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丑은 섣달에 해당한다.

작성일
2007-09-1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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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섣달 긴긴 밤을 님 기다리며 호롱불 심지를 돋구는 여심...’ 이라는 문구를 생각해 보면서 그 기인- 밤이 얼마나 외로울까...를 생각해본다. 여인은 그렇게도 긴긴 밤을 기다림으로 지새우는가 보다. 요즘의 여인들이야 보고 싶으면 그냥 택시라도 불러타고 찾아가련만 예전의 여인들은 그렇지를 못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사연 속에서도 낭월이는 뭔가 심상치 않은 자연의 섭리를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는 ‘넌센스’라고 혼자 웃어버릴 때도 많지만 말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짐작이라도 해보시고 다음 줄로 눈을 돌리시는 것도 무익하지만은 않으련만...

우선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은 밤이 길다는 것이다. 이것은 겨울의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子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 밤중의 형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님을 기다린다는 것도 그렇다. 겨울이 깊어가면 온기가 떨어진다. 이미 음의 기운이 너무나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양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해질 수밖에 더 있겠는가? 그래서 이러한 싯귀는 자연히 오래 갈 수밖에 없다. 자연의 섭리를 노래한 것이라면 그 수명이 길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겨울의 모습이다. 겨울에는 그렇게 기다리는 것이 능사(能事)이다. 달리 무슨 재주를 부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산천의 모든 기운이 휴식을 취하고 이는 마당에 혼자서 설치고 다니다가는 추위에 얼어죽기 십상이다. 그저 긴긴 겨울은 화롯가에 고구마라도 구워 먹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자연의 섭리이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시킨다면 그 사람의 운세가 겨울에 해당할 정도로 춥고 배고플경우에는 천상 기다리도록 권유를 할 때가 많다. 달리 수단을 부려봐야 오히려 자신이 궁지에 몰리는 결과만 돌아올 암시가 있는 바에는 움직이라고 권할 마음이 없게 된다. 우선은 갑갑하겠지만 기다림을 배우는 것도 자신의 삶에서 전혀 손해만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어쨌거나 丑은 그렇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