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2-⑦ 관풍대와 호미곶

작성일
2024-11-14 17:5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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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2-⑦ 관풍대(觀風臺)와 호미곶(虎尾串)

 

(여행일▶2024년 11월 4일)

 


 

구룡포 주상절리에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관풍대(觀風臺)가 기다린다. 바람을 본다니 관음(觀音)이 떠오른다. 소리를 보는 관세음보살이나 바람을 보는 누대(樓臺)가 서로 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어서다.

 


 

구룡포 주상절리에서 관풍대를 가려면 삼정리2구 마을회관을 찍으면 무난하다. 거리는 1.6km이고 예상 시간은 4분이구나. 그러니까 출발하고 잠시 후에 도착하는 거리다.

 


 

찾아가는 것은 이골이 났다. 조금도 틀리지 않고 바로 관풍교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울타리는 또 뭔가? 아마도 태풍 피해를 당해서 다리에 위험한 조짐이 생겼던 모양인데, 그렇다고 막아놓기만 하면 되느냔 말이지. 나그네는 항상 이런 장면을 만나면 허탈해진다. 왜냐면 책에서는 삼정도(三政島)의 멋진 풍광을 자세히 소개했는데 이렇게 막혀있으면 그 장면을 만날 수가 없지 않느냔 말이지. 그래도 양반 체면에 막아놓은 것을 뛰어넘어서 들어갈 용기 혹은 배짱이 없다. 누가 말리면 욕을 먹고 돌아 나올 요량을 하면 시도를 해 봄직은 하지만 '그렇게 까지 하면서 위험하다는 곳을 굳이 가야 하겠느냐?'는 자문(自問)에 '참을란다'라는 자답(自答)이 돌아온다. 그래 참아야지. 가끔 보면 전쟁하는 나리에 가지 말라는 정부의 말도 듣지 않고 기를 쓰고 가서는 인질로 잡혀서 살려 달라고 호소를 하는 사람들을 탓하면서 스스로 그 규칙을 어겨서야 되겠느냔 말이지. 이런 것은 다음 기회로 남겨두면 될 일이다. 언제 또 지날 일이 있겠지 뭐.

 


 

다행히(?) 육지 쪽의 면은 볼 수가 있으니까 그걸로 만족하면 된다. 주어진 만큼만 즐기는 것도 도인이 가야 할 길이려니 하면서 말이지. ㅠㅠ

 


 

유문암이라고 설명했지 싶은데...... 어디.

 


 

그래 삼정리(三政里) 유문암(流紋巖)이라고 했지. 전체가 유문암이니까 한쪽만 봐도 암상(巖狀)은 다 본 것이나 마찬가지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꽤 도움이 될 게다. 아무렴. ㅎㅎ

 


 

바위가 시루떡처럼 켜켜히 쌓였구나. 그것도 특색으로 보인다.

 


 

 

 

 

 


 

 

 

 

 


 

섬이 가까워서 다행이다. 이 정도면 대략 봤다고 해도 되지 싶어서 말이지.

 


 

 

 

 

 


 

주로 붉은 색이 많아서 화사해 보인다. 칙칙한 것들을 많이 보고 와서인지 밝아진 분위기가 좋군.

 


 

아래쪽의 해식와도 선명하구나.

 


 

 

 

 

 


 

아, 어딜 가던지 붉은 색으로 죽은 소나무들이 많이 보여서 안타깝다. 설마 재선충(材線蟲)의 피해일까? 이것도 태풍의 피해이려나? 알 수는 없지만 꿋꿋하게 자라던 소나무들이 도처에서 죽어가고 있는 것은 보기에도 안타깝다.

 


 

 

 

 

 


 

아니! 저 사람은 뭐여? 월담이라도 했단 말여? 자세히 보니까 낚싯대를 펼쳐 놓고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배를 타고 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방법도 있었구나.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어선을 알아볼 정도로 간절하지 않아서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정도라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해안의 노두나 잘 살펴보고 다시 길을 가면 된다. 그럭저럭 시간도 4시가 되어간다. 5시 반이면 일몰인데 오늘의 목적지인 독수리바위까지 둘러보려면 조금은 서둘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책을 보니까 도중에 석병리(石屛里)가 있고 여기에는 한반도 최동단(最東端)을 표시하는 구조물이 있다고 소개는 했는데 여기는 양어장이 장악하고 있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막혀있다는 내용을 보고서 찾아가는 것은 아예 포기했다. 이름도 한반도라고 하면 안 되고 대한민국이라고 해야 맞다는 지광 선생의 의견에 동조한다. 한반도는 북한의 청진도 있고 라진도 있는데 그것을 두고서 한반도라고 하면 되느냐는 이야기인데 당연한 말씀이다.

 


 

관풍대에서 호미곶까지는 9.4km에 14분이 소요되는 거리구나. 

 


호미곶(虎尾串)에 도착하니 벌써 해는 서산으로 치달리고 있구나. 해가 뜰 적에는 오른손으로 일출을 담고, 해기 질 적에는 왼손으로 석양을 담으면 된다. 그래도 기회는 찬스니까 왼손가락 사이로 태양을 집어넣고 한 장 찍었다. 육지에는 왼손이고 바다에는 오른손이다. 청동으로 만든 손인데 인류가 화합하자는 의미로 1999년에 만들어서 2000년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더란다. 오른손의 무게는 청동으로 18톤이고, 왼손은 13톤이 들었다고 한다.

 


 

말로는 상생의 손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건 억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냥 식신(食神)이라고 이름을 붙였더라면 어떨까 싶기도 해서 말이다. 손으로 인해서 먹거리를 마련한 인류가 문명까지도 모두 두 손을 이용해서 만들고 발전시켰으니 상생의 손보다 먹고 살아온 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철학적이지 않겠느냐는 지극히 사적(私的)인 생각을 해 본다.

 


 

돌아다니던 중에 그래도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구나. 역시 포항의 명소이기는 한 모양이다.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 좀 더 놀다가 마지막 예정지인 독수리바위로 가도 되지 싶다.

 


 

 

 

 

 


 

 

 

 

 


 

 

 

 

 

 


 

이건 뭐하는 것인지 몰라도 구멍이 있으니 렌즈를 들이대 본다. 그러다가 그냥은 심심하니까 무료 모델을 불러다 앉혔다. 

 


 

벽에 전기장지를 했는지 별빛처럼 반짝이는 것이 예쁘다.

 


 

주제가 지질탐방인 것은 잊지 않고 있다. 암석이 보이면 달려들어서 셔터를 누른다.

 


 

그래 다행히 콘트리트로 완전히 싸바르지는 않고 노두가 살아있었구나. 지질도를 불러서 확인해 보자. 

 

 

지질의 구조가 다양해서 재미있다. 여기는 강사리 각력암(角礫巖)이구나. 

 


 

 

 

 

 


 

각력이 맞나? 모난 자갈이 안 보이네. 저 작고 하얀 알갱이들을 말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아, 색깔이 비슷해서 그렇지 각력(角礫)이 박혀있는 것은 맞구나. 다만 자갈들이 생각보다 작을 따름이다.

 


 

 

 

 

 


 

호미곶 부터는 해파랑길 15코스가 시작되는구나. 이제 그만하면 호미곶의 체면도 세워 준 것으로 하고 다음 코스로 출발하자.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다.

 


 

걸음을 돌리려다가 다시 뭔가 눈길을 끌어서 돌아다 본다. 바위 틈새에 소나무 한 그루. 서너 살은 되었나 싶은데 그 자리에서 생명의 존재를 크게 외치고 있는 것이 보였던 모양이다. 죽는 소나무 사는 소나무 자연은 참 오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