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울 신의 의미

작성일
2007-09-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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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에서 가장 처음에 나타나는 의미가 그 글자를 대표하는 뜻이 있다고 생각해 볼적에, 이 매울 신자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게 된다면 자연히 여덟째 천간의 의미가 느껴질 것 같아서 이 의미를 좀더 분석 해보려고 한다. 맵다고 하는 것은 혹독하다는 의미도 함께 들어있겠고, 매섭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대체로 봐서 시련을 많이 겪는 사람들이 자주 써보는 단어이기도 하겠다. 어찌보면 인간승리를 얻은 사람에게는 매운 고통을 모두 이기고서 결국 의지의 승리를 했다는 의미로써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라면 그 매운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그 성취도에 있어서도 역시 높은 만족감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어휘(語彙)가 많은 한국에서 이 ‘맵다’는 것을 구분하지 않고 써왔는지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속 한다. 고추의 매움과 양파의 매운 것, 그리고 후추의 매운 맛이 서로 다른 것은 분명한데,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해서 그냥 단순하게 맵다는 말로 함께 써오고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곰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서양 사람들이 한국의 김치를 먹고서 ‘뜨겁다’라는 말을 한다고 웃은 적이 있었다. 그 맛이 어떻게 뜨겁냐는 것이겠는데, 정작 맵다는 말로 해봐도 구분이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이니 별 수가 없을상 싶다.

한국의 라면이 세계적인 시장에서도 상당히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갑자기 웬 라면 이야기를 하느냐고 어리둥절하실 런지 모르겠으나, 라면의 이름에 바로 이 ‘辛’을 넣은 것이 있어서 문득 생각이난다. 매운 라면 이라는 의미인 모양인데, 여기에서는 마늘의 매운 맛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추의 매운 맛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추는 열(烈)에 속한다고 봐야 하겠다. 열(烈)과 辛은 그 의미에서는 똑같다. 서로 맵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맛은 전혀 다르다. 이렇게 다른 글자를 집어 넣으면 본래의 의미가 되살아 나는 것 같아서 비교를 해보는 것이다. 요즘은 누눈가가 이 차이점을 눈치 챘는지 라면 광고를 보니까 ‘열 라면’이라고 하는 것이 등장을 했다. 맛이야 어떻게 되었던간에 글자의 의미로써는 열라면이 그래도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설명을 드리면 이제 매울 辛의 용도가 대충 드러나는 것을 감 잡으셨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매울 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정확하게 설명을 하자면 신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백합(百合)과에 속하는 식물에서 나오는 매운 맛을 의미한다고 본다. 여기에서 백합과라고 하는 것이 갑자기 등장을 했는데, 이미 한의학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대충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 잡으실 것이다. 사전에서 백합(百合)과에 대한 자료를 뒤져보면 세계적으로는 대략 2천 6백 여종이 있고, 우리나리에서는 그중에서도 20여종이 있다고 한다. 백합과에 속하는 것을 일명 나리과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백합이라고 하는 글자를 보면 웬지 호감이 간다. 의미는 백가지가 화합한다는 뜻으로 생각이 되어서이다. 우선 생각나는 것으로 가장 중요한 식물로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마늘, 파, 양파, 부추(정구지), 등이 이에 해당한단다. 그리고 맛을 생각해보면 대충 서로 통하는 점이 있다고 하겠는데, 바로 그 문제의 매운 맛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매운맛 때문에 비슷한 종류를 연결하기가 쉬운 것도 같다. 그러면 이러한 성분들이 어떤 역할을 할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 우선 마늘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가장 대표적인 특성이 살균(殺菌)력이다. 균을 죽이는 성분이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고기를 먹을 적에는 항사 마늘이 따라다니고 있는 것이고, 마늘 즙은 소독용으로 훌륭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분을 생각해 볼적에 얼핏 떠오르는 생각은 맵다는 말을 할 수가 있겠다는 것이다. 혀끝만 매운 것이 아니라 미생물을 죽여버리는 매운 맛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분을 金의 성분으로 보기도 한다. 금의 성분이라면 五行相生의 원칙에 의해서 生水를 해야 한다. 그래야 금생수의 이치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과연 마늘이 水를 생해줄 능력이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인체에서 수에 해당하는 부분이 어느 기관인가를 먼저 알아야 하겠는데, 신장(腎臟)과 방광(膀胱)이 수의 영역으로써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는 정력(精力)이라고 하는 것도 이 수의 영역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생식력(生殖力)도 수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아마도 한국의 사람이라고 한다면 마늘이 정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금생수의 이치에 부합된다고 해도 충분하겠다. 이러한 성분이야말로 매울 辛으로써의 의미에 충분히 부합이 된다고 보겠다.




식물공부는 이정도로 해두고 여덟 번째 천간에 대한 공부도 해보도록 하자. 과연 辛金의 영역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런데 우선 22개의 간지 글자에서 발음이 똑같은 글자가 있다. 바로 천간의 辛金과 지지의 申金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기 따로 말한다면 소리가 같기 때문에 혼동을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있는데,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천간신, 지지신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지않을까 싶다. 특히 외울적에도 약간 혼란스러운 점이 없지않다고 봐야 하겠다. 이점을 우선 잘 이해하도록 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보통은 당연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실은 참으로 엉뚱하게 이런 것으로 인해서 혼란을 겪는 초보도 없지 않더라는 것이다.

우선 辛金에서 맵다는 의미가 있는가를 봐야 하겠다. 매운 것은 혹독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혹독하다는 것은 경금에서 모아진 금기운이 이제는 물질화(物質化)로 굳어져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이것이 바로 혹독하다고 할만한 이유가 되겠다. 즉 신금은 乙木을 정면으로 극하고 있는 관계이다. 금극목에 음대음으로써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는 인연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을목을 일러서 목질이라고 했는데, 그대로 여기에선 금질(즉 쇳덩어리)이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것과 서로 마주 부딧치면 필시 혹독하게 木을 죽여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자연적으로 가만히 있는 바위는 절대로 나무를 죽이지 않는다. 왜냐면 애초에 바위에 있는 식물은 스스로 알아서 살 궁리를 할 뿐이지 바위가 가만히 있는 목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연결지어야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여기에서 신금의 의미를 약간 다른 각도에서 봐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신금은 서리라고 보자는 것이다. 서리는 냉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다. ‘된서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마도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 그야말로 된서리를 맞았다는 말에서 나오는 느낌은 매운 맛을 봤다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닥친 시련으로 인해서 생사존망(生死存亡)의 지경에 처하게 되면 바로 된서리를 맞았다는 말로써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면 누구나 잘도 알아듣는다. 경금은 아직 금기운이기 때문에 어떤 준비적인 상황을 암시하고 있었다고 본다면 신금은 이제 본격적으로 냉혹하게 죽여버리는 무서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해야 하겠다.

이것을 일러서 혹독한 결과로 인식을 해보자는 것이다. 된서리를 맞으면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재기불능에 처하게 된다 그만큼 치명타를 입을 정도가 되어야 이러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있다. 예로부터 한많은 여인에게 따라 다니는 말 중에 ‘청상과부(靑霜寡婦)’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靑霜이라... 이러한 글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푸를 청에서는 젊음을 의미하고 바로 목질에 해당하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참 젊은 나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 쯤은 알 수가 있겠고, 서리 상이라고 하는 것에서는 된서리의 의미이다. 그리고 푸르고 젊은 나무가 갑자기 서리를 맞아서 시들어 버린 상황을 연상하라고 만들어 놓은 단어일 것이다.

이것을 다시 음미해보면 신금은 서리와도 같은 혹독함이 들어있다는 의미가 떠오르게 된다. 경금이 단지 살기라고 했다면 제 8위에 해당하는 신금에 와서는 직접 죽여버리는 작용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으로써 경금의 추상적인 제어력 정도가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가장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