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8] 국도 77번은 전구간이 개통되었을까?
가끔은 여행의 일정을 잡으려고 지도를 뒤적거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냥 단순한 호기심으로 인해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국도 77번에 대한 궁금증으로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고 싶었지요.
낭월은 도로(道路)에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 이름이 무척이나 맘에 든단 말이지요. 도로가 뭐겠습니까? '도(道)의 길(路)'이지 않습니까? 나라는 도로를 타고 사람들과 물자들이 흐르고, 사람은 혈관을 타고 피가 흐르고, 정신은 도심(道心)을 타고 정신과 교감이 흐르는 것이려니 합니다. 도로가 막히면 국가의 운영이 어렵고, 혈관이 막히면 생존이 어렵듯이 도심이 막히면 정신적으로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일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도로는 관심이 많은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말이 됩니까? 하하~!
나라에는 국도(國道)가 잘 돌아가야 하고
신체에는 혈도(血道)가 잘 돌아가야 하고
정신에는 정도(正道)를 잘 따라가야 하니
세상살이 무엇이든 도가 아님이 없구나.
며칠 전에 보령에서 원산도 구간이 해저터널로 완공이 되어서 개통한 것을 보면서 이제는 77번의 전 구간이 차량통행이 가능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궁금하면 찾아 봐야지요. 육로가 끊겨서 뱃길을 이용해야 했던 보령에서 안면도 구간이 노랑 선으로 연결이 된 것을 보면서 방랑객의 마음은 어느 사이에 77번 국도를 유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더라는 것입니다. ㅎㅎ
총 길이는 완공이 되고 나면 1,202km랍니다. 이것은 나무위키의 자료와 방송화면의 자료가 약간 다른데 그것은 이해를 하고도 남겠습니다. 워낙 길이 꼬불꼬불해서 오차는 충분히 발생할 수밖에 없겠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이 국도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인지가 또 궁금해졌습니다. 남해안과 서해안을 훑는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습니다만 그 정도로는 궁금증에 만족이 되지 않아서 부지런히 검색하면서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위의 자료를 보니, 남한구간에서는 부산에서 출발해서 파주의 문산까지로 되어 있습니다. 계획상으로는 개성까지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또 더 먼 훗날의 이야기려니 해야 하겠습니다. 누군가는 최대의 난공사인 보령의 해저터널구간을 완공했기 때문에 모두 연결이 되었다는 말도 있어서 과연 그렇다면 언제 일삼아서 국도여행을 가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바닥에 깔려 있기도 했습니다. ㅋㅋ
77번 국도의 시작점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내의 지도를 훑었지요. 부산시 남포동1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지도에서 그에 대한 표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발견했지요. 이런 것도 보물찾기 만큼이나 재미있고 스릴도 살짝 느껴지기도 합니다. ㅎㅎ
분명히 77번 국도의 시점이라는 표시가 선명합니다. 좌견천리(坐見千里)하는 시대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렇게나 친절하게 풍경을 보여주니 말이지요. 출발점을 찾았으니 도착점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적의식이 뭉클뭉클 샘솟습니다. 문산이라니까 자유로 끝에 어디쯤에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보통 홀수의 도로명은 세로의 남북 도로이고, 짝수의 도로명은 가로의 동서도로인데 오직, 유독, 77번 국도는 가로길도 있고 세로길도 있으니 이것도 음양을 갖춘 도로가 아니겠느냐는 나름대로의 관심을 갖는 이유를 붙여 보기도 합니다. ㅎㅎ
찾기는 찾았는데 처음에 생각하기에는 돌로 된 비석이라도 있으려나 싶었는데 그런 것은 있는지 없는지 알 방법이 없네요. 언제 지나는 길이 있으면 그 주변에서 샅샅이 뒤져봐야 할 모양입니다. 일단 시종(始終)은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77번 국도를 훑으려면 부산으로 가야 하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점을 찾다가 보니 국도 7번의 시점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까 7번 국도는 동쪽으로 향해서 출발하고, 77번 국도는 서쪽으로 향해서 출발하는 것이었네요. 영도다리 앞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2번 국도의 종점도 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다음에 부산을 가게 되면 남포동 부근을 좀 뒤져봐야 하겠습니다.
7번의 시점과 2번의 종점이 모두 롯데백화점 앞에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런 것은 곁두리로 알아두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2번 국도에도 관심이 생기면 살펴볼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77번 국도는 언제부터 지정이 되었는지도 궁금해서 뒤적여 봅니다. 그러니까 2001년 8월 25일에 대통령령 제17348호로 일반국도노선지정령으로 제정이 되었던가 봅니다. 아니, 이건 참 의외네요. 겨우 20년이 된 도로명이었다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예전에는 없었던 것이 언제부턴가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국도에 대한 정비를 한 것으로 보이네요. 궁금하신 벗님을 위해서 아래에 링크를 붙여놓습니다.
[대통령령 제17348호 일반국도 노선지정령]
도로의 구체적인 표시는 위의 일반국도노선지정령에서 [별표] 일반국도노선을 클릭하면 국도의 상황을 전부 볼 수 있습니다.
국도는 2001년 8월 25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봐야 할 모양입니다. 이렇게 관심을 갖고 살피다 보면 또 그 안에서 이러한 흔적도 얻어걸립니다. ㅎㅎ안면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77번 국도의 표시를 본 기억이 없었던 것도 몰라서가 아니라 없어서였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안면도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국도가 77번이니까 말이지요. 어쩌면그래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도라고 하면 으례히 해방후에 생겨났을 것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음양의 도로명을 위반했다는 것도 우연이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두가 정상인데 77번 국도만 비정상이라고 해야 할테니 말입니다. ㅎㅎ
참고로 노선지정령을 보면 국도는 1번부터 99번까지 있습니다. 맨 마지막의 99번 국도는 제주도의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인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2006년에 지방도 1139호로 변경이 되었답니다. 그렇다면 99번 도로는 없어진 셈인가요? 도로명에도 나름대로 생노병사의 이치가 적용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아니, 생로병사가 아니라 성주괴공인가? ㅎㅎ
아하~! 그렇군요. 제주도에는 국도가 없어졌다고 해야 할 모양입니다. 흔히 1100도로라고 부르는 한라산 서편에서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그 길이 1139번 지방도였고, 그 도로는 원래 99번 국도였다는 것을 또 알게 됩니다. 공부는 공부를 부르고, 재앙은 재앙을 부른다는 말이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 ㅎㅎ
국도를 들여다 보다가 다시 또 하나를 알게 됩니다. 국지도가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98번 국도는 국지도라는 것도 찾아보면서 「국가지정지방도」를 국지도라고 부르고 이것은 그냥 지방도와 국도의 중간급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지 싶습니다. 참 공부할 것도 많습니다. 국지도를 만든 이유는 국도로 운영하려니 국가 재정이 부족해서 일부는 국도로 하고 일부는 지방도로 하게 되었다는 슬픈(?) 사연도 그 안에 깃들어 있었네요.
도로표지판에 지방도이면서 두 자리로 된 숫자는 모두 국지도라고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세 자리나 네 자리로 된 것은 그야말로 지방도이니까 이러한 것을 보면서 도로의 구분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네요.
그리고 1번 국도가 서울 ↔ 부산 간이 아니고 서울 ↔ 목포 간인 것이 왜 그런지 늘 궁금했는데 아마도 대통령이 목포 출신이어서 그렇게 정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문득 드네요. 그야말로 심증입니다. ㅋㅋ
그러나, 그건 오해였네요. 실은 일제시대에 호남평야의 쌀을 징발하고 만주로 진출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되어 있으니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정되었던 것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언뜻 보면 서해안 선으로 보이는데 정작 바다가 보이는 구간은 별로 없다는 것이 겉보기와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ㅎㅎ
그야 아무래도 좋습니다. 분명한 것은 누군가의 생각에서 나왔던 간에 대한민국에는 77번 국도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 지도에서 끊어진 구간을 하나씩 막아가고 있으니 분명히 괜찮은 생각이었다고 봐도 되겠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직도 미개통의 구간이 있는지가 관심사이니 이것부터 확인을 해 봐야지요. 어디.....
누가 잘 알지도 못하고 보령해저터널을 마지막으로 전구간이 개통되었다고 했느냔 말이지요. 그러니까 일곱 개의 미개통 구간 중에서 하나를 해결했다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이렇게 조사를 해 보고 나서야 확인하게 됩니다. 정보 중에서 보령원산구간은 빠진 것으로 봐서 새롭게 업데이트가 된 자료라는 것은 명백하니 말이지요. ㅎㅎ
남해안에 세 군데가 있고, 서해안에도 세 군데가 있네요. 참 공평하기도 합니다. 더러는 공사 중이기도 하고 더러는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하니 나무위키의 정보가 꽤 상세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1번 구간 (통영시 도산면 저산리 -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
1번으로 표시간 곳은 통영과 고성의 구간을 잇는 것이네요. 다리를 놓으면 1,100m의 길이가 될 모양인데 정부에서는 썩 내키지 않는지 착공도 하지 않고 있으니 앞으로도 언제 완공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사량도여객터미널은 가오치항인데 여기에서는 사량도를 가는 여객선만 있는 모양입니다.
네비로 주소를 넣으니까 보기와는 좀 다른 길을 잡습니다. 32km에 46분이 걸린다는 정보를 보니 일삼아서 돌지 않으면 도중에 다른 길로 빠져나가지 싶습니다. ㅋㅋ
그러니까 77번 국토를 유람하려면 다시 고성으로 돌아서 봉화산 아래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네요. 음..... 차도선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차도선만 있으면 배에 실으면 되는데 말이지요. ㅠㅠ
2번 구간 (남해군 서면 남상리 - 여수시 낙포동)
2번의 구간은 여수와 남해를 잇는 해저터널로 건설이 될 예정이랍니다. 2021년 8월 24일에서야 예비타당성을 통과했고, 2029년까지 총 7.3km길이의 해저터널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그렇게 되면 보령해저터널의 6,927m보다 약 300m가 더 긴 것으로 기록을 세울 모양입니다.
그냥, '조금만 돌아가면 되지 뭘~'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그려놓고 보니까 실감이 저절로 납니다. 이렇게 다니다가는 '이게 뭣하는 짓인가....'싶은 자괴감이 들기도 하겠습니다. ㅎㅎㅎ
3번 구간 (여수시 남면 화태리 -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세번 째의 구간은 화태도에서 백야도로 가는구간입니다. 다행이 이 구간도 예타면제가 되는 바람에 착공을 할 모양입니다. 여수시 화태도 → 월호도 → 개도 → 제도 → 백야도로 이어지는 구간은 완공이 되면 멋진 여정이 되지 싶습니다. 국비로 5277억원이 투입될 것이라니까 언젠가 완공이 되기는 할 모양입니다. 언제? ㅋㅋㅋ
'헉~!'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그림입니다. 이렇게 먼 길을 돌아가야 다시 77번 국도와 연결이 되는 곳을 만날 수가 있다는 이야기네요. 아무래도 전 구간을 돌아보겠다는계획은 먼 훗날로 미뤄야 하나 싶은 생각이 솔솔 피어납니다. ㅎㅎ
4번 구간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 - 신안군 압해읍 신장리)
네번째의 구간은 목포를 끼고 지나가는 구간이네요. 화원반도 → 목포 달리도 → 율도 → 압해도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니 여기도 완공이 되면 볼만 하지 싶습니다. 2021년 8월에 착공해서 2027년에 개통할 예정이라고 하는것을 보면 그래도 가장 빨리 완성이 될 모양입니다. 그래도 6년이 걸리는 공사네요.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서는 비교적 많이 돌지 않고 연결이 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을 생각하느냐면, 끊긴 곳에서 마침표를 찍고는 다시 돌아서 이어지는 곳에서부터 길을 이어간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참 일할머리가 없기는 합니다. ㅎㅎ
5번 구간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 -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5번 구간은 고창에서 변산으로 이어지는 긴 다리입니다. 이미 다리 이름도 노을대교라고 지어놓았네요. 2021년 8월 24일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니 언제 착공될지는 또 모를 일이겠습니다.
보령에서 안면도를 가기 위해서 돌아가던 것과 흡사한 여정이네요. 차량으로 77번 국도를 이어가려면 이렇게 돌아야 하는 것은 다른 구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고 보면 보령에서는 원산도까지는 차도선이라도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6번 구간 (화성시 우정읍 주곡리 - 남양읍 장덕리)
나무위키의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화성호 간척지의 예정 구간이 간척 사업을 하려다가 2009년 이후에 완전히 중단이 되었다는 군요. 그러니 간척사업을 해야만 착공을 할 곳이기 때문에 최후까지 미완성의 구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설명입니다. 간척공사는 재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봐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언제가 될지 그야말로 요원(遙遠)하다는 말이네요. 그것 참......
간척사업을 하기가 어렵다면 77번 국도나 잇는다는 의미에서 차량이 다닐 수가 있는 이 길을 77번 국도로 지정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대로 안 되면 변화도 찾아봐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지요. ㅎㅎ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풍경도 좋은 77번 국도를 살펴봅니다. 17년째 공사중인 도로가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완공이 될 가망성은 없어 보이네요. 그렇다면 이렇게 점심알 내내 지도와 검색으로 공부한 것으로 퉁치고 깨끗하게 포기해야 할까 봅니다. 그냥 지나는 길에 77번 국도 표시가 나타나면 낭월만 알고 있는 그림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충분하지 싶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겠네요. 또 그렇지 않으면 어쩌겠느냔 말이지요. ㅋㅋ
여하튼, 서남해안으로 여행길을 나선다면 만나기 싫어도 만나게 되는 77번 국도입니다. 그래서 또 친구를 본 듯이 반갑게 맞아주지 싶습니다. ㅎㅎ
괜한 호들갑에 동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순간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21년 12월 8일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