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무진(戊辰) 〔偏印→比肩+正官+正財〕
신비성(神秘性)의 무토(戊土)가 비견(比肩)인 무토(戊土)와 정관(正官)인 을목(乙木), 정재(正財)인 계수(癸水)를 만난 형태이다. 고독한 주체가 넘치는 성분이다. 그래서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현실적인 실리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이며 내면 심층(深層)에서는 항상 고독한 본질이 물결을 치고 있으니 자칫하면 세상을 떠나서 산 속으로 들어가기 십상이다. 여기에 합리적인 실리를 추구하는 을목(乙木) 정관(正官)이 도사리고 있으니 세속의 미련을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 뭔가 궁리를 하고 합리적인 방향에서의 역할을 찾아가고자 부단히도 노력을 한다. 그리고 활발한 활동성을 갖고 있는 결실을 의미하는 계수(癸水) 정재(正財)가 기다리고 있으니 소득 없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하는 마음이 작용하게 된다.
무진(戊辰)은 겉으로는 탈속(脫俗)적인 것처럼 보이는데 내심으로는 대단히 현실적(現實的)인 면이 강하며, 명예욕(名譽慾)도 강하다. 그래서 남들에게 인정을 받아서 좋은 평판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허례허식(虛禮虛飾)에도 신경을 써서 실속이 없는 명예직(名譽職)이라도 얻으면 열심히 활동하여 좋은 결실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이러한 성분은 수목(水木)이 내재되어 있어서 희망적이고 현실적인 작용으로 나타난다. 다만 기본적인 고독감(孤獨感)은 언제나 자리를 깔고 있으므로 무슨 일을 하여 공명(功名)을 이루더라도 마침내 얻어지는 결실은 허전함이 된다. 그래서 회의심(懷疑心)이 발생하게 되고 중간에 포기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무진(戊辰)은 보수성(保守性)이 강하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만, 스스로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이것이 지속적이지 않고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남들의 관심을 받으면 부담스러워하는 마음이 된다. 외로움이 지나쳐서 괴팍하다고도 하며 냉정(冷情)할 적에는 찬바람이 씽씽 불어나오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기 때문에 세속에서 어울리기에는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무진(戊辰)은 객관성(客觀性)이 풍부하지 못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분이 비견(比肩)이기 때문이며, 그 비견도 무토(戊土)의 공허(空虛)함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다만 내재되어 있는 심리에는 정관(正官)의 객관성이 들어가 있지만 겉으로 발표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우선 인식하기에는 매사에 흥미가 없는 것처럼 보이며, 안정을 추구하면서 그 안정 속에서 진취적(進取的)인 것을 원한다. 그래서 발이 느리게 되고, 남들과 경쟁에서 항상 뒤진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무진(戊辰)은 일지(日支)의 계수(癸水)와 암합(暗合)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내심 무척 인색한 모습을 띠기도 한다. 재물이 낭비되는 것을 마음아파 하는 것은 그것이 마치 내 피를 흘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는 무자(戊子)가 내면화(內面化)된 것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 알뜰하고 치밀한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무진(戊辰)이고, 겉으로 드러나면 무자(戊子)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