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 을미년이라니 미(未) 자나 뜯어먹어 볼까....

작성일
2015-01-05 08:23
조회
11582

[660] 을미년이라니 미(未) 자나 뜯어먹어 볼까....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지요? 숫자로 2015년, 이름하여 을미년(乙未年)이라고 하던가요. 사실 우주의 긴 흐름에서 본다면 잠시 지나갈 한 순간에 불과하지만 그 순간에 함께 하고 있는 인생에게는 또 365일이라는 짧지 않은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해에 원하시는 일들이 모두 뜻과 같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1. 2015년은 양띠 해라지요?


양띠라고 하니 올해는 양이 주인공이겠습니다. 조금 더 상식이 있으신 경우에는 청양(靑羊)이라고도 하더군요. 그 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낭월학당의 벗님들은 모두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을(乙)이 목(木)을 의미하고 목은 색으로 청(靑)에 해당하는 까닭에 청말이니 청양이니 하는 것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축하카드부터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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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을 축하하는 그림도 많습니다만 이 그림을 선택해 보는 것은 재치가 보여서입니다. 세 마리의 양을 그려놓고서 「삼양개태(三羊開泰」라고 썼잖아요. 양 세마리이니 크게 활짝 운수가 열린다는 뜻으로 해석을 해 봅니다. 그리고 이 글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고 나면 비로소 왜 재치가 있는 글귀인지를 알 수가 있겠네요. 그 소리는 바로 삼양개태(三陽開泰)에서 양(陽)을 소리가 같은 양(羊)으로 바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구심이 치열하신 벗님이라면, 그 삼양개태는 또 어디에서 왔는지가 알고 싶으시겠네요. 이러한 방문자를 낭월은 가장 기뻐합니다. 하하~

삼양개태는 '양(陽)이 셋이니 크게 열린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양이 셋이면 크게 열린다는 말은 또 뭔말인가 싶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되면 이야기는 다시 주역괘로 올라갑니다. 이렇게 해서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달려드는 일까지도 확장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쏠쏠한 수확을 얻는다면 또한 기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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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괘를 두고 삼양개태라고 하는 별명을 붙입니다. 이제 왜 양이 셋인지는 이해가 되셨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눈치를 때려서, 삼음개태라고 해도 된다고 우기면 안 됩니다. 하하~

이 괘의 이름은 태괘(泰卦)입니다. 그래서 태(泰)라는 말이 나온 것인가 봅니다. 더 자세히 괘이름을 표시한다면 지천태(地天泰)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계절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음력으로 정월이고 월건으로는 인월(寅月)을 나타내는 괘이기도 합니다. 삼음삼양이니 균형도 이루고 있네요. 그래서 아름다운 괘에 해당하기도 합니다만 더 파고 들어가면 주역공부이니 을미년과는 자꾸만 멀어지고 있어서 그만 나가고 되돌아 와야 하겠습니다.

양띠란 말은 미(未)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을(乙)이야 아무래도 좋겠지요. 푸른 양이든 하얀 양이든 양인 것은 같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미에 대해서 좀 음미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아, 설명을 보시기 전에 먼저 벗님께서도 未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름대로 어디까지 생각을 할 수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는 것부터 공부는 시작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낭월의 설명이 벗님의 생각보다 못하면 웃어주시면 되고, 조금 더 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박수를 치는 겁니다. 그리고 놀랍도록(그럴리는 없겠지만) 기발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감탄을 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하하~

 

 2. 이야기의 발단은 미생(未生) 때문에.....


엇저녁에 화인네 부부가 차를 마시러 올라왔습니다. 화인네 집은 150m 아래에 있습니다. 그래도 마실을 잘 오지는 않는데 요즘 금연한다고 맘 고생이 많은 화인의 남편을 위로하기 위해서 차 한 잔을 마시자고 했더니 올라왔네요. 2차 도전인데 잘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야든둥~~~

미생을 최종회까지 보고 왔다고 하기에 미생이 무슨 뜻이냐고 했더니 여기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서 미 자를 뜯어먹게 된 것이지요. 미생의 뜻이야 '아직 살지 못함'이겠지요. 그리고 未자의 뜻이 '아직....이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을미년의 미도 같이 연결되고 보니 이것이 또 이야기꺼리가 되는 것이지요. 깊어가는 겨울 밤에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이러한 이야기로 수다를 떨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거든요. 아마도 벗님 들 중에 누군가는 그러한 분위기가 부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감로사에서 수시로 차담(茶談)을 즐길 수가 있는 사람들이니 말이지요. 하하~

未가 '아직.... 이다'라는 의미는 '아직 안 되었다.' '아직 못했다.' 와 같은 의미로 쓰이게 됩니다. 그래서 완성된 단어는 '미완성(未完成)'이나 '미성년(未成年)과 같은 문구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물론 앞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하는 것도 겸해서 이해를 할 수가 있겠네요. 그런가 하면 미련(未練)이나 미수금(未收金)도 있군요. 참 많이도 사용되는 글자입니다. 그렇다면 이 글자에 왜 '아직....'이라는 뜻이 들어가게 된 것일까요? 그것이 未자를 뜯어먹는 핵심입니다. 그리고 未자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십시다. 바쁠 일도 없으니 말이지요.

 

3. 未의 기본에는 도(道)가 있었군.


무슨 제목인가 싶을 벗님도 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천천히 음미하시게 되면 자연히 다 이해하실 것이므로 서두르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우선 未자는 木에서 그 뿌리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목의 뿌리가 도[十]에 닿아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未의 뿌리도 도에서 출발한다고 이해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너무 호들갑스럽나요? 뭐 그래도 즐겁게 생각하면서 차 한 잔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는 의미에서 봐줄만 하시리라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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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자를 쓰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순(筆順)입니다. 이 두 획을 그리지 않고서 木으로 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십(十)이라고 쓰고 도(道)라고 읽습니다. 이것이 왜 도인지를 설명해 달라고 하시는 벗님들만 위해서 설명합니다. 이미 낭월학당을 찾아주시는 단골 벗님들께서는 그 정도는 손바닥 보듯이 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근거자료는 주역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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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계사전에 이렇게 떡하니 나와 있습니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말이지요. 그러니까 음 하나와 양 하나가 있으면 이것을 일러서 도라고 한다는 말이겠습니다. 물론 음 두개와 양 하나라면 도라고 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그 속에 숨어 있습니다. 도이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는 도라는 의미로 본다면 타당할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도는 결국 균형이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이 괘의 이름이 왜 태(泰)가 되었느냐고 한다면 긴 겨울을 지나고 바야흐로 봄의 기운이 시작되는 입춘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괘를 12월로 나눌 적에는 1월의 괘로 사용하는데, 삼음삼양이니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와, 얼어붙은 겨울이지만 내부에서 서서히 양의 기운이 피어오르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서 양력 2월이면 아직은 차가운 기온이지만 자연의 상태에서는 완전히 봄의 계절로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겨울은 혹독한 계절이었겠지요? 얼어 죽지 않아야만 내년 봄을 기약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겨울을 잘 보내고 봄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았겠냔 말이지요. 그래서 태안(泰安)인 것이지요. 태안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줄임말이기도 합니다. 나라는 번창하고 백성은 편안하다는 의미이니 봄이 되면 이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이 될 것이라는 뜻으로 괘의 이름이 정해졌다고 이해하면 되지 싶습니다.

여하튼, 이로 인해서 십(十)은 도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일음(一)과 일양(丨)이 서로 만난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여성의 생식기에도 이 이름이 붙어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이름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는 의미에는 재미있는 것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깨닫고는 혼자서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것도 철학하는 즐거움이겠지요?

 

 4. 도(道)에는 '어린도'도 있고 '완성된 도'도 있으니...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도면 도지 어린 도는 뭐고 완성된 도는 또 뭐람? 그러게나 말입니다. 완성된 도부터 말씀드리면 토(土)가 이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한 눈으로 봐도 도의 이치가 뚜렷하게 드러나 보이지요? 그러니 이것은 완성이 된 도라고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무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있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십(十)의 아래에 있는 일(一)은 기준선 위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감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기준선을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그렇다면 저장된 도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금(金)입니다. 저장된 도가 보이시나요? 보이신다면 공부는 8할이 완성된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자들의 모임은 오행(五行)이네요.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에서 나오는 글자들이니 말이지요. 여하튼 자평명리학은 도학(道學)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네요. 이렇게 도처에서 도를 만나게 되니 말이지요.

그렇다면 어린 도는요? 그야 목(木)이네요. 도는 분명히 도인데 아직 어려서 누군가의 보살핌으로 성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모양이라고 말씀드리면 그렇게 보이시지요? 아래에서 받치고 있는 두 획(人)은 아마도 부모님일 겁니다. 부모가 그렇게도 애써서 어린 자녀를 돌보고 있는 것이지요. 이미 갖출 것은 다 갖췄음에도 아직은 어려서 스스로 도를 발휘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가 없기도 하네요. 그러니 더 키워야지요. 이렇게 부모의 일은 자연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다 계시지 않고 한쪽 부모만 계신 상황에서 자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참 대단하다고 봐서 재(才)라고 합니다. 이 글자가 재주재인 것은 그만큼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봐서 무리가 없겠습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혼자서 두 사람 몫을 다 한다는 의미에서 가로로 걸쳐있는 한 획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 부모의 고생은 두 배일 것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성장을 했으니 참으로 대단하다고 본 것이겠지요. 고인들의 관찰력에는 항상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다시 생각해 봅니다. 목(木)의 의미는 뭐라고요? 예, '어린 도'입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어려서 혼자서는 무엇을 할 수가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로군요. 그렇다면 언제까지 둬야 할까요? 낭월이 어렸을 적에는 14세가 되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늦춰진 것 같더군요. 최소한 20세이고 넉넉히는 30세까지도 어린도에 해당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잠깐~! 여기에서 눈치를 채셨습니까? 木의 의미에 '아직....'이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렇게 지나가는 듯이 하는 글 속에서도 눈치가 빨라야 답을 얻어냅니다. 그러한 벗님은 절에 가서 젓국을 얻어 먹을 수도 있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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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알 수가 있는 나무木 자입니다. 이 글자의 구조를 뜯어보면 네 개의 글자가 조합되어 있는 것이로군요. 네 개라고 하면 또 떠오르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만, 일단 자중합니다. 인내심이 조금은 약한 벗님들을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다 풀어놓으면 오늘 중으로 끝나지 못할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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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맨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글자는 음(陰)을 나타내는 한일(一)입니다. 왜 양음이라고 하지 않고 음양이라고 하는지 묻는 벗님이 가끔계시는데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입니다. 음이 있고 양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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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음으로는 양(陽)을 나타내는 의미인 뚫을곤(丨)입니다. 음이 있으니 양이 찾아오게 되지요. 이것을 음양교합이라고 하고 도[十]라고 하고, 짝짓기라고도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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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은 아버지를 나타내는 삐침별(丿)입니다. 왜 어머니가 아니고 아버지냐고 따질 벗님께는 남좌여우(男左女右)라고 얼버무리고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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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나타내는 파임불(乀)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뤄진 글자는 목(木)이고 어린 도이며 생명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늘어 벌여 놓으니까 그럴싸~ 하지요? 이러고 놀면 됩니다. 하하~

엇~! 저쪽에 손 드신 벗님, 하실 말씀이라도 계신지요? 아, 목자가 그게 아니라고 하시고 싶으시군요. 아마도 다음과 같은 글자를 떠올리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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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예리하십니다. 그렇게 살피지 않으면 어느 귀신에게 정신을 빼앗길지 모릅니다. 그래서 항상 긴장하고 빛나는 눈으로 살펴봐야만 하지요. 이 글자가 항상 접하게 되는 木인데 그렇다면 세로의 획은 뚫을 곤(丨)이 아니라, 갈고리궐(亅)이라야 한다는 것이군요. 일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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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글자와 조합을 해야만 비로소 목이 아니냐고 하시는 말씀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그것은 오류라고 하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 안타까움이 있네요.... 예.....

서예를 배워보면 목을 갈고리로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것이 옳은 것이겠거니.... 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그러나 철학적으로 살펴보면 이것은 문제가 있는 글자입니다. 왜냐하면 나무의 뿌리가 굽어버리면 자랄 수가 없다는 것에서 그러한 관찰을 할수가 있는 것이지요. 나무의 뿌리는 깊이 내려갈수록 위로도 높이 자랄 수가 있는 것인데 이렇게 굽어버리면 위로도 자랄 수가 없지요. 어려서부터 불량한 자세가 되어버린 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문득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두 그루의 나무 형제가 떠오르네요. 꿋꿋하게 버틴 형은 잘 자라서 재목이 됩니다만, 고난을 견디지 못하고 굽어버린 동생은 쓸모가 없는 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5~60대의 벗님들께서는 기억이 나실 것도 같습니다만.... 여하튼 그건 그렇고 원래 木자는 어떻게 생겼는지가 궁금해지네요. 그래서 글자모음집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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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木을 보니 어디에서 갈고리궐로 되어 있는 글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로 미뤄보건대, 아마도 갈고리궐로 쓴 木은 그냥 철학적인 이치도 모른채로 멋을 부린답시고 쓴 것에 불과하다는 불량木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 정확히 이해를 하셨으리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벗님도 木을 쓰실 적에는 반드시 꼿꼿하게 뚫을 곤(丨)으로 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 갈고리로 쓸 적에는 한방 먹이는 겁니다. 이런 것이 지적유희(知的遊戱)라고 하면 될까요? 하하~

어쩌면 옛날에는 그렇게 썼지만 세월이 변해서 지금은 갈고리로 쓸 수도 있다고 한다면 뭐 달리 우기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래도 딴지를 건다면.... '그건 아마도 분재이겠군요...'라고~

 

5. 드디어 未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에  팔려서 자칫하면 오늘 한담이 未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도 잊을 뻔 했습니다. 그럼 안 되지요.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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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주인공이 등장을 했습니다. 아닐미(未) 라고 사전에는 나와있지요. 그렇지만 아닐미라고 하면 의미는 또 안드로메다로 가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전만 보고 아닐미라고 하지 말고, 아직은 아닐미라고 해야만 비로소 한문을 읽을 적에 의미가 통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도 드려 봅니다. 사실 사전만으로 한자를 이해하기로 든다면 참으로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한문 좀 해 보신 벗님은 잘 알고 계시지요. 未자의 구조를 보면 목(木)의 위 중간쯤에 짧은 일(一)이 추가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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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짧은 일(一)이 뭘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봐야 하겠습니다. 혹 벗님은 아실까요? 물론 안다면 가만히 계시기 바랍니다. 아직 모르시는 벗님들이 많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맞춰보시라고 해야 하는데 정답을 불쑥 말씀해 버리면 질문자는 뻘쭙하고 모르는 사람만 신나는 일이잖아요. 그럼 재미가 없지요. 하하~

우선 未는 계절의 일 부분을 담당합니다. 즉 미월(未月)에 해당하고 양력으로는 7월초부터 8월초가 되겠습니다. 절기로는 소서(小暑)에서 입추(立秋)의 기간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의 들판을 생각해 보는 것이 미월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무렵의 논에는 벼가 한참 자라고 있으며 급한 녀석들은 이삭이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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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요만큼 자랐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러한 그림을 보면서 '아직....'이라는 의미를 찾아 낼 수 있으시겠지요? 그러니까 아직은 낫을 들고 달려들 수가 없는 상태라는 것이지요. 이 상태가 바로 木의 위에 짧은 일(一)을 그리게 된 사연이라고 낭월은 이해를 했습니다. 전혀 황당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제대로 된 한일(一)을 하면 어떻게 될지도 생각해 볼까요? 뭐 어려운 일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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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잘 되시라고 청색으로 획을 표시했습니다. 이것은 무슨 자인가요? 그렇습니다. 끝말(末)입니다. 다 끝났다는 이야기지요. 이것은 아마도 자라고 있는 이삭을 칼로 쳐버리는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익지않은 벼를 의미하기 위해서  긴 한일이 아니라 짦은 한일을 써서 표시했던 것이지요. 혼동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눈썰미가 없는 사람은 길거나 짧거나 의미는 같다고 우기기도 하지요. 그러면 그냥 냅 둡니다.

그렇다면 짧은 한일을 이래에 그으면 어떻게 되나요? 지나는 길에 이러한 것도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한 글자가 떠오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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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글자입니다. 아마도 같이 떠올리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근본본(本) 입니다. 확장되는 뜻으로는 뿌리 기초, 기원, 바탕 등으로도 해석이 되네요. 여하튼 이것도 칼로 자른 것이 아닌 짧은 한일이라는 점에 대해서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읽다가 보면 또 새로운 소식이 무럭무럭 들려 올지도 모르니까요.

한글에서 본자를 치고 한자키를 누르면 같이 나오는 글자가 하나 눈에 띕니다. 나아갈도(夲)가 왜 본자 항목에 들어있는지는 알 방법이 없지만 글자가 생긴 것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지요? 왜냐하면 도가  커진다는 의미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망외소득(望外所得)이라고 하나요?

이렇게 아직은 자라고 있는 상태이며 더 자라야 하는 상태이기도 한 것이 未라는 것을 이해하는데에는 충분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이제 마무리 해도 될까요? 물론 그래도 되겠습니다만 낭월과 같은 수다쟁이가 이러한 기회에 그대로 마친다면 낭월이 아니거나 병이 난 것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왜냐하면 아직 자라고 있는 벼 이삭을 위로 더 올려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거든요. 그럼 무슨 자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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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무슨 자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은 짐작을 할 수가 있겠네요. 성급하신 벗님은 사전을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게으른 벗님은 가만히 글만 따라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이 글자는 벼화(禾)입니다. 엉? 그러니까 벼란 말이여? 우리가 알고 있는 가을 들판의 그 벼 말이지? 예 바로 그겁니다. 이제 비로소 벼라고 할만 하네요. 칼로 이삭을 잘라다가 방아질을 하면 쌀이 됩니다. 그래서 위의 글자는 삐침별(丿)이 누운 형상을 하고 있군요. 원래 이삭은 아래로 처져 있으니 이렇게 표시하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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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폼새가 딱 그 모양이지요. 禾자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모습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삭이 아직은 줄기 사이에 있을 적에를 未라고 하고, 이제 다 여물어서 고개를 숙이면 禾라고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나요? 당연히 추수를 해야지요. 그리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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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는 거지요. 이게 무슨 글자인가요?  그보다도 어떻게 하고 있는 모습인가요? 벼 옆에 입이라.... 이게 뭐겠어요? 풍년이 들어서 배불리 쌀밥을 먹을 수가 있으니 입이 저절로 벌어진 것이구먼요. 그것도 아주 크게 말이지요. 먹을 것을 앞에 두고는 싸울 사람이 없지요. 그리고 먹는 것을 두고서 싸우면 욕을 먹기도 하지요.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분위기도 좋으니까 화합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자가 참 재미있습니다.

그럼 벼가 다 익어서 낫으로 베어야 한다면 무슨 글자가 될까요? 그것은 이로울리(利)가 되네요. 칼도(刂)가 붙어있으니 말이지요. 곡간에 쌓아놓겠다는 이야기도 되겠습니다. 도(刂)는 도(刀)와 같은 글자니까요. 그럼 벼가 산에 있으면요? 그것은 소위 말하는 산도(山稻)인 메벼선(秈)이랍니다. 이건 보통 사용하는 글자는 아니지만 의미를 봐서 기억하기는 좋겠네요. 향(香)도 벼가 들어간 것을 보면 밥이 익는 냄새가 아닌가 싶네요. 사전을 보니 눈에 띄는 글자들이어서 언급해 봅니다.

이제 대략 생각나는대로 적어 본 것 같습니다. 엇저녁에 未자를 놓고서 이런저런 생각을 이야기 나눴는데 오늘 아침에 문득 한담을 찾아주시는 벗님께 새해에도 공부 잘 되시라는 의미로 소개해 드리면 어떨까 싶어서 한 맘 일으켰는데 어떠셨는지요? 약간이나마 재미있으셨기 바랍니다.

그리고 을미년이 희용신인 벗님들은 만사형통하시고, 기구신인 벗님들을 열심히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낭월도 수행해야 하는 해네요. 그래서 공부나 열심히 하려고요. 하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015년 1월 5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