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명리가(命理家)의 삼십육계(三十六計) 제1편 (1/2)

작성일
2017-11-0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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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명리가(命理家)의 삼십육계(三十六計) 제1편 (1/2)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여기저기에서 삼십육계 이야기들을 많이 해서 일할머리 없는 낭월도 이것을 끌어다가 명리학(命理學)으로 살림살이를 삼고 방문자와 상담하는 동도(同道) 벗님들과 수다나 떨어볼까 싶어서 한 맘을 일으킵니다. 말이 되지 않는 것은 그냥 웃어주시고, 다행히 말이 되는 것은 잘 챙겨뒀다가 활용해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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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십육계(三十六計)는 누가 만들었나?


무엇보다도 이러한 고서(古書)를 대하면 언제 누가 어떤 환경에서 그러한 내용을 쓰게 되었는지가 장 궁금합니다. 그래서 맘을 낸 김에 뿌리까지 파헤쳐 보겠다고 자료를 뒤적여 봅니다. 가장 먼저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나오겠거니... 했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그래서 대충 아는 것과 정확히 아는 것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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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의 최초 저자는 단도제(檀道濟 ?~436?)이고, 이 사람은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의 남송(南宋)에서 활약한 대장군(大將軍)으로 자료가 나오네요. 더 상세한 것은 네이버에서도 찾을 수가 있으니 생략하겠거니와 이 사람이 최초로 36계를 만들었다고 전하고, 완성된 것은 정확하지 않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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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를 누비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병법(兵法)을 연구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과거(過去)의 유명한 병서(兵書)들은 물론이고 스스로 경험에서 얻은 것까지 포함해서 36가지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출처(出處)가 분명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며, 전문적인 문필가(文筆家)의 작품도 아닌 까닭에, 유려(流麗)한 문체도 아니어서 직관적으로 기록이 되어서 내용의 수준이 낮다는 말도 있는데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봐도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전장(戰場)에서 살아남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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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지금의 제령시에서 수대(隋代)에 만들어진 옥간(玉簡)이 출토되었는데, 여기에 새겨진 것이 바로 《三十六計》 였더랍니다. 개황16(서기586)년에 하진(何震)이라는 사람이 새겼다[각(刻)라고 해야 할지, 이름이 하진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작성했다는 기록이 나온 것으로 봐서 이것이 만들어 진 시기는 수(隋)나라 개황 16년(593년)이 되는 것이고, 대략 시기로 보면 단도제의 사망하고 나서도 380년이 지났다고 보면 그 사이에 완전한 구조를 갖춘 36계, 혹은 『삼십육책(三十六策)』이 완성되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2. 『삼십육계(三十六計)』의 구조(構造)


삼십육계(三十六計)를 손자병법(孫子兵法)과 비교하여 설명하는 자료가 나와서 눈여겨봤습니다. 둘 다 음양관(陰陽觀)으로 작성이 되었다는 것이 정설(定說)인가 봅니다. 음양(陰陽)이라는 구절이 나오니 또 흥미가 동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아마도 벗님도 이러한 단어가 튀어나오면 반가우실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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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병법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서 보는 음양관(陰陽觀)으로 바탕을 삼고 정리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논한다고 하네요.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노자는 원래 싸워서 선혈이 낭자한 것을 싫어했을 테니까요. 피를 흘리지 않고 이길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최상으로 꼽았을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도제의 병법은 『역경(易經)』의 음양관으로 바탕을 삼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변화(變化)에 비중을 두고서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마치, 손자병법은 우아하고 고상한 철학적인 의미로 구성이 되었다면, 삼십육계는 현실적이고 전투적인 의미로 쓰인 것이라는 말에 왠지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와 남북조(南北朝) 시대의 차이도 있겠고, 개인의 성향도 있을 것입니다. 서론에 해당하는 구절을 적어 봅니다.

 

六六三十六
數中有術, 術中有數,
陰陽變理, 機在其中,
機不可設, 設則不中


육육은 삼심육이라
원리 속에 술법이 있고,
술법 속에도 이치가 있으니,
음과 양이 변화하는 이치로,
상황따라 변화하는 기틀이 그 가운데 있어,
상황에 따라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되니,
그렇게 강제로 사용한다면 실패하리라.


삼십육계는 여섯 가지의 주제(主題)를 놓고, 각 주제마다 다시 여섯 가지의 부제(副題)를 붙여서 ‘6×6=36’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육(六)은 주역에서 논하는 음효(陰爻)를 상징합니다. 주역은 육(六)을 음효(陰爻)로 삼고, 구(九)를 양효(陽爻)로 삼는데, 이로 미뤄서 생각해 보면 문사(文士)는 ‘9×9=81’을 쓰고 무사(武士)는 ‘6×6=36’을 쓴다는 뜻인가 싶기도 합니다.

어쩌면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손자병법이라면, 땅에서 일을 벌이는 것이 삼십육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이대로 다 믿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문득 떠오르는 대로 생각해 보는 오행가(五行家)의 근거(根據)없는 추론(推論)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구팔십일과 육육삽십육은 이렇게 음양의 이치를 담고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면 명리가의 삼십육계를 한 번 들어 보시렵니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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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승전계(勝戰計)의 6편입니다. 싸움에서 이기는 계략(計略)입니다.

 

01

1. 만천과해(瞞天過海) : 천자를 속여서 바다를 건넌다.


남의 나라를 정복하려면 천자를 데리고 가야 하는데, 당나라 천자 이세민이 겁이 많아서 배를 타야 하는데 우물쭈물 하면 대장군은 짜증이 나기 마련이지요. 그럴 적에는 잠시 배를 타보라고 하고는 천자를 싣고서 냅다 쳐들어가는 겁니다. 설인귀(薛仁貴)가 그랬다는 군요.

[명리가의 만천과해(瞞天過海)] 때론 부적도 거론하라.

명리가에게 천자는 없으니 하늘입니다. 자연이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자연을 속여서 바다를 건넌다면 부적(符籍)이나 술법(術法)을 이용해서 잠시의 고통을 넘기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자연의 이치대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살다가 보면 반드시 그렇게만 할 수도 없는 난관(難關)에 봉착하기 마련이지요. 이러한 경우에는 잠시 하늘의 뜻을 살짝 덮어놓고 기도(祈禱)를 하거나 불공(佛供)을 하거나, 굿을 하거나, 부적을 사용해서 위기를 넘기고 다시 행복한 삶이 되도록 돕는 것을 말하겠습니다.

02

2. 위위구조(圍魏救趙) : 위(魏)를 포위하고 조(趙)를 구한다.


위(魏)나라가 조(趙)나라의 수도인 한단을 공격하자 다급해진 조 왕은 이웃의 제나라에 원병을 요청했고, 제나라 지원군의 대장인 손빈(孫臏)은 조나라를 도와주러 가지 않고, 위나라의 수도를 공격해 들어가자 주력부대가 조나라를 치러 성이 허술해진 상황이라서 쉽게 함락되어버렸던 것입니다.

[명리가의 위위구조(圍魏救趙)] 두 고객의 갑을관계를 해결한다.

가령 갑(甲) 사장이 사업을 하는데 경(庚) 사장이 자꾸만 방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갑 사장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요. 그런데 경 사장의 심뽀가 불량해서 상식적으로 봐도 생떼를 쓰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면 약간의 편법으로 갑 사장을 도와 줄 수도 있습니다. 경 사장에게 경고장(警告狀)의 발언을 하는 것이지요. 물론 낭월식은 절대로 아닙니다. 오직 삼십육계(三十六計)의 의도를 풀이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갑 사장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면서 경 사장의 오만한 것을 꺾어준다면 위위구조(圍魏救趙)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03

3. 차도살인(借刀殺人) : 빌린 칼로 적을 죽인다.


서한(西漢)의 반란군이었던 유수는 친형이 이철(異轍)의 모함으로 죽는 것을 보고는 군대를 끌고 장안(長安)으로 쳐들어갔는데 황제가 이철에게 지키라고 했으나 이철은 유수가 무서웠던지라 암약을 맺고는 유수가 장안으로 진격해도 군대를 움직이지 않기로 하는 바람에 무사히 13현을 점령했는데, 이철을 죽여야 원수를 갚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이철이 보내 온 편지를 부하들에게 공개해 버렸고, 그로 인해서 황제는 노발대발해서 이철을 죽였으니 황제의 칼로 자신의 원한을 갚은 셈이 되었답니다.

[명리가의 차도살인(借刀殺人)] 처리가 곤란하면 굿당으로 보낸다.

명리학자에게 칼을 빌어서 남을 죽일 일이야 어디 있겠남요. 그야말로 쌀벌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삼십육계(三十六計)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끌어 붙여서 생각해 본다는 것을 참고하고 그냥 재미로 풀이해 본다는 정도로만 보면 되지 싶습니다. 사실 수행자(修行者)라면 이러한 용어는 격(格)에 맞지 않잖아요? 그래도 생존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면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항목도 마찬가지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하하~!

제3계에 대해서 대입을 할 마땅한 이야기가 없어서 뚜리벙뚜리벙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어느 벗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지독히도 말을 듣지 않는 고객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찾아와 귀찮게 하고 거의 매일 전화를 해서 왜 주식이 안 오르느냐는 둥 하면서 괴롭히더랍니다. 그래서 신당을 차린 지인에게 슬쩍 떠넘겼답니다. 그랬더니 그 달콤한 꼬임에 넘어가서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더라네요. 이러한 경우를 당하면 한번 쯤 떠올려 볼 수도 있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이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04

4. 이일대로(以逸待勞) : 상대가 지치기를 기다린다.


당(唐)을 세울 적에 이세민의 군대가 송금강(宋金剛)의 군대와 대치하는 동안 이세민의 부하들이 얼른 공격하자고 했지만 이세민은 성을 굳게 닫아걸고 반년이나 대응하지 않자, 송금강의 군대는 공격의지가 약해지고 식량도 바닥이 날 즈음에 서서히 철수하는 낌새를 차리고서는 맹추격을 해서 멸망시키고 말았다는 고사입니다.

[명리가의 이일대로(以逸待勞)] 방문자가 서두르면 느긋하게 기다려라.

가끔은 기세가 등등한 방문자도 만납니다.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답을 달라고 허둥대고 다그치기도 합니다. 그런 흐름에 휘말라면 상담도 상담같이 안 되고, 결국은 방문자에게 현혹(眩惑)당해서 정신만 쏙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모쪼록 느긋~하게 대응하고 차도 마시면서 강(强)에는 유(柔)로 대응하는 음양의 이치를 적용시킵니다. 그렇게 10분만 지나가면 제풀에 지쳐서 선생 스타일대로 해석을 해 달라고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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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진화타겁(趁火打劫) : 적의 집에 불이 난 틈에 때려잡는다.


조조(曹操)가 오(吳)나라와 싸우느라고 정신이 없을 적에 제갈량(諸葛亮)은 그 틈을 타고 조조의 땅을 일부 손쉽게 차지했는데, 덕분에 근거지(根據地)가 없이 떠돌던 유비(劉備)는 뿌릴 내릴 터전을 마련하면서 삼국(三國)의 형세(形勢)를 갖추게 되었던 것도 진화타겁의 전술을 이용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명리가의 진화타겁(趁火打劫)] 사업에 망한 방문자에게 굿을 권한다.

으와~! 비열(鄙劣)합니다. 이런 것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부디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인생은 모르는 것입니다. 살다가 보면, 사흘 굶어서 남의 담을 넘지 않기 어렵다는 말도 있듯이 철학원 운영이 매우 곤란할 지경이 되면 그렇게라도 해서 유지해야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만 이러한 일을 일상으로 벌이는 철학원도 없다고는 못하겠네요. 그것도 마약과 같아서 한두 번을 하다가 보면 중독이 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 사이에 물욕(物慾)의 좀 벌레가 기둥을 파먹게 될지도 모릅니다. ‘참으로 절실한 때가 아니면 사용해서는 안 될 법’이라고 적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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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성동격서(聲東擊西) : 동쪽에서 소리치고 서쪽을 공격한다.


초한시대의 한신(韓信)이 장군이 되어 위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 황하를 건너게 되었는데, 포판(蒲坂)에서 건너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는 것을 파악한 위나라 왕이 대규모의 군대를 포판에 숨겨놓고는 한신이 건너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적에, 한신은 포판에 다량의 선발들을 띄워놓고는 낮에는 북을 치고 밤에는 횃불을 밝혀서 적들이 긴장하고 있을 틈에 상류로 통나무를 이용해서 건넌 다음에 뒤에서 공격해서 순진하게 앞만 바라보고 있던 위나라 군대는 무너지고 말았답니다.

[명리가의 성동격서(聲東擊西)] 비용을 많이 부르고 조금만 받는다.

느낌이 팍! 오시지요? 굳이 명리가의 일이라고 할 것도 없이, 상투적(常套的)인 상술(商術)입니다. 비싸게 받고 해 준다고 바람을 잡은 다음에 팍 깎아줘서 혹하도록 한 다음에 일을 만드는 것이지요. 가령 굿을 하는데 3천만 원을 들여서 했더니 소원이 이뤄졌다고 뻥을 크게 친 다음에 마음은 있는데 돈이 부담되는 눈치를 채고 나서는 팍 깎아서 300만원을 부르는 겁니다. 그러면 미끼를 덥석 물어버릴 가능성이 많은 것이지요. 먹고 살아야 한다는 대전제(大前提)에서는 또한 굶어죽지 않는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둘째. 적전계(敵戰計)입니다. 적과 세력이 비슷할 경우의 싸움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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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무중생유(無中生有) : 없어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조조(曹操)의 대군이 적벽(赤壁)에서 오(吳)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 진을 치고 있을 적에 오나라의 주유(周瑜)는 화살이 떨어져서 급하게 만들어야 할 상황에 놓이자, 주유는 눈엣가시였던 제갈량에게 10일 이내로 화실 10만 개를 만들어 오라고 명을 했는데, 제갈량은 이틀 동안 허수아비만 만들다가 3일째 새벽에 안개가 자욱한 강에서 배 30척을 빌려서 군사 30명씩 태운 다음에 장막을 치고는 조조의 진영으로 접근하자 짙은 안개 속에서 조조의 군대는 접근을 할 수가 없자 화살만 무수히 쏘아대었는데 그 화살은 모두 허수아비에 꽂힌 채로 돌아오니 화살은 15만개였고, 제갈량은 화살을 전하고는 주유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답니다.

[명리가의 무중생유(無中生有)] 분위기로 방문자를 압도(壓倒)하라.

예전에 어느 벗이 운영하는 철학원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손님이 대기하는 공간에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의 명저(名著)들을 가득 채워놓고 상담실(相談室)에는 어두컴컴하게 한 다음에 촛불을 켜놓고 방문자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분위기는 뭐라고 반발이라고 하면 호법신장(護法神將)이 나타나서 철퇴라도 한 방 날릴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처하면 웬만한 여인네들은 주눅이 들어서 오직 ‘예예~!’만 하게 생긴 것을 보고서 왜 이렇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실력이 딸려서 이렇게라도 해야 얕잡아 보지 않는다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과연 무중생유의 의미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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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암도진창(暗渡陳倉) : 상대방 몰래 진창을 건너간다.


이 말은 명수잔도암도진창(明修桟道暗渡陳倉)에서 따온 말이랍니다. 초(楚)와 한(漢)이 싸워야 할 상황인데 유방(劉邦)의 군대가 열세(劣勢)라서 마주 싸워서는 용맹한 항우(項羽)의 군대를 이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항우에게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서 한왕(漢王)이라는 벼슬을 얻었는데, 그래도 항우가 계속 의심을 하자 유방은 자신의 군대를 끌고는 한중(漢中)의 골짜기로 들어가서 유일한 길인 잔도(棧道)를 불태워버리자 비로소 항우는 의심을 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 사이에 유방은 병력을 훈련하면서 잔도를 다시 수리하는데 소식을 들은 항우는 잔도 입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서 경계를 강화하자 겉으로는 잔도를 복구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남모르게 주력 부대를 멀리 진창(陳倉)으로 돌아서 공격하게 되자. 잔도만 지키던 항우의 군대는 공격을 받아서 패망하게 되었답니다. 암도진창만 봐서는 무슨 뜻인가 했는데, 명수잔도를 함께 보니까 그 의도가 명료해 지네요.

[명리가의 암도진창(暗渡陳倉)] 사주를 적어놓고 점괘로 해결하라.

이것은 꽤 괜찮은 대목입니다. 겉으로는 사주를 봐 주는 것으로 하면서 암암리에 오주괘(五柱卦)를 돌리든 육효(六爻)를 돌리든 간에, 점신(占神)의 코치를 받으면서 해석을 하는 것으로 비유를 해 봅니다. 한 가지의 방법만 알고 있으면 손님과 싸우기도 하는데, 두 가지를 알고 있으면 얼마든지 당황하지 않고 변화무쌍(變化無雙)한 방문자의 비위를 구스를 수가 있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검보다는 쌍검이 유리하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임도진창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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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격안관화(隔岸觀火) : 강 건너 언덕의 불구경을 한다.


이 이야기는 ‘어부지리(漁父之利)’와도 서로 통하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유비(劉備)와 제갈량(諸葛亮)이 손권(孫權)과 조조(曹操)의 싸움을 붙여놓고서는 번산(樊山)에 올라가서 장강(長江)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벽대전(赤壁大戰)의 화공작전(火攻作戰)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조용히 지켜보는 장면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명리가의 격안관화(隔岸觀火)] 손님이 서로 다툴 적엔 조용히 기다려라.

아주 가끔 있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본의 아니게 심판관(審判官)이 될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둘이 싸우다가 답이 안 나와서 찾아왔던 모양이기는 한데 그런다고 답이 나오겠습니까? 왜냐하면 싸운다는 것은 승산(勝算)이 5:5이니까요. 4:1로 확 기울면 싸울 턱이 없으니까 보나마나 그 사연도 쌍방과실에 쌍방욕심에 불과할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상담실에 앉아서 둘이 다툴 적에는 전혀 마음에 동요하지 말고 강건너 불만 구경하면 됩니다. 그 불도 길어봐야 10분이면 다 탑니다. 그 다음에 양시론(兩是論)으로 시작해서 양비론(兩非論)으로 정리하면 말끔하게 해결이 됩니다. 괜히 자칫하다가 둘이 싸우는데 끼어들어서 같이 싸우는 것은 경험부족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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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소리장도(笑裏藏刀) : 웃음 속에 칼을 숨긴다.


진시황(秦始皇)의 간신(奸臣)인 조고(趙高)가 2대 황제인 호해(胡亥)를 왕으로 세우고는 공신들을 모두 죽이고 마지막으로 승상(丞相)인 이사(李斯)만 남았을 적에, 호혜에게 이사를 죽이자고 하니 이미 꼭둑각시인 호혜는 그러라고 할 뿐이고, 이사를 찾아간 조고는 지금 나라에 도둑이 들끓고 국가 재정이 빈곤하여 나라가 어지러우니 승상께서 직접 황제에게 한 말씀 해 줘야 한 되겠느냐고 권하자 이사는 그 말이 옳다고 여겨져서 알았다고 하자, 이사가 오기로 한 날에 조고는 황제가 술을 진탕 마시는 장면에서 이사가 들어오도록 꾸민 다음에 이사가 들어와서 할 말을 하자 황제는 흥이 깨어져서 이사를 감옥에 가두라고 했답니다. 그 다음에는 조고의 뜻대로 되었겠네요.

[명리가의 소리장도(笑裏藏刀)] 부드러운 말 속에 진실을 담아라.

소리장도의 의미는 너무나 목적달성에 초점을 맞춰놨네요. 그것까지 고스란히 따라서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명리가는 이것을 수정해서 ‘온화장도(溫和藏道)’로 대신합니다. 온화하게 상대하면서 도를 숨긴다는 뜻인가요? 그냥 만들었습니다. 가령 재성(財星)이 기신(忌神)인 사람이 주식투자를 하는데 언제나 큰돈을 벌겠느냐고 하면 이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훤히 꿰뚫어 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미친 짓은 하지 말라’고 하면 그 사람은 주식으로 거부가 된 수백 명의 사람들을 거론하면서 대들 것은 빤합니다. 그래서 당연히 큰돈을 벌수가 있겠지만 지금 세계의 경제가 불황이고 주식은 큰 손들이 쥐락펴락 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한 다음에 비로소 상대가 수긍을 한 틈을 놓치지 말고 단칼에 내리쳐서 숨통을, 그러니까 재물에 대한 허욕(虛慾)을 끊어버리는 것이 진정한 자비심(慈悲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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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대도강(李代桃僵) : 복숭아나무를 위해서 자두나무가 쓰러진다.


춘추시대(春秋時代)에 초(楚)나라 평왕(平王)은 아들 태자의 처를 첩으로 삼았는데, 신하인 오사(伍奢)가 반대하자 평왕은 분노하여 오사의 일족을 몰살하려고 했는데 가족들이 미리 그 낌새를 알고 도망가는 바람에 그의 큰아들 오상(伍尙)만 붙잡아 죽였는데 둘째 아들인 오자서(伍子胥)를 붙잡기 위해서 거리에 초상화를 걸어놓고 검문을 강화하자 지인인 동고공(東皐公)의 집으로 피신했으나 걱정이 많이 되어서 하룻밤에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한 것을 동고공이 보고서는 오자서와 닮은 자기 친구인 황보눌(皇甫訥)을 불러서 오자서로 변장시키고 오자서는 그의 종으로 행색을 꾸민 다음에 관문을 지나가자 황보눌을 오자서로 보고는 잡아들이느라고 소란한 틈에 도망갔고, 황보눌도 오자서가 아니란 것을 밝혀서 풀려났답니다.

[명리가의 이대도강(李代桃僵)] 고서(古書)를 보여주고 위기를 모면한다.

제목에서는 크고 작은 의미는 없이 누군가를 위해서 누군가를 이용한다는 의미라고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명리가가 상담실에서 곤경에 처할 일은 손님에게 잘못 봤다고 힐난(詰難)을 당할 경우 밖에 더 있겠나 싶습니다. 그러한 경우에 괜찮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소개 합니다. 물론 임기응변(臨機應變)이지 권할 만 한 방법은 아닙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람이 누구를 의지해서 위기나 모면하는 것은 아무래도 잔꾀에 불과한 것은 틀림없겠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처(難處)한 상황에서는 위기를 모면하고 다음에 더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므로 한두 번의 이러한 편법(便法)은 오히려 이해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건 내 탓이 아니라 『옥정오결(玉井奧訣)』에 나와 있단 말입니다. 이것 보세요. 여기 있잖아요. 그리고 『왕초보사주학』에도 나와 있잖아요. 여기 보세요. 맞지요? 그러니 내 탓이라고 하지 마시고 오늘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시란 말입니다.’ 라고 하면 좀 뻔뻔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임시방편이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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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순수견양(順手牽羊) : 손에 양이 잡히면 그냥 끌고 간다.


후한(後漢)의 마지망 황제인 헌제(獻帝)가 장안으로 납치를 당했다가 가까스로 낙양(洛陽)으로 탈출을 하게 되었으나 도중에서 기마대의 추격을 당하여 위기에 봉착했지만 수행하던 장군의 기지(奇智)로 황제가 갖고 있던 보물들을 길에 흩어 놓으라고 명을 하자, 뒤를 쫓던 기마대가 그 보석을 줍기 위해서 서성이는 사이에 무사히 위기를 모면했으니 양을 끌고 가도록 미끼를 던져 놓고는 그 틈에 살아서 도망가는 방법을 말합니다. 비유로 적절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리는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격언(格言)으로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핵심적인 뜻은 작은 이익이라도 소중히 챙기라는 의미로 보면 되겠네요.

[명리가의 순수견양(順手牽羊)] 식구대로 봐주다가 부적도 팔아라.

상담을 할 적에 미리 예약한 사람에 대해서만 봐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론 이것은 융통성(融通性)을 발휘해서 조금이라도 더 수입을 늘이려는 관점에서는 현명한 방법이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순수견양의 작전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담을 하러 오기는 아들의 취직을 물으러 왔더라도, 본인도 봐주고, 딸도 봐주고 사위도 봐주다가 보면, 미끼를 덥석 물기도 합니다. 사위가 빈둥거리는 것은 운이 나빠서인데 개운(開運)의 부적을 지녀주면 일자리를 얻는 경우도 있더라고 설레발을 칩니다. 그러면 그 말에 솔깃해서 그 부적이 얼마냐고 묻거든 많이 부르지 말고 약간의 경면주사 갚에 노력값을 얹어서 해주면 이것이야말로 순수견양(順手牽羊)에 딱 어울리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셋째. 공전계(攻戰計)입니다. 싸움에서 적을 공격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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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타초경사(打草驚蛇) : 풀을 두드려서 뱀이 놀라게 한다.


당나라 때에 지방의 한 탐관오리가 된 현령(縣令)이 온갖 명목으로 세금을 거둬들여 주머니를 채우는 것을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일부러 그 부하들의 부정부패를 열거해서 현령에게 고발장을 올리자, 그것을 읽어 본 현령이 깜짝 놀라며 ‘여수타초 오이경사(汝雖打草 吾已驚蛇)’라고 말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으니 그 뜻은 ‘그대들이 비록 내 부하를 고발하고 있지만 나는 이미 뱀을 보고 놀랐다’는 뜻인지라, 부하를 징계해서 현령을 깨닫게 한 백성들의 의도는 성공을 거두게 되었답니다.

[명리가의 타초경사(打草驚蛇)] 대놓고 못할 말은 애 둘러서 하라.

가끔은 직설적(直說的)으로 말하기 곤란한 방문자도 있기 마련입니다.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서 온갖 무리수(無理數)를 다 동원하는 회장님이 상담하러 왔을 적에 직접적으로 하지 말라고 하면 아마도 노발대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아랫사람들의 능력이 부족하니까 그렇게 강행하여 추진하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언을 하면 스스로의 욕심을 들킨 꼴이 되므로 겉으로는 직원들의 무능함을 인정하면서도 속으로는 자신의 과욕(過慾)을 깨닫게 됩니다. 아, 물론 앞의 현령처럼 그나마 깨달으면 다행인 것이고, 그래서 타초경사(打草驚蛇)가 되겠지만 어리석은 회장님은 답사중독(踏蛇中毒)이 될 겁니다. 뱀을 밟아서 물리는 것이고, 그러면 부도가 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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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차시환혼(借尸還魂) : 시체를 빌려서 영혼을 부른다.


제갈량(諸葛亮)이 전쟁 중에 숨을 거두게 되자, 대적하던 사마의(司馬懿)가 알지 못하도록 자신의 장사는 지금 지내지 말고 즉시 한중으로 철수하라고 일렀고, 그에 따라서 사마의는 제갈량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로 공격해 왔는데 산 위에서 촉(蜀)의 군대가 움직이는 것을 보니 초상집이 아니라 군사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그 중간에는 죽었다는 제갈량이 마차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바로 철수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더 이상 긴 말이 필요 없겠습니다.

[명리가의 차시환혼(借尸還魂)] 죽은 조상을 거론하여 일을 만들어라.

옛말에, ‘점집에 가려면 쌀을 담가놓고 가라’는 속담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차시환혼(借尸還魂)의 전략(戰略)입니다. 뭐 전략씩이나요. 그냥 먹고 사는 방법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그러나 굿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이것은 장난이 아니라 목숨이 달린 일일 수도 있다는 것에서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명리가의 품격으로 이런 행위를 할 수는 없습니다만, 간판은 철학원이고 내부적으로는 접신자의 굿 당인 경우도 허다하므로 싸잡아서 같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청춘에 죽은 여인의 영혼으로 시작해서 아기를 낳다가 죽은 영혼, 시집갔다가 쫓겨 온 영혼을 거쳐서 전쟁 중에 피흘리고 죽은 영혼까지 시리즈로 등장을 하면 반드시 낚시 바늘 하나쯤은 물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수단에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중심을 잡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정신 못차리고 허둥지둥 하다가는 어느 귀신인 줄도 모르고 카드 긁어서 굿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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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조호이산(調虎離山) : 호랑이는 유인하여 산을 떠나게 한다.


후한(後漢)의 말기(末期)에 지혜와 모략을 갖췄던 우후(虞詡)가 무도(武都)의 태수(太守)가 되어 부임할 때에 용맹한 강족(羌族)들이 병졸 수천을 거느리고 진창(陳倉)과 효곡(崤谷)에서 일행을 막았을 적에 그 세력의 강인함을 알고는 직접 대응하지 않고, ‘곧 구원병이 올 것이므로 적을 공격해서 크게 이길 수가 있으니 그들이 오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큰 솥을 걸고 밥을 지으라고 명하자 그것을 본 강족의 군대는 진짜인 줄 알고 포위를 풀고 물러나자 그 틈을 타서 사지(死地)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명리가의 조호이산(調虎離山)] 상대하기 어려운 고객은 떠넘겨라.

좀 비겁하기는 합니다만, 뭐 어쩝니까? 상담실에 앉아서 방문자를 맞이하다가 보면 자신의 역량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의 방문자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강호(江湖)의 술사(術士)들이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자신의 기량(伎倆)을 자랑하려고 떠도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지요. 물론 겸해서 명리가를 골탕 먹이려는 속셈도 포함되어 있지요. 한 쪽은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이고, 또 다른 한 쪽은 답답할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 붙으면 결국은 승산은 고사하고 망신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가령 예전에 모 방송의 PD가 역술인들을 찾아가서 위장된 자료를 제출하고 골탕 먹인 장면이 떠오르네요. 이런 사람을 만나면 정면으로는 절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괜히 무모하게 달려들다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자칫하면 의욕상실이 되어서 간판을 떼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경우에 사용하라고 있는 조호이산(調虎離山)이거든요. 일단 칭찬하고 대단히 흥미를 끌만한 고수가 어디에 있다고 정보를 흘려주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 한둘은 알아두는 것도 좋겠네요. 여하튼 괜한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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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욕금고종(欲擒故縱) : 적장을 잡기 위해 졸개를 풀어준다.


삼국시대(三國時代)의 제갈량(諸葛亮)은 남만(南蠻)의 맹획(孟獲)을 복종시킬 때에 사용한 방법인데, 삼국이 대결하는데 항상 제갈량의 두통꺼리는 남쪽의 맹획이 기회를 보고 있다가 북방으로 진격을 하면 쳐들어오니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중원(中原)을 도모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 화근(禍根)을 먼저 제거해야만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맹획을 공격해서 사로잡았는데 아무리 항복을 하라고 해도 자기는 사나이답게 죽겠다고 하니 또 풀어주기를 일곱 번이나 했답니다. 그렇게 풀어주면 돌아가면서도, ‘내가 다시 싸우면 제갈량을 이길 수 있다.’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는데, 밤에 군사들을 동원해서 야간기습을 했지만 또 제갈량에서 사로잡히게 되었지만 굴복하지 않았으니 이렇게 일곱 번이나 반복을 한 다음에서야 자기는 제갈량의 적수가 못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비로소 항복을 하였다는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다만 정확하게 욕금고종(欲擒故縱)의 사례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만 그 뜻은 이해가 됩니다. 그렇게 정리하면 그런대로 이해가 되겠습니다. ‘잡기 위해서 놓아 준다’는 정도로 봅니다.

[명리가의 욕금고종(欲擒故縱)] 공짜사주를 봐주며 큰 건을 잡아라.

가끔 그런 광고 문구를 볼 수가 있습니다. ‘사주는 공짜’, ‘타로는 공짜’라는 문구들이지요. 공짜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앞머리 빠진 어르신이 아무리 외쳐도 사람의 심리는 공짜에 약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가족을 다 봐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한 사람 당 얼마씩 받는 곳보다 우선적으로 선택의 대상이 됩니다. 이것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입니다. 그렇게 불러들인 다음에 세상을 놀라게 할 비법으로 휘어잡으면 그 사람은 백년 단골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확실하게 실력이 있을 적에 이러한 작전도 유효한 셈이네요. 남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흉내를 내다가는 신용도 잃고 끼니도 잃는 엄청 난 손실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작전을 사용하기 전에 우선 갖춰야 할 것은 탄탄한 내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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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포전인옥(抛塼引玉) : 벽돌을 이용하여 옥을 얻는다.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촉(蜀)은 풍족한 나라였기 때문에 주변의 강대국들이 호시탐탐(虎視耽耽) 노렸지만 내륙 깊숙이 자리 잡은 촉을 공격하기가 난감했었는데, 진(秦)의 혜왕(惠王)이 큰 바위를 깎아서 크고 무거운 황소 다섯 마리를 만들어서 촉으로 가는 길목에 놔두고 그 속에다는 황금덩이를 넣어놓고는 매일 금덩이를 똥으로 눈다는 소문을 퍼트리면서 맘에 있으면 선물로 줄 테니 가져가라고 촉의 왕에게 말이 흘러가게 한 다음에, 그것을 탐내어서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져가느라고 큰 길을 만들게 되었으니 길이 완성되자 그 길을 달려서 촉을 공격해서 멸망시키고 선물로 줬던 금덩이도 모두 회수했답니다.

[명리가의 포전인옥(抛塼引玉)] 광고비를 투자해서 고객을 확보하라.

맘대로 안 되는 것이 고객을 늘이는 것이라는 정도는 현업(現業)에 종사해 보신 벗님은 잘 아실 겁니다. 물론 자기 집에서 상담을 하면서 손님이 오든 말든 개의치 않고 유유자적(悠悠自適)을 할 수가 있는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매월 꼬박꼬박 월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없을 적에는 매일이 생존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저녁에 문을 닫고는 허름하게 변장을 하고 박스를 주우러 다니겠남요. 물론 그것조차도 옛날이야기입니다. 요즘은 할머니들이 유모차를 끌고 박스를 주워가기 때문에 그나마도 의미가 없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셈이기도 하니까요. 여하튼 살아남는 것이 병법(兵法)이고 생존(生存)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궁리도 해 보는 것이지요. 광고(廣告)를 한다고 해서 그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착순 두 사람까지는 무료로 봐주고 새해 기념 재수부적도 한 장씩 준다는 소문은 내봐야 한다면 이것이 바로 명리가의 포전인옥(抛塼引玉)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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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금적금왕(擒賊擒王) : 적을 섬멸하려면 왕을 잡는다.


당(唐)의 안록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켜서 수양성(睡陽城)을 지키던 장순(張巡)과 격전을 벌였는데 장순은 반란군의 대장 윤자기(尹子奇)를 알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난 궁수(弓手)를 매복시킨 다음에 다른 궁수들에게는 볏짚으로 만든 화살을 쏘게 하였더니 반란군의 병사들이 짚으로 만든 화살을 들고 가서 적군들은 화살이 떨어져서 볏짚으로 화살을 만들어서 쏘고 있다고 윤자기에게 보고를 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궁수에게 명하여 윤자기의 눈에 명중시켰더니 반란군들은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흩어지고 말았답니다.

[명리가의 금적금왕(擒賊擒王)] 가족을 묻거든 본인과 맞장을 떠라

상담을 하면서 본인을 의뢰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만, 종종 가족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아내가 남편을 물어보거나 부모가 자녀를 물어보는 경우가 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당해서 상담을 하다가 보면 뭔가 맞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의심스럽게 앉아서 눈만 멀뚱거리고 있으면 이보다 더 김빠지는 일도 없지 싶네요. 이러한 경우에는 본인의 사주를 적어놓고 단칼에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수긍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순순히 반응이 돌아오는 경우를 많이 접하곤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느냐면 이미 제3자의 관점으로 가족을 보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심리로 가족은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10분의 1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러므로 금적금왕(擒賊擒王)이치를 생각하고 이런 경우에는 본인을 잡아서 항복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대신 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2편으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