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2-⑧ 독수리 바위
포항2-⑧ 독수리 바위
(여행일▶2024년 11월 4일)
호미곶을 둘러보고 서둘러서 독수리 바위로 내달렸다.
거리는 2.4km에 소요시간은 7분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이내 도착한다.
독수리 바위의 설명은 나오다가 봤지만 흐름 상 미리 배치하는 것도 여행기의 정석이니까. ㅎㅎ
구만리 독수리 바위
포항시 향토기념물 제2023-1호
소재지 :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 491-9
근처 해안
구만리 독수리 바위는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인해
본래 해석애(海蝕崖, sea carff)를 이루던 암석의
약한 부분이 깎여 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으면서
형성된 시 스택(sea stack, 해식기둥)으로서, 지
질학적으로 동해안 지역에서는 형성되기 어려운
지형이라는 점에서 희귀하다. 특히 이 독수리 바
위는 입자가 굵은 자갈로 구성되어 강도가 높은
역암층(礫巖層, conglomerate bed)과 모래로
구성되어 강도가 약한 사암층(沙巖層) sandstone
bed)이 교대로 쌓여 형성되었는데, 이러한 두
암층이 침식 밎 풍화 등의 작용에 차별적으로 노출
되면서 현재와 같은 지형을 갖추게 된 것으로 이해
된다.
한편 이 독수리 바위와 관련해서는 여러 구전
설화도 전해지고 있으며, 호미곶 일대를 비롯한 인
근 지역의 해녀와 어민들에게는 생업의 현장이자
픙요와 안전을 기원하는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이처럼 희귀한 지질학적 특성과 더불어 오랜
기간 현지 해양문화의 일부로서 주민들과 어울려
온 점에서 민족적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
주차장 바로 옆에서 부터 볼거리가 활짝 열렸다. 거대한 역암이 나그네의 흥미를 돋군다.
생긴 모양이 조금 전에 본 호미곶의 형태와도 완전히 달라서 분명히 다른 지질일 것으로 짐작했다. 다시 찾아보는 지질도.
신생대 신진기
중흥동층
확실히 다르구나. 그것도 독수리 바위가 있는 해안쪽만 달라 보이는 것도 신기하다. 호미곶은 강사리 각력암이었는데 여기는 중흥동층으로 되어 있으니 확연히 달라지는 풍경이 이해가 된다.
사진으로 많이 봐서 익숙한 독수리 바위의 늠름한 자태다.
다가가는데 암괴(巖塊)들이 발목을 붙잡는다. 그냥 갈 수 없으니 셔터 두어 방.
일몰시간이 한 시간도 남지 않았지만 이 정도의 빛이면 사진놀이에는 충분하다. 오히려 노을일 살짝 생겨서 분위기도 좋구먼.
사이즈 비교용 샷이다. 꽤 큰 바위구나.
역시 거대한 역암(礫巖)이 박혀있다.
그리고 뒤쪽으로 돌아가서 보니까 그렇게도 당당하던 위용은 간 곳이 없고 엉성하고 볼 품이 없는 역암 덩어리로 변한다. 그래서 사진도 시점이 중요한 법이다. 이 사진을 보고서 독수리 바위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건드리기만 해도 무너져 내릴 듯한 모습.... 오늘도 독수리 바위는 점점 풍화되어서 돌로 모래로 변화하고 있는 중임을.
어떻게 보면 폐석들을 모아 놓은 것 같은 분위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수리 바위를 한 바퀴 돌면서 살펴보고는 그 맥을 이루고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 봤다. 이것은 풍수를 공부할 적에 생긴 버릇이다. ㅋㅋ
주변보다 훨씬 단단한 맥을 이루고 있어서 여태까지 버티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진을 잘 찍으면 미남 미녀로 보인다고 하더니만 독수리 바위도 마찬가지로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천양지차의 느낌을 선사한다.
그 위쪽에 있는 석비를 발견했다. 이런 것도 챙겨놔야지.
동경수산강습소실습선쾌응환조난기념비(水産講習所實習船 快鷹丸 遭難紀念碑)
자세히 보이지는 않으나 대략 봐서 1907년도에 일본 동경수산대학교의 실습선이 이 앞 바다에서 침몰한 것을 기념하는 비인 모양이다. 자료를 찾아보니까 옮겼다가 없앴다가 다시 복원하는 등의 사연이 많았던 모양이다. 파식대의 암초를 피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오늘 주어진 시간은 여기까지구나. 그리고 계획했던 만큼 잘 둘러봤으니 알찬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에 남지 싶다. 이제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면 되겠다.
마땅한 곳이 없어서 가다가 보니 구롱포항의 남쪽 끝까지 와버렸다. 그리고 할머니가 해 주시는 가자미 조림으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생선도 한 마리 구워줘서 시장했던 하루의 피로를 털어낼 수가 있었다.
새벽 일출부터 어둠이 내릴 때까지 열심히 보낸 하루에 만족하면서 구룡포항을 내려다 보니 이미 어둠 속에 잠겨들었구나.
제4장에서 안내한 내용 중에서 갈 수가 없는 땅끝표지석과 관심없는 일본인 가옥거리와 공원의 장소성 변화모습만 빼고 가보고 싶은 곳은 다 둘러본 셈이구나.
그만하면 잘 둘러봤다고 해도 되지 싶다. 이렇게 하나씩 정리하면서 둘러보니까 질서가 나름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