱정은 나중에 라이트룸과 포토삽에게 줘버리면 된다. 물론 가능한 선에서 보정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환경에서 이미지를 얻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낭월은 소니카메라가 맘에 든다. 이른바 소빠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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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런 사진을 뭐하러 찍었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찍는다. 천장의 모습이다. 이채롭지 않은가? 나중에 누군가 천장은 어떻게 생겼더노? 라고 물으면,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또 모르잖은가? 낭월 같은 궁금덩어리가 물어보면 이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낭월은 스스로 해설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음양도 해설하고, 오행도 해설하고, 간지도 해설하고 사주도 해설하고, 뭐든 손에 걸리면 풀어젖힌다. 자신의 삶도 해설하고 주변의 사람들도 해설하고, 걸림도 없고 거침도 없다. 그런 것을 다 시시콜콜하게 이야기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내 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천정을 찍은 사진 한 장을 보면 알 일이지 않은가? 이 건물의 천정을 해설하고 있는 낭월. 참 못말린다. ㅋㅋㅋ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카메라 화인더가 하애진다. 이소를 올렸기 때문이다. 다시 허둥지둥 내려야 한다. 100까지 내려야 외부의 풍경을 담을 수가 있다. 그래서 동작이 굼뜬 낭월이지만 이때만큼은 제법 빠르다. ㅋㅋ 자화자찬이다. 못 말린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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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평소에 공부를 많이 해 놔야 한다. 그래야 머릿 속의 이미지와 현장의 구조물이 서로 연관성을 갖고 거미줄처럼 끈 이론에 부합되어서 재연되고 되살아 나는 까닭이다. 가능하면 온갖 잡다한 것을 다 알아두면 더 좋다. 정말 허접한 상식이 때로는 광채를 발하면서 세월을 관통하고 풀어내는 코드가 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링가~!"

비록 세월이 흘러서 손상은 많이 되었지만 틀림없는 링가렸다. 사진으로야 많이 봤지만 실물은 첨 본다. 대만에는 링가가 없고 중국에서도 못 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물론 못 봤다. 그래서 새삼스럽다. 링가에 대해서 조금 자료를 찾아 보자. 어차피 인생은 공부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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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가(linga)  - 두산백과

인도에서 숭배되는 남근상().

인도에서의 남근숭배는 아리아인 이외의 선주민족 사이에서 지모신() 숭배와 함께 널리 행해지던 종교로서, 점차 샤크티파()적인 관념에서 우주의 최고신인 시바신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링가는 보통 여음()을 본뜬 접시 모양의 대 위에, 그 여음을 꿰뚫는 모양으로 서 있으나 그다지 즉물적()인 형상을 하고 있지는 않다. 신자는 이것을시바신으로 여기고 꽃을 바치며 기름[]을 붓는다. 당초 링가숭배는 토착종교로서 경시되었으나, 8세기의 불이일원론() 베단타파()의 개조 산카라 등이 힌두교 속에 크게 자리잡았다. 그와 함께, 생식과 자손번영이라는 직접적인 원망()의 대상으로만 존재할 수는 없게 되고, 어디까지나 시바신의 상징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오늘날의 신자는 링가숭배를 성기숭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구먼. 시바의 대역(代役)이 링가였구먼. 단순하게 자지로만 생각할 수가 없다지만 없긴 뭘 없어. 그래봐야 자지구먼 뭘. 근데 그 바탕은 보지라는 이야기인데, 결국은 암수의 성기를 숭배하는 것에서 철학이 붙고 사상이 붙어서 점차로 신(神)으로 진화 했다고 보면 되겠다.

엉? 갑자기 단어 선택이 원색적이라고 느끼셨단 말씀을 하고 싶으실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것이 맞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었던 낭월이다. 다만 남들이 꺼리니 낭월도 꺼렸는데 이것을 맘놓고 쓸 수가 있게 된 것은 순전히 도올 선생 덕분이다. ㅋㅋㅋ

특히, 페니스가 자지인데 페니스라고 하면 교양이 있어 보이고 자지라고 하면 몰상식해 보인다는 느낌이 문제라는 대목에서는 그야말로 "빵~!" 터졌다. 과연 도올 선생은 철학자이자 언어학자라고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기도 하다. 사대주의가 빚어낸 결과물인지는 몰라도 남근이라고 하면 점잖고, 자지라고 하면 상스러워 보이는 것은 이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식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어린 여아의 성기를 보지라고 하지 않고 잠지라고 한다. 그게 뭔가? 참 우습지도 않은 이름을 붙여 놨다. 왠지 직접적으로 말을 하면 없어보이고 상스러워 보이고 음란해 보이기조차 해서 완곡하게 말한다는 것이 이렇게 되었을 것으로 짐작을 해 보지만 여하튼 언어의 습관에는 왜곡이 된 것도 적지 않다는 것을 생각할 때가 많다.

욕이 아닌 것을 욕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욕이 되어버리니 그것이 과연 욕이고 저속함인가를 생각해 보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얼마나 순수해 보이고 한국적인가를 생각하면서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적나라한 장면에서는 사용해도 좋다고 판단을 한다. 그리고 이것을 거론하는 것은 십(十)에서 얻은 느낌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十은 음양상합(陰陽相合)이다. 이것을 역경(易經)에서는 도(道)라고 했고, 우리 조상은 '십'이라고 했다. 중국 말은 다르다. '시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을 사랑한 나머지 좀 더 강하게 발음하여 '씹'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욕으로 사용하다가 보니까 아예 욕으로 굳어져서 지식인들이 사용하기를 꺼려하게 된 것이라고 유추해 본다. 벗님의 생각은 어떠신가?

왜 사랑하게 되면 강한 발음을 하게 될까? 그것은 애주가들이 즐기는 것을 보면 알게 된다. '소주'를 '쏘주'라고 하는 것에서 강한 애착이 느껴진다는 느낌이다. 그냥 소주라고 하면 음료의 이름 같지만, '쏘주~' 심지어는 '쐬주'까지 가기도 하지만, 이렇게 발음을 하면 바로 잔에 따라서 마실 수가 있는 그 액체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십과 씹의 사이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구태여 그렇게 하지 않아도 전달이 되는 단어가 있으니 원색적으로 쓰지 않아도 될 것을 구태여 강조하는 것도 좀 거시기 하지 않느냐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낭월도 인정 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떤가? 바로 그 문제의 자지를 논하고 있는 장면이 아닌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우리 말을 사용하는데 꺼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혹 그래도 거북하시다면 단어를 바꿔서 읽으시기 바란다. ㅋㅋㅋ

항상 본질을 추구하다가 보면 이렇게 사소한 것 조차 맘에 걸리기 마련인데 아마도 도올 선생도 그래서 점잖으신 체면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하셨을 것으로 이해를 하고 진정 올바른 것을 전달하려고 무진장 애 쓰신다는 것을 공감하면서 이에 작은 글이나마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지 않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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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가(이제 점잖하게 링가라고 하자. ㅋㅋ 그리고 거북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그냥 보편적인 남근과 여근으로 사용하자.)의 옆에는 이렇게 생긴 돌 조각품이 있다. 이것도 당연히 링가인데 남근이 사라져버린 상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링가는 음양이 합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은 반쪽짜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음양학자의 관점으로는 十의 절반인 오(一)인 것이다. 일(一)을 써놓고 오(五)라고 생떼를 쓰냐고 한다면 벗님의 센스는... ㅋㅋㅋ. 그렇다면 나머지 오(丨)를 보여드리면 비로소 이해가 되실 것으로 봐서 더 긴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되지 싶다. 그러니까 절반의 도가 되는 셈이고 결국은 도가 아닌 것이기도 하다.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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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람들이 보기에도 음양은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여근의 상징은 가로로 펴져 있고, 남근의 상징은 세워져 있으니 중국인이 생각한 도(十)와 완전히 일치한다는 의미에서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의 사람들 생각은 다 거기에서 거기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인류를 관통하는 핵심의 이치는 음양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미산의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이렇게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마도 언젠가는 힌두교의 본산인 인도를 찾아가서 천천히 이에 대한 사유를 해 볼 날이 있기를 희망해야 하겠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구하던지 스스로 밥 사먹을 만큼 배워 놓던지 한 다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ㅋㅋㅋ

처음에는 링가를 받쳐놓은 받침인 줄로 생각했는데 위의 두산백과 설명을 보니 같이 한 세트라는 것을 알겠다. 그래서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고 그렇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람(博覽)이 필수이고 박람의 지름길은 여행 뿐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이것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 ㅋㅋㅋ 당연히 음양이 합해야 十이 되고 그것이 도가 되는 것이므로 링가는 단지 남근 만이 아니라 여근을 의미하는 것과 같이 존재하는 결합이라고 해야 하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상식은 이렇게 허점과 구멍이 있기 마련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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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링가는... 좀 특이하게 생겼다. 그래서 영어로 설명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무슨 말이 들리겠는가만 내가 필요한 말만 이해하면 그만이다. 그것은 들리더란 이야기인 셈이기도 하다. 하단부는 비쉬누, 중단은 시바, 상단은 링가라고 말하는 것이 들려다는 것이다. 엉? 이건 또 첨 듣는 이야기이네. 신기하구먼~

비쉬누(VishnuViṣṇu)는 유지의 신이라고한다. 현상을 유지한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시바(Shiva, śiva)는 파괴의 산이라니까 유지와 파괴의 신이라는 뜻인데.... 그럼 맨 꼭데기의 링가는? 시바와 결합된 상징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좀 겹치는 감이 있다. 아무래도 그 아저씨의 설명이 좀 애매~한 구석이 있어 보이기는 하다.

언뜻 듣기에는 그럴싸 하지만 오히려 링가는 우주의 신인 브라마라고 했으면 더 그럴싸 했을 것을 그랬다. 이유야 뭐 붙일 나름이니까 아무래도 좋다. 여하튼 삼단으로 나눠서 의미를 설명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아랫 판인 요니(여성의 성식기를 의미하는 것)가 왜 네모지? 보통 땅을 본따서 만들었다면 동그랗게 묘사 되어야 할텐데 이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낭월의 궁금증은 잠시 후에 해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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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누가 봐도 동그란 원형의 요니이다. 그러니까 링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지만 요니는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미도 이것이 원래의 링가 모습일 것이라고 짐작을 해 본다. 그러니까 세월이 흐르면서 어쩌다가 사각으로 변화를 했는데 그렇게 만든 사람은 대지의 둥근 이치를 모르고 무식하게 디자인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니라면,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중국 사상을 잘못 이해해서 링가는 동그랗게 하늘을 본따서 만들고, 요니는 사각으로 땅을 본따서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참 여기저기에서 주워 들은 것은 많아서 생각이 복잡하니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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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링가는 요니가 없다. 독신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ㅋㅋㅋ 그러면 홀아비로구나. 애초에 삼단으로 만들 적에는 요니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어서이다. 인터넷으로 이미지를 찾아보면 모두가 짝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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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이름까지 붙여서 설명을 해 놨다. 그런데... 요니가 참 묘하게 생겼다. 왠지 음핵(陰核)을 묘사한 것 같은 구조물이 보여서이다. 참 재미있는 구조물이다. 이렇게 세트로 음양의 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흥미로워서 관심을 갖고 살펴 봤다.

다른 유적물들은 앞의 사진 한 장으로 대략 짐작이 되겠기로 이렇게 힌두교의 상징을 통해서 미산유적지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이니 두어 장의 유적 풍경으로 마무리를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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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되었지만 이 정도의 유물이 남아 있어서 유네스코에 등록이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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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를 뒤집어 쓰고 있는 유적들.... 한 때는 누군가의 경배를 받으면서 꽃가루를 뒤집어 쓰고 호사를 누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신들도 운명이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싶은 생각도 해 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인간과 신을 포함해서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고, 결국 이러한 구조물을 만들어서 신을 대신한다고 하지만 그래봐야 인간들의 피조물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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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대표적인 의미는 전달한 것 같으니까 생략하고 밖으로 빠져나온 이야기를 하면 되지 싶다. 입구에 있는 박물관이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잠시 들어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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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보관된 링가가 있어서 여인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얼른 손을 얹는다. 당연하다. 음양의 이치인 것을 그래서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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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흘리면서 발굴했을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놓은 사진도 관람했다. 이렇게 미산유적지의 대강을 둘러보고 나오니 무상한 세월도 느껴지고 잠시 머물다 떠날 자신의 존재도 생각해 보게 된다. 유구한 세월과 무상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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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폐허의 유적지 한쪽 켠에는 잭프루트 나무가 무심하게 자라서 열매를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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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강한 金은 세월을 견디지 못하지만 연약한 木은 대를 이어서 생존하고 있는 것이라는 무진설법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미산 나들이는 이렇게 힌두교의 의미도 생각해 보면서 마무리를 한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