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주도③ 한라산남벽

작성일
2022-06-03 09:52
조회
381

다시 제주도③ 한라산 남벽


(2022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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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이 활짝 열렸다. 누군가에게는 여기가 종점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여기가 기점이다. 낭월에게는 다시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남벽으로 향하는 길이고 처음으로 밟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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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붉은오름을 뒤로 하고 2.1km의 길을 나섰다. 왕복 2시간의 거리이니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 온 거리와 별반 다르지 않겠다. 그래도 길이 열렸으니까 다행이다. 갈 수가 있을 적에 가봐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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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현실의 차이점이다. 옆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실제로 만난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2.1km를 가는데 왜 1시간이나 걸리는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단순한 옆길이 아니었던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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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수록 서서히 드러나는 한라산의 북서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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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 북서벽의 길을 통해서 백록담에 올랐더란다. 가장 가까운 거리여서 한라산으로 오르는 길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코스였다는데.....

서북벽으로 오르는 길 입구

일반인은 갈 수가 없고 특별히 허락을 받은 사람에게만 진입이 가능한 길이란다. 이 사진은 그 중의 한 사람이 올린 길손의 흔적 이라는 블로그에서 봤다.


[길손의 흔적 블로그 보기]


훼손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막아 놓은 길이라는데 아마도 그 길이 열리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싶다. 짧은 생각으로는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서 직접 땅을 밟지 않도록 하면 훼손은 덜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무슨 까닭인지는 알 수가 없다. 참고로 알아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는 상식도 하나 얻었다.

등산로가 사람들의 발길에 훼손이 심하게 되자 1986년 5월자로 윗세오름에서 서북벽을 거쳐서 정상에 오르는 구간을 폐쇄하게 되었고, 대신에 돈내코에서 남벽으로 오르는 코스가 새로 만들어 지자, 서북벽으로 오르던 인파가 윗세오름에서 남벽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감당이 되지 않자 1994년 7월에 이 길도 막아야만 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여차저차한 과정을 겪으면서 현재로는 성판악과 관음사의 코스를 제외하고는 어디에서도 정상으로 오를 수가 없도록 되었더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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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허용된 길을 따라서 걸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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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벽이 뒤쪽에 있으니 여기는 서벽쯤 되겠구나. 서남벽이거나. 한라산의 남벽이 산수화를 닮았다고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럴싸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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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서귀포에서는 아무리 올려다 봐도 이러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비로소 몸을 끌고 오니까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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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흘러내린 듯한 느낌의 계곡도 보인다. 아마도 용암이 흘러내렸으려니 싶기도 하다. 동쪽의 암석은 단단한데 이쪽의 벽은 조면암이라서 잘 무너져 내린단다. 석회암 동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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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은 한참 꿈을 키우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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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찾아올 나그네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직은 더 기다려 달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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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에서는 구상나무꽃이 심심하지 말라고 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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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달라도 같은 나무란다. 흰 감자와 자주 감자가 있는 것과 같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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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쪽에는 철쭉이 피어나서 너무 서운해 하지 말란다. 고맙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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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의 벼랑 위에는 초록의 나무가 자리를 잡고 내려다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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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는 다시 또 내리 꽂히고 또 치닫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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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작년 봄에 서귀포에 있을 적에 남벽이 무너져 내렸다고 하던 뉴스가 떠올랐다. 아직도 허옇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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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어떤 모습의 한라산을 보여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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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런 길이 상상한 남벽으로 가는 길이었지..... 완만하게 옆으로 난 길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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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에서 새어나온 물인가 보다. 목마른 나그네에게 목을 축이라고 졸졸졸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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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홍박사 덕분에 백록담 물을 맛 봤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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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남벽으로 가다가 내려다 보고는 본 걸로 퉁치고 걸음을 돌렸다고도 하는데 우리 일행은 끝까지 걷는다. 남겨 놓으면 다음에 또 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때는 다 타야지 타다가 말면 안 된단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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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퉁이 돌아서면 서귀포 앞바다가 화들짝 열린다. 문섬과 섶섬이 바다 위에 동동 떠있는 것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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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빠진 사람에게 이 정도의 언덕이라면 돌아올 길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을 게다. 그래서 뒤를 돌아보고 한 장을 남겨 본다. 누군가 수고롭게 길을 잘 만들어 놓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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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남벽이구나. 남쪽이라서인지 철쭉도 더 많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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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가 벽돌을 쌓은 듯이 모여있는 풍경이다. 이것저것 볼 거리가 많아서 지루하지 않은 남벽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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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막혀 해결하지 못해서  남겨 놨던 하나를 마무리 한 마음이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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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 길로 해서 남벽코스가 있었더란다. 돈내코에서 백록담으로 오르는 길이었다는데 그것도 막혔다. 이렇게 인증샷을 남기면 오늘의 목적은 달성했다. 하늘과 땅과 모든 이들의 도움에 감사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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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코에서 올라오는 길 쪽에 관리소가 자리하고 있다.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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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벽통제소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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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걸었던 길이 모두 그 안에 있었구나. 이제 돌아갈 길이 남았다. 걸어온 만큼 다시 걸으면 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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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걷다가 보니 다시 윗세오름 대피소다. 어느 사이에 한라산 남벽으로 가는 길도 막혔구나. 이제 들어가면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막았나 싶다. 하긴, 남벽에 다녀와서 다시 영실까지 가려면 해가 짧을 수도 있겠다. 그동안 집에서 바라보던 윗세오름의 카메라에 찍힐 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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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많이 봐서 CCTV가 어디에 있는지도 안다. 그 방향을 향해서 걸어가서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그 장면은 화인이 저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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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제대로 인증이 되었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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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아니 발은 무겁고 마음이 가벼운 거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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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사라진 곳에는 더욱 활짝 핀 철쭉의 잔치가 한창이었다.

참 곱다....



이렇게 해서 한라산 여행의 일정을 잘 마쳤다. 나머지는 식구끼리 유람선도 타고 말도 타면서  놀았으니 특별히 이야기를 할 것도 없어서 이번 여행은 여기까지만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