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연화⑩ 보덕암 풍경
욕지연화⑩ 보덕암(普德庵) 풍경
(여행일: 2025년 5월 22일)
용머리를 둘러 보고 다음에 가야 할 곳은 보덕암이다.
원래는 내일 아침에 가볼 생각이었는데 용머리에서 건너다 보니까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지.
동두에서 보덕암 까지는 2.9km에 11분이 소요된다.
제법 떨어져 있다고 해도 되겠구나. 보덕암에서 보는 용머리도 궁금했다.
보덕암은 전국에 많이 있다. 보덕(普德)은 관세음보살의 별명이기도 하다.
많은 보덕 중에서 금강산의 보덕암이 가장 유명하지 싶다.
그 다음이 연화도 보덕이다. 그냥 혼자 생각이다.
보덕암 창건비문을 살펴보면 되겠다. 대충 풀이해 보자.
연화도 보덕암 창건비명
대저 건물이 완성되는 것은 한 마음이 일어남으로 인한 것이라
한 마음이 일어나면 만물이 일어나고 한 마음이 소멸하면 만물도 없어지는 까닭이니라
이곳의 암자는 불교와 인연이 깊은 동쪽 땅의 명소요 한 나라의 가장 남단의 신령스려운 풍경이로다.
이 연화도는 바다 가운데에서 한 줄기의 연꽃이 솟아난 것이고 두 마리의 용이 의의주를 희롱하는 것이라.
이 성지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관음보살이 항상 머물러 계신 곳이니 즉 연화장세계가 바다 위 십만리로다.
소승 고산(杲山)이 신유년(불기2525-1981)에 전국의 명승지를 순방하던 중에 연화도인의 시에 이르기를
「연화장을 알고자 한다면 머리와 꼬리를 세존에게 물으라(欲知蓮華藏 頭尾問世尊)」는 싯귀를 따라서
욕지도와 두미도와 문도와 세존도와 연화도를 일일이 탐방했는데 연화장세계의 상징인 연화도에
절이 하나도 없는 것을 오래 탄식한 후에 낙가산(연화봉인듯)을 답사하다가 문득 연화도인이 머물던 곳과
사명대사, 보운, 보련, 보월의 세 비구니가 수행했던 옛 터와 감로수가 솟아나는 우물을 발견하고서
절을 세워야 하겠다는 발원을 하게 되었고, 민가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우물주변과 전답 10여 평을 사고
다음날 새벽에 그 주변 땅 20여 평을 추가로 구입했느니라.
그리고 병자년(불기2540-1996)에 절을 짓고자 하여 대작불사를 시작했는데 약 3년이 걸려서
연화사를 창건하여 준공하니 비로소 연화장세계가 활짝 열리게 되었더라.
그 후로 연차적으로 도로를 개설하여 완공하고 임오년(불기2546-2002)에 다시 관음성지인 보덕암을 세우고자 하여
다시 3년 여가 지나서 준공하게 되었으니 산과 바다가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계곡도 풍광을 더하더라.
성스러운 도량을 스스로 완성하니 거듭 연화장의 빛나는도다.
관세음보살 계시는 곳이 어디메뇨? 이곳이 바로 그곳이니 관세음의 도량이며 비로자나화장세계가 이곳이며
이곳이 바로 연화장의 세계로다.
불멸후 2548년(2004) 음력 9월 21일 해동사문 고산 짓다.
그렇게 해서 이 곳에 보덕암이 세워지게 되었구나. 큰 발원으로 성지가 완성되었음을 알겠고,
그 이전에는 개인적으로 아름아름해서 찾아와서 기도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런데, 문도(問島)를 가보셨다고? 아니, 그게 묻는다는 뜻이면서도 섬 이름이기도 했단 말여? 그건 몰랐네.
다시 지도를 펼쳐놓고 문도를 찾아봤지만...... 문도(問島)는 보이지 않네. 이름이 바뀌었나? 좌표를 찍어 달라고 싶다만. ㅋㅋ
주차장 옆에는 사무실이 있고, 공덕비며 창건비가 있다.
법당은 뒤로 해서 들어가게 되어 있구나.
현판은 보타전(普陀殿)이다. 보타도 보덕과 같은 의미다.
화인이 주련의 듯을 묻는다. 물으면 답 해야지. ㅎㅎ
양수양안불감당(兩手兩眼不勘當)
화작천수천안형(化作千手天眼形)
사생중생고뇌성(四生衆生苦惱聲)
불결일이개섭수(不缺一而皆攝受)
손 두 개 눈 두 개로는 감당할 수가 없어서
변화로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만들었지
모든 중생들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소리를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모두 이뤄주시려고.
주불은 천수관음보살이고 좌우에 남순동자와 해상용왕이 보필하고 있다.
손이 천 개요 눈이 천 개다. 탱화를 보면 손마다 눈이 하나씩 있다.
알면 보이고, 모르면 스쳐 지나간다. 그래서 천수천안(千手天眼)이다.
보살님께 참배하고는 마당에서 용머리를 바라본다. 보려고 안 해도 그냥 보인다.
두 여인은 1만원을 내고 1주일간 밝힐 촛불을 켠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가 보다. 마음이 가면 행동이 따르고 행동이 따르면 공덕도 따를 게다.
아, 전망대를 찾아라.
전망대에서 보덕암을 봤으니까 어딘가 있을 게다. 확대확대~~~
그래 뭔가 보인다. 져기구나.
이렇게 보니까 더 다가갈 수가 없었던 이유를 알겠네. 바로 앞이 낭떠러지였어.
모진 풍랑을 견디면서 꿋꿋하게 서 있는 풍경.
그만하면 용머리는 충분히 살펴 본 것으로 해도 되지 싶다.
호연 덕에 제대로 된 보덕암 전경도 하나 얻었구나.
이제 하루의 일과는 마무리 하고 저녁을 해결해야 할 시간이다.
다행히 보덕암까지 둘러볼 수가 있었네. 나머지는 내일로 미룬다.
연화항으로 돌아오니 저녁 6시구나.
숙소 정한 곳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더니 반찬이 소진되었다면서
옆집으로 가서 주문하고 드시면 횟감은 갖다 주겠다고 한단다. 그것도 좋지.
그 옆집은 문어와친구들이다.
맛에 감탄하고 주인 아지매의 이력을 들으면서 풍요로운 저녁만찬이 되었다.
서울에서 경찰노릇을 하다가 낚시에 미쳐서 섬으로 떠돌고
울릉도로가고 싶었는데 마땅한 곳이 안 나오던 차에
이곳에 들렸다가 인연이 되어서 자리 잡은지 1년이 되었는데
앞으로 꿈은 울릉도로 가서 자리 잡는 것이라면서 해맑게 웃는다.
그 꿈이 이뤄지실 게다. 호연이 주인에게 물었다.
호연 : 이 고등어는 모두 양식인 거지요?
주인 : 예. 맞아요. 양식산과 자연산의 차이를 아세요?
호연 : 아, 아무래도 자연산이 더 맛있지 않을까요?
주인 : 양식그물에서 치어가 빠져나가면 그게 자연산이에요.
호연 : 그럼 원래의 종자는 같은 거네요?
주인 : 맞아요. 그물 안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통통하게 크면 양식이니까요.
호연 : 자연산은 자연에서 나오는 것을 먹고 자라지 않을까요?
주인 :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갸들도 그물망 주위를 배회하며 자라요.
호연 : 그럼 뭘 먹나요?
주인 : 사료가 흘러나온 것을 주워먹죠.
호연 : 예? 그건 생각지 못했습니다.
주인 : 전국의 고등어 80%가 욕지도 연화도에서 나가거든요.
호연 : 바다에 떠 있는 양어장도 봤어요. 근데 왜 욕지도 고등어가 유명하지요?
주인 : 원래 참치를 키워서 일본으로 수출했어요.
호연 : 그래요? 참치를 양식했단 말이네요?
주인 : 참치에게 줄 사료를 고등어로 하다 보니까 고등어를 키우게 되었죠.
호연 : 그래서 고등어가 유명해 진 건가요? 주객이 전도네요.
주인 : 맞아요. 수산물 연구소에서 치어 연구를 많이 해서 품질이 좋아요.
호연 : 정말입니다. 제주도에서 먹은 고등어회보다 훨씬 맛있네요.
주인 : 야들야들하죠? 제주도 고등어도 욕지도 산이 들어갈 거에요.
호연 : 고등어회가 이렇게 맛있다는 것을 여기 와서 알았습니다.
주인 : 제주항까지 200km인데 저녁에 싣고 가면 새벽에 내리니까요.
호연 : 정말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주인 :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발렌타인21은 욕지도에서 비웠지만 괜찮다.
오늘은 막걸리가 있으니까. ㅎㅎ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