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짚대신에

작성일
2023-07-19 19:51
조회
823

며칠을 퍼부어대던 폭우가 그치고 햇살이 쨍쨍한다.

어려서 이렇게 장마 중에 볕드는 날은 보릿대를 파다 널었다.

보릿대는 바람만 쐬면 바로 불을 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장마로 나무가 젖어서 땔감이 마땅치 않을 적에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지....

 


 

아침나절에 비가 내리던 마당을 장식한 것은 우산이다.

비만 맞고 다니다가 모처럼 일광욕을 즐긴다.

부지런한 연지님 덕분인 줄 일랑강..... ㅎㅎ

보릿대 대신에 우산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구나. 

 

 

문득 어려서 어머니 분부로 낫을 들고 보릿대가리로 향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요즘은 보릿대도 모두 다발로 묶어서 사료용으로 쓰는 모양이다.

매캐한 보릿짚 타는 향이 문득 그리운 것은 또 뭔지.....

 


 

다시 비가 오면 또 활약을 해야 할 아이들.... 

주말에는 또 얼마나 쏟아지려는 지 모르겠지만

우야던둥 비로 인해서 세상을 하직하는 안타까운 일은 없기만을.....

 


 

오랜만에 만난 노을이 곱구나.

이대로 무사히 잘 마무리 되기만을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