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2-① 고석사 응회암
포항2-① 고석사(古石寺) 응회암(凝灰巖)
(여행일▶2024년 11월 4일)
포항 여행의 두 번째 날이 밝아온다. 오늘은 구룡반도(九龍半島)의 동쪽 해안을 훑을 예정이다. 오전에는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장기면 일대를 마무리 하고 겸해서 뇌록의 산지도 갈 수가 있으면 가보는 것으로 일정을 야무지게 잡았다. 어쩌면 보호구역 어쩌고 해서 개인적으로는 출입이 막혀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르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염두(念頭)한다. 우선 리라이브로 하루를 돌아다닌 여정부터 대충 담았다. 어디.....
재생을 해 보니까 리라이브의 위치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은 묶어서 정리하는 모양인데 이것을 추가로 설정하는 것은 또 배워야 할 모양인지라 우선은 그냥 두는 것으로 하고 나중에 한가하면 다시 배워서 수정해 보는 것으로 후일을 기약하는 걸로 대에충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ㅎㅎ
어제 구룡포항의 분위기를 둘러 본 결과 새벽에 일출을 찍으러 나갈 필요는 없지 싶어서 그 시간에 푹 쉬는 것으로 예산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해가 떠오르기 30분 전이 된 것을 확인하고는 창문의 커텐을 열었더니 동쪽 하늘이 영판 오메가모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메가(Ω)를 보겠다고 새벽의 어둠이 가시기도 전부터 삼각대를 펼쳐 놓고 조마조마하면서 동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기다렸다가도 번번히 실망하고 삼각대를 거뒀던 시절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뭔가 조짐이 다르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 볼 수가 있었다. 말하자면 다년간의 쌓은 노하우에 의해서 말이지. ㅋㅋ
숙소는 구룡포항의 그라미호텔이다. 이것도 지인이 "포항에 오셨는데 하룻밤 주무시게 해 드려야지요."해서 포항이 아니라 구룡포에서 잘 거라고 했더니 마침 적당한 숙소가 있다면서 예약했다기에 거절하지 못하고 받은 선물인데 잠도 잘 잤지만 정작 보너스가 더 기막히게 되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이 자리(그라미호텔의 802호)가 명당임을 새삼 느꼈고, 지인의 선견지명에 감탄해도 되지 싶었다.
안방에서 즐기는 일출 놀이라니. 이런 맛도 있구나.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같이 준비해 놓고서 분분초초(分分秒秒)로 변화하는 하늘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셔터만 누르면 되었다. 이 순간에는 돌도 뇌록도 잊어버렸다. ㅎㅎ
내 그럴 줄 알았다. 6시 47분에 태양이 동해 끝에서 머리를 내민다. 하늘이 맑더라도 해무(海霧)가 수평선에 끼면 하늘과 바다의 사이에 장애물이 생기게 되어서 일출은 일출이라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데 오늘은 완전히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으니 구름 일출이 아니라 바다 일출이 된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 찬란(燦爛)함은 영원하지 않기에 더욱 소중할 뿐이다. 육갑(六甲)으로는 정확하게 병자(丙子)로다. 물 위에 태양이 닿을 듯 말듯 하고 있어야 유효하다.
지나가는 기러기가 분위기를 돋군다. 400mm렌즈의 공덕이 무량하다.
이렇게 두둥실 허공에 매달리면 일출 놀이도 끝난다. 이건 병자가 아니다. 그냥 동쪽 하늘의 태양일 뿐. ㅎㅎ
아침은 7시 30분 부터 간단한 조식이 7층에 준비되어 있다고 알려줬다. 아침이야 어차피 컵라면이라도 먹을 요량이었는데 뭐든 좋으니까 가보기로 했다.
구룡포항에 햇살이 가득 담기는 것을 보면서 레스토랑으로 갔다. 그래봐야 탁자 댓 개가 전부인 아담한 공간이다.
토스트기와 삶은(구운) 계란이 전부지만 그래도 개안타. 커피와 우유도 있구나. 집에서도 어차피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데 뭘. 이것이라도 주니 어디냔 말이지.
든든하게 먹고는 1박을 더 연장했다. 어차피 오늘도 이 부근에서 묵어야 할 텐데 괜히 숙소를 찾아서 방황할 필요가 없지 싶어서다. 일요일은 14만원 이었을 수도 있다. 주말 가격이 다르다고 되어 있어서다. 오늘은 월요일이라서 10만원만 더 내면 되었다. 민박이라고 해서 많이 저렴하지도 않음을 알기에 그만하면 가격대비 준수하다고 생각해서 연지님도 동의했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고석사(古石寺)로 정했다. 계곡을 누비고 다니는 것은 기준점이 쉽지 않아서 확실한 고석사부터 탐방하기로 했다. 정말 하루의 시간이래야 기껏 8시간 남짓인데, 헛되게 알바하고 다니다가는 지칫 보람도 없이 힘만 들고 아쉬움만 남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석사 까지는 21km이고 시간은 28분이 나온다. 대략 30분 거리구나. 물론 중간에 주민들에게 광산을 했던 자리를 확인하느라고 머뭇거려서 보낸 약간의 시간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급하게 고석사로 방향을 잡은 것이기도 하지만.
입구에 도착하니 큼직한 바위가 나그네를 반긴다. 순간 이것이 두꺼비 바위인가 싶었다. 책에서 두꺼비 바위에는 구멍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그냥 입구를 지키는 바위인 걸로.
그런데 그냥 지나치려다가 걸음을 멈췄다. 바위가 입고 있는 옷이 예사롭지 않아서다. 이끼와 지의류가 같이 살고 있는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져서다.
지의류의 생김으로 봐서 엽상지의류(葉狀地衣類)인가 싶다. 그렇거나 말거나 '바위보다 옷'이라고 참 곱기도 하구나.
햇살과 빗물이 참견하지 못하는 곳에는 이끼도 지의류도 없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이 모두가 자연의 조화겠거니.....
'나도 응회암이라네~!'
고석사를 중심에 놓고서 지질도를 펼친다.
[신생대(新生代) 신진기(新進紀) - 고진기(古進紀)
범곡리층군 망해산안산암 및 응회암
망해산안산암(望海山安山巖) 및 응회암(凝灰巖)
망해산이 어디에 있나 하고 찾아보니까 우리나라에 있는 네 개의 망해산 중에 포항 장기에 있는 망해산이구나. 바로 고석사 뒷산이 되는 셈이기도 하다. 망해산 안산암과 응회암이 같이 되어 있는 지질이라는 의미구나. 안산암이나 응회암이나 모두 분출한 화산암(火山巖)에 속하므로 같은 고향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늘 공부를 해도 눈 앞에서 사라지면 또 아리송해 지는 것이 지질공부인 모양이다. 다시 공부를 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ㅎㅎ
[안산암]
안산암1)2)3)4)은 담회색‧회색‧갈색‧갈회색으로 고철질(예, 현무암)과 규장질(예, 데사이트) 사이의 중간성분의 화산암이다(그림 1, 2). 안산암은 주로 반상조직의 사장석, 휘석, 각섬석 또는 소량의 흑운모 반정과 유리질‧은미정질‧미정질의 석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장석은 주로 조회장석(labradorite)에서 회소다장석(oligoclase)으로 누대구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구성광물로는 자철석, 인회석, 티탄철석, 석류석 등이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석영과 정장석이 소량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안산암은 섬록암과 유사한 성분의 분출암이다. 안산암의 어원은 남미의 안데스 산맥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안산암은 호상열도의 대표적인 암종이다. 더불어 대륙지각의 평균 성분도 안산암질이다5).
[네이버 지식백과] 안산암 [Andesite] (지질학백과)
화산 응회암으로도 알려져 있는 ‘응회암’은 화산 분화 시 화구에서 분화한 직경 2 mm 이하의 화산재로 만들어진 암석이다. 화산 분화에서 방출되는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의 3가지 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화산 가스는 주로 증기, 이산화탄소 및 황 화합물(온도에 따라 이산화황, SO2 또는 황화수소, H2S)로 만들어진 혼합물이며, 둘째, 용암은 마그마가 지표면 위로 흘러넘칠 때의 이름이며, 셋째, 테프라 (tephra)는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튀어나오는 모든 모양(각지거나 또는 둥근)과 모든 크기의 고체 물질 덩어리를 말한다. 특히 테프라는 화산 내부의 마그마가 뜨거운 화산 가스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해 날아갈 때 주로 만들어진다. 마그마는 일반적으로 지표면에 흘러 나올 때 압력이 감소함에 따라 용액에 녹아있는 가스가 탈출하면서 폭발한다. 이러한 격렬한 폭발로 인해 화산에서 날아갈 수 있는 단단한 물질이 생성된다. 화산학(화성암석학)에서는 지름 2 mm보다 작은 덩어리(모래 크기 이하)를 화산재라고 부른다. 화산재는 분출되고 퇴적된 후 고화작용이라고 불리는 단단한 암석으로 다져지는 작용을 거친다.
응회암은 화산재가 쌓여서 고화되는 과정을 중시하면 퇴적암으로 분류하며, 화산재가 생성된 성인 즉 마그마로부터 만들어진 것을 강조하면 화성암으로 분류한다. 과거에는 주로 퇴적학적 용어를 사용하여 기술되었지만, 최근에는 성인을 중요시하여 화성암석학적 개념으로 연구된다.
응회암은 화성쇄설성 퇴적물 중 퇴적물의 입자 크기를 기준으로 웬트워스의 분류에서는 4 mm 이하, 피셔의 분류에서는 2 mm 이하인 화산재(2 mm~0.063 mm)와 화산진(0.06 mm 이하)이 퇴적, 고결되어 굳은 화성쇄설성 퇴적암이다. 응회암은 일반적으로 75% 이상의 화산재로 구성되며, 나머지는 화산력(라필리)과 화산암괴를 포함할 수 있다.
응회암은 구성되는 화산재의 주성분 원소 성분의 화학 조성에 따라 유문암질 응회암, 조면암질 응회암, 안산암질 응회암, 현무암질 응회암 등으로 분류되며, 고온에서의 용결구조가 발달하면 용결 응회암으로 분류된다.
응회암은 구성하는 암질의 비율에 따라 유리질 응회암(암석의 75% 이상이 유리파편), 결정질 응회암(주로 마그마에서 연유한 결정 위주로 구성된 것), 석질 응회암(기존 암석의 파편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분류된다. 결정질 응회암은 주로 마그마로부터 비롯된 결정으로 되어 있으며, 석질 응회암은 기존 암석의 파편이 주가 되고, 유리질 응회암은 암석 전체의 75% 이상의 유리파편으로 되어 있다. 화산탄을 함유한 응회암은 집괴암이라 하고, 부석이나 스코리아가 굳어진 암석을 각각 부석 응회암, 스코리아 응회암이라 한다. 응회암의 일종인 용결 응회암은 화산재, 부석이 고온인 채로 흘러 두껍게 퇴적될 때 그 하중으로 인한 압력으로 부석과 암편이 압축 신장되고 용결하여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 주왕산 화산암체,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장탄리 선봉의 남쪽과 북서쪽, 그리고 변산 반도 등 여러 곳에서 산출된다. 응회암은 단기간에 형성되고 넓은 범위에 걸쳐 거의 균등한 특징을 나타내기 때문에 층서학상 중요시된다. 즉, 지층의 층서를 판별할 때 열쇠층(건층, key bed)으로 이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응회암 [Tuff] (지질학백과)
사찰이 아담하구나.
고졸(古拙)한 시골의 암자다.
석불상이 있다는 것은 책을 봐서 알겠는데 이름이 재미있구나.
[포항 고석사 석조여래의좌상 浦項 古石寺 石造如來倚坐像]
고석사 석조여래의좌상은 높이 281cm, 폭 250cm 가량의 암괴(巖塊)에 고부조(高浮彫)로 새겨진 불상으로,
암면의 턱을 의자삼아 앉아 두 다리를 내려뻗은 의좌형식이다.
얼굴과 발목 이하의 부위는 심각하게 파손되었지만 목애서부터 다리까지는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어깨가 넓고 당당한 체형을 하고 있으며 얇은 옷을 통하여 신체의 양감이 잘 드러나 있다.
전반적인 표현 양식으로 보아 신라시대 8~9세기의 양식적 특징을 보인다.
이 불상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조성된 2건의 사례 이외에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되어
현존하는 유일한 의좌상이라는 점엠서 신라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앞문의 계단을 사용하지 않고 옆으로 출입하라는 안내문이 있구나. 아마도 누군가 굴러 떨어져서 안전상 이렇게 한 것이 아닐까 싶은 짐작 만.
부처님은 정면샷부터. 하나 담는다. 혹시 액자로 만들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촬영을 하는 순간에 가능하면 오만 가지 생각을 하면서 셔터를 눌러야 한다. 지금 한 장 더 찍어 두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나중에 사진 폴더를 뒤지면서 아쉬워하는 것은 간단치가 않기 때문이다. 경험해 보면 안다. ㅎㅎ
부처님을 뵈었으니 우선 삼배(三拜)를 하고서 찬찬히 둘러봐도 된다. 혹시나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촬영금지의 표식은 보이지 않으니 마음놓고 찍어도 된다. 그런 것이 있으면 찍으면서도 괜히 쫄리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지광 선생의 안내문을 요약해서 읽어 봐야지.
(2) 응회암에 조성된 고석사 석조여래의좌상
신생대 제3기 장기층군의 성동리 층에 속하는 응회암 바위를 조각하여 만든 불상이다.
응회암은 화산분출물(화산재, 화산 먼지, 화산자갈, 화산모래 등)이 퇴적되어 형성된 암석이다.
풍화(風化)와 침식(侵蝕)에 상대적으로 약한 암석이다.
고석사 일대에 분포하는 성동리 층 데사이트(Dacitic) 응회암
불상 표면의 상태를 보면 손가락이 뭉그러져 있고, 옷의 주름도 마모가 심한 편이다.
다행히 약 200년 전에 전각을 지어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옆 부분도 보고.
뒷 부분과 그 옆도 한결같은 암석의 형태구나. 더 자세히 보지 않아도 될 듯 싶다. 특히 고운 분말을 이겨서 만든 것처럼 보이는 것도 고석사의 데사이트 응회암의 특정이라는 설명도 살펴본다.
왜 불상에 의좌(倚坐)라고 했나 궁금해서 살펴봤는데 마모로 인해서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발 부분을 보니까 가부좌가 아니라 두 발이구나. 그러니까 입상(立像)이라고 하기에는 키가 작고, 좌상(坐像)이라고 하기에는 가부좌가 아니어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인 걸로 이해를 해 본다. 특이하다고 하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실은 입상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살짝 들기는 한다. 말하자면 장신으로 하고 싶어도 바위가 짧아서 작달막하게 했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해 봤다. 의자라고 할만 한 것이 안 보인 까닭이다.
잘 둘러보고 나와서 두꺼비 바위 쪽으로 올라 가려는데 애기 보살(절에서는 20세 미만의 낭자를 그렇게도 부른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다가와서 인사를 한다. 그래서 순간 내심 움찔했다. 내가 뭘 잘못해서 CC카메라에 찍혔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하긴 불상을 뺑뺑 돌아가며 사진을 찍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낭자 : 저, 선생님 여쭤볼 말씀이 있어서요.
낭월 : 그야 괜찮습니다만 무슨 도움이 되실지...
낭자 : (들고 있던 카메라를 내밀며) 배터리를 교체해도 작동이 안 되면 고장 난 것이 맞죠?
카메라를 보니 캐논 5D 마크3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 또 난감하다. 마구잡이로 앞에 보이는 것이나 찍어대는 남발샷의 낭월에게 카메라를 들고 와서 물어보겠다니 괜히 마음이 쫄릴 밖에. 더구나 400mm의 백통을 포함해서 두 대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니 그 녀의 눈으로 봐서는 틀림없는 노련한 사진작가라고 확신했을 터이다. 난감하군. 봐하니 릴리즈에 문제가 생겼던 모양이다. 릴리즈는 카메라의 셔터를 임의로 작동하는 장치인 줄이야 알지.
낭월 : 릴리즈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네요?
낭자 : 맞아요. 배터리를 교체했는데도 작동이 안 되어서 말이에요.
낭월 : 오늘 절에 행사가 있는 모양인데 낭패네요. 하하~!
낭자 : 그러니까요. 고치러 갈 수도 없는데 어떡하나 걱정하다가. (카메라 맨 그대를 만났다는. ㅋㅋ)
낭월 : 배터리를 넣었는데도 이렇게 가벼워요?
낭자 : 넣은 것이 맞거든요. 여기~
이렇게 말하면서 배터리 뚜껑을 여는데 수은전지였다. 그래서 가벼웠구나. 낭월이 사용하는 것은 건전지라서 그렇게 느꼈던 모양이다. 배터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낭자가 그것을 주워서 끼우면서 말했다.
낭자 : 이렇게 교체를 했는데도....
낭월 : 어, 작동이 되는 구먼요.
낭자 : 안 되었.... 어? 진짜네 우와! 역시~!! 감사해요!!
낭월 : 내가 한 것이 뭐가 있다고.
낭자 : 그래도요. 정말 감사합니다.
나 참, 어쨌든 잘 되었으니 다행이지 뭐. 아마도 수은 전지를 교체하면서 뒤집어서 끼웠던 모양이다. 구관이 명관이고 병만 고치면 명의고 릴리즈에 불이 들어왔으니 이것은 흡사 작동이 안 되던 컴퓨터가 수리 센터에 가면 제대로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일 수도. ㅋㅋㅋ
두꺼비 바위는 삼성각의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저 바위가 두꺼비 바위인 모양이다.
책에 소개한 대로 구멍이 뚫려 있군. 제대로 찾았네. 이것이 낭월의 시점이다. 그런데 연지님이 찍은 사진을 보니까
부처님을 찍었구나. 서로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ㅎㅎ
이 구멍은 응회암이 분출해서 쌓일 적에 나무가 끼어있다가 세월이 흘러서 나무는 삭아서 없어지고 그 자리에 구멍이 남게 되었을 것이라는 지광 선생의 설명에 대해서 끄덕인다. 아무래도 용암이 흘러서 생긴 구멍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여서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놀았다.
뒷산의 바위들은 망원으로 잡아서 형태만 이해하기로 했다. 어차피 암질(巖質)은 망해산 안산암 및 응회암일테니까.
고석사를 둘러보고서 제올라이트 광산을 찾기는 쉬웠다. 맞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책에는 2023년 12월에 광산이 끝났다고 했으니까 마음대로 둘러봐도 되겠다는 생각과, 탄화목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했으니까 그것도 볼 겸으로 해서 찾아갔다. 그런데....
분명히 책에서 본 제올라이트(Zeolite) 광산의 풍경인데....
제올라이트는 한자로 비석(沸石)이라고 쓴다. 그런데, 끓을 비(沸)자가 불(弗)자로 보이기도 하고, 또 이 돌로 불상을 깎기도 해서 불석이라고 한다는 것은 설명을 읽어서 알게 되었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끄덕끄덕.... 그래서 꼭 제올라이트를 보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말이지. 제올라이트가 풍화되면 고령토(高嶺土)가 된다는 설명도 봤다. 그래서 고령토의 조상을 보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문전축객이라니. ㅠㅠ
한쪽에서는 여전히 굴삭기로 돌을 덤프 트럭에 퍼 담고 있다가 낭월을 보고는 소리를 지른다.
기사 : 여긴 왜 들어오셨습니까? 오시면 안 됩니다.
낭월 : 여기에 나무 화석이 있다고 해서 보려고 왔습니다만....
기사 : 그런 것도 없지만 들어오면 안 됩니다. 사고가 날 수도 있고요.
정말 못마땅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책의 사진을 보여 줬는데 나무 화석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까 작업장에서 어정거리다가 사고라도 나면 골치 아파 질 수도 있겠지 싶었다. 그리고 어쩌면 공사를 허용한 기간이 끝났는데도 작업하는 것이 켕겨서 미리 막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 자락 깔린다. 여하튼 주인이 나가라고 하는데 더 사진을 찍다가 무슨 소리를 들으랴 싶어서 알았다고 하고 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