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사의 초가을

작성일
2010-10-05 02:53
조회
2415
 
 
 
 

 
 
 
이른 새벽의 가을은 이렇게 시작되네요.
짙은 안개 속에서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습니다.
부엉이의 짝찻는 소리가 적막을 깹니다.
 
 
 
 
 
코스모스에 맺힌 이슬방울이
아침 햇살을 받았더라면 영롱할뻔 했겠네요.
또 여느 날과 다름없지만 또 새로운 하루의 시작입니다.
 
 
 
 

 
정원이 따로 있나요.
이렇게 창문을 열고 내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모두 정원인걸요.
천연의 정원을 바라보니 여유롭지요.
마당가에는 코스모스가 계절을 즐기고 있는데
산색은 아직도 여름의 미련이 남아있네요.
그래봐야 조금 있으면 누릇누릇해지겠지요.
 
 
 
 
 
 
 
해가 지면 지는대로 좋아요.
어제 저녁에 밥먹으라고 소리를 지르기에
후다닥 나갔는데, 하늘모양이 이래요.
그래서 얼른 밥보다 급한 일을 했지요.
밥이야 잠시 돌보지 않아도 그자리에 있겠지만
저녁의 불타는 노을은 이내 사라지고 말거든요.
 
오늘도 고요한 산사에는 비파소리를 들으면서
키보드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감돌고 있답니다.
연지님은 노모님 치과에 다녀온다고 논산에 나갔고
금휘는 시험날이 며칠 안 남았다고 바쁘고
화인은 서울에 강의하러 나가고 나니까
진짜 절간 같네요. 그래서 오붓합니다.
 
 
             2010년 10월 5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