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 눈 덮인 항주 서호의 풍경을 볼랑강....

작성일
2019-12-21 06:49
조회
895

[753] 눈 덮인 항주 서호(西湖)의  풍경을 볼랑강....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동지(冬至)가 내일로 다가왔으니 올해에 주어진 태양의 삶은 오늘이 마지막 날에 해당하는 그믐날이 되는 셈이네요. 즐겁게 달려온 기해년의 저물녘을 보면서 또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시간이 마냥 행복해서 이렇게 심심풀이 삼아서 수다를 떨어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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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상해(上海)와 항주(杭州)로 나들이를 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상해는 샹하이라고 해야 하고, 항주는 항저우라고 해야 한다고 사전은 말합니다만 입에는 그냥 한자음이 배어서 항저우라고 하면 항주의 느낌이 안 살아나니 어쩝니까. ㅎㅎ

처제와 동서들로 뭉친 가족패키지단 10명을 모아놓고 다른 사람들은 포함시키지 않는 조건으로 일정을 짜 놓았습니다. 중국의 북부는 가 봤으니 이제 중부를 공략해야지요. 장가계를 가 본 것은 자연풍경을 즐기고자 함이었다면 상해와 항주는 인공풍경을 즐기는 여정이 될 모양입니다.

보나 마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겠지요? 그래서 삼각대를 필수로 챙길 요량입니다. 고즈넉한 저녁에 쓸쓸한 서호의 풍경을 담으려면 사람들을 빼야 하는데 시진핑도 아니고, 사람들 다 막아놓고 사진을 찍을 방법은 없으니 사람들을 사진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겁니다. 그 방법은 장노출(長露出)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삼각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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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최고 진미가 뭔지 아시나요? 멋진 곳에서 천하일미를 먹으면서 벗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참 좋은 여정인 것은 틀림이 없겠습니다. 그렇지만 낭월에게 묻는다면 '그날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기다림에는 매우 서투른 낭월이 이렇게 손가락을 꼽고 있습니다. 짐을 꾸려서 공항에 갈 생각을 하면 가슴은 두근거리고 머리는 황홀해지거든요. 이보다 더 즐거운 여행이 어디 있겠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구름을 탄 신선이 되어서 매일 열두 번씩 상해와 항주를 왕래합니다. 흡사, 소풍날을 받아놓고 기다리는 아이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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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리석은 것은 '후회(後悔)하는 것'입니다. 아, 물론 여행에서의 가장 어리석은 것을 말합니다. 삶에서 어리석은 것은 모르겠습니다. 어리숙하게 사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깔끔말쑥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잘 모르겠으니 삶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삶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이 후회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뮬레이션'

미리 여행을 가 보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다녀온 사람들이 체험한 것을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스로 삼아서 그 안에 낭월을 끼워 넣어서 3D 영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뇌를 속이는 것도 간단합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서 자료를 넣어주면 뚝딱~하고 그림을 만들어 내니까요. ㅋㅋㅋ

여행을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정해지면 가장 먼저 위치부터 알아야 합니다. 이른바 '좌표(座標)'지요. 좌표가 있어야 상상낭월(想像朗月)을 미리 보낼 수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상해와 항주의 위치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수십 번은 봤으므로 실제로 그곳에 가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릴 수가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구글과 중국 지도의 도움을 받으면 웬만한 곳은 다 찾아주고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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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도 지형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국내 여행은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면 아쉬움이 없습니다만, 일단 국경을 벗어나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물건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대부분은 구글지도로 해결이 됩니다만 그래도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할 적에는 중국지도와 바이두(百度)지도를 활용하면 중국 여행에서는 크게 아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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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는 춘추전국시대에는 초나라의 본거지였고, 오월동주(吳越同舟)를 탄생시킨 이야기도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월의 구천과 오의 합려가 사생결단으로 일전을 치르는 장면이 스쳐 지나가고, 와신상담()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뜻을 이루는 부차와 구천의 이야기가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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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吳越)의 전쟁이 거론되면 반드시 등장해야만 하는 여인이 있습니다. 서시(西施)입니다. 중국의 사대 미녀 중에 하나라고 하지만 중국 최고의 미녀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낭월입니다. 왜냐하면, 사대 미녀인 서시를 포함하여 왕소군(), 양귀비(貴妃), 초선()을 놓고 생각해 봐도 서시가 자신의 의지대로 살면서 역사의 한 인물이 되었다는 점에서 단연 돋보인다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후에 범려()의 인연으로 역사의 현장으로 뛰어들었다가 노후에는 범려와 함께 보냈다는 이야기도 믿고 싶어집니다.

소동파가 호수를 파고서는 그 비운의 여인을 존중하는 마음이었던지, 이름을 「서시의 호수」라는 뜻에서 서호(西湖)라고 했습니다.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나온 연유도 여기에서 찾아야 하지 싶습니다. 어쩌면 초선은 서시를 모델로 창작된 인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상해와 항주를 생각하면서 이어지는 이야기의 조각들이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이어가는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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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삼국시대가 되고, 위오촉에서 항주 지역은 오나라가 되면서 손권과 주유가 영웅담을 들려줍니다. 제갈량의 교묘한 수법에 놀아나면서도 꿋꿋하게 살다가 떠난 주유의 멋진 모습이 겹칩니다. 영웅은 죽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것이 맞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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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과 악기로 한 판 겨뤘던 모습에서 인간다움의 풋풋함이 떠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제갈량은 교활한 능구렁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힘은 없고 싸움은 이겨야겠고, 되는 궁리 안 되는 궁리를 한 끝에 주유를 부추겨서 싸움판으로 끌어들이니 이것을 피하지지 못하고 그 소용돌이에 휩싸인 것도 아마 운명의 흐름을 거절하지 못한 것이었겠거니.... 싶습니다. 이렇게 도도히 흐르는 장강의 주변에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거품처럼 영웅호걸들의 이야기와 함께 어우리진 것도 또한 오나라의 운명이라고 밖에 다른 말은 의미가 없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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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주를 이야기하는 마당에 소동파를 빼놓을 수가 없네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항주의 서호로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어쩔 수가 없이 서시의 이야기가 이끌려 나옵니다. 이러한 역사의 흔적들을 보면서 상해보다도 항주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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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와 항주는 165km의 직선거리에 시간은 대략 두어 시간 걸린답니다. 주변의 지명들을 보면서 기억 속에 저장된 사연들이 톡톡 튀어나오는 것이 두더지 게임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은 제한적이고 일정도 확정적입니다. 뭐 어쩔 수가 없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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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정표에서 빠진 것을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이드를 다그쳐야 할 일이거나 혹은 사정해야 할 일이거나 뭐든 해서 들려야 할 곳으로 표시를 했습니다. 호텔에서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도 확인하고 서호에서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을 해야 무리한 요청이 되지 않는지도 알 수가 있으니까요. 가령 2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먼 곳을 가야 한다고 떼쓰면 가이드는 또 입장이 난처하겠지요. 그래서 범위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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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가는 곳을 안 가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도 가는 곳이면 낭월도 가면서, 특히 낭월만의 목적지도 가보자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호설암(胡雪巖)」입니다. 그의 이름 위에는 '홍정상인(紅頂商人)'이라는 별명이 하나 얹혀 있기도 합니다. 청말(淸末)의 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북경에 갔다가 40편짜리 DVD 드라마를 사 왔던 모양입니다. '북경전시(北京電視)'가 간체로 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중국에서 만든 것인 까닭입니다.

호설암이 항주에서 전당포의 직원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직접 전당포를 운영하고 약국도 경영했습니다. 멋진 호화주택을 짓고 행복하게 살았던 집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몰락하는 시간에 머물렀던 그 풍경조차도 모두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항주를 간다니 여길 빼놓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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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호설암을 보다가 더 궁금해지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물론 부자가 되기 위해서 본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한 인간이 격동의 시대를 혼자의 몸으로 어떻게 부대끼면서 살아왔고 그렇게 살다가 떠났는지가 궁금했던 것이지요. 그러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더란 말씀은 공감이 되셨지 싶습니다. ㅎㅎㅎ

항주에 아로새겨진 삶의 여적들을 생각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낭월이 그 자리에 있는 것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살펴보지 않고 준비도 없이 길을 나섰다가 나중에서야 뭔가 중요한 것을 빠트렸다는 걸 알게 된다면 할 것은 후회밖에 없잖느냔 말이지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후회할 일이 생겼으면 얼른 털어버리는 것이 상책이죠. 털어버리기 위해서는 다시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지요.

9299788_084529451115_2[천자산의 설경-인터넷자료]


실은 장가계에서 일정에 밀려서 천자산을 가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남아 있는 것도 생각납니다. 물론 낭월의 생각만으로 방향을 바꿀 수도 없는 것은 타인들과 얽혀있는 일정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아쉽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천자산을 보기 위해서 다시 장가계를 갈 마음이라면 차라리 옥룡설산(玉龍雪山)을 보러 운남의 여강(麗江)을 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길을 가로막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잘 보고 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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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의 자료를 찾다 보니까, 서호의 10경 중에 「단교잔설(斷橋殘雪)」이 나옵니다. 그리고 1월 24일에는 서호의 언저리를 배회하게 될 것이고, 그러니까 그 무렵에 하늘이 도와서 그렇잖아도 사진복이 많은 낭월에게 눈을 30cm만 선물해 주시길 바랄 따름이지요. 밤에 눈이 자욱하게 내려서 이러한 풍경을 얻을 수가 있다면 또한 고마울 따름이지요. 보나 마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뮬레이션을 하는 마당에 서호의 일기예보도 미리 봐둡니다. 아, 이런 순간을 맞이하여 오주괘신께 물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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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짓은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생각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고의 마음으로.... 그러니까 말하자면, '점신이시여, 눈이 온다고 해 주심 안 돼요?'라는 느낌 정도입니다. 어디..... 에구.... 눈이 비로 변하는 조짐이네요. 임수와 계수를 눈으로 보면 되겠는데 병화랑 정화가 옆에서 눈을 비로 만들지 못해서 안달이 났습니다. 나쁜 화들~~

카메라 비옷도 챙겨야 할 모양입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사진을 안 찍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비가 온다고 해도 소량이네요. 임진도 그렇고 계묘도 그렇고 살짝 뿌리고 지나갈 모양입니다. 아니면 그냥 구름만 둥둥 떠다닐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타임랩스'거리가 될 수도 있는데 저녁은 너무 늦게 도착하지 싶고 아침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그렇게 둘러보고 미련이 남으면 한 번 더 가서 여유롭게 놀다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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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장강대교(上海长江隧桥)도 관심사입니다. 중국에 갔으니 장강을 봐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지요. 물론 일정표에는 장강이 없습니다. 다만 유람선을 타면 장강 입구까지 간다는 문구는 있습니다만, 장강을 건너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아무래도 그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정식으로 요청은 해 뒀습니다. 일정표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반영이 될 수 있는지 알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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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에서는 장강을 가보는 것까지가  희망사항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라도 상해에 갈 일은 만들기가 쉬울 것 같아서 일단 후보로만 올려봅니다. 다행히 여행사의 대표가 화인의 동창이랍니다. 아마도 특별한 배려가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희망사항입니다. ㅋㅋㅋ

여행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상해를 가기 전에 철원으로 두루미를 보러 갈 요량입니다. 그래서 올겨울에는 추울 사이도 없이 바쁘게 흘러갈 모양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기는 걸리지 않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ㅎㅎㅎ


2019년 동지 전날에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