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 제28장. 오행원/ 7.산의명복상(山醫命卜相)

작성일
2021-04-06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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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제28장. 오행원(五行院) 


7. 산의명복상(山醫命卜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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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공부하면 배도 빨리 꺼지는 법이다. 네 사람이 든든하게 요기를 하고는 춘매가 말끔하게 정리를 할 동안 우창은 차를 끓였다. 아무리 날은 더워도 또 차를 마시는 즐거움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고월이 다녀가면서 선물로 갖고 왔던 노산차(嶗山茶)를 차호에 넣고 끓는 물을 붓자 청아한 차향(茶香)이 방안을 감돌아서 모두를 상쾌하게 했다. 차를 마시다가 춘매가 우창에게 물었다.

“스승님, 오술(五術)을 오행(五行)으로 배속(配屬)시켜서 설명해 주세요. 가만히 생각해 봐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섯 가지인 것으로 봐서 분명히 스승님은 어떻게든 꿰어맞춰 내실 것 같아요. 호호호~!”

우창은 춘매가 스승님이라고 하자 좀 어색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예전처럼 ‘오빠’라고 하는 말이 좋았지만 앞으로 적응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니 우창도 누이라는 말을 바꿔서 춘매라고 해야 했다.

“춘매의 생각에는 어떤지 먼저 들어볼까?”

“저의 생각으로는 산술(山術)은 토(土)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의술(醫術)은 수(水)로 보고, 명술(命術)은 금(金)으로 보면 어떨까 싶어요. 또 복술(卜術)은 화(火)가 될 것으로 생각되고, 상술(相術)은 목(木)으로 대입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자신이 없어요.”

춘매의 이야기를 듣고서 모두 감탄했다. 다만 설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타당한 것인지는 판단이 될 것이기에 우창은 다시 춘매에게 물었다.

“일단 그럴싸한걸. 그렇다면 산술(山術)은 당연히 토로 봐도 되는 것으로 하겠는데, 의술(醫術)을 수(水)로 보고 싶었던 것은 뭐지? 이미 인체의 의술에 대해서는 상당한 식견(識見)이 있으니 이것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볼까?”

“에구~! 식견이라뇨. 그것은 가당치 않아요. 다만 겉핥기로 필요한 만큼만 이해하고 있을 뿐인걸요. 오히려 여기에 대해서 언니의 설명을 들어야 하겠어요. 다만 좁은 소견으로 말씀드린다면 의학은 물처럼 인체를 흐르고 있는 것을 정상으로 잡아주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어요. 혈류(血流)와 기류(氣流)의 조화를 맞춰주는 것이 의술일 테니까요.”

춘매의 말에 자원이 손뼉을 치면서 공감했다.

“와우~! 이제보니 동생의 수준이 예상 밖으로 탁월하잖아. 멋지네. 완전 동감이야.”

“정말요? 언니가 칭찬을 해 주니 저절로 춤이 나오잖아요. 호호호~!”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봐. 사실 나도 오술과 오행을 연결시켜서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오행에 대해서 싸부가 얼마나 닦달을 하셨을까 싶기도 하기는 하네. 호호호~!”

“그야 당연하죠, 뭘 생각해도 오행이라고 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웬만하면 오행으로 생각을 하게 돼요. 더구나 오술(五術)도 다섯 개잖아요? 다섯이면 당연히 오행으로 대입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호호~!”

우창도 두 여인의 대화를 들으면서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과연 스스로 찾아가는 진리의 길이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안도감과 함께 자랑스러움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창이 가르친 것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앞서는 까닭이기도 했다. 우창을 보고 미소를 지은 자원이 다시 춘매에게 물었다.

“자, 의학(醫學)이 수(水)가 되는 이치를 더 자세히 설명해봐.”

“그럴까요?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바로잡아 주셔야 해요?”

“물론이야. 그런 걱정은 하지말고 어서 이야기나 해 봐.”

춘매는 자원의 격려에 힘을 입어서 자기 생각을 설명했다.

“우선, 의술(醫術)에서 의(醫)를 생각해 봐야 해요. 이것은 스승님께서 항상 무엇을 설명하기 전에 글자부터 풀어보는 것에서 배웠잖아요. 의(醫)에는 의(医)가 있어요. 그런데.... 여기까지가 전부에요. 스승님 글자를 풀어주세요. 사실 글자에 대해서는 앞으로 열심히 배워야 하겠어요.”

이렇게 말한 춘매가 먹을 찍어서 글자를 썼다.

296 의술의



하긴, 춘매의 글공부로는 이러한 것을 풀이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라고 생각한 우창이 안산을 바라봤다. 안산은 이미 글공부로 다년간 다녀온 지식이 있을 테니까 여기에서 공부를 꺼내놓을 겸 이야기에 동참시키는 효과를 기대했다.

“안산, 의(醫)에 대해서 파자(破字)를 해보십시오. 말이 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편안하게 의견을 제시하면 됩니다.”

그러자 안산도 춘매가 위태위태하게 풀이하려는 것을 보면서 조마조마했는데, 막상 자신에게 공을 던져주자 고맙기도 하고, 긴장도 되었다. 이런 식의 공부는 별로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잘못하면 망신이라도 당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우창이 이미 그러한 것을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마음대로 풀어보라는 말에 용기를 냈다.

“스승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부족하나마 졸견(拙見)을 내어 보겠으니 가르침을 부탁합니다. 우선 의(医)는 화살[矢:화살시]이 화살통[匚:상자방]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무사(武士)도 아니고, 의자(醫者)에게 웬 화살통과 화살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여기에서의 화살은 침통(針筒)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질병을 화살로 쏘아서 단숨에 때려잡는다는 의미가 그 안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안산의 말에 자원이 손뼉을 쳤다.

“와우~! 사 선생의 통찰력(統察力)이 대단하세요. 무사에게는 화살이 있으나, 의원에게는 도리어 침이 있었네요. 어쩌면 그렇게 기발한 생각을 하셨을까요. 오늘 새로운 안목을 열게 되었어요. 호호호~!”

“아, 과찬이십니다. 그렇지만 자원 선생의 격려를 받으니까 힘이 납니다. 열심히 풀어보겠습니다.”

춘매도 한마디 거들었다.

“역시~! 글을 배워야 할 이유가 자꾸만 늘어나네요. 앞으로 사 선생께서 문자에 대해서도 많이 가르쳐 주세요. 호호~!”

안산이 두 여인에게 拱手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몽둥이[殳:몽둥이수]가 옆에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난감합니다. 질병을 고치는데 화살이 나오더니 난데없는 몽둥이가 등장하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안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손이 약손이라는 것과 서로 통하겠습니다. 크게 뭉친 것은 주먹으로 때려서 풀고, 작게 뭉친 것은 손바닥으로 문질러서 풀지만, 결과는 몽둥이로 달려드는 개를 패듯이 질병을 때려잡는다는 의미로 이해를 해 봤습니다.”

춘매가 안산의 말을 듣고는 동의하면서 말했다.

“멋져요.~! 안마에 대해서는 저도 잘 알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화살이 없고 몽둥이만 있었던 것이네요. 그래서 의원이 되지 못하고 안마사가 되었나 봐요. 호호호~!”

춘매가 거들어 주자 안산은 더욱 신이 나서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고 보니 안마의 전문가가 옆에 계셨습니다. 말이 된듯하니 다행입니다. 다음으로는 아래의 유(酉)자입니다. 이것은 탕약(湯藥)을 담은 그릇이 됩니다. 약탕기(藥湯器)지요. 그래서 병을 오래 둬서 깊어진 증세(症勢)는 침으로 다스리고, 얕은 증세는 손으로 다스리고, 허약(虛弱)한 것은 탕약으로 다스리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탕약이기 때문에 의(醫)는 유(酉)의 부수(部首)에 소속이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듣고자 합니다.”

안산의 겸손함이 우창도 맘에 들었다. 스스로 모두 다 설명을 했으면서도 우창의 의견을 묻는 것은 사려가 깊은 사람이 아니면 나타나기 어려운 언행이기 때문이었다.

“잘 분석하셨습니다. 우창이 풀이한다고 해도 그보다 잘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멋집니다. 앞으로 글자의 파자에 대해서는 안산이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궁리해 보겠습니다.”

다음으로 우창이 춘매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인체가 수(水)인 이유를 설명해야지?”

“알았어요. 인체의 기능은 원래 정상으로 태어났어요. 기운(氣運)은 기경팔맥(奇經八脈)과 십이정경(十二正經)을 타고 흘러요. 이렇게 흘러가면서 막힌 곳은 뚫어주고, 급한 곳은 느슨하게 해 주니 이것이야말로 강하의 물이 흐르는 것과 같아요. 다만 이것은 보이지 않으므로 음수(陰水)라고 할 수가 있으니 천간으로 본다면 계(癸)가 되겠네요.”

그러자 이번에는 자원이 손뼉을 치고 웃으면서 말했다.

“호호호~! 내가 무예(武藝)를 조금 익혔는데 동생의 말이 완전히 부합(符合)하네. 기가 막히네. 호호호~!”

“그래요? 언니가 그렇다고 하시니 맞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어요. 말은 하면서도 자신은 없었거든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할 뿐 따로 배웠던 적이 없어서 말이에요.”

“그래서 오행을 배우면 다른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거야. 싸부가 왜 그토록 오행타령(五行打令)을 하는지 이제 알겠잖아? 호호호~!”

“아, 그래서였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어요. 그것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또 생각해 봐야 하겠지만 일단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해요. 예전에는 그런 생각조차도 없었으니까요.”

춘매는 자신이 말을 해 놓고도 신기한지 다시 생각을 해 봤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봐도 말이 되는 것 같아서 흐뭇했다. 오행을 공부한 공덕이 이렇게 나타난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욱 기뻤다. 다시 설명을 이었다.

“기맥(氣脈)은 경락(經絡)이라고도 해요. 이것은 생명력이 있을 적에는 존재하지만 죽게 되면 동시에 사라지게 되어서 실체를 찾기는 어려워요. 또 인체에는 혈맥(穴脈)도 있어요. 대동맥(大動脈)과 대정맥(大靜脈)을 중심으로 해서 점점 가늘어져서는 말초혈관(末梢血管)까지 혈액이 공급되니 이것은 양의 수(水)가 되어서 임수(壬水)라고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의술(醫術)은 수(水)가 되지 않을까 싶었던 거에요.”

춘매의 말에 자원이 또 손뼉을 쳤다.

“정말 멋지네. 그렇다면 세 번째로 명학(命學)이 금(金)인 이유도 설명을 해 봐. 기대된다. 호호호~!”

춘매가 잠시 생각을 하고는 설명했다.

“다행히 첫 번째의 관문인 의술은 해결이 되었는데 명학도 잘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명학은 일간(日干)을 위주(爲主)로 해요. 다만 자평명리학을 기준으로 말씀드려야 하겠어요. 명학에도 종류가 수십 가지라고 들었지만 다른 것은 모르니까 생각해 볼 수도 없잖아요. 일간(日干)의 주체를 경금(庚金)으로 대입하는 것은 이미 배웠으니까 알고 있어요. 그리고 드러난 마음은 경(庚)이고, 내재(內在)되어서 보이지 않는 마음은 신(辛)이죠.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탐욕을 내부에 깊숙하게 감춰두고 겉으로 군자(君子)의 행세를 하잖아요? 그래서 명학은 금의 존재를 연구하고 궁리하면서 그 마음이 어떻게 생겨서 어떻게 움직이는 것인지 연구하는 것을 심리학(心理學)이라고 한다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으니까 이것은 금으로 보는 것이 틀림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춘매의 말을 듣고 있던 안산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명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세상에서의 부귀(富貴)를 찾고, 길흉(吉凶)을 미리 알아서 추길피흉(趨吉避凶)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매의 말을 듣고 보니까 전혀 다른 곳에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부귀빈천(富貴貧賤)을 찾지 않고, 삶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마음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하는지요?”

안산의 질문에 춘매가 자신만만하게 답을 했다. 자신이 여태까지 공부한 것 중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스승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참으로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가령 큰 재물을 쌓아놓았더라도 그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재물은 한갓 거추장스러운 존재에 불과한 것이고, 비록 3일 먹을 양식이 없더라도 그 마음에 안타까움이 없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마음이 편안할 테니 이것을 미뤄서 본다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재물이 아니라 정신적인 여유로움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춘매의 말을 듣고서 안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지상(至上)의 목표(目標)라고 생각했던 부귀영화(富貴榮華)는 모두가 뜬구름과 같다는 의미였으니 자신이 그렇게도 글을 읽으면서도 채워지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이제 뭔가 마음에 충만 된 느낌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는 감동을 하게 되는 안산이었다.

“정말 멋진 말씀입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마음이고, 그 마음을 연구하는 것이 명학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제 공부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 것인지 벌써 기대가 큽니다. 사매께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 바로 이럴때 뭔가 멋진 말이 있었는데... 탁.... 탁... 스승님 뭐죠?”

추매가 우창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우창이 웃으면서 말했다.

“탁마상성(琢磨相成)하니 붕우지은(朋友之恩)이라~! 서로 두드리고 깨어나게 해줘서 함께 완성하는 것인지라 도반의 은혜라고 하지. 하하~!”

“아~! 맞다. 탁마상성, 서로 갈아주고 두드려주는 거잖아요. 저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거에요. 호호호~!”

춘매가 이렇게 말하자 자원이 다시 물었다.

“과연, 명학을 금으로 본 것은 탁월(卓越)한 견해(見解)였다고 생각되네. 그렇다면 복(卜)은 왜 화(火)라고 했는지도 설명해 줘봐. 그것도 궁금하니까.”

자원이 다음 이야기를 채근(採根)하자 춘매의 말이 이어졌다.

“사실 이것에 대해서는 좀 어렵긴 해요. 다만 다음에 있는 상학(相學)을 목(木)으로 놓고 보려니까 어쩔 수 없이 남는 것은 화(火)와 복(卜)이잖아요? 그래서 반은 강제적으로 끌어다 붙였어요. 그러니 이제부터 말이 되지 않더라고 말을 만들어 봐야겠어요. 호호~!”

“그랬구나. 어서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까 끌어다 붙여봐. 호호호~!”

“우선 복(卜)은 하늘에서 번개가 내려치는 형상(形象)을 닮았어요. 번개는 불이니까 화(火)라고 해도 되겠어요. 그런가 하면, 옛날에는 거북의 등껍질을 불로 태워서 하늘의 계시(啓示)를 얻었다잖아요? 그러니까 이것도 또한 불이 있어야만 가능하니 또한 화(火)라고도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자원이 가만히 듣고 있다가 감탄을 했다.

“와우~! 절대로 억지로 꿰어맞춰서는 이러한 판단이 나올 수가 없겠는걸. 그동안 동생이 얼마나 열심히 오행을 궁리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네.”

“고마워요.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했으나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것에도 그러한 공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저도 놀라고 있어요. 어쩌면 이럴 수가 있죠?”

“그것이야말로 학문의 공덕이랄 밖에. 호호호~!”

자원의 말에 춘매는 더욱 힘을 얻어서 설명을 이어갔다.

“또 스승님의 오주괘(五柱卦)를 봤잖아요. 그 결과를 보면 마치 등불을 백 개나 달아놓은 듯이 밝다는 것을 느꼈어요. 질문하는 사람이 암중모색(暗中摸索)으로 궁리하다가 도저히 답을 찾지 못해서 방문했는데, 질문만 하면 즉시로 점괘를 찾아서 풀이하는 것은 흡사 그 자리에서 문제와 해답을 모두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조차 했어요. 이러한 점괘의 현상을 보면서 등화(燈火)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이 나네요. 잊고 있었다가도 이렇게 필요한 때를 만나면 또렷하게 떠오르는 것도 공부한 공덕인가 봐요.”

“맞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죽었다 깨난다고 해도 그 소식을 알 수가 없지. 그래서 공부의 맛을 들이게 되면 누가 하지 말라고 말려도 도저히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기도 해. 동생의 발전을 축하해~!”

“고마워요.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점괘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죠?”

그러면서 우창을 바라봤다. 뭔가 한마디 해 달라는 뜻이었다.

“물론이지, 손바닥에 침을 뱉고 손가락으로 튕기는 것도 점괘이고, 두 갈래의 길을 만난 나그네가 신발을 벗어서 던져보고 신발의 앞이 향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도 점괘이고, 시초(蓍草) 50개를 양손에 나눠 쥐고서 십팔변법(十八變法)으로 득괘를 하는 것도 점괘이고, 일진(日辰)과 월장(月將)을 돌려서 삼전사과(三專四課)를 찾아서 점괘를 얻는 것도 또한 같은 것이라고 할 수가 있으니 그 종류로 말한다면 부지기수(不知其數)가 맞겠지.”

그러자 춘매가 놀라면서 말했다.

“어머~! 그렇게나 종류가 많은 줄은 몰랐어요. 삼전사과는 처음 들어요. 그것도 점괘인가 봐요?”

“잘 맞히기로 신과 같다고 하는 육임신과(六壬神課)야. 물론 춘매가 공부할 일은 없을 거야. 하하하~!”

“왜요? 그렇게 잘 맞는다면 그것도 배워보고 싶은걸요.”

“그럼 나중에 배워던가, 다만 나는 가르쳐 줄 수가 없으니 따로 스승을 찾아야 할 거야.”

“스승님은 왜 그것을 안 배우셨어요?”

“처음에는 신기한 것에 홀려서 관심을 가졌었지. 물론 스승이 없어서 책만 뒤적여 봤는데 부적을 써서 기도하고 태워서 먹어야 한다는 대목이 나와서 바로 덮었지 뭐야. 하하하~!”

“왜 그렇게 해야 하죠?”

“그야 나도 모르지. 그러니까 육임에 대해서는 내게 묻지 말아. 하하하~!”

“하긴, 논리적으로 풀이하지 않고서 신비술(神秘術)처럼 되어 있으니까 그랬을 법도 하네요. 저도 배우지 않을래요. 저야 사부님의 반만큼만 알게 되어도 더 바랄 것이 없으니까요. 호호호~!”

미소를 띠고서 듣고 있는 자원이 다시 춘매를 보고 말했다.

“지금이야 모든 것을 다 배워보고 싶겠지만, 나중에 자신에게 맞는 연장을 만나게 되면 그것에만 집중하면 되는 거니까 차근차근 공부해 봐. 동생에게는 또 어떤 것이 맞을 것인지는 아직 모르니까 말이야.”

“알았어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상학(相學)을 목(木)으로 본 이유를 말씀드려 볼게요.”

“그래, 기대하고 있었어.”

“상학은 형상을 보는 것인데, 특히 사람의 신체에 있는 겉모습에 비중을 두고 보는 것이잖아요. 인체는 오행이 목(木)이라는 것이 떠올랐어요. 이것은 스승님께서 가르쳐 주신 심신(心身)으로 봐서 을경합(乙庚合)의 이치이기도 해요. 경(庚)은 정신(精神)이고, 을(乙)은 신체(身體)니까요. 을이 목이므로 당연히 몸의 겉모습을 궁리하는 것은 목에 해당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아, 그랬구나. 앞뒤가 딱딱 들어맞네.”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호호호~!”

“말이 되네. 계속해 봐.”

“관상(觀相)은 사람이 살아있을 적에 보는 거잖아요? 죽은 사람의 관상을 본다는 말은 못 들어봤으니까요.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죽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를 경우라고 한다면 상을 봐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볼 수도 있겠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얼굴의 이목구비(耳目口鼻)를 관찰하는 것은 면상(面相)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더 깊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치로 생각해 봐서는 오행의 분류에서 목(木)으로 보는 것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러자 안산이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한 마디 물었다.

“그렇다면 오행을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오술을 모두 공부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에 대한 기본적인 이치는 알아 두더라도 깊은 공부는 그중에 한두 가지만 익혀도 되는 것일까요?”

이렇게 춘매에게 물었지만 춘매도 그에 대해서는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도움을 청하는 의미로 우창을 바라봤다. 그러자 우창이 미소를 띠고 답했다.

“내 생각으로는 처음에는 오술을 모두 공부하는 것을 권합니다. 다만 스승을 찾을 적에는 한 스승에게 모두를 다 배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술(一術)이 아니고 오술(五術)이라는 것은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르기 때문인 까닭입니다. 어떤 사람은 질병을 보는 눈이 탁월하고, 또 어떤 사람은 조짐을 얻는 능력이 탁월하니 저마다 발휘하는 능력은 다르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전공(專攻)을 찾게 되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를 찾아서 연구하고 임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스승님의 말씀이 이치에 부합합니다. 안산의 생각으로는 적어도 스승님께 두 가지는 해결을 볼 수가 있겠습니다. 명학(命學)과 복학(卜學)입니다. 그리고 의원이 될 생각은 없으므로 이것은 제외하고, 산학(山學)과 상학(相學)은 서로 통한다고 하니까 나중에 관심이 생긴다면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안산이 궁금했던 오술의 대강(大綱)을 춘매가 설명했고, 모두 그 내용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생각하자 다시 세부적(細部的)으로 들어가서 하나씩 살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춘매였다. 산학(山學)에 대해서 이해를 한 만큼의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선 의학(醫學)에 대해서는 무공을 연마한 인연으로 인체의 의미에 대해서 춘매보다는 넓게 이해하고 있는 자원에게 물었다.

“언니, 의술(醫術)에 대해서는 언니에게 물어봐야 하겠어요. 그러고 보니까 산학도 언니가 잘 알고 있는데 의술조차도 깊은 이해가 있으시니까 기대해도 되겠어요. 설명을 부탁드려요.”

“그럴까? 그야 뭐 어려운 일인가. 내가 알고 있는 만큼만 설명해 주면 되는 거잖아. 호호~!”

모두의 눈이 자원에게로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