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토가 목을 본다

작성일
2007-09-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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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는 농부도 흙을 잘게 부숴버린다.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 행위겠지만, 오행가의 눈에는 목극토의 형상으로 보인다. 이렇게 약하게 부숴진 흙은 조금만 비가 내려도 쓸려서 떠내려간다. 목의 성분이 워낙이 강하기에 여간해서 토를 구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때에는 강력한 불길만이 최선이다. 억지소리 같지만, 가령 가뭄이 엄청 심하게 들어서 몇십일간 쨍쨍 내리쪼이는 땡볕이 진행되면 농부는 밭을 갈지 않는다. 토가 딱딱해졌기도 하거니와, 밭을 갈고서 씨앗을 뿌려봐야 싹이 틀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오행가는 ‘불기운이 토를 생해줬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흙의 입장에서는 농사를 지으려고 밭을 갈아부치는 일이 즐겁지 않을 것이다. 토는 가만 두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