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성리 맨삽지② 공룡발자국
보령(保寧) 학성리(鶴城里) 맨삽지② 공룡발자국
(탐사일 : 2024년 12월 19일)
어디..... 보....자..... 어디 있노.....
우렁 찾는 황새처럼 기웃거리기 시작이다. 발자국을 찾아서.
아래쪽의 펀펀한 암반지대를 보니까 대략 이 언저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암반의 퇴적층이 수평이 아니구나. 대략 40˚~50˚정도 기울어져 있으니 그 위쪽의 면을 집중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도 대략 알겠다. 고성 상족암이나 여수 사도의 공룡발자국은 암반이 거의 수평이었는데 여기는 많이 기울어져 있다.
이건....? 아닌 것 같고.....
여기는 아무런 의심할 만한 흔적이 안 보이니까 패스하고.
혹시 아직 물 밑에 있는 것은 아니겠지....?
영상으로 봤을 적에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
이건..... 이암(泥巖)이 아니라 사암(沙巖)으로 보여서 아닌 걸로....
발자국은 대체로 이암에 찍혀야 한단 말이지.
어쩌면 변성암일 수도 있겠네. 여하튼 발자국 비슷한 것은 안 보이는구나..... 여긴 아닌 걸로.
발자국을 찾다가 말고 눈길이 가는 곳을 발견하고 집중한다. 굳이 발자국만 찾을 필요는 없다. 주변과 색달라 보이는 바위의 모습에서 느껴보는 아름다움만 있다면 말이지.
양파형태라던가? 양파를 썰어 놓은 것처럼 겹겹이 드러나는 풍경도 아무 곳에서나 발견할 수가 있는 풍경이 아니라서 이것도 신기하다. 어쩌면 보글보글 끓어올랐던 용암의 흔적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제 뭔가 비슷한 것이 보이는구나.
용각류(龍脚類)의 발자국처럼 보이는구나.
그래 이건 아무래도 공룡의 흔적임이 분명하다. 총 13개의 발자국 중에 하나로구나. 눈머럭대 십여 개가 옹기종기 모여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구나.
여기에서 이러한 발자국을 찾아 내신 정풍희 선생의 탐사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냥 암석이나 찾아보고 퇴적층을 연구하고 떠나는 것이 보통일텐데 이 바닥에서 발자국을 찾았으니 이름이 오래도록 남아도 되지 싶다.
그런데 용각류의 발자국이라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지만 이름에 대해서는 좀 의아하다. 용각류라는 말은 용의 발가락이라는 말일텐데 이건 코끼리 발자국을 닮았으니 상각류(象脚類)라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차리라 용각류는 새의 발자국을 닮아야 하지 않겠느냐말이지.
공룡의 종류는 많아도 발자국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을 하는 모양이다. 기둥처럼 찍힌 것은 용각류인것은 확실하고. 설명에서는 조각류의 발자국도 있다고 했는데 그건 찾기가 쉽지 않네.
해초류에 덮여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암이 맞지 싶다. 매끈한 느낌이 들어서다.
일단 아이들에게 확인을 시켜 줬다. 녀석들이야 당연히 여긴가 저긴가 하면서 기웃거릴 뿐이지. 예전에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라고 콕 짚어 주니까 얼른 달려와서 저마다의 상상력과 현실판을 비교하면서 정리하는 모습도 본다. ㅎㅎ
확인해 보더니 입구에서 큐알코드로 알려준 곳과 일치한단다. 암반이 이렇게 생겨서 얼른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그래서 위치까지 표시를 해 놓은 모양이다. 이것은 아마도 탐사 나온 사람들에게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못 찾겠다면 이 사진을 이정표로 삼아도 되지 싶다. 가까이 기준을 삼을 만 한 것이 맨삽지 혹은 밤섬이라서다. 그나저나 맨삽지는 무슨 뜻인지 궁금한데 설명한 곳을 못 찾겠구나. 찾으면 첨부하기로 하고.....
맨삽지를 검색해 보면 공룡발자국 화석지만 나온다. 그 이전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을지가 궁금하다. 그냥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평범한 천수만에 위치한 밤섬이라는 무인도일 뿐으로만 소개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으로 정리하는 수밖에.
이렇게 위치를 보여주면 확인하기에 더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마음먹고 공룡발자국을 보러 왔다가 아무리 애써도 찾지 못해서 미련을 남기고 떠나지는 않도록 해야 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지질애호인의 노파심이 발동하였기로. ㅎㅎ
이것도 건열구조(乾裂構造)겠지? 좀 특이하기는 하다만 대략 짐작으로 건열구조인 걸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모양은 변산의 채석강에서도 봤지 싶다.
공룡발자국의 위치로 봐서 꼭 사리때가 아니라도 중간쯤의 물때라면 발자국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다만 조수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주의사항이라는 점만 잊지 않으면 헛걸음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조금때라고 하면 장담하기 어렵지 싶다. 가능하면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인 걸로. ㅎㅎ
다시 지질놀이에 빠져든다. 점차로 밤섬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것도 발자국이겠구나. 모두 13개라고는 했지만 더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기반의 지질층의 윗층에는 응회암이 쌓였다. 그러니까 층서학으로 본다면 이암과 사암의 층이 먼저 쌓이고, 이때의 시기에는 호수의 바닥이었을 게다. 그 위에 화산재가 쌓이면서 이뤄진 응회암은 공룡이 멸종하고 난 다음일 가능성이 높을 게다. 소행성의 충돌로 모두가 멸종되었을 테니 그 위에 쌓인 것은 당연히 화산재(火山灰)가 될 테니까 그럴 것으로 짐작해 본다.
조금만 위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아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그래서 또 재미있다. 발자국보다도 더 재미있는 것이 지층이다. 붉은 색인 것으로 봐서 산화철(酸化鐵)일까? 서호주의 붉은 계곡을 가봐야 하는데.... ㅎㅎ
그러니까 응회암층은 빼고, 천수만층(淺水灣層)이라고 한단 말이로구나. 천수만이라는 뜻은 물이 얕은 만이라는 의미다. 대체로 깊은 곳이라고 해봐야 10m정도이니까 앝은 바다라고 할만 하구나. 고 정주영 회장이 부남호 간월호를 막을 적에 천수만을 막을 계획도 세워봤을 법하다. 부남호는 서산A지구라고도 하는데 부석면과 남면의 사이에 있는 호수라서 부남호이다. 그리고 유조선을 가라앉혀서 급한 물살을 차단하고 공사를 마무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부남호도 제방을 허물 연구에 들어간 모양이다. 현재의 부남호 수질은 6급수로 떨어져서 농업용수는 고사하고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서 바닷물을 통하게 해야 한다는 이유를 받아들여서 공사를 하려고 계획하는 모양이다.
결국은 자연을 거스르고 하는 일이란 다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선 안산의 시화호가 그랬다. 물이 썩어서 수문을 개방하고 바닷물을 소통하게 만들자 조개들이 자라나고 조류들도 모여들었다고 하지 않느냔 말이지. 자연을 이기는 인공은 없는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부남호의 이야기에 새만금도 들썩이는 모양이다. 세계 잼버리 대회로 비난만 잔뜩 받았던 그 새만금도 물이 썩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하루 2회 씩 바닷물을 들여보낸다고 하는데 뭔가 다급해지는 모양이다.
바닥의 이암층(泥巖層)이다. 건열구조도 보이는 것 같다. 갈라진 모양이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자꾸 기웃거리는 것은 용각류 외에 조각류(鳥脚類)의 발자국도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다. 뭔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확신은 들지 않는다. 말하지면 지금 딱 적당한 말은 '긴가민가'이다.
아이들은 볼 것을 다 봤다는 듯이 차로 돌아가고 혼자서 바위와 놀이에 푹 빠졌다. 기대이상으로 볼만하다. 천수만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이건 섬을 향한 관점에서 왼쪽의 풍경이고
이건 오른쪽의 풍경이다.
그리고 바다쪽으로의 풍경도 보고. 엇? 발자국인가? ㅋㅋㅋ
이암과 사암이 층을 이루고 있다.
북측으로 방향을 옮겼다. 그늘이 져서 암벽이 좀 어둡기는 하다.
퇴적층의 다양한 모습이 재미있어서 끊어본다.
야트막한 암벽인데도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니 심심치 않다.
이 검은 부분은 뭐지? 탄화목(炭化木)인가 싶어서 긁어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규화목(硅化木)도 아닌 것 같고.....
단층으로도 보인다.
북쪽 사면으로 갈수록 상부에 응회암이 나타난다. 이것이 입구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건너다 보이는 곳은 안면도(安眠島)다. 어린 시절을 보낸 제2의 고향이다. 방학이면 갯바구리(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갯바닥으로 냅다 뛰었던 추억이 가득한 안면도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까 작년(2023) 10월에 안면도의 서쪽 해안은 훑었구나. 삼봉이며 꽃지며 샛별의 쌀썩은여까지 돌아봤었지.
위쪽과 아랫쪽이 확연히 구분이 되는 색깔의 암석들이다. 어쩌면 검은 부분은 호성층(湖成層)일 수도 있겠다. 그 위에 응회암이 쌓인 것으로 봐서 층리(層理)가 서로 다른 세월을 살아왔음을 보여 주는 듯하다.
다 둘러보고 다시 처음의 그 자리로 왔다. 작은 섬에 많은 볼거리들이구나.
잘들 있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