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2-⑤ 구룡포 해수욕장
포항2-⑤ 구룡포해수욕장 남쪽
(여행일▶2024년 11월 4일)
동남수산의 아래쯤 해변에 주차공간이 있어서 차를 대고 장비를 챙겨서 급히 해안으로 들어가는데 연지님이 뒤에서 부른다.
낭월 : 왜? 차 댈 자리가 없나?
연지 : 차는 잘 댔고 여기 봐요.
낭월 : 뭐가 있어?
연지 : 글쎄 와 봐요.
남의 집 벽을 가리켰다. 웬만하면 저 정도로 강요하지 않는데 뭐가 있긴 있나 보다.... 하고 기웃 거렸다.
"아, 맞다! 여기는 구룡포지. 과메기 덕장이었구나. 볼만하네. 잘 했어 연지~!"
과메기는 겨울에 먹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가을 과메기를 말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미쳐 못했다.
그래서 생각지도 않은 맛있는 디저트를 먹은 기분으로 과메기 구경을 하고는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옆의 노두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서도 절리(節理)의 형태가 보였기 때문이다.
구룡포 주상절리는 1km가 남았구나. 이번 여정의 포인트에는 구룡포 주상절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①뇌성산(磊城山) 뇌록(磊綠)
②구룡포(九龍浦) 주상절리(柱狀節理)
③구룡소(九龍沼) 간헐토수(間歇吐水)
이상의 세 곳은 하늘이 쪼개져도 봐야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었지. 일단 첫 목적은 지질학자를 대동하고 방문할 인연을 짓지 못한 고로 애초에 실패했고, 다음 목표는 지진이 일어나서 동해안이 가라앉지만 않는다면 성공할 것이고, 세 번째 목표가 문제인데..... 이것은 해신(海神)께서 협조해 주셔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내 능력으로는 어쩔 수가 없으므로 겸손하게 기도를 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부터 한 바퀴 돌면 책에서 말한 대로 구룡포 해수욕장 남쪽의 방사상 주상절리가 있는 곳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예산을 하고서 출발했다.
방사상(Radial)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구룡포리
구롱표해수욕장 남쪽 곶에는 해안단구-해식애-사식대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해안 침식지형이 나타난다. 해석애에는 다양한 경사와
방향을 이루는 주상절리가 눈에 유독 띈다. 그중 해식애의 북쪽 벽면에
합죽선(合竹扇=부채)을 편 형태의 방사상 주상절리가 발달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안을 끼고 노두를 보면서 걷다가 보면 방사성 주상절리가 나올 것이란 말이지. 연지님은 차에서 잠시 쉬라고 해 놓고 상황을 봐서 먼저 구룡포 해수욕장 남쪽으로 가 있으라고 할 요량이었다.
흡사 솜씨없는 나뭇꾼이 장작을 패서 대충 쌓아 놓은 것같은 형태의 가로 누운 절리들이 나그네를 반긴다. 무질서한 질서랄까?
지질도를 봐야 할 때구나. 어디.....
구룡포 해수욕장 남쪽의 남쪽(뭔 말인지 이해하시기를 ㅎㅎ)의 지질도는 그 위와 전혀 다른 지질의 형태를 하고 있구나.
신생대(新生代) 신진기(新進紀)~고진기(古進紀)
제3기 하부(장기통) 장기층군 구룡포안산암
대표암상 구룡포안산암
그러니까 여기는 상부가 아니라 하부(下部)라는 말이구나. 모포리 해안은 상부와 하부가 같이 있었는데 여기는 하부라는 말이겠지. 그러니까 탄화목은 발견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말인 셈이기도 하겠군. 그나저나 남쪽과 북쪽의 지질이 서로 다른 것이 또 이색적이네. 여하튼 둘러봐야지.
암벽과 바닥이 같은 암질인 것으로 보인다. 거무티티한 안산암(安山巖)이란 말이지. 근데 이름이 왜 안산암이지? 경기도 안산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게고....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다. 예전에 찾아봤을 텐데 잊어버렸다. 그렇다면 찾아봐야지.
안산암1)2)3)4)은 담회색‧회색‧갈색‧갈회색으로 고철질(예, 현무암)과 규장질(예, 데사이트) 사이의 중간성분의 화산암이다(그림 1, 2). 안산암은 주로 반상조직의 사장석, 휘석, 각섬석 또는 소량의 흑운모 반정과 유리질‧은미정질‧미정질의 석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장석은 주로 조회장석(labradorite)에서 회소다장석(oligoclase)으로 누대구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구성광물로는 자철석, 인회석, 티탄철석, 석류석 등이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석영과 정장석이 소량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안산암은 섬록암과 유사한 성분의 분출암이다. 안산암의 어원은 남미의 안데스 산맥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안산암은 호상열도의 대표적인 암종이다. 더불어 대륙지각의 평균 성분도 안산암질이다5).
[네이버 지식백과] 안산암 [Andesite] (지질학백과)
네이버 지식백과의 지식을 좀 빌려보자. 담회색(淡灰色), 회색(灰色), 갈색(褐色), 갈회색(褐灰色)이 나는 돌이구나. 안산(安山)은 경기도 안산이 아니라 남미의 안데스 산맥에서 왔구나. 맞아. 읽었었는데 반복하지 않으면 얼기미 사이로 얕은 지식은 줄줄이 빠져나간다. 안데스 산맥의 주성분이라서 안데스암이고 그것이 안산으로 음차(音借)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 학문은 끝없는 복습, 복습, 또 복습일 뿐이다.
갈색(褐色)은 정확히 무슨 색을 말하나 확인해 보니까 차색(茶色)이라고도 하는데 주황(朱黃)과 검정(黑色)의 중간이란다. 그렇지만 차색이 어디 한 가지 뿐인가? 녹차는 녹색을 띠고, 오룡차는 황색을 띠고 보이차는 검은 색을 띠고 홍차는 붉은 색을 띠는데? 도대체 어느 차를 말하는 건지 이러한 설명을 보고서 누가 능히 그 색을 읽어내겠는가. 그러나 주황과 검정의 중간이라고 하니까 연한 커피색 정도로 이해하면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도 하다.
동해안이 융기(隆起)했다더니 파식대(波蝕帶)가 위로 밀려 올라와서 평평한 반암(盤巖)을 만들었구나. 더 많은 세월이 흐르면 다시 더 위로 올라가서 겉이 토양화가 되고 나서 사람은 그 자리에 곡식을 심고 나무가 자라겠지. 더 위쪽의 분지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 진 것이라고 지광(智光) 선생이 알려 줬는데 분지는 볼 것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서 찾아볼 마음도 먹지 않았다.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 것에만 눈이 멀어서 급급한 불량학생이다. ㅋㅋㅋ
멋찌다~!
여긴 암석이 서로 섞여 있구나. 응회암이라는 지질도의 설명은 없었는데 현장에서 보면 항상 설명과 다른 부분도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아니, 어쩌면 응회암으로 보이는 안산암일 수도. (자신없으면 꽁지를 착↘ ㅎㅎ)
그 사이를 뚫고 암맥이 하나 바다로 향하고 있다.
이것을 보니 증도(甑島)의 용미암(龍尾巖)이 떠오른다. 용미암은.......
그래. 이 용미암 말이지. 엇그제 가본 것 같은데 벌써 반 년이 흘렀구나. 여하튼 한 번 가서 보고 찍어 둔 사진은 두고두고 백천 번은 우려 먹어야지. 사골처럼. ㅋㅋ
색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비슷한 시기에 갈라진 틈으로 안산암이 투입되어서 형성되었나 싶기도 하다. 색이 확연히 달라야 더 재미있는데 조금 싱겁긴 하네. ㅎㅎ
저쪽에 보이는 곳이 구룡포 해수욕장인 모양이구나.
역암(礫巖)이 맞나? 참 애매하네. 생긴 것은 역(礫)으로 보이는데 성분이 비슷해 보여서 분출하면서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려고 치댈 적에 처음에는 가루와 물이 닿은 부분이 서로 분리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한 덩어리가 되는 것처럼 덜 치대진 상태의 안산암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자신이 없군.
회색과 흑갈색의 차이로 봐서 분명히 한날 한 시에 폭발했던 화산암(火山巖)은 이니었을 것으로 단정해도 되겠다. 이건 확실하지 싶다만.... ㅎㅎ
의외로 재미있네. 기대 이상이었어.
음..... 아무래도 애매~~ 혀.
더 가고 싶었지만 지질의 경계에 가득 채워진 물로 인해서 진입이 불가능했다. 그 말은 이대로 걸어서 진행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연지님에게 데리고 가라고 해 놓고서 다시 구룡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0.5km에 1분이 걸린단다. 남쪽과 북쪽의 거리가 지척이지만 걷자고 들면 천리길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안이로구나.
이내 구룡포 해수욕장이다. 길동무 에게는 '별로 볼 것이 없을 테니 차에서 쉬고 있으라'고 해 놓고는 서둘러 노두(露頭)로 향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노두가 뭔가 싶은 벗님이 계시려나 싶어서 사족(노두는 바위가 겉으로 드러난 것)을 달아 놓기도 한다.
멀리서 봐도 알겠다. 책에 소개한 방사상 주상절리로 소개한 사진이 봤기 때문이다. 수시로 책을 확인하는 것은 혹시라도 엉뚱한 곳을 보고 그 곳을 봤다고 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방비하는 셈이기도 하다.
그럴싸 하다. 그런데 바닥이 좀 지저분하군. 청소차를 불러야지.
이제 좀 말끔하네. 사랑스런 라이트룸 클래식이다. ㅎㅎ
지질도에서 전혀 다른 것으로 표시했었는데 다시 확인.
신생대(新生代) 제4기
충적층 흙, 모래, 자갈
연대가 많이 늦은 것으로 보인다. 제4기는 대략........ 연대기를 보면.
2580만 년 전부터 100만 년 전까지구나. 여하튼 신진기 다음에 제4기라는 말이로군. 언젠가 일삼아서 만들어 둔 표를 잘도 써먹는다. 그러니까 남쪽 해안이 훨씬 전에 형성되고 이쪽은 그 뒤에 형성이 된 것으로 본단 말이지.
이 계절에 포항 나들이 하기를 잘 했다. 해안가에서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는 해국(海菊)이 무척 예쁘다. 이름은 국(菊)이지만 잎의 모양을 봐서는 국화과(菊花科)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도 잠시 궁금하군.
생육특성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해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햇볕이 잘 드는 암벽이나 경사진 곳에서 자란다. 키는 30~60cm이고, 잎은 양면에 융모가 많으며 어긋난다. 잎은 위에서 보면 뭉치듯 전개되고 잎과 잎 사이는 간격이 거의 없는 정도이다. 겨울에도 상단부의 잎은 고사하지 않고 남아 있는 반상록 상태다. 꽃은 연한 자주색으로 가지 끝에 하나씩 달리고 지름은 3.5~4cm이다.
잎은 풍성하게 많으며 끈적거리는 감이 있어서 여름철에 애벌레가 많이 꼬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해국 (야생화도감(가을), 2009. 9. 15., 정연옥, 박노복, 곽준수, 정숙진)
국화과는 맞구나. 11월 초까지가 개화의 시기라는데 가을에 피는 것으로 봐서 국화과이긴 한 모양인 걸로. ㅎㅎ
무엇보다도 길동무가 꽃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고로. 선물을 받은 것처럼 반갑기도 하다.
쏟아 질듯한 절리들은 변산 적벽강(赤壁江)의 유문암(流紋巖) 주상절리와도 닮았다.
암석의 질은 달라도 형태는 비슷해서 연관되는 모양이다.
닮아도 너무 닮았구먼. 만약에 여기를 먼저 보고 적벽강에 갔더라면 적벽강의 주상절리가 구룡포 해수욕장 남쪽을 닮았다고 하겠지. 그래서 먼저 본다는 것이 중요하단 말이지. 선점하는 것은 상품만이 아니라 기억 창고도 있음을.
매달려 있는 돌이다 보니까 풍화에 자주 떨어지는 모양이다. 그래서 낙석주의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설마 내가 온 이 순간에 떨어지기야 하랴 싶은 마음에 방심하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헬멧이라도 하나 쓰고 다녀야 하는데 아직은 준비를 하지 않았으니. 그러다가 또 언젠가는 피를 볼 수도 있을 듯. ㅋㅋ
바다에 노출(露出)을 맞추면 노두가 안 보이고....
또 노두에 맞추면 바다와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 버린다. 이것이 현재까지의 카메라 한계이다. 카메라의 기술자들이 다중초점만 하지 말고 다중노출을 해서 사람이 보는 것과 같은 상태를 담아 준다면 그건 한 대 살 용의가 있다. 물론 1천 만원 미만일 경우를 전제로 말이지. ㅎㅎ
파도가 많이 갉아 먹고 있구나. 언젠가는 그렇게 해서 또 무너져 내리고 파식대로 변하겠지.
제멋대로 엉켜있구나. 흑갈색이 뒤섞여 있는 현무암이란 말이지. 어쩌면 윗부분도 해식와(海蝕窪)일 가능성이 있겠다. 동해가 융기해서 위로 올라갔을 뿐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파도가 연신 들이치면서 바위를 깎아내고 있다. 파도의 높이가 원하는 만큼은 아니구나. 더 거세야 하는데 말이지. 풍랑주의보가 떨어져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특히 내일은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닥은 은회색이다. 파도가 씻어주고 닦아줘서 그런가?
입구의 노두를 벗어나니까 또 다른 풍경이 전개된다.
분위기가 독특하구나.
입구의 주상절리만 보고 갔으면 이 멋진 풍경을 놓칠 뻔 했잖여. 발이 부지런해야 눈이 풍요로운 법이지. 암만~!
온통 바위밖에 없는 이곳에서도 자라서 꽃을 피우는 모습이 감동이다. 문득 떠오르는 오쇼젠 타로의 한 장면.
용기(勇氣) 카드다. 환경이 비록 어렵더라도 힘을 내서 노력하면 원하는 만큼의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주는 카드인데 해국을 보니 문득 이 카드가 떠오른다.
바닥의 암반은 모두 깎여서 평탄화가 되었는데 꿋꿋하게 살아남은 시스텍도 대단하기는 매한가지인 듯 싶다.
이건 해식동굴(海蝕洞窟) 이로구나. 동굴이 커야만 동굴은 아니니까. 타포니라고 하기에는 마모가 너무 곱게 되었잖아?
옛날 어느 풍수가를 따라서 명당에 묘를 이장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는데 시신의 머리 부분의 바위같은 흙의 모양이 이렇게 생겨서 내심 놀랐던 적이 있었다. 지기(地氣)가 서려서 그렇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딱 파고 들어간 그 자리에 이러한 무늬가 동그랗게 있어서 참 신기했고, 기운을 읽는 능력자가 있기는 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에서 그러한 모습을 접하고 보니 여기도 명당? ㅋㅋ
재미있게 잘 둘러봤다.
이제 구룡포 주상절리를 보러 가야 할 순서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