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착즙기의 진화

작성일
2023-07-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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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착즙기의 진화 

 

뭐든 한 방에 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막상 실제로는 여전히 모든 과정을 거치는 것이 흐름인 모양이다.

그래서 진화라고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왼쪽부터 단계적으로 사들인 착즙기다. 이름은 모두 같은 착즙기인데 기능은 모두 다르다.

애초에 제대로 된 물건, 말하자면 마지막 것을 샀어야 하는데 이것이 맘대로 안 된다는 거다.

카메라 놀이를 하면서도 보급형에서부터 고급형까지 가는 과정에서 10대도 넘게 샀었는데..

항상 알면서도 이렇게 반복하는 것은 아마도 이것이 인간이 진화해 온 과정이었기 때문일까?

아마 도로도 같을 게다. 처음에는 자갈길에서 포장도로로 가다가 고속도로까지 가는...

 

1. 손으로 들고 짜는 착즙기

 


처음에는 손잡이 착즙기를 샀다. 칵테일을 만드는 선수가 이것을 들로 레몬과 라임을 짜는 장면을 보고서 꼭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긴 것만 봐도 가운데 레몬을 넣고 꾸욱~ 눌러주면 즙이 나오게 생겼다. 가격은 15,400원이었구나.

 

그런데, 막상 실제로 사용해 보니까 손이 너무 고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손가락이 관절염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즙이 제대로 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기에만 그럴싸하고 기능은 완전히 꽝! 이었던 셈이다. 칵테일러가 손님을 앞에 놓고서 쇼를 보여주듯이 하는 용도이외에는 별무효과였다. 이것은 몇 번 사용해 보지 않고 바로 대안을 찾아야 했다. 뒤적뒤적......

 

2. 손바닥으로 누르며 비트는 착즙기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생긴 착즙기가 선택되었다. 가격도 5,900원이다. 스텐으로 되어 있어서 도자기로 된 것을 사야 하나 잠시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겠고, 손바닥으로 누르면 즙이 남은 채로 버려지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선택했다.

 

그런데 또 사용을 해 보니까 문제점이 드러났다. 즙이 짜지는 형태로 봐서는 확실히 손아귀로 눌러서 짜는 것보다는 효과적이었다. 다만 손목이 고생을 한다는 것을 해보지 않을 적에는 생각지 못했다. 누르는 힘을 가해야 하는데 여기에 혹사를 당하는 손목은 보상을 받을 길이 없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데 손목은 소중하니깐. 

 

그래서 다시 힘이 들 들고 착즙이 잘 되는 것을 찾아서 전해(電海)를 누볐다. 전파의 바다를 의미하니 쇼핑몰을 뒤졌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해서 동력을 장착한 제품에 마음이 갔다. 

 

3. 전기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격은 29,900원이다. 투자대비로 본다면 매우 우수한 제품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그래서 도착한 제품으로 레몬 몇 상자를 짜는데 고생을 했다. 그런데 왜 다른 제품을 찾게 되었느냐?

 

힘이 약해서 누르면 멈춰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렇게 힘이 약할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이 녀석이 멈추고 반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눈치를 보면서 눌러야 한다는 것이 맘놓고 사용하는데 불편했다. 그래도 살살 다루면 꽤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맞아서 웬만하면 그냥 저냥 사용하려고 했고 그렇게 썼다. 그런데도 늘 아쉬운 것은 힘이 딸리는 모터를 달아 놨기 때문에  이것은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는 일인지라 이것마저 해결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이 든 것은 사실이다. 물론 힘으로 눌러야 하는 것으로 인해서 손목에 약간의 부담이 되는 것도 포함해서.

 

4. 일단은 모든 것을 해소한 제품일 듯

 


 

물난리로 논산에는 배송불가지역이라서 늦어진다는 전화까지 받으면서 기다렸던 착즙기가 도착했다. 오늘 아침에는 새로 산 착즙기를 가동시켜보느라고 부산을 피웠다. 우선 덩치가 듬직하다. 뭔가 제대로 된 본격적인 착즙가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제품이다. 가격은 44,900원이다. 가격에 비해서 비싼 느낌은 안 들었다.

 


 

사용법이 뭔가 싶어서 영상을 찾아보니까 레몬의 끝에 있는 볼록한 부분은 잘라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그래서 알려주는 대로 꼭지는 떼어내고 절반을 잘랐다. 이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구조구나. 항상 레몬이나 라임을 짤 때는 가로로 절반을 잘라야 한다. 세로로 자르는 사람의 영상도 보기는 했지만 그것은 효율성에서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결이 있으니까 말이지.

 


 

레몬은 열 개 정도를 짜서 냉장고에 담아두면 식구들이 생각 날때마다 알아서 따라 마신다. 이번에 구입한 못난이레몬은 크기가 좀 커서 10개면 되지만 작은 레몬이 올 경우에는 12개 정도를 짜면 약 500ml가 나온다. 대략 80~100ml를 물로 두 배로 타서 마시면 딱 좋다. 갈증해소에도 최고다.

 

처음에는 라임도 사용했는데 맛은 좋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레몬으로 통일했다. 라임은 못난이로 사더라도 크기가 작으니까 즙이 얼마 나오지 않아서 효율성에서 차이가 너무 커서 레몬만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근두근~~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지그시~ 누르면 사라락~ 돌아간다. 

힘은 전혀 들지 않고 착즙이 된다. 이쯤 되면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진작에 이걸 샀어야 해~~!"


여하튼 이보다 더 좋은 것을 찾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봐서는 착즙기의 끝판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만족이다. 그래서 또 하나의 착즙기 순환의 진화가 끝을 보게 되었다. 이제 제품을 찾아서 광활한 소핑의 바다를 누비지 않아도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