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부용 초부용

작성일
2020-08-04 05:25
조회
767

목부용(木芙蓉) 초부용(草芙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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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벚나무 아래에 있어서 제대로 피지 못했다.

재작년에도 무심코 그렇겠거니..... 했다.
연지님이 큰나무 그늘에 치이던 것을
비로소 양지쪽으로 옮겨심었다는 전설이 묻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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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고운 꽃이었던가? 눈길을 받아야 예뻐진다.
사람이나 꽃이나 눈길이 머물지 않으면 예뻐지지도 않는다.
카메라 샤워라고 하던가? 봐 줘야. 초롱초롱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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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삐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깐이나마 봐주려면 눈에 띄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부용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부용을 관찰하는 시간을 냈기 때문이다. 부용(芙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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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부어 대는 비에 젖어서 고개도 들지 못한다.
받쳐주고 싶지만 그것도 자연이려니.....
그래서 오가면서 지켜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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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기도 하지....
원래 부용은 연꽃의 별명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의미로 목부용이란다.
그렇다면 목련(木蓮)은? 연꽃이 워낙 예쁘긴 하지....
그래서 어떻게든 연결을 시켜보려는 마음이겠거니...

 

내일 새벽에도 봉오리를 풀지 않고 있으면 타임랩스를 찍어야지...
한껏 부풀어 오른 장면을 보면서 내일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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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내일이 오늘이 되었다.
새벽 06시 20분이다. 10시간이 지났다.
서둘러서 얼른 삼각대를 챙겨들고 부용을 찾았다.
그리고, 이미 타임랩스를 찍을 시간은 지났다는 것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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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함이라니....
꽃잎을 활짝 젖히고 도발적인 자태로도 보인다.
자~! 내가 피어났다. 벌나비들은 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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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없이 드러나는 아욱과의 꽃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다.
암술 다섯에 긴 수술이 붙어있는 모습은 많이 본 모습이다.
전혀 낯설지 않은 부용의 모습이 친근한 의미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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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서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는 히비스크스이다.
하와이 무궁화라는 이름도 있는... 빨간 꽃의 암술을 보면
다섯장의 꽃잎과 길다란 꽃술은 완전히 같은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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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다른 것을 제외하면 참 흡사하게 닮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들과 아욱이 무슨 관계인지는...
여전히 연결을 시켜 볼 수가 없는 무지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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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이 있으면 연상하기에 좋다.
문득 무궁화 꽃이 떠오른다.
무궁화도 아욱과니까 말이다.
그래서 또 무궁화 나무가 있는 밭둑으로 간다.
모기가 뜯는 것은 촛물찜질이면 바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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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도 한창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서 이맘때면 꽃을 보여준다.
무궁화, 히비스커스, 부용이 같은 아욱과란다.
그래서 또 한 줄 써 넣는다.
아욱과의 꽃은 암술이 다섯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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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모양은 달라보여도 분명히 암술이 다섯인 것은 동일하다.
그래서 꽃의 모양만으로 봐서는 같은 과라고 해도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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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로 봐서는 다섯 개의 암술이 예쁘지는 않다.
삐뚤삐둘하지만 기본형은 이해가 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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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도 부용을 보면서 떠올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참, 촉규화는 아욱과라고 해도 이해가 된다.
씨앗 주머니가 아욱과 흡사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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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피니까 촉규화는 더 일찍 피는 셈이다.
어디 촉규화도 암술이 다섯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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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들여다 봐도 다섯 개의 암술은 보이지 않는 군....
그래서 또 아욱꽃이 궁금해진다.
아욱꽃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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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접사용 플래시가 고장이 났다.
하도 찍어대니까 견디지 못하고 탈이 난 모양이다.
수리하러 보냈더니 사는 것이 낫겠다고....
그래서 새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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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꽃은 도도해야 한다.
세상에 비굴한 꽃이 어디 있으랴.
예전에 해인사에서 공부하던 어느 탁발승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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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화상은 공부를 하다가 학비가 필요하면 대구로 갔다.
대구에는 약전골목이 있다. 이름이 골목일 뿐이지만.
입구에서 무명장삼에 가사를 걸치고는 발우에 요령을 든다.
그리고는 천천히 걸으면서 독경을 한다.
도도하게 앞만 보면서 걷는다.
'딸랑딸랑~!'요령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약전골목의 불자들이 돈을 들고 나와서 발우에 넣는다.
그리고는 합장하고 '성불하십시오'를 반복한다.
그 화상은 허리도 굽히지 않는다.
그냥 도도하게 걸어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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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골목을 훑고 지나간다.
발우에 담긴 천원 지폐가 휘리릭~ 바람과 함께 날아간다.
화상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냥 앞만 보고 걸을 따름이다.
그것을 지켜 본 여인이 뛰어가서 주워다 다시 넣는다.
오늘 문득 꽃술을 보는데 그 장면이 떠오른다.
낭월도 탁발을 해 봤다. 딱 한 번.
돈을 발우에 넣어주니 저도 모르게 허리가 굽혀졌다.
그 화상의 탁발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웠다.
다 지나간 까마득한 옛날의 이야기이다.
맞아~! 인간은 도도하게 사는 거야.
비굴하면 쪽팔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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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가 또 한줄기 지나간 모양이다.
도도하게 피었던 꽃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축 처져버렸다. 어쩔 수가 없다. 불가항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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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이나 꽃송이가 무거웠으면 줄기가 꺾였다.
비가 내리지 않는 곳에서 적응한 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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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멍청스럽게도 큰 꽃잎이다.
주체할 수가 없을 정도로 큰 꽃잎이 거추장스럽기조차 하다.
이렇게 비가 오면 암술을 보호하려는 뜻이었을까?
그 이유야 부용만이 알 뿐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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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피어나면 피어난대로, 비에 젖으면 젖은 대로.
생긴 그대로를 봐주면 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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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꽃이 진 자리에는 여김없이 열매가 자란다.
성공적으로 결실을 키워가고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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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여물면 또 다른 곳에도 심어 주마.
새들이 먹고서 옮겨주기도 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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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들여다 보고는 다시 못본체 한다.
결실은 아직 본 적이 없지 싶어서 낯설다.
이렇게 부용과 놀이를 다 했다고 생각했다.
두산백과에 묻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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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은 목본(木本)이란다. 나무라는 이야기이다.
관목이란다. 나지막한 나무라는 이야기이다.
엉? 이 아이는 분명히 초본(草本)인데?
이것은 또 뭐지? 싶었다. 그래서 뒤졌다.
그리고 또 하나를 알게 되었다.
부용이라고 알고 있었던 이 친구.....
실체는 미국부용이란다. 몰랐다.
어쩐지.... 잎만 커다란 것이 불균형이더라니....
그래서 목본의 진짜 부용을 찾아서 검색바다를 누볐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만 야생이 있단다.
원산지가 중국이란다. 그렇다면 중국사이트를 뒤져야 겠군.
이하의 부용은 중국사이트에서 검색한 목부용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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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목부용과 초부용에 대한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검색하다가 경주의 월지에 목부용이 피었다는 정보를 얻었다.
이참에 경주로 바람이나 쐬러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