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나 빗물이나...
작성일
2019-03-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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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나 빗물이나...
간밤에 눈이 살짝 내렸나보다. 겨울 눈은 흔하지만 봄날의 눈은 귀하다. 그래서 녹아버리기 전에 구경하겠다고 내다 봤다.
뒷산에 내린 눈이 조금 쌓이긴 했는데 안개가 자욱하여 사진으로는 버렸다. 그냥 눈이 밤에 내렸다는 것만을 남긴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 중순에 내린 눈이니까 새싹들에게는 단비라고 해도 되지 싶다.
눈 구경은 틀렸다. 그래서 눈이 녹아서 맺힌 나뭇가지로 눈을 돌렸다. 빗방울이나 눈방울이나 녹으면 다 같은 거니까 바람이 일어나기 전에 그것이라도 한 장 찍으면서 아쉬움을 달래면 되지 않겠느냔 생각.
방울방울....
명자나무에 꽃망울들이 빨긋빨긋 피어나고 있는 곳에 물방울이 맺혔다. 흡사 물꽃이 핀 것인냥 싶기도 하다. 꽃으로 보면 꽃인게다.
바짝 가보기도 하고...
물러나 보기도 하면서....
너무 다가가면 물방울의 반영이 예쁘지 않다. 뭐든 적당한 거리가 있는 게다. 고슴도치 사랑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접사렌즈와 꽃의 거리도 딱 그만큼 떨어져야 함을....
그래. 딱 요만큼이다. 가장 아름다운 거리이다.
눈맞은 개나리.... 안쓰럽군...
봄바람을 기다리고 있는 듯....
개나리 줄기에도....
영산홍 잎에도...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랬는데....
한 방울의 눈물에는 또 얼마나 많은 생명체들이 웅크리고 있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