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장자도 말도여객선

작성일
2023-11-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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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群山) 장자도(壯子島) 선상(船上)에서 스치는 풍경 

 

(2023년 11월 15일 풍경)

 


 

선유도(仙遊島)의 유문암(流紋巖) 주상절리(柱狀節理)를 재미있게 둘러보고는 배 시간을 대기 위해서 부지런히 장자도(壯子島)의 선착장(船着場)을 찍고서 내달렸다. 그래봐야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장자도항 까지의 거리는 2.4km이고 소요시간은 6분이다. 처음에는 사발이를 타고 돌아다녔고, 다시 찾았을 적에는 차로 돌았는데 이번에는 배를 타러 가는 여정이다. 배를 타는 시간도 대략 45분 정도 걸리니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겠거니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끝에 있는 말도(末島)까지 가는 배를 탈 참이라서 내심 설레는 마음도 컸다.

 


 

그러나, 예상 외로 장자도항에서는 여객선이 없다는 이야기를 도로작업을 하는 사람에게 듣고서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 당연히 지도에는 장자도여객터미널이라고 써놨는데도 종종 서두르다가 헛다리를 집곤 한다. 이렇게 언급하는 것은 행여라도 낭월같은 벗님도 한 분 쯤은 계시려니 하고 안내하는 것이다. 길도 안 좋은데 되돌아오는 헛수고를 하지 말라는 안내말씀이다. 이렇게 겪어본 것을 안내하는 것도 여정의 목적인 셈이니까. ㅋㅋ

 


 

뱃삯은 2,400원이다. 차는 터미널에 둬야 한다. 차를 갖고 들갈 수는 있다. 차도선(車渡船)이어서 실을 수는 있지만 막상 끌고 가봐도 차를 탈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여름에 말도 일정을 잡았을 적에는 날이 더우니까 연지님이 쉬는 용도로라도 삼으려고 갖고 갈 생각도 했었는데 이제 날씨도 덥지 않아서 그럴 필요도 없지 싶다는 것을 생각하고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 배는 미리 들어와서 괜히 나그네를 바쁘게 한다. 원래 10시 40분에 탈 배니까 군산에서 왔다가 가는 배니까 대략 그 무렵에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10시가 겨우 넘은 시간에 배가 들어오는 바람에 맘이 바빠졌는데 알고 보니까 출항시간은 정확하게 10시 40분이었다. 그러니까 군산을 출항해서 장자도에 도착해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던 모양이다.

 


 

배를 타면 우리 두 사람의 길은 갈라진다. 연지님은 객실로 낭월은 갑판으로, 저마다 자기 좋을 곳으로 자리를 잡는다. 배를 탔을 적에는 당연히 한 카메라는 24-105렌즈를 달고, 또 한 카메라에는 100-400렌즈를 달고서 배가 출항하기를 기다리면서 준비한다. 그리고 주변의 풍경과 셔터놀이에 빠져든다. 스쳐지나가는 섬들은 망원렌즈의 도움을 받아서 흔적을 남길 요량이다.

 


 

장자교를 사이에 두고서 건너편은 선유도다. 역광(逆光)이지만 드러난 노두를 보니 망주봉과 같은 응회암으로 보인다.

 

 

 

 

장자도와 선유도는 모두 같은 지질이다. 중생대(中生代) 백악기(白堊紀) 선유도(仙遊島) 유문각력암(流紋角礫巖)이다. 멀리서 봐도 그렇게 보인다. 이런 지질 틈에서 유문암 주상절리는 특이한 경우라고 해도 되지 싶다.

 


 

생긴 모습도 망주봉과 닮은 듯도 하구나. 

 


 

장자도는 배를 타기 전에 봤어도 되는데 타기도 전에 떠나버릴까 봐서 허둥지둥 탔다. 그리고 배에서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섬의 이름이 좀 특이하다. 장자도(壯子島)라면 '장한 아들의 섬'이라고 해석해야 하나? 혹 여기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라도 전해지나 싶어서 뒤적뒤적....

 

장자할머니바위

장자도 마을 서쪽 바닷가에 우뚝하게 솟은 사자모양의 바위가 있어 '사자바위(일명 장자할머니바위)'라 부른다. 이 사자바위는 서해를 바라보는 형태를 하고 있어 먼 바다로부터 오는 동네 액운을 막아주는 파수역할을 하고 있다고 마을 사람들은 믿고 있다.장자할머니바위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장자섬에 선비 한 사람이 부인과 아들 하나를 두고 살았다. 어느 해 과거 준비를 끝낸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보러 떠나자 그 부인이 매일 산에 올라가 남편의 금의환향을 기도했다. 하루는 장원급제하여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을 등에 업은 채 산마루로 달려 올라가 남편이 타고 오는 배가 빨리 와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드디어 남편은 나타났지만 그 남편은 등과도 하지 못하고 새 부인을 맞아 아들까지 낳아서 데리고 왔던 것이다. 그것을 보고 크게 상심하여 돌아선 순간, 등에 업고 있던 아기가 힘을 쓰는 바람에 선 채로 돌로 변했다고 한다. 지금도 장자할머니바위에 새끼줄이나 흰 천이 둘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또 다른 이야기로는 '장재할매가 부처님께 천일기도를 통해 지극정성으로 남편이 과거에 급제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남편은 서울에서 과거준비를 하면서 글을 가르치던 양반집 딸과 눈이 맞았던 모양이다. 과거 급제 후 그 여인과 손을 잡고 내려오는 것을 본 부처님이 두 사람을 돌로 변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장자도 [壯子島] - 장자어화의 꿈을 다시 꾸는 섬 (한국의 섬 - 전라북도, 2021. 06. 15., 이재언)

 

네이버 지식백과의 내용을 살펴보니 장자 할머니바위라고 하는데 할머니바위는 대장도(大長島)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지라 장자도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보니까 옆 섬의 이야기를 슬쩍 끌어다 쓴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렇겠거니 할 따름이다. ㅎㅎ

 

 


참, 한동안 한자로 된 지명을 표시한 지도를 찾아다녔다. 헌 책방이라도 뒤지면 70~80년대에 들고 다녔던 그 한자 지명(地名)의 지도 책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딘가에 갔을 적에 한글로만 된 지명을 보면서 한자를 찾는 것이 귀찮아서 아예 지도를 구하려고 했었던 것은 옛날에 바랑 속에 그 지도를 넣고 다녔던 기억이 남아있어서다. 그러나 구할 수가 없었는데 며칠 전에 대전의 헌 책방을 찾아 다니다가 한 주인으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낭월 : 혹 한자로 지명이 된 지도 책이 있을까요?

주인 : 요즘은 그런 책이 들어오지 않네요.

낭월 : 그렇습니까? 그러려니 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주인 : 왜 한자 지명 책을 찾으십니까?

낭월 : 여행을 다니는데 지명을 한자로 표시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럽니다.

주인 : 아, 그렇겠습니다. 혹 대만이나 일본에서 나온 한국지도를 찾아보셨습니까?

낭월 : (머리를 한 대 맞은 듯이 띵~!) 아하!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주인 : 세월은 흘러가는데 의식은 아날로그에 머물러서 그렇습니다. 하하~

낭월 : 맞는 말씀입니다. 과연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해서 검색하기 시작하다가 또 기가 막힌 결과물을 얻었다. 인터넷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위의 지도는 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캡쳐한 것이다. 장자도는 장자도(莊子島)는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듯이 대장도는 또 무슨 한자를 쓰는지 궁금해서 바로 확인했던 것이다. 이렇게 뭔가를 얻으면 소개를 해야 시원한 천성인지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인가 싶다. 

 

 


 

위의 지도 그림을 클릭하면 사이트로 연결이 된다. 처음 보면 중국에서 만든 지도와 같아 보여서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또 알고 싶어서 뒤적여 봤더니 만든 곳은 한국이었다는 것에서 또 깜짝 놀랐다. 그러니까 중국의 여행객들이 한국에 찾아 오기 위해서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보도록 만든 지도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호텔이나 음식점을 소개해서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야 알 바가 없고 내가 필요한 것을 만들어 놨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사이트 이름이 한소(韓巢)라고 되어 있어서 무슨 뜻인가 하고 찾아보니 韓巢(HANCHAO:한차오)라고 영문표기가 있어서 또 검색해 보니까 한조(韓潮)가 튀어나온다. 그리고 다시 한조는 한류(韓流)로 연결이 된다. 결국 한류를 애둘러서 한소라고 표시했을 것으로 짐작을 했다. 왜 새집 소(巢)를 썼는지 생각해 보니까 한류를 의미하면서도 여행객이 편히 쉴 수가 있는 숙소를 마련해 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하튼 이만하면 만든 사람에 대한 의무는 풀렸으므로 앞으로 열심히 사용할 요량이다. 내심 수지 맞았다. 지도를 사러 다니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ㅋㅋ

 


 

만조의 흔적이 바위에 거뭇하게 보인다. 지금은 간조의 시간이다. 오늘 선유도의 간조는 10시 5분이고 지금 시간이 10시 11분이니 완전히 간조의 시간대다. 걱정스러운 것은 얼른 배가 말도에 도착해야 할 텐데 그 사이데 바닷물은 계속 들어오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까 괜히 조바심이 새벽의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그렇지만 걱정한다고 배가 날아갈 것도 아니니 지금을 즐길 밖에.

 


 

 

 


 

 

 


 

 

 


 

 

 


 

 

 


 

선상 풍경도 볼만 하다. 시간도 넉넉하니까 천천히 둘러보는 여유도 좋다. 걸음으로 당도할 수가 없는 곳은 배에서 바라보면 되니까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는 셈이다. 그래서 섬 나들이를 하면 항상 어선이라도 빌려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든다.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세상만사가 내 뜻대로만 될 수는 없다. 배가 없거나. 돈이 없거나. 혹은 시간이 없어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객선을 타면 그러한 것이 일거에 해소가 되어버리니 배를 타고 선내에서 쉬고 있을 때는 돌아올 때 뿐이다.

 


 

엇? 공연단이 배를 타는 것은 어딘가에서 공연이 있다는 말인데? 아마도 도구를 보니까 풍물단의 행색으로 보인다. 

 


 

시간이 되었는지 배가 머리를 돌린다. 그렇잖아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루해질 쯤인데 잘 되었다. 배가 달리면서 풍경이 다가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말도를 가는 도중에 많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망원렌즈를 쥔 손에 힘을 준다. 가자~!

 


 

 

 


 

 

 


 

 

 


 

 

 


 

장자도의 위쪽에는 데크가 마련되어 있는 모양이다. 난간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산책로를 만들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겠다.

 


 

저만치 보이는 섬은 대장도이고 그 정상은 대장봉이다. 그 뒤쪽에 할머니 바위가 있지 싶다.

 


 

 

 


 

 

 


 

 

 


 

 

 


 

 

 


 

대장도 앞에 있는 작은 섬은 서당섬이란다. 서당섬이라니 서당(書堂)일까? 서당(西堂)일까? 너무 작아서 사당(祠堂)을 만들 공간이 되지는 않아 보이는데 지명까지는 기대하기 어렵구나. 누군가 상상인지 실화인지는 몰라도 옛날에 여기에 서당이 있었다는데 과연? 싶은 생각이 든다. 왜 하필이면 여기에 서당을? ㅎㅎ

 


 

매우 작은 해수욕장? ㅋㅋ

 


 

 

 


 

대장도의 카페나 펜션들이 멋지게 풍경과 어우러진다. 며칠 푹 쉬어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다.

 


 

장자도와 대장도의 풍경을 산상에서 훑어보면서 다음 풍경이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이번엔 왼쪽의 섬으로 눈길이 가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니 이쯤에서 끝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서해의 여객선은 지나치는 섬이 많아서 좋다. 문득 굴업도를 다녀오던 길이 떠오른다. 그곳은 덕적군도(德積群島)이고 여긴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다. 그러고 보니 같은 군도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