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끝의 빈 집

작성일
2024-12-29 10:5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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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끝의 빈 집

 

 


 

화창한 겨울의 아침.

새벽 기온은 -5℃였는데...

 



아침이 되니 3℃가 더 올랐구나. 

산골살이에 일요일이 무슨 연관이 있으랴만

그래도 다들 알아서 일요일은 피하는 모양이다.

여하튼 한가한 아침에는 산책이 최고의 즐거움이지.

 



나목(裸木)의 풍경이 한 겨울임을 느끼게 하는 그림이다.

 


 

늦게까지 붙어있던 잎사귀들도 모두 쏟아져 내린 다음이다.

 



문득 비어있는 집이 보인다.

몇 년 전까지 이웃 마을의 남자가 염소를 키운다고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돌보면서

염소를 지키라고 개도 두어 마리 매어 뒀었는데....

 


 

사람이 있을 때야 남의 집에 기웃거릴 일이 아닌지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빈 집이 되고 보니 어떻게 생겼나..... 싶기도 하고.

 


 

대나무가 무성하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구들장도 뚫고 올라오는 죽순인지라

빈 집의 티가 풀풀 나는 전경이다.

 


 

음.......

 


 

외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구나.

대나무와 칡넝쿨이 감싸고 있는 풍경이다.

여름이라면 발을 들여놓을 수도 없지만 겨울이라서

뱀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때문에 접근해 본다.

 


 

겉은 이렇게 생겼어도 내부는 또 어떨지.....

 


 

오른쪽에는 출입문이 반쯤 열린 채로 덤불 속에 드러나 있다.

궁금이가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 들여다 봐야지. ㅎㅎ

 


 

그런데......

순간 멈칫했다.

 


 

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빈 집이 있었는데.

호기심이 많은 감로사에서 공부하던 제자들이 

산책 갔다가 궁금해서 들어갔던 모양인데.....

 

안방에 목이 매달린 시신을 발견하는 바람에

신고를 하고 난리를 피웠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20년도 더 지난 옛날이로구나.

 

 

 

들어가 보려던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빈 배는 타보기라도 하겠지만

빈 집은 구태여 들어가고 싶지 않네. ㅎㅎ

그냥 겉만 둘러 본 걸로 하자.

 


 

오늘 산책은 여기까지인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