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제29장. 물질오행관/ 11.지수화풍(地水火風)의 이치(理致)

작성일
2021-07-2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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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제29장. 물질오행관(物質五行觀) 


11.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이치(理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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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모두 침을 삼키면서 우창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침묵이 방안을 가득 채운 가운데 염재에게 하는 우창의 말만 또랑또랑하게 울려 퍼졌다.

“인도교(印度敎:힌두교)에서 말하기를 ‘사대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 했고, 여기에 하나를 추가해서 공(空)을 말한다네. 불교에서는 오대를 논하기보다는 사대(四大)를 말하기 때문에 공(空)은 거론하지 않기도 한다네.”

그러자 춘매가 궁금한 것을 못참고 우창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스승님의 말씀으로는 인도교에서도 사대(四大)를 논하거나 오대(五大)를 논하는 두 가지의 말이 있다는 것인가요?”

“그런 것으로 보이네. 다만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지수화풍이니까 공에 대해서는 논외로 생각했었지. 그런데 사대를 오행과 짝을 지어서 생각해 보고는 근육(筋肉)을 토(土)로 대입하고 골격(骨格)을 금(金)으로 나눴던 것이 오류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으니 나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 하하하~!”

“그렇다면 말씀으로 봐서는 사대에서 금을 찾았다는 뜻이잖아요? 어서 말씀해 주세요. 궁금해요. 호호호~!”

“춘매는 금의 특징이 뭐라고 했지?”

“그야 불을 만나면 녹는다고 했잖아요?”

“녹으면 어떻게 되지?”

“어느 틀을 만나게 되면 다시 그 틀의 모양으로 변하게 되죠.”

“맞아. 여태 그 의미를 몰랐던 거야.”

“예? 궁금해요. 어서 말씀하세요.”

“사람의 몸에서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존재하다가 몸이 노쇠(老衰)해서 더는 사용할 수가 없게 되어서 다시 다른 몸으로 바뀌면 또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존재가 뭘까?”

“예에? 그런 것이 어디 있어요? 살아있는 동안이야 생명체(生命體)의 존재로 동남서북으로 활발하게 살아가지만, 수명이 다해서 죽으면 사대로 흩어지고, 모든 것은 공(空)으로 돌아가는 것이잖아요.”

춘매는 우창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오히려 되물었다. 그러자 자원이 손을 살짝 들었다. 자신에게 생각이 있다는 의미였다. 우창이 눈짓으로 말을 하도록 했다. 그러자 자원이 대중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싸부의 말씀을 헤아려 보니까, 영혼(靈魂)이 바로 금이었다는 말씀이네요. 영혼이야말로 불생불멸(不生不滅)이면서 다시 태어나면 또 어느 새로운 몸에 들어가서 그 그릇의 주인 노릇을 하다가 또 수명이 다하면 다시 다른 그릇으로 옮겨가면서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금과 같다는 뜻인 거죠?”

우창은 정곡(正鵠)을 찌르는 자원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오호~ 짝짝짝~!!!”

그러자 다른 식구들도 우창을 따라서 손뼉을 쳤다. 모두 다 알아들을 수가 있는 말로 간략하면서도 중요한 핵심을 정확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알아듣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자원은 다시 설명을 보충했다.

“정말 싸부의 말씀을 들으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어쩌면 하나를 깨달으면 열 가지를 두루 회통(會通)하시는지 놀랐어요. 과연 싸부님이세요. 호호호~!”

자원이 이렇게 말하면서 우창을 향해서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보였다. 그러자 대중을 둘러 본 우창이 다시 자원을 향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장부론(臟腑論)에서는 분명히 금에 속한 것이 있단 말이야.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그러자 자원이 그건 매우 쉽다는 듯이 답했다.

“그야 뼈가 금인 줄로 알고 있을 적에나 어려운 일이죠. 이제 이러한 소식을 얻게 된 다음에는 매우 간단한 문제에 불과하잖아요. 금은 폐(肺)와 대장(大腸)인데, 대장은 접어두고 폐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겠어요. 호호호~!”

그러자 춘매를 비롯한 다른 제자들은 모두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조바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지만 인내심으로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었다. 다행히 자원이 바로 설명을 했기 때문에 그러한 조바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옛날부터 폐를 금이라고 하면서 폐의 색이 희다는 것만 강조했어요. 그래서 간은 푸르고, 심장은 붉고, 비장은 누렇다는 식의 설명이었죠. 그런데 참으로 중요한 것을 간과(看過)했어요. 그것은 여태까지 싸부가 뼈를 금을 오해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도 있겠어요.”

춘매가 답답해서 얼른 말했다.

“언니~! 빨리 답을 말해 줘요. 명이 짧은 사람은 숨이 넘어가겠잖아요. 호호호~!”

춘매의 성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원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설명했다.

“영혼이 머무는 곳을 우리는 심장(心臟)이라고 생각했고, 서양인들은 두뇌(頭腦)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도인들은 폐(肺)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인도의 불교로부터 영향을 받은 도관(道觀)에서도 호흡의 중요성을 깨닫고서 심장보다는 호흡에 비중을 뒀던 것이 생각났어요. 그러면서 머릿속에서 섬광(閃光)이 반짝였어요. 호흡간(呼吸間)에 부처가 있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죠.”

춘매가 자원의 말을 되물었다.

“뭐라고요? 호흡이 부처라니 그런 말도 있었어요?”

“응, 있어. 생사(生死)는 호흡하는 사이에 있으니까 말이야. 내쉰 숨을 ‘호(呼)’라고 하고, 들이쉰 숨을 ‘흡(吸)’이라고 하는데, 호를 하고 흡을 하지 못하면 영혼은 더 이상 몸에 머무를 수가 없으니까 다른 몸을 찾아서 길을 떠나야 하는 거야. 그것을 불가(佛家)에서는 윤회(輪回)라고 하고 선가(禪家)에서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이라고 하고, 야소교(耶蘇敎: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천국이라고 하지. 그러나 결국은 다른 몸을 찾아서 가는 것이라야만 영혼을 금이라고 할 수가 있는 거야. 그 이유는 알겠지?”

“만약에 극락세계나 천국으로 가버려서 다시는 무엇으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금이 아니네요?”

춘매가 다시 자원에게 물었다. 자원이 여기에 대해서도 답을 했다.

“물론이야. 그것을 수레바퀴를 벗어났다고 해서 해탈(解脫)이라고 하는 거야. 물론 그러한 세계가 있는지는 내가 해탈을 해봐야 알겠지만, 보통의 영혼은 윤회한다는 말이 부처의 말인데, 돼지의 몸으로 들어가면 돼지가 되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과 같이 쇠도 어떤 야장(冶匠)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황금 거북이 되기도 하고, 돼지를 잡는 칼이 되어서 그것이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그 삶을 살게 되는 것과 같은 거야.”

춘매는 자원의 설명을 듣고서도 알쏭달쏭한 느낌은 있었다.

“언니의 설명이 조금 어렵기는 하네요. 더 쉽게 설명해 주실 수는 없어요?”

그러자 자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보충했다.

“아마도 동생이 쇠처럼 뭔가 보이는 것이 있으면 이해가 쉬울 텐데 영혼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이해가 잘되지 않을 거야. 지금 당장 그것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내 능력이 부족하니까 차차로 공부하면서 이해를 쌓아가는 것이 좋지 싶어. 더 쉽게 설명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호호호~!”

그러자 우창이 말했다.

“역시, 자원의 내공은 대단하구나.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실타래를 풀 듯이 풀어놓으니 말이지. 물론 춘매도 오늘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게 될 테니까 그렇게 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에 자연스럽게 모두 깨닫게 될 거야. 하하하~!”

우창의 말에 춘매가 답했다.

“이미 상당한 내용은 다 이해가 되었어요. 나머지도 조금만 더 열심히 궁리하면 알 수가 있을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할게요. 호호호~!”

그러자 자원이 다시 쇠에 대해서 염재에게 물었다.

“염재의 설명이 정말 새롭고도 재미있어. 계속해서 청동기부터 설명을 듣고 싶어.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으시지? 오늘 쇠에 대해서 안목을 크게 열었어. 그래서 이야기를 더 듣고 싶네. 호호호~!”

아까부터 이야기를 듣느라고 집중하고 있던 염재가 갑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자원의 말에 잠시 얼떨떨했다. 그러나 이내 무슨 뜻인지 알고는 설명을 이어갔다. 다시 모두의 이목은 염재에게로 향했다.

“사실, 문명은 철을 사용하기 이전과 이후로 크게 나뉜다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것입니다. 청동(靑銅)을 만들게 되면서 무기는 더욱 견고해지고, 날카로워졌습니다. 그로 인해서 더 많은 살상이 벌어졌고, 군주(君主)는 자신의 영역과 힘을 키우기 위해서 혈안(血眼)이 되었지요. 그야말로 춘추전국(春秋戰國)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러자 오광이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형님의 가르침은 시원시원해서 좋습니다. 그러니까 청동이 나오면서 합금(合金)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겠습니다. 참으로 다양한 도구들이 그후로 쏟아져 나왔겠지요?”

“맞아. 날카로운 칼, 긴 창, 깊이 들어가는 화살촉은 물론이고, 질병(疾病)을 치료하는 도구인 침(針)도 만들어서 사용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금의 역할은 화려하게 빛났어.”

“참으로 형님의 말씀만으로도 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이해가 됩니다. 나무로 만든 도구가 닳아서 오래 사용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쇠가 그 자리를 대체함으로써 오래도록 사용했을 테니까 그 효과는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었겠습니다. 그중에는 더욱 기이한 것도 있었지 싶습니다.”

“물론이네. 특히 지남철(指南鐵)의 발명은 더욱 놀라운 효과를 가져왔지. 항상 남쪽을 가리키는 쇠로 인해서 항해술(航海術)과 천문학(天文學)에도 지대(至大)한 영향을 미친 것이지.”

“그것은 풍수가들이 사용하는 패철(佩鐵)이 아닙니까? 제가 알고 있기로 패철은 정북(正北)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하는데 지남철은 남쪽을 가리키는 것입니까?”

“풍수가들도 지남철이 없으면 자신의 학문을 사용할 수가 없었지. 그 이전에는 소가 잠자는 형이라거나 장군이 앉아있는 형이라는 식으로 말을 했던 것이 패철이 발명되고 나서는 자좌오향(子坐午向)이니, 축좌미향(丑坐未向)이니 하는 말로 급속하게 바뀌었고, 그만큼 정밀해졌지. 그런데 북쪽을 가리키는 쇠를 왜 옛날에는 ‘남쪽을 가리키는 철’이라는 의미의 지남철이라고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를 일이야.”

그 말에 대해서 자원의 보충설명을 했다.

“나도 어렴풋하게 생각이 나는데, 예전에 지리학을 연구하던 어느 도사의 말이 생각나네. 그가 말하기로는 아득한 옛날에는 자기(磁氣)를 띤 쇠가 남쪽을 가리켰다는 거야. 그래서 이름이 지남철이 되었는데, 언제부턴가 남쪽을 가리키던 쇠가 반대로 북쪽을 가리키게 되었다는 거야. 그래서 요즘의 풍수가는 모두 지북철(指北鐵)을 들고 사용하면서 이름은 지남철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어. 그렇지만 한쪽 끝이 남쪽을 가리키면 다른 한쪽은 북쪽이 되는 셈이니 그것은 실로 응용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어 보여서 나도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

자원이 이렇게 설명을 해 주자 모두 지남철이라는 이름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었다. 다시 염재의 설명이 이어졌다.

“동(銅)에서 청동(靑銅)으로, 다시 청동에서 철(鐵)로, 그리고 철에서 강철(鋼鐵)로 끝없이 진화했지. 이전보다 더 강하고, 더 날카롭고, 더욱 오래도록 사용할 수가 있는 합금(合金)을 찾아서 총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해야 하겠네.”

이렇게 모두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잠시 쉬기로 하고 춘매가 과일을 준비하는 사이에 우창이 회중시계를 꺼내어서 태엽(胎葉)을 감았다. 그것을 본 염재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스승님께서 전에 말씀하셨던 회중시계가 며칠 내로 도착한다고 전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 그래 다행이네. 그렇다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 줄 수가 있겠구나. 이것은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하루에 한 번씩 이것을 돌려주는 것이라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나도 모르겠네.”

“그것도 바로 철의 영향으로 이뤄진 것이랍니다. 그 구조가 궁금해서 서고(書庫)의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강철을 얇게 만들어서 그것을 감아놓으면 풀리는 힘에 의해서 시간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맞을 것입니다.”

“오호, 그랬구나. 그렇다면 이미 오주괘를 사용하고 있는 나도 쇠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이야기로군. 하하하~!”

그러자 안산이 염재에게 물었다.

“아니, 회중시계라면 하나의 금액이 상당할 텐데 얼마나 하는지 알려주면 내가 힘이 자라는 대로 기부를 하고 싶네.”

“아, 하나에 10냥이라고 했습니다. 다섯 개를 주문했는데, 하나는 제가 사용하고, 넷은 선생님들께 하나씩 드리면 되겠습니다.”

“아, 그렇다면 50냥이면 되겠네. 그 비용은 내가 지불을 할 테니까 그리 알고 물건이 도착하면 즉시로 말해 주시게.”

“아닙니다. 40냥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큰돈입니다. 제가 사용할 것은 제가 마련해야지요.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아닐세, 이렇게 귀한 가르침을 앉아서 편히 배우고 있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다행히 형편이 그 정도는 되니까 선물로 생각해 주면 되겠네.”

“그러시다면 더욱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창은 이렇게 일심단결해서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으로 흐뭇했다. 그야말로 아무런 사심도 없이 오직 자연의 이치와 오행의 원리를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즐거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하고 또 그래서 고마웠다. 그러자 모두 안산을 향해서 공수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안산도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받았다.

“참, 인체에도 철(鐵)은 있다고 들었어요.”

춘매가 문득 생각난 듯이 말을 꺼냈다. 그러자 모두 춘매에게로 시선을 모았다. 인체에 영혼을 제외하고 쇠가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였다. 춘매가 말을 이었다.

“아, 쇠라고 해서 칼이나 바늘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호호호~!”

그러자 자원이 말했다.

“무슨 말인지 어서 해봐.”

이렇게 자원이 말하는 것은 조금 전에 춘매가 다그치던 것을 흉내 낸 것이었다. 그래서 모두 한바탕 웃고는 다시 조용해졌다. 춘매가 말을 이었다.

“실은 물을 공부하면서 수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잖아요. 그러니까 물도 상황에 따라서 불을 만나면 수증기가 되듯이 쇠도 수증기처럼 되면 그것을 먹을 수가 있어요. 특히 사람의 몸에 철분(鐵分)이 부족하게 되면 빈혈(貧血)이라고 해서 혈액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는다네요. 이런 경우에는 쇠를 먹어봐야 소화가 안 되니까 그것을 수분처럼 만든 것을 복용하면 조혈(造血)이 잘 된다고 해요. 지금에서야 그 말이 생각났어요. 호호호~!”

그러자 자원도 말했다.

“맞아. 나도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네.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에게 가마솥의 바닥을 쇠주걱으로 긁어서 끓인 물을 먹인다는 말을 들었었지. 특히 무쇠솥의 누룽지에는 미량(微量)의 철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철의 결핍으로 인한 몸의 질환을 치료할 수가 있다고 들었어. 특히 해산물(海産物)에는 천연의 철분이 많아서 몸에 좋다고 하는데 과연 인체에서도 철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확연히 깨달았어. 호호호~!”

이렇게 저마다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으니 도화낙원(桃花樂園)이 따로 없었다. 오늘의 오행원(五行院)에는 이렇게 즐거운 대화로 백화(百花)가 만발(滿發)했기 때문이다. 쇠에 대해서 정리도 할 겸 우창이 오광에게 말했다.

“이제 금은 백번을 녹여도 여전히 금이라는 의미가 명료하게 이해가 되었는데 오광은 어떤가?”

“예, 제자도 금에 대한 의문이 말끔히 해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많은 것을 얻은 것은 덤입니다. 이것을 덤이라고 하기에는 오히려 덤이 더 크고 소중하다고 하겠습니다. 참으로 유익한 가르침을 얻게 되어서 고맙습니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자 춘매도 말했다.

“그건 내가 할 말이기도 해. 동생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물질의 관점으로 살펴보는 오행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으니 이보다 행복할 수가 없잖아. 바위는 토(土)이고, 쇠와 금은(金銀)은 금(金)이고, 나무는 목(木)이고, 물은 수(水)이니 이제 여기에 화(火)에 대해서만 정리를 한다면 물질로 생각하는 오행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가 되겠네. 그런데 이렇게 즐거우니 오늘은 백주를 한 잔 나누는 것이 어떨까요? 안주는 간단히 만들어 볼게요. 호호호~!”

그러자 우창이 환영했다.

“참 좋은 말이구나. 그래 그게 좋겠다. 이렇게 즐거운 공부의 뒤끝에는 술이 한 잔 들어가면 더욱 흥겨울 테니까 말이야. 하하하~!”

춘매가 고기를 볶고 오광이 주점(酒店)에 가서 백주를 사 왔다. 그렇게 해서 조촐하게 술상을 벌였고 한 잔씩 따르자 우창이 건배(乾杯)를 했다.

“오늘은 또 오늘대로 즐거운 날이니 이렇게 좋은 날에 한 잔 나누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그러자 모두 잔을 들고 외쳤다.

“축하합니다~!”

그렇게 두어 잔이 돌아가자 흥이 더욱 솟아올랐다. 문득 우창이 술병을 들고서 물었다.

“참, 이 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시는 분 있습니까?”

그러자 자원이 말했다.

“자원도 알죠. 그전에 싸부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술은 오행이 뭐죠?”

“어? 오행? 이건 내가 답을 할 것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답을 들어봐야 하겠는걸. 어디 오광부터 말해 봐. 하하하~!”

그러자 오광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술은 오행으로 물입니다. 액체니까요.”

이번에는 춘매에게 물었다. 그러자 춘매는 바로 답했다.

“술은 불이지 뭐에요. 마시면 속에서 불이 나잖아요. 호호호~!”

그러자 다시 우창이 염재에게 물었다. 염재도 대답했다.

“술은 수중화(水中火)가 아닐까요? 마실 적에는 액체이니 물이 분명한데 마시고 나면 사저님의 말씀처럼 몸에 불이 나는 듯하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수생화(水生火)의 이치가 될 수도 있지 싶습니다만.”

염재가 자신이 없다는 듯이 말하자 이번에는 안산을 바라봤다. 안산에게 한마디 해 보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안산도 말했다.

“제자가 생각하기에 술은 목(木)이 아닌가 싶습니다. 술을 마시면 살아있음을 느끼고, 힘이 나는 것으로 봐서 그렇게 생각을 해 봤습니다.”

모두 한마디씩 하자 우창도 처음에 물었던 자원에게 말을 했다.

“술은 오행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피로한 사람에게는 술이 들어가면 힘이 나니까 목(木)과 같고, 용기가 부족한 사람에게 들어가서는 자신감을 선물하니 화(火)가 되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사람에게 술이 들어가면 사리판단을 빨리하게 되니 토(土)와 같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세상사가 덧없음을 알려줘서 마음의 뭉친 것을 풀어주니 수(水)와 같으니까 말이야. 그렇지만 금이기도 하니 술은 지나치면 정신을 빼앗아버리기도 하므로 부처는 술을 먹지 말라고 했다더군.”

이렇게 우창이 말하자 자원이 말했다.

“이야~! 다들 대단하세요. 모두 정답이네요. 사실 술은 마법의 액체죠. 무엇이라고 해도 맞고, 또 맞지 않기도 해요. 요조숙녀(窈窕淑女)에게 부끄러움을 이기고 마음에 품은 사랑을 고백할 용기를 주기도 하고, 멀쩡한 선비를 인사불성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오늘처럼 학문의 꽃을 피우는 날에는 더욱 풍요로운 화원(花園)이 되는 묘약이 되기도 한답니다. 호호호~!”

그러자 춘매가 물었다.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냥 궁금해서 여쭤보는 건데, 원래 홍고량(紅高粱)이라서 붉은색의 술인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도 맑은 술이 되는 건지 궁금해요.”

그러자 자원이 얼른 답했다.

“간단히 방법을 말해 줄게. 우선 수수를 갖고서 만드는 홍고량까지는 알잖아? 술을 솥에 넣고 불을 때면 끓으면서 술의 성분이 화기(火氣)를 만나서 수증기로 변해서 위로 올라가는 거야. 그것을 차가운 물로 식히면 이슬이 맺혀서 다시 주둥이를 따라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을 받아서 담으면 백주가 되는 거야. 물론 매우 독하지. 그 농도는 반복하면서 조절하게 되는 거야.”

그러자 춘매가 말했다.

“와~! 백주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지 않네. 기술이 많이 필요하겠다.”

자원이 다시 답했다.

“이것은 마치 물이 불의 도움을 받아서 기체가 되었다가, 구름이 되어서 다시 빗물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거야. 수증기도 하늘로 올라가면 차가운 기운을 받아서 구름으로 응축되었다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잖아. 이렇게 해야만 액체에 불이 들어갈 수가 있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빗어서 마시는 홍고량보다 더 강한 불기운을 포함하게 되어서 오래 묵을수록 그 향이 더욱 깊어지는 거야. 미주(美酒)라는 것은 이렇게 해서 많은 세월을 두고 숙성(熟成)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야. 그렇게 해서 명주(名酒)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하겠지. 자 또 한 잔 들어요. 호호호~!”

자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술잔을 기울이니 그 흥이 배가 되는 것 같아서 모두 즐거웠다. 이렇게 석 잔의 술을 나누고는 모두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다. 춘매가 안내하는 대로 모두 따라가서는 흥겨운 이야기를 안주 삼아서 끝없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