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偏印 - 雨露

작성일
2007-09-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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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자연 상태에서의 편인은 어떻게 되어있을지를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편인을 자연적으로 놓고 생각해 볼적에, 비나 이슬로 대입을 시키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비가 내리는 이유는 어찌되었던 간에, 산천초목과 삼라만상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비가 내리지 않으면 대지는 얼마 가지 않아서 황폐해질 것이다. 사실 10년간인가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아프리카의 우간다인가에서는 전 국민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본다면 正印이라고 해야지 어떻게 편인으로분류를 하느냐고 따지고 싶은 생각이 드실법도 하다. 그런데 도저히 정인은 아니다. 왜냐면, 정인의 성분이라면 항상 필요해야 하는데, 이것이 경우에 따라서만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여름에 장마가 질 경우를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무더위 속에서 비가 내리니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시원한 빗줄기는 그야말로 감로수처럼 반갑게 느껴지는 것이 폭염 속에서 만나는 소나기일 것이다.

그런데 이 비가 일주일만 계속되면 우리의 희망사항은 또 다른 것으로 바뀐다. 온몸은 끈끈하고, 집안의 구석구석에서는 곰팡이가 피어나는 것 같고, 마음도 침울해지는 것 같아서 비가 싫어진다. 그래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다시 원망을 한다.

“에구... 징그러운 비가 언제나 그치려나...”

사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그렇게 3년만에 만나는 친정아버지처럼 반가워 해놓고서는 이제 얼마나 되었다고 금새 빚쟁이 보듯이 해버리니 과연 이것을 놓고서 정인이라고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마도 사람이라면 모두 이와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비는 편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필요할 적에만 내려주면 되는 존재’인 것이다. 원래 편인은 약품과도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인데,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몇가지 이유로 해서 비가 내리는 것을 편인이라고 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슬도 비와 마찬가지로 편인이라고 보겠는데, 이때의 이슬은 감질나는 의미도 포함된다. 한창 가물어대는 경우에는 이슬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해만 들면 이내 말라버리기 때문에 언제나 감질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로(雨露)를 일러서 편인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확대해석하면 겨울에 내리는 눈도 역시 편인이라고 해본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봄작물이 가뭄살을 받지 않는 까닭이다. 눈이 녹아서 땅 속으로 스며들면 습기가 보존되기 때문에 봄 작황이 좋게 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눈도 같은 의미로 처리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