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수선화

작성일
2019-04-10 07:58
조회
794

서로 다른 수선화(水仙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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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봐서, 늘 그자리에 있어서 익숙한 수선화이다. 그런데.... 올해에 새롭게 눈에 띈 건지.... 전에도 있었는데 못 본 건지는 알 수가 없다. 기억에는 올해 처음 본 것이라고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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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자리에서 봄을 알려주던 수선화들이다. 앞을 다투기라도 하는 듯이 봉오리들이 마구마구 피어오르는 모습은 풍년을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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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 했다. 여기에도 수선화가 있었나...? 싶은 기억을 더듬어 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우선 키가 훌쩍 크다. 꽃송이가 오통동~하다. 뭔가 색다른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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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가 피어나고 있어서 그 샛노란 고운 색을 보여주고 있을 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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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곱게 벌어지고 있는 수선화는 멀지 않아서 꽃을 활짝 피우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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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거나 말거나, 이 아이는 계속해서 꽃봉오리만 키우고 있다. 언제 필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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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을 받아서 활짝 피어났다. 보통은 여기까지이다. 그런데.... 저쪽 축대 아래에서 볼록하게 알이 배어있는 또 다른 한 송이가 신경쓰인다. 원래 낯설면 신경쓰이는 법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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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는 외떡잎 식물이다. 그것도 근래에서야 구분할 수가 있게 되었다. 외떡잎은 쌍떡잎과 대비된다. 떡잎이야 강낭콩을 심었을 적에 싹이 나서 올라올 적에 떡잎이 두개라는 것으로만 이해를 했고, 그것만으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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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맥과 그물맥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자꾸만 살펴보게 되는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치에 포함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쌍떡잎은 그물맥의 잎을 하고 있으며, 대체로 목본류들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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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맥은 난초, 밀, 보리, 벼, 옥수수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고 나니까 비로소 그 구분에 대한 의미를 알 수가 있게 되었더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비로소 수선화도 외떡잎 식물이라는 것도 이해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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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두꺼운 보호막의 옷을 벗었다. 속살이 서서히 들어날 적에 기대감은 상승한다. 잎이 나란히맥인 것으로 봐서 너도 꽃잎은 3의 배수일테니 수선화라면 6장이겠구나. 쌍떡잎은 4와 5의 배수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까 이러한 것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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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촉촉히 내린 봄비를 맞으면서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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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다문 입이 야무지다. 그 선(線)을 보면 아마릴리스의 봉오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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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놀이는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숨을 잘못 쉬면 물방울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접사를 한다고 다가가다가 자칫 줄기를 건드린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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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거나 말거나 수선화는 전성기를 구가한다. 물가에 피어있는 창포도 아니고, 왜 이름이 수선화(水仙花)인지가 궁금해서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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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를 찾아보면 나르시스가 등장을 한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취해서 연못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이다. 거 참..... 바보도 아니고... 태백은 달을 건지러 갔다지만 자기 모습에 취해서 뛰어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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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죽은 연못가에 피어난 꽃이라서 원래의 이름도 나르키소스(Narcissus)란다. 꽃말도 그래서 자기사랑이라고.... 그게 사랑인겨? 집착이 아니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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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사진은 전성기까지만 보는 것이 좋다. 지는 꽃은 우울해진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철학자는 시들어서 말라버린 것도 의미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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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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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속살을 보여주는구나. 이렇게 확인을 하고서야 비로소 이름을 불러 줄 수가 있게 되었다. 검색을 하던 질문을 하던 꽃이 피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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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은 했지만, 역시 겹수선화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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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찾아보니 「딕월든」이란다. 신품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딕월든이었구나. 딕월든은 꽃말이 자만심이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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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아니고 둘이라서 좋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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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까지 찍으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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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가득 채우는 것은 접사의 마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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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2019년의 수선화랑 놀이는 마무리를 했다. 외떡잎 식물은 짧은 시간에 부지런히 꽃을 피우는 것이 특성이란다. 홀짝의 음양으로 본다면 외떡잎은 양(丨)이므로 위로위로 쭉쭉 자라는 모양이다. 반대로 쌍떡잎은 음(一)이므로 천천히 조직을 만들면서 성장하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이것은 음양에 미친 몇몇 제자들에게 던지는 「서비스버전」이다. ㅎㅎ

 

[부록 : 금잔옥대()]


참, 깜빡했다. 신원사에 놀러 갔다가 발견한 또 하나의 수선화가 있었는데. 이건 또 무슨 꽃인가 했더니 이름도 멋진 금잔옥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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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사의 주차장 옆의 어느 식당 계단에 피어있는 수선화를 보고서 반겨 사진에 담았다. 꽃잎은 익숙한 모습인데 가운데 꽃술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의 색이 독특한데 지나다니면서 가끔 보기도 했던 기억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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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로 봐서는 키가 작은 수선화보다 늘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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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꽃은 무리에서 개별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대체로 접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점점 다가가는 시각적인 느낌이 가장 좋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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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인 이유와 옥대()인 이유를 이름을 듣고 꽃을 보면 바로 떠오를 정도로 그럴싸 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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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으로 된 잔받침에 황금잔을 올려놓은 그 모습이 보여서이다. 누군가 재치있는 이름을 붙여 줬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서 수선화 3종을 소개했는데 실은 더 많은 종류가 있음을 네이버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