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주적인 관점

작성일
2007-09-10 21:52
조회
5831

이제 사주에서의 壬水를 관찰해보도록 하자. 우선 임수로 태어난 사람은 웬지 심사숙고하는 형태가 떠오른다. 그렇게 폭넓은 사고력으로 앞뒤를 조용하게 관조하는 여유있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종교적인 성향이라고 하는 점에서 원인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항상 유동적(流動的)인 면도 있다. 水氣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이러한 성분은 고정적이지 못하고서 흘러 다니는 물의 특성으로 인해서 한곳에 몰두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것도 같다. 여기에서 다시 잉태라고 하는 의미를 부여해보자. 그러면 항상 무엇인가를 품고 있다는 암시가 나타난다. 이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라고도 하겠는데, 현실적인 것에 안주를 하기 보다는 그렇게 미래에 대한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또  한가지는 대개의 임수로 태어난 사람은 사고방식이 개방되어있는 점이 많이 발견된다. 이말은 옹색하게 한곳으로만 집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뭐든지 그 원인을 생각해보고 이치를 궁리하는 형태로써 이것이 잘 발전하면 학자의 풍모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력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면에도 해당이 되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도 보다 정신적인 곳에서 더욱 대단한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정신적인 공부 방향으로 잘 발달해 있는 사고력인 것 같은데, 이러한 성분을 잘 살리면 탁월한 안목의 소유자가 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임수의 특성으로는 누가 앞에 나와서 우쭐대면 못봐주는 점도 있는 경우를 발견한다. 이것은 丙火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숙명적인 암시로써 궁리를 해보는 것인데, 실제로 우쭐대는 사람이 있으면 한마디를 내뱉아서 기를 죽여버리는 일을 곳잘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보면서 임수는 병화를 극한다는 단순한 의미를 떠올려 본 것이다. 또 한가지 특징이라면 남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항상 자신의 흐름을 유지하고서 냉정하게 관찰하는 입장에 머물러 있는 냉정한 면모가 느껴지면서 역시 임수는 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은 어디던지 냉정하게 파고들어가는 특징이 있어서이다. 그러나 습기는 물보다도 더욱 치밀할 것이므로 그 사고력은 더욱 유연하다고 보겠다. 즉 물은 아래로만 흐를 수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습기는 동서남북과 상하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보다도 더욱 활발한 사고력의 소유자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사주에서 임수의 비중이 적절하게 되어 있을 경우의 이야기이다.




임수가 너무 많은 사주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 세력이 넘쳐날 것같다. 이러한 상황을 적천수에서는 ‘천지를 휩쓸고 다닌다’는 말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충천분지(沖天奔地)라고 하는 말로 되어있는데, 이 의미가 하늘이고 땅이고 가리지 않고서 흘러다닌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임수의 특징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충천이라는 말이다. 만약에 임수를 그냥 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충천이라는 말은 전혀 해당이 없는 말이 된다. 즉 물이 하늘로 부딧쳐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씀하신 유백온 님의 의사는 과연 무엇일까? 임수의 구조는 습기라고 하는 형태라는 것의 암시가 아닐까?

어쨌던 임수가 너무 강하면 이렇게 휩쓸고 다니는 암시가 되고, 이것은 불이든 흙이든 나무든 뭐든지 모조리 쓸어버린다는 의미도 포함이 된다. 이말은 새로운 이치로 묵은 사상을 휩쓸어 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것을 확대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이렇게 너무 강한 임수가 뭔가 일을 내려고 마음을 먹으면 큰 일을 내기는 내는 모양이다.

그러면 반면에 약한 임수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약하다는 것은 세력을 잃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 보나마나 자신의 의사는 속으로 숨겨두고서 외부의 영향에 따를 것이다. 마치 티벳의 지도자가 인도로 망명을 다니는 것과도 흡사하다고 하겠다. 휩쓸고 다니고 싶겠지만, 세력이 너무나 허약하니 도리없이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본래의 임수가 갖는 특징은 나타나지 않는 셈이다. 그냥 속으로만 품고 있을 뿐이고 표면적으로는 도리없이 이끌려 다니려니 따분하겠다. 천하의 임수가 말이다.

아무리 마음으로야 그렇다고 해도 환경의 영향은 또한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니 어쩌겠는가, 그래서 임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원래가 약한 물은 혼자서 흘러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힘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흘러가는 것이다. 임수가 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물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수기의 행동하는 것를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미뤄서 짐작한다고 하거니와 세상에는 미뤄서 짐작을 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단히 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모두 미뤄서 짐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우주의 끝에 대해서도 아직 알 수가 없으므로 그냥 미뤄서 짐작을 하고 있을 뿐이고, 사람이라면 지대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저승이지만 그 곳에 대한 자료가 없으니까 도리없이 그냥 미뤄서 짐작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같은 자료를 놓고서도 미뤄서 짐작을 하다 보니까 해석이 제각각이 되는 것은 또한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다음 세상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도 각기 미뤄서 짐작을 하고 있지만, 결과는 있다는 쪽과 없다는 쪽으로 갈려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모든 것에 대해서도 그 추구하는 방식은 결국 자신의 안목 만큼으로 기준을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니, 보다 근사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확인하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 싶다. 이 정도로 임수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 하거니와 이러한 자료를 힌트삼아서 보다 완벽한 답을 얻어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