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⑫ 회룡산 풍경

작성일
2022-03-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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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⑫ 회룡산(回龍山) 풍경


(2022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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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는 강풍이 불어대는 날씨를 보면서 파도구경을 갔다. 항리선착장이라고 되어 있는 섬누리 민박 앞으로 내려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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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임 선장이 갖고 있는 어플이 한 수 위였던 모양이다. 파도는 여지없이 일어났고, 그래서 풍랑주의보는 다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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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이 깨서 바로 확인한 날씨에는 여지없이 특보가 발효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오늘은 배가 오지 않는 것이 맞겠군.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또 하루를 벌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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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노도(怒濤)로구나. 성이 날 대로 나 있으니 말이지. 오전에는 이렇게 거센 바람을 맞아서 파도를 구경하면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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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선장님 오후에는 회룡산을 둘러볼까 싶습니다.
선장 : 그럼 같이 나가다가 샛갯재 앞에서 내려서 가시면 됩니다.
낭월 :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등산은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흐름에 따라서 등산도 해야 할 모양이다. 원래는 혼자만 후다닥 둘러볼 요량으로 생각한 회룡산이었는데 시간이 주어지는 바람에 모두 방에서 노느니 풍경도 볼 겸 구경 삼아서 회룡산을 올라갈 마음이 생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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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서 숙소로 돌아오는데 바람을 피해서 딱새 한 마리가 들어왔다가는 깜짝 놀라서 허둥대는 것이 보여서 얼른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그래 바람을 피했다가 돌아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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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 길이 험하지 않아요?
낭월 : 가볍게 올라가면 될 껴. 난들 아나. 하하~!
연지 : 등산은 안 한다고 해서 스틱도 안 챙겼는데.
낭월 : 인생의 일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거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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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산 입구에서 내려놓고 선장 부부는 바삐 집으로 갔다. 내일 배로 택배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바쁜 오후란다. 그렇구나. 택배로 주문을 받아도 배가 오지 않으니 보낼 수가 없었구나. 내일은 배가 올 모양인데 문제는 파도지. 아무래도 멀미하는 일행들이 걱정이다만 그건 또 내일 문제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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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도 볼 수가 없는 주의판이 떡 하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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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는 험해 보여도 그렇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천천히 가면 되고 거리도 멀지 않으니까 스틱까지는 없어도 되는 길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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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르니 전망대가 있어서 섬등반도를 조망하기 좋았다. 하도 봐서 이제 다 외웠지 싶다. 그래도 바다는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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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를 갖고서 뭔 악산이라고. 조금만 조심하면 무난한 등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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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바위 놀이도 하면서 천천히 오르니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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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가면 회룡산 정상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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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가거도는 여러 곳의 섬 풍경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울릉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서 도동항을 내려다 보는 느낌과 흡사하구나. 보자... 울릉도를 언제 다녀 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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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이었구나. 벌써 4년 전이었네. 이름은 독도전망대인데 독도는 보이지 않았다. 느낌은 가거도항을 내려다 보는 분위기가 비슷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에 봤던 영화 킹콩에서 빌딩이 서 있는 것을 보면서 킹콩이 자기 고향의 산봉우리로 생각하는 장면이 겹치기도 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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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패여서 물이 고여 있구나. 목이 마른 사람에게는 축일 수도 있겠다. 계속 비가 내려서 고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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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회룡산의 정상이 선녀봉이라는 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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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산과 선녀봉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보던 호연이 물었다.

호연 : 사부님, 이 이야기는 일리가 있습니까?
낭월 : 일리는 무슨,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뭘.
호연 : 산 이름이 좀 특이하지 않습니까? 계룡산도 그렇고요. ㅎㅎ
낭월 : 원래 산에 회룡(回龍)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
호연 : 궁금합니다. 어떤 경우입니까?
낭월 : 회룡고조(回龍顧祖)라고 풍수용어니까.
호연 : 너무 어렵습니다. 고조는 또 무슨 뜻입니까?
낭월 : 산맥이 흘러가다가 정상을 향해서 휘어졌다는 말이야.
호연 : 정상을 향해서 휘어진다는 것은 정상을 바라본다는 뜻인가요?
낭월 : 호연의 궁리가 나날이 깊어지고 넓어지는구나. 하하~!
호연 : 그래도 이해가 어렵습니다. 
낭월 : 간단하지. 가거도의 조산(祖山)은 독실산이잖아?
호연 : 맞습니다. 가장 높으니까요.
낭월 : 그리고 백호혈로 뻗은 산맥이 회룡산이잖아?
호연 : 그렇겠습니다. 그런데 이 맥이 독실산을 보진 않습니다.
낭월 : 산 이름이 잘못 된 것이지 뭘.
호연 : 왜 그런 이름을 붙였습니까?
낭월 : 멋있어 보이라고? 너무 깊이 생각할 것이 없겠어.
호연 : 그래서 사부님도 설명하지 않으셨습니까?
낭월 : 이름만 회룡이고 하는 짓은 직룡(直龍)이니 사기지. ㅋㅋㅋ
호연 : 이제 이해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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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회룡(回龍)이 아닌데 이름이 회룡이면 이름만 회룡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인데 호연이 묻는 바람에 괜히 또 아는 체를 하고 말았군. 몰라야 만고 편한데 말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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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이렇게 되었더라면 진짜배기 회룡고조이고, 회룡산이고, 멋진 가거도항이 되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40년 공사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막대한 국가의 자산이 망망대해에 퍼부어지지도 않았을텐데...... 어쩌면 회룡산은 희망의 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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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아니, 싸부님 계룡산에 오르셨네요~!
낭월 : 그래 가거도에도 계룡산이 있었구나.

화인이 회를 살짝 가리면 계룡산이라고 해도 되겠다기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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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정상석이 있기 마련인데 이것도 참 특이한 장면이로군. 정상표시판이라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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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 힘 드네. 못 올라 가겠어.
낭월 : 그러면 폼만 잡아. 사진으로 만들면 되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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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연출을 했더라는 말이다. 재미있으면 그만이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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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운 선생은 가볍게 올라갔다. 그래서 또 주문을 했다. 뛰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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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또 인생샷을 하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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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고란사에 있어서 고란초(皐蘭草)인 일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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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도 아예 고란초과로구나. 재미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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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왕이 고란사의 약수를 마셨는데 매일 신선한 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물에 고란초를 하나 띄워가져 오랬다지? 하루가 지나면 잎이 가라앉는 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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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는 항상 발 아래를 조심해야 한다. 방목하는 소들의 배설물이 널부러져 있기 때문이다. 거미리도 주의하라고 했으니까. 위로는 거머리 아래로는 쇠똥이로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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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이 있는데 그냥 가면 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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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로 내려가는데 순찰차가 지나간다. 이것도 기념이려니 하고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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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텃밭에서는 완두콩이 이렇게 자라서 꽃이 피었구나. 남쪽이라서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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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교까지 둘러보면 마을은 다 구경하는 셈이겠구나.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장과 가거도초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서 같이 있는 풍경도 가거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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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칸 짜리의 아담한 학교다. 그런데 터가 기가 막히구나. 독실산의 조산은 보이지 않고 힘차게 뻗어서 남향하고, 다시 좌청룡은 웅장하고 우백호는 기상이 뚜렷하니 참 좋은 자리로 보였다. 이렇게 균형이 잡힌 자리가 가거도에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터는 학교도 좋지만 절이 앉아도 근사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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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이 한 교실을 쓰는 모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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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과 3학년도 같은 교실을 쓰는 모양이다. 그럼 1학년은? 따로 독방을 쓰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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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도 같이 공부하는 풍경이 궁금하긴 하다만 들어가 볼 수도 없고 토요일이라서 수업도 없어서 학교는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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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을 다 하고서 마을에 있는 다희네 집으로 향했다. 쥔들이 안 보여서 아래로 내려가 보니까 작업을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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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건조한 불볼락들을 상자에 담고 있구나. 풍랑이 일어나기 전에 잡은 고기들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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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보낼 수가 없지만 건조나 반건조는 저장고가 있어서 주문하는대로 발송을 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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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란씨 부부가 바삐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우리는 휴식의 시간임을 직감하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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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즐기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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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택배로 보낼 상품들을 차곡차곡 담는구나. 내일 배가 들어오면 또 인연에 따라서 각각의 가정으로 찾아가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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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선원들이 그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 보여서 들어가서 구경했다. 그리고는 세월이 흘렀음을 생각하면서 내심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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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공기로 작업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태안에서 꽃게 그물을 만들 적에 밤새 그물바늘에 실을 감고 하루 종일 그물 추를 달던 기억만 남아있는데 오늘 그것에 대해서도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었다. 바늘대가 필요없이 기계가 고정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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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 밟으면 쿡쿡 매듭을 만든다. 박스를 포장할 적에 속에서 노끈이 나와서 포장하고 열로 이겨 붙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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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들어온 선장에게 물었다.

낭월 : 그물을 이렇게 만드는 것은 처음 봅니다.
선장 : 우리가 저 기계를 도입했고 남들은 여전히 바늘대로 작업합니다.
낭월 : 옛날에 이짓을 많이도 했거든요. 한 반 년?

이렇게 말하면서 손으로 바늘대에 줄 감는 시늉을 하자 선장도 알아보고는 말했다.

선장 : 그물바늘을 감아 보셨구만이라.
낭월 : 꽃게 그물을 좀 만들어 봤었습니다.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화인이 놀라며 말했다.

"와우! 그걸 또 알아 보시네요. 신기해라~!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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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잦아들고 물 때가 느슨해 지면 다시 바다로 가려고 그물이 마련되고 있었다. 그래서 또 의외의 풍경을 보게 되었다.

애란 : 이제 저녁 먹으러 가실까요?
호연 :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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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차가워서 오픈카에 타지 않고 안에 앉았다. 대신에 저녁에 쓰일 음식 재료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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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껏 꽃게 그물을 만들었다니까 꽃게가 차에 앉아서 동행하겠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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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는 꽃게 무침과 생선 조림을 먹게 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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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길을 이렇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겠습니다.
애란 : 그럼요. 이 길이 없으면 배로 다녀야죠.
낭월 : 이런 구간은 공사를 하는데도 많이 걸렸겠네요.
애란 : 몇 달은 이 구간에 매달렸죠. 그때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어요.
낭월 : 공사하는데 재미있는 일이 있었나요?
애란 : 아기들 학교를 가야 하잖아요?
낭월 : 그렇겠네요. 학교는 어떻게 갔습니까? 다른 길도 없는데.
애란 : 집에서 차로 아이들을 태우고 저 앞에 까지 오면 차에 내려요.
낭월 : 그래야 겠네요.
애란 : 그럼 포클레인 아저씨가 바가지에 아이들을 태워서 이쪽으로 옮겨요.
낭월 : 아하~! 아이들은 재미있었겠네요.
애란 : 그러면 이쪽에서 기다리던 차가 싣고 학교로 갔죠.
낭월 : 참 기억에 남는 일이었겠습니다.
애란 : 아이들도 그 때의 이야기를 가끔 하곤 해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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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마련하는 동안에 다시 항리선착장에 내려가 봤다. 파도는 더욱 화가 나서 날뛰고 있었다. 그야말로 활성(活聲)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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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지나면 바다는 다시 잔잔해질 게고. 그럼 이러한 파도는 또 간 곳이 없겠거니. 그래서 보일 적에 잘 담아놔야 한다. 뒤따라온  화인이 위험하다고 절대로 계단아래로는 내려가지 말란다. 그래서 위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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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낭월이 바다를 좋아하긴 하는 모양이다. 시원스레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흐뭇해 하다가 밥 먹을 시간에 늦지 않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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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마련된 저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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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저녁에 모두가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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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가거도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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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문득 내일의 점괘가 궁금해졌다. 배가 과연 오는 것인지도 궁금했고, 파도가 여운이 있을텐데 멀미하는 화인도 걱정이 되어서 하루 더 쉬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점괘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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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풍랑을 봐서는 배가 온다는 보장을 못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일의 일정도 미지수였다. 그래서 점신께 물어보기로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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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 놓고서 답글들을 지켜봤다.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도 했기 때문이다. ㅋㅋㅋ

[점괘해석]


未-가거도
戊戌-육지
壬癸-망망대해
寅卯-격랑
乙卯-돌아오는 바다.


​제자들의 풀이를 보면서 답글을 달아주고는 낭월의 풀이를 덧붙였다. 결과는 배가 무사히 도착해서 육지를 밟게 된다는 풀이를 한 것으로 봐서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래서 또 고마울 따름이고. ㅋㅋㅋ


내일 새벽에는 섬등반도를 좀 훑어보고 아침먹고는 바다가 좀 잔잔하면 해상유람을 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또 용왕님이 돌봐야하는 것이겠거니 하고 잠을 취했다.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