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기행①] 두루미 공부

작성일
2020-01-10 06:35
조회
91

[철원기행①] 두루미 공부


(준비일: 2020-01-06)


ekswjdgkr[인터넷에서...]


두루미를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창원의 주남저수지에서 재두루미를 먼발치로나마 보고 나서였다. 그러니까 2019년 12월 7일이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서는 일정표를 열심히 돌려 막은 다음에 2020년 1월 7일에 두루미를 보러 가기로 확정을 했다. 상상 속의 그림은 위의 그림이다. 눈밭에서 두 마리의 두루미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담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 하나를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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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를 보러 가기 전에 두루미에 대한 공부를 좀 하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봤다. 그렇게 찾았던 자료를 중국의 『CCTV9』에서 제작한 「丹頂鶴(단정학)」 두 편에서 해답을 얻었다. 낭월은 겨울에 찾아오는 철새는 어떤 여정을 겪으면서 살고 있는 것인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링크를 소개한다. 아래의 자료들은 이 영상에서 화면 캡처한 이미지이다.


[단정학(丹頂鶴) 1편] 


[단정학(丹頂鶴)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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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가 어디에서 태어나서 어떻게 성장하여 한국까지 날아와서 겨울을 보내고는 다시 돌아가는 것인지를 정리하지 않으면 한 줄로 꿰지를 못하는 못된 습관이 배어있어서 뭐든지 한 번 꽂히면 그 뿌리부터 찾아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팔자려니 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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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벌판에 둥지 하나.... 이런 그림은 한국의 겨울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가 없는 풍경이다. 그래서 중국의 「씨씨티비9」에서 제작한 영상이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렇게 두루미를 찾아가기 전에 먼저 공부를 좀 해 놔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서시베리아

영상자료에 의하면, 두루미의 서식지는 두 곳으로 나뉜다. 하나는 「서시베리아의 평원」이고, 또 하나는 중국의 「찰룡자연보호구(扎龍自然保護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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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하얼까지 가면 찰룡습지로 갈 수가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지 싶다. 또 모르니까. 언제 한 마음이 생겨나면 짐을 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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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룡습지에서 서식하는 두루미는 중국의 중동부 지역인 강소성(江蘇省)에서 월동을 하고, 서시베리아에서 서식하는 두루미는 한국에서 월동을 하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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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북한의 서해안 지역과 휴전선 일대의 비무장지대(DMZ) 일대라고 한다. 이러한 영상을 보니까 철원으로 향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서시베리아의 대략적인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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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가까운 찰룡습지에서 한반도로 날아 올만도 한데 저마다 귀소본능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머나먼 서시베리아에서 DMZ까지 날아오는 것은 또 무슨 인연인지.... 가까운 인도나 하다못해 네팔도 있는데 말이다. 일일이 모두를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인지라 또한 그들의 운명이려니 하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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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1급보호조류란다.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1급이라고 한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202호로도 분류를 한다. 두루미의 종류가 몇 가지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두루미는 단정학(丹頂鶴)을 말하고, 여기에다가 재두루미 흑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등등으로 구분하는데 아무런 수식어가 붙지 않은 것은 두루미, 단정학, 선학(仙鶴), 학(鶴)등으로 부른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3호이고, 흑두루미는 제228호란다. 두루미는 두루미과의 한 종류인데, 시베리아, 중국, 일본, 몽고, 한국 등지에서 분포하고 있는 대형조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두루미는 위의 세 종류가 전부라니까 백학(白鶴)이라고도 부르는 시베리아흰두루미는 우리나라에 날아오지 않는 모양이다.

0114-00176-101b2[인터넷자료: 시베리아흰두루미]


한국에서는 볼 일이 없는 백학이다. 그래서 사진만 찾아다 구색을 맞춰 본다. 언뜻 봐서는 두루미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래서 눈여겨봐야 할 곳은 꼬리 깃털 부분이다. 두루미는 꼬리 부분이 검은색인데 시베리아흰두루미는 하얀색인 까닭이다. 그리고 날개를 접으면 검은 깃털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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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붉은 것은 어린 백학이어서 그런가 싶다. 언제 시베리아에 갈 일이 있걸랑 확실하게 살펴봐야 하겠다. (언제? ㅋㅋ) 회학(灰鶴-재두루미), 흑학(黑鶴-흑두루미), 백학(白鶴-시베리아흰두루미)을 다 제치고 최고의 대접을 받는 것은 역시 단학(丹鶴-단정학, 두루미)이다. 단정학을 줄여서 단학이라도 한다. 그러니까 홍학(紅鶴)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이미 홍학(Flamingo)은 별도로 존재하는 까닭에 단정학, 또는 단학으로 이름을 붙인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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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의 수명은 86년까지 살았던 기록도 있는 모양이다. 왜 옛날부터 천년학이라고 했는지 대략 짐작이 되기도 한다. 평생을 두고 봐도 항상 같은 한 쌍의 부부가 찾아와서 겨울을 나는 것을 보고서 고인들은 그렇게 생각했을만도 하겠지 싶어서이다. 이렇게 열심히 알을 품고 있다. 아무리 시베리아 벌판이라고 하지만 주변이 삭막한 것은 아직 새싹이 나오기 전의 이른 봄이기 때문일 게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짝짓기를 한 다음에 서시베리아로 귀국하여 알을 낳아서 품고 있는 것으로 보면 연결고리가 자연스럽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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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은 암수가 번갈아 가면서 품는다. 암수가 번갈아 가면서 포란()한다는 것은 생긴 자태만 봐도 짐작이 된다. 조류의 형태가 암수로 구분이 되면 암컷만 포란하고 수컷은 먹이를 물어 나른다. 꿩이 대표적이다. 까투리는 알을 품고, 장끼는 알을 품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암수가 다르게 생겼으니 누가 새끼를 키워야 할까? 어쩌면 다른 개체가 볼 적에는 남성과 여성이 같은 것으로 볼는지도 모르겠군. 그렇다면 같이 키워야 하는 것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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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에 한두 개의 알을 낳아서 32~33일을 품게 되면 부화를 한다. 3월경에 알을 낳는다는 것은 한국에서 겨울을 보내고 귀국하자마자 바로 알을 낳는다는 이야기겠고, 그래서 알을 품고 있는 주변의 풍격은 아직도 차가운 겨울의 끝자락일 테니 저렇게도 삭막한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3월은 아직 매서운 꽃샘추위가 몰아칠 계절이니 시베리아의 벌판에서야 오죽하랴 싶다. 참 고생 한다..... 살펴보면 볼수록 두루미의 일생에 애틋한 감정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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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알은 위로 올리고.... 다시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 베어진 풀은 갈대의 밑동처럼 보이는데 다른 풀일 수도 있다. 갈대를 열심히 주워 모아서 둥지를 만들었군. 백로나 왜가리의 둥지는 나무 위에다가 짓는데 두루미가 사는 시베리아 벌판에는 나무가 없다. 그래서 바닥에 집을 지을 수밖에 없는 것도 환경을 따르는 순응일 따름일 게다. 어느 설명을 보니까 단정학의 정수리가 붉은색인 이유는 살갗이 드러나서 그렇다는데 아무리 봐도 그건 아닌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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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보드라운 털로 감싸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정학의 대머리설'은 근거가 없는 오해에서 나온 낭설인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아마도 멀리서 바라보니까 붉은색으로 보여서 그렇게 짐작을 한 최초의 유포자가

"내가 봤어~!"

라고 하는 말에 보지 못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겠거니....'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을게다.  그러니까 이 시간 이후로 이 글을 읽으시는 벗님은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 바로잡아 주면 되겠다.

"나도 봤거든~ 비록 사진이지만."

이렇게 말을 해 줘서 바로잡으면 되겠다. 단정학의 머리에 털이 없었다면 얼마나 춥겠느냔 말이지. 다리에 털이 없는 것이야 어쩔 수가 없다지만 머리에 털이 없다면 조물주가 실수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확인하고 보니까 '과연~!'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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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의 크기는 긴 쪽이 10cm 정도 된다. 가는 쪽은 6.5cm이다. 다소 길쭉한 모양을 띠고 있구나. 얼룩덜룩한 것은 갈대의 밑동과 비슷한 색이 되기 위해서인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그렇게 30여 일을 부모의 체온으로 자란 다음에는 껍질을 벗어날 때가 되었나 보다. 참고로 이 사진은 중국의 인공부화실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장면이다. 자연에서도 이와 유사하리라고 짐작은 해 보지만 어미가 껍질을 콕콕 쪼아서 새기의 탈출을 도와줬을 것이라는 짐작은 닭의 경우와 같을 것이라는 짐작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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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서 나오자마자 목을 가눈다. 자연은 이렇게도 강인한 탄생을 마련했다. 인간의 탄생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혹독한 유전자의 경험으로 이뤄진 결과물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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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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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도 어린 녀석의 모습은 비슷하다. 갈대가 벌써 이만큼 자랐구나. 새끼들을 독수리와 같은 맹금류에서 보호하기에는 딱 좋은 높이이다. 아마도 5~6월쯤 되었으려니.... 앞으로 6개월을 키워야 한국으로 겨우살이를 떠나지... 이제부터가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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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으로 태어난 녀석도 학이다. 모래로 된 운동장에서 뛰어놀면서 사육사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란다. 이 아이들은 자연에 순응해서 야생 두루미와 한배를 타기보다는 관광지에서 인간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모델이 되는, 말하자면 연예학(演藝鶴)으로 자라게 된다. 그러니까 이 아이를 만나려면 찰룡습지로 가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부화장은 강소성의 염성(鹽城)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청주의 동물원에서 부화에 성공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청주동물원으로 가보면 두루미를 볼 수 있을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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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으로 부화한 두루미들이 이렇게 자연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울타리에 갇힌 것은 아니므로 멀리 겨울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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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본능이 있지 않을까? 기러기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하늘로 날아오를 때면.... 이 녀석들의 가슴속에 새겨진 생체리듬이 몸부림을 칠 테지.... 낭월도 수시로 유목민의 기질이 돋아나는 것을 보면서 종구래기 자손들의 몸에는 말을 타고 몽고 벌판을 누비던 근성이 박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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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만들어 놓은 길로 어린 새끼들이 삐약 거리고 뛰논다. 녀석들이 언제 자라서 겨울이 오기 전에 민통선으로 날아간담..... 어미는 까닭 모를 조바심이 날만도 한데 두루미가 아니라서 그 속마음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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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새끼가 두 마리이고, 누구는 한 마리이다. 영상에서 나온 모델이 새끼를 하나만 키우게 된 슬픈 사연은 말하지 않을 참이다. '궁금하면 오백 원,' 아니고 직접 보고 알아내시기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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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꾸물대다가 부화가 늦어진 모양이다. 봄비가 흠씬 내려서 늪으로 변해도 둥지는 물에 가라앉지 않는다. 그 위에서 꿋꿋하게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고고하다. 아, 두루미가 왜 두루미냐고? 그야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녀석이 내는 노랫소리이다. 그 소리를 듣고서 한국 사람은 두루미라고 이름을 붙였을 것이라나 뭐라나. 서양에서는 붉은왕관학(Red-crowned Crane)이라고 한단다. 그러니까 두루미는 크레인이 되는 셈인가? 그래서 목이 긴 차량에게 붙은 이름이 크레인이기도 하단다. 뭔가 연관성을 찾는 즐거움은 오늘도 차고 넘친다. ㅎㅎㅎ

이것이 두루미에 대한 공부이다. 대략 이 정도만으로도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에는 충분하지 싶다. 진즉에 영상을 보면서 중요한 부분을 저장해서 이렇게 철원에 다녀온 다음에 이야기를 시작할 적에 오프닝으로 사용하려고 준비했는데 이제 그때가 되었기로 여기저기에서 주워모은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첫머리를 장식한다. 모쪼록 벗님의 두루미 이해에 도움이 되셨기만을....

"앗참~!!!!"

두루미 공부를 하면서 중요한 것을 하나 빼먹을 뻔했다. 그러면 안 되지....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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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쟌~~~!!'

솔광이다. 솔광에는 두루미가 있는데, 이것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솔광의 숫자는 1이다. 계절로는 1월을 의미한다. 화투에는 조류가 다섯 가지 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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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소나무와 두루미, 2의 매화나무와 꾀꼬리, 4의 등나무와 두견새, 8의 산등성이와 기러기, 11의 벽오동과 봉황이다. 두루미가 1월을 상징하는 이유를 이제사 명확히 알게 되었다. 1월이 되어야만 볼 수가 있는 철새였기 때문이다.

솔은 늘푸른 나무여서 1월에도 살아있는 모습이라는 이유로 선택이 되었을 것이고, 우아한 학이 그 사이를 거닐면서 먹이를 찾고 춤을 추는 모습에 반해서 모델로 채용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지 싶다. 이 정도면 대략 두루미에 대해서 공부를 한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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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노! 퍼뜩 짐 싸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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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은 벌써 철원 벌판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