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첫 고사리 수확
작성일
2023-03-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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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첫 고사리 수확
작년에는 유독 고사리 수확이 적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노루들이 뜯어먹었다는 강력한 혐의를 두는 연지님을 위해서 작업을 했다.
고사리 밭의 둘레에 그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래서 필요한 용품을 주문했다. 이렇게 하려면 고추 말뚝이 필요하고 그물은 당연히 필요하고 망치로 때려 박다가 보면 휘어지고 꺾이는 것을 경험했던지라 타격봉도 하나 샀다.
그물은 높이 120cm에 길이는 100m인 것으로 하나 주문했다. 혹 부족하면 작년에 쓰고 남은 것으로 땜빵을 해도 되겠다는 계산도 있었다. 그렇다고 두 개를 살 정도는 아니어서 대략 눈짐작으로 가늠하고 하나만 주문했다. 35,000원이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군.
다음은 고추 지지대라고 되어 있구나. 그냥 고추 말뚝이라고 대충 부르지. ㅎㅎ 이것은 50개가 한 묶음으로 되어 있는 것을 주문했다. 길이는 높은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2m짜리로 주문했다.
그리고, 검색하다가 알게 된 고추 지지대 타격봉이다. 이것도 하나 샀다. 크기가 세 가지인데 가장 가는 것으로 했다. 고추대를 박는데는 이것에 맞지 싶어서다.
그물도 왔고.
고추 지지대도 왔다.
그리고 타격봉까지 모두 잘 도착했으니 이제 작업을 해야지. 그래서 밭으로 들고 가서 하나씩 세우고 잘 두드려 박았다.
지지대는 45개가 들었고, 그물은 1m도 남지 않았다. 그야말로 한 바퀴가 100m였던 모양이다. 어림짐작도 그만하면 성공적이라고 할만 하구나. ㅎㅎ
낭월은 지지대를 지탱해 주는 보조 말뚝을 박고 끈으로 당겨 맸다. 청원은 그물을 펴고 연지님은 케이블타이로 기둥 하나에 상중하로 하나씩 묶었다. 그렇게 해 놓으니 보기에도 튼튼해 보인다. 태풍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아야 하니까 나름 야무지게 했다.
지금은 휑~해도 연지님의 봄철 놀이터다. 뭔가 밥값이라도 한 듯한 뿌듯함? ㅋㅋ
그래 놓고 비가 내리고 난 일주일 후...........
윤달맞이 삼사(三寺) 순례를 다녀와서는 다음날 고사리 밭으로 간단다. 다시 추워진다는 말에 그나마 몇 개 난 것이 얼어 죽으면 안 된다고 서둘러서 밭에 갔다.
천부적 배짱이인 낭월은 햇살 화사한 저녁땁에 벚꽃이 만발하기 직전의 풍경을 보며 이른 봄의 풍경과 놀았다.
모과나무에 연두빛깔의 새싹이 돋아나는 풍경도 신선하구나.
한참, 대략 한 시간 쯤 뒤에 고사리 한 소쿠리를 꺾어와서 쏟아 놓고 즐거워한다. 벌써 햇고사리의 수확이라니. 봄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
묵은 고사리가 딱 떨어졌는데 마침 맞게 새 고사리를 꺾었다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니 덩달아 즐겁구나.
얼마 되지는 않아도 첫 고사리라서 통통하다. 이제 이틀에 한 번은 고사리밭을 누비겠구나. 다 꺾었다고 전화하면 그것을 가지러 마중 가는 일은 낭월의 몫이고.
삶아서 말리면 완성이다. 이렇게 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고사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