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合과 化의 이해

작성일
2007-09-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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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合이라고 하는 글자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보자. 자원의 풀이를 보면 사람인과 아래의 한일자로 보이는 것이 합해져서는 뚜껑이라고 하는 의미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아래의 口(입구)자는 그릇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릇과 뚜껑이 서로 합하는 의미로 마련된 글자라고 보게 된다. 이것이 合이라고 하는 글자의 의미가 된다. 그러니까 서로 다른 것이 함께 만나서 결합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을 하면 될 것 같다.




合과 함께 따라 다니는 이야기는 化이다. 이 화라고 하는 것은 변화(變化)의 의미가 되겠는데, 무엇으론가 변했다고 이해를 하면 되겠다. 그리고 이 化라고 하는 글자의 용도를 보면 처음의 상태에서 다른 것으로 변해버린 상태를 의미하게 된다. 글자를 보면 ‘사람(人)+비수(匕)’가 된다. 사람이 칼을 보면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자살을 한다는 이야기인가? 아무래도 사람이 칼을 들게되면 뭔가 상당한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가 되는 모양이라는 정도로 이해를 해본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匕를 관찰해보면 숫가락이라고 하는 말도 된다. 사람과 숫가락은 둘이 결합을 하게 되면 결국 음식을 먹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근데 중국에서는 숫가락이라는 개념 보다는 뭐든지 젓가락으로 해결을 하는 모양이던데, 예전에는 숫가락도 많이 사용했던 모양일까? 이것을 그대로 숫가락의 의미로 해석을 해도 될런지는 모르겠다.




민중서림판의 한한대자전(漢韓大字典)에는 보다 흥미있는 설명이 들어있다. 이 자전에 의하면 匕는 늙은 여성을 본따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의미도 들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妣(죽은어미비)의 원형이라고 보기도 한단다. 比(견줄비)와도 같은 의미로써 돌아가신 아버지와 나란히 짝을 이루고 있는 여성이라는 뜻일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이것을 확대해석한 것도 같은데, 숫가락과 젓가락이 나란히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숫가락 비가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사람과 숫가락을 합치면 어떻게 될까? 사전에는 또 이렇게 나와있다.




‘어떤 상태가 다른 상태로 됨. 한 물질이 전혀 다른 물질로 바뀜. 옮겨서 달라짐 변천. 마술이나 요술의 의미가 됨.

좌우의 사람이 서로 점대칭(點對稱)이 되도록 놓여서, 사람의 변화. 곧 사람의 죽음 모양에서, 일반적으로 ‘바뀌다’의 뜼을 나타냄’




이러한 의미를 볼적에 서로 다른 두가지가 모여서는 전혀 다른 그 무엇이 되는 것을 일러서 化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명리서에 나타나게 되면 기본적인 음양오행이 변화를 했다고 이해를 하게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변화(變化)를 일으키기 전에 반드시 合이라고 하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化에 대해서 거론을 하게 된다. 그래서 合과 化는 항상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신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엄격하게 구분을 해야 한다. 변화를 한 것인지 그대로 있는 것인지 합만 한 것인지를 구분하지 않고서는 干支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 했다고 볼 수가 없는 까닭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자평진전》에 매우 상세하게 다뤄놓았는데,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대충 넘어가서는 합이 발생하게 되면 무조건 화한 것으로 봐버리는 관계로 해서 실제감정이 매우 혼란스러운 지경으로 되는 것도 왕왕 있는 일이다. 이러한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 드리도록 하겠다.




★ 合은 混合, 化는 化合,




두 개의 각기 다른 성분이 뒤섞이게 되면 혼합이라고 말하는데, 합이라고 하는 것은 그와 유사한 형태를 갖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것을 상추쌈으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큼지막한 상추 잎에다가 밥을 한숫갈 퍼얹고 또 쌈장을 적당하게 넣으면 된다. 이렇게 해서 주섬주섬 싸서는 입 안으로 가져가서 꼭꼭 씹는다. 그러면서 상추의 향을 음미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合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소화액까지 섞어서는 ‘꿀꺼덕’ 소리가 나게 삼키면 합으로써는 더 이상 상관을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완전한 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상추와 밥의 사이에 공간이 존재한다면 이것은 합이 되기 어렵다고 해야 한다. 공간이라고 하는 말은 상추는 상추대로 밥은 밥대로 그렇게 밥상에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즉 둘이서 서로 바짝 밀착을 해야 비로소 합이 되는 것이고, 상추쌈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삼킨 상추쌈은 위로 넘어가서는 다시 미세하게 합을 일으키게 되고, 서서히 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 소화(消化)가 되어가는 과정... 여기에서도 분명히 化라고 하는 글자가 등장을 한다. 소화에 들어있는 化도 분명히 똑같은 化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바로 이것이 化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음식에서는 새로운 에너지가 나오게 되고 이것은 인체로 흡수되어서 활력이 되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신 그대로이다. 바로 이 세로운 에너지가 변화를 일으켜서 만들어진 새로운 물질이 되는 것이다. 즉 상추나 밥이나 쌈장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던 성분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화장실에가서 일을 보는 것도 물론 변화의 결과라고 하면 되겠다. 처음에 먹은 것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合은 되었는데 化까지는 가지않은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설명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합을 하면 일단 화해야 정상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합은 했지만 화는 하지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가장 큰 이유는 그 중간에 뭔가 끼어 있으면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즉 상추쌈을 입에 넣고서 와삭와삭 씹는데 갑자기 ‘딱!’ 하는 소리가 났다면 이와 돌이 부딧치는 소리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이것을 그대로 넘길 수는 없는 일이고, 천상 밖으로 나가서 ‘에퇴퇴’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화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그냥 상추와 밥과 쌈장이 서로 섞여서 합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합은 되었으나 化는 하지않은 것으로 본다. 이것은 化가 된것과 비교해서 상당히 나쁜 형태이다. 차라리 합을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러한 이치를 대입시켜서 合化에 대한 이해를 하면 큰 흐름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합과 화의 차이점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그 변화를 잘 관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우선 간단하게 표로써 상황을 이해해 보고서는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甲己合化土 - 甲과 己가 合해서 化하면 土가 된다.

乙庚合化金 - 乙과 庚이 合해서 化하면 金이 된다.

丙辛合化水 - 丙과 辛이 合해서 化하면 水가 된다.

丁壬合化木 - 丁과 壬이 合해서 化하면 木이 된다.

戊癸合化火 - 戊와 癸가 合해서 化하면 火가 된다.




간단하게 암기하면 되겠다. 암기 뿐만 아니라 그 내부에 흐르는 의미까지도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단순하게 암기만 해가지고는 별로 도움이 되지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차차로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