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2-② 뇌록을 찾아서
포항2-② 뇌록(磊綠)을 찾아서
(여행일▶2024년 11월 4일)
여행을 하다가 보면 겪지 말아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새벽에 폰을 검색하는데 검색이 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호텔에서 와이파이도 설치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그러다가 좋아지겠거니 했다. 여태 그런 식으로 잘 지내왔기 때문이다.
제올라이트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면서 아니, 실제로 쫓겨 난 거지. ㅋㅋ
계속 폰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이 마음 쓰였는데 오늘 돌아다니면서 자료를 찾아야 할 일이 많은 것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문제점을 고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항에 있을 삼성서비스를 검색해서 찾아가는 것으로 방향을 급선회 했다. 원하지 않는 시간 낭비를 해야 하지만 또한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처음 다니는 길에 하다못해 지도를 검색하더라도 되질 않으니.....
16,6km에 33분이 소요되는구나. 왕복해도 70분이로군. 그래서 알토란 같은 오전의 시간이 최소 1시간 날아가게 생겼구나.
지도화면이 이렇게 보이는 것은 휴대폰을 사용한 세월의 줄 잡아 30여 년을 통털어서 처음이다. 혹시라도 크게 망가졌다면 그래서 며칠 걸린다고 한다면 그것도 낭패로구나. 물론 연지님 폰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어디 어플을 설치하는 것이며 손에 익은 것이 같으냔 말이지. 삼성서비스를 향해서 가면서도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면서 찾아갔다.
도착해서 접수하고 앞에 있는 서너 명의 일이 해결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어쩔 수가 없다. 하긴 모두 바쁜 사람들이기도 할 게다. ㅎㅎ
드디어(1분이 1시간 같았으므로 ㅋㅋ) 차례가 와서 기사에게 폰을 내밀며 말했다.
낭월 : 폰에서 데이터 수신이 안 된다는 메시지만 뜨고 아무 것도 되지 않습니다.
기사 : 아, 그러십니까? (말없이 이것저것 눌러보더니) 이것을 보시겠습니까?
낭월 : 예, 무엇이 문제였나요? (일주일이 걸린다고만 하지 말고.....)
기사 : 이게 잘못 눌려서 꺼짐으로 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낭월 : (희비교차) 예? 여태 겪어보지 않았던 일인지라~
기사 : 만약에 데이타수신이 잘 되지 않으시면 이것을 살펴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모바일데이터 아이콘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보면서 내심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안도했다. 적어도 지금 바로 출발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잇었기 때문이었다.
기사 : 해 보시겠습니까?
낭월 : 어디.... (카카오맵이 화르륵 열린다) 아, 해결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면서 고석사의 그 낭자 표정이 떠올랐다. 고맙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 한 것도 없었던 것처럼 이 서비스 기사도 그런 기분이었으려나? 여하튼 이렇게 준 것이 없이 주고, 받은 것 없이 받으면서 포항시내 나들이를 마무리하고 다시 방향을 돌려서 부지런히 내달렸다. 뭐가 되었든지 상상했던 것의 최상위 버전으로 마무리가 되었다는 것이 다행이었을 따름이다. ㅎㅎ
뇌록산지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학계리 산 7-2번지에 있다. 찾아가기는 하면서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미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검색으로 알아봤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순간에 뇌록의 빛깔에 빠져서 그 자리를 가보고 싶은, 말하자면 인도의 부다가야를 찾아가 보는 불교순례자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그 곳에 부처가 없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은 그 마음이 비슷하려니 싶기도 하다.
11시 40분. 지도에서 말하는 위치에 차로 다가갈 수가 있는 지점에 도착했다. 지도만 봐서는 기다랗게 생긴 건물이 어쩌면 뇌록을 가공하는 공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록산지의 아래에 있으니까 말이지. 그러나 막상 도착해 보니까 축사였던 모양이다. 그것도 빈 축사였다. 예전에 소를 키웠던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그러려니 했으나 그래도 막상 현장에서 썰렁한 풍경을 접하니 아쉬운 마음이 어찌 없으랴.....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하천을 뒤져본 것도 산지에는 가봐야 들어갈 수도 없을 것임을 짐작했기 때문이었는데 역시는 역시나구나. 그래서 자료나 살펴보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토닥토닥.....
포항 뇌성산 뇌록산지
[ Green Earth Pigment (Celadonite) Site in Noeseongsan Mountain, Pohang , 浦項 磊城山 磊綠産地 ]
- 조선시대에 단청이나 벽화를 그릴 때 사용한 천연안료인 뇌록의 산지. 2013년 12월 16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공개제한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관리 및 학술 연구의 목적으로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
남한에서 유일한 뇌록산지로, 포항 장기면 뇌성산 기슭에 있다. 길이 40m, 폭 20m, 깊이 15m 규모의 채굴 흔적이 관찰되고, 채굴 후 폐기한 폐석더미도 남아 있다. 채굴면의 흔적으로 보아 과거에 오랫동안 채굴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시대에 천연안료로 사용된 ‘뇌록(磊綠)’은 지질작용에 의하여 생성된 일종의 광물로 녹색을 띠며, 녹토(綠土, green earth)라고도 불린다. 뇌성산 뇌록을 구성하는 주 광물은 운모류에 속하는 철분이 풍부한 점토광물인 셀라도나이트(celadonite, 회록석)이며, 주로 현무암질 암석의 공동(cavities, 구멍)에서 산출된다. 신생대 제4기 현무암 지대에서 생성된 뇌성산 뇌록이 채취된 곳에는 여러 방향으로 절리가 발달한 현무암이 노출되어 있다. 현무암의 갈라진 틈에 채워져 있는 뇌록은 두께가 대체로 1~3cm 정도이고, 1cm 미만인 것도 흔하다.
뇌록을 채취 후 분말을 내 안료로 만들었는데, 색상은 차분한 녹색을 띤다. 조선 초부터 19세기 말까지 건축물에 입히는 단청의 바탕칠 안료로 사용되고, 벽화를 그릴 때에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 불국사 대웅전과 기림사 대적광전, 포항 보경사 대적광전 등의 단청과 양산 통도사 영산전 벽화 등에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조선 성종(재위 1469~1494) 때 편찬한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 제23권 장기현 편 토산조에는 ‘뇌록출 뇌성산(磊綠出磊城山)’이라 기록되어 있어 뇌성산 뇌록이 장기현(포항) 토산품으로서 조선 전기에도 유명하였음을 알 수 있다. 1805년(순조 5) 편찬한 창덕궁 인정전의 중수기록인 《인정전영건도감의궤》와 1830년(순조 30) 편찬한 경희궁 내전의 중수기록인 《서궐영건도감의궤》 등에는 경상감영에 장기현의 뇌록을 각각 20두(斗), 500두(斗)씩 조달해 보내라고 명령하는 공문이 수록되어 있다.
뇌록은 황해도 풍천현, 평안도 가산현 등지에서도 산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7세기 이후의 문헌에는 장기현의 뇌록만 언급되어 있다. 장기현 뇌록은 특히 궁궐, 사묘, 성곽 등 국가 주요시설의 단청 안료로 채취되었다.
현재는 뇌록산지의 보호를 위해 뇌성산 일부 지역이 공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으며, 관리 및 학술 연구의 목적으로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
뇌성산 뇌록산지는 국내에서 희귀한 뇌록 광물의 산출지라는 점에서 지질학적 가치가 있고, 건축물과 관련된 전통안료의 산지라는 점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다. 2013년 12월 16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항 뇌성산 뇌록산지 [Green Earth Pigment (Celadonite) Site in Noeseongsan Mountain, Pohang, 浦項 磊城山 磊綠産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두산백과에서 친절하게 잘 설명해 놨다. 2013년 12월 16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고, 그래서 뇌록산지 보호를 위해서 공개제한구역이 되었으니 일반인의 출입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그렇겠거니 싶어서 그래도 위로가 된다. 여하튼 뇌록을 보고 싶단 말이지. 뇌록뇌록뇌록록~!!
어쩌다가 뇌록의 청록색에 빠져서 안달이 나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불과 지난 달만 해도 몰랐던 뇌록이었으니까 말이지. 그런데 지광 선생의 책에서 뇌록 사진을 접하고 나서는 순식간에 빠져들게 되었던 모양이다.
청록색의 뇌록이 정신을 빼았아 간다.
그러니까 지광 선생은 포항의 전문 지질학자로 활동하시는 까닭에 이러한 사진도 찍을 수가 있었겠구나. 부럽~~
딱 세 장의 뇌록사진을 보고서 그 색감에 취해서 포항을 가야 하는 이유 중에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막상 현장에 와서 보니까 지금 당장 뇌록을 만나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겠다는 것을 생각지 않을 수가 없었다. 뇌록의 용도를 알아봐야지 싶어서 또 조사를 했다. 그리고 절간의 대웅전에 단청할 적에 바탕이 되는 안료로 사용한다는 것도 어렵지 않게 알게 되었다.
금산사 대웅전에도 세월은 흘렀지만 여전히 알아볼 정도의 뚜렷한 초록색은 빛을 발휘하고 있구나. 이 바탕의 색이 뇌록이란 말이지? 예전에 단청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적에 물어봤던 적이 있었다. 법주사에서 였나 싶다.
낭월 : 색깔이 참 곱네요. 무슨 물감을 사용하나요?
단청 : 아, 일반 물감이 아니고요. 바탕을 칠하는 것은 ○○으로 만들어서 씁니다.
낭월 : 그게 뭔데요?
단청 : 음..... 아, 돌 가루입니다.
낭월 : 그래요? 돌 가루가 나무에 붙나요?
단청 : 그래서 아교를 녹여서 접착제로 사용합니다.
분명히 뭐라고 말을 했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낭월의 수준을 알아 본 단청공이 이해하기 쉽게 돌 가루라고 했던 모양이다. 지금 같으면 그 ○○에 들어갈 두 글자는 당연히 뇌록이었겠군. 여하튼 뭘 알아야 설명해 주는 말도 들리기 마련이다.
붉은 기둥은 세로로 서있고, 초록의 들보는 가로로 누워서 음양의 짝을 맞춘단다. 그러니까 붉은색은 양(丨)이기 때문에 기둥과 같이 세로로 서있는 것에는 붉은 칠을 한 것으로 보이고, 초록색은 음(一)이기 때문에 가로로 되어있는 들보에는 초록을 칠했던 모양이니 여기에서도 음양의 이치를 찾아 볼 수가 있겠군. 또 다른 뜻이 있는지는 모르므로 패스다. ㅋㅋ
이렇게 가로와 세로가 만나서 합이 되니 비로소 도(十)를 완성하는구나. 그냥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끄덕끄덕. ㅎㅎ
뇌록 산지라고 하는 자료사진이다.
지광 선생이 책에 소개한 정도로 충분하지 싶구나. 어쩌면 처음에 통도사로 출가해서 법당의 단청을 보면서 밝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청록색의 빛에 마음의 평화를 얻었던 것이 잠재되어서 이렇게 뇌록을 알게 되면서 바로 발동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뇌록은 사진으로나 보고 만족해야 하는 것인가 싶은 생각에 아쉬움만 한가득이다. 호옥시...... 테무에는 있을랑강? 어쩌면....
혹시나 싶어서 즐겨 애용하는 테무에 가서 '磊綠'을 검색해 봤다. 록(綠)은 록인데 뇌록은 없구나. 알리도 그럴까?
에구~ 알리는 한 술 더 뜨는구먼. ㅋㅋ 혹시 아마존은?
언뜻 보면 뇌록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니 공작석이구나. 색은 흡사하구먼시나 내가 찾는 것은 아니니 패스~ 그나저나 6만원 쯤 하는구나. 공작석을 좋아한다면 구입해 볼만 하기는 하네. 지금은 다른데 꽂혀 있으니 다음 기회를 보는 걸로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