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십리포

작성일
2023-08-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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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영흥도 십리포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거의 한 달을 꼼짝 않고 들어 앉아서 집만 지키고 있었더니 좀이 쑤신다. 폭염에 엄두가 나지 않아서 에어컨과 함께 세월을 보내고 있었지만 맘이야 어디 그런가?. 틈만 나면 어디론가 쏘다니고 싶어서 안달이 나니 말이지.

 


 

 

그러다가 안산에 사는 처제의 환갑기념으로 저녁을 같이 먹자는 자매들의 의논이 있었던 모양이다. 피할 수가 없으면 즐기라고 했으니 잘 되었다 싶어서 안산을 가는 길에 그 주변의 바닷가에서 지질을 볼만 한곳이 있으려나 싶어서 검색하다가 적당한 곳을 찾았다.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의 동편에 있는 암석이 볼만하다는 정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안산을 가는 길에 대부도를 거쳐서 영흥도에 가서 둘러보고 안산으로 간다면 시간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바다도 보고 지질탐사도 하고 목적도 달성하는 일타삼피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일찌감치 출발을 했다.

 


하늘은 구름이 좀 끼어 주기를 바랬지만 그건 맘대로 안 되는 것이니 풍경이 좋다고 중얼거리면서 대부도에 접어들었다. 10시에 출발해서 3시간 반이나 걸려서 겨우 대부도에 도착했구나. 고속도로는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국도로 내려서면서 도로는 사뭇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구간을 계속해서 가야 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토요일이라도 해수욕장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행열이겠거니 싶다.

 


약속 시간은 오후 5시다. 2시에 도착한다고 봐서 4시에는 출발해야 하므로 최대한으로 바위와 놀 시간은 대략 2시간 남짓이겠다는 예산을 하면서 막힌 도로에서 바닷가를 꿈꾸며 뭘 봐야 할지를 선험자의 정보를 통해서 공부했다. 하나라도 알아 두면 수확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허락하면 장경리의 노두도 볼만 하다는 정보까지 접했지만 오늘은 아마도 무리겠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대부도에서 선재도를 거쳐야 하는데 모두 연도교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배를 탈 일은 없다.

 


시간이 한가하면 주변에 차를 세워놓고 다리의 풍경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은 도로의 상황이 그렇지 못하구나. 그래서 꼼짝없이 앞으로만 갈 따름이다.

 


선재도를 지나가면 다시 영흥도가 나타난다. 그러기 위해서 영흥대교를 건너야 하는데 이정도면 거의 다 왔다고 봐도 되겠다. 

 


영흥도에 들어왔다. 데크가 놓여있지만 지금은 그냥 지나쳐야 하겠다. 그럭저럭 2시가 넘었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전경을 봐하니 해변에 모래는 거의 없어져서 아래쪽에는 자갈만 드러나서 맨발로 수영하고 놀려면 조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어려서는 저러한 환경에서 놀았으니까 익숙한 풍경이기는 하다만서도. 다만 이곳은 목적지가 아니지, 동쪽이라면 오른쪽이겠군....

 


그래~!

바로 여기로구나. 그런데.... 순간, 또 하나를 깨달았다. 깨달았으면 또 정리해야지.

 

①해안노두는 만조에 가지 않는다. → 그러니까 사리때의 간조를 택하면 최선이다.
②계곡노두는 장마에 가지 않는다. → 계곡은 물이 없을수록 탐사하기 좋다.
③숲속노두는 여름에 가지 않는다. → 풀이 죽고 뱀이 자는 겨울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


예전에 정리해 놓은 것에 다시 하나 추가한다. 


④해수욕장주변의 노두는 해수욕철에 가지 않는다. → 사람들이며 용품들이 늘어벌여있다.  


이렇게 추가해야 하겠구나. 상상하기로는 해변에서 노느라고 바위쪽에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은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당연한데 제 편할 대로만 생각한 결과물이다. 이런 장면을 생각했으면 보류했을 텐데 말이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발을 돌릴 수는 없으니까 조심스럽게 노두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역시 지질탐사에서는 재미있을 풍경이 그대로 전개되어 있어서 반갑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ㅎㅎ

 


오호~! 퇴적층이로구나. 허연 것은 석영층인가? 

 


암석층을 보니 피로가 싹 사라지고 생동감이 넘친다. 바위에서 기운이 나와서 그런건가? 여하튼.

 


오늘은 그야말로 사전답사의 형태가 되었구나. 바닷가에 사람들이 흩어지고 나면 조용한 날에 날짜를 맞춰서 차근차근 둘러봐야 하겠다는 목적을 또 세우게 된다. 아마도 10월경이면...... 물때도 맞춰야 하겠구나. 아무리 오늘이 조금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밀물대가 되니까 아래쪽에는 이미 물속으로 잠겨 들고 있는 것으로 봐서.

 


물이 제법 빠지고 있는데도 이 정도라면 사리때를 노려서 간조시간대에 와서 바닥까지 모두 훑어보는 것이 재미있겠다는 것도 사전조사를 통해서 얻는 정보라고 하겠다.

 


바닥에 드러나 있는 바위에도 세월의 흔적이 가득 쌓여 있구나. 그래서 저 아래쪽의 풍경도 궁금하다.

 


여전히 햇살은 따갑다. 아직도 여름의 뒤끝이구나.

 


음.....

태안층? 십리포의 지질에는 바닥의 기반에 태안층이 있다고 하더니 흐리멍덩한 색으로 봐서 아무래도 그렇겠거니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것은 또 가을에 다시 와서 차근차근 둘러볼 적에 또 살펴봐야 하겠다.

 


겸해서 장경리 해안의 노두까지 살펴보면 영흥도의 풍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구나. 궁금증을 가득 안고서 걸음을 돌려야 하는 오늘이로구나. 

 


네 시간을 달려서 10분간 둘러봐도 2시간을 본 것처럼 생각하면 되지 뭘. ㅠㅠ

 


바위는 당분간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 다음에 와서 둘러보면 된다. 그리고 겸해서 전에 채 둘러보지 못했던 메추리 섬의 습곡까지도 다 둘러보면 되겠구나. 그러기 위해서 하루는 부족하지 싶기도 하고..... 

 


서둘러서 해수욕장을 빠져나왔다. 사진의 시간정보를 보니 10분은 무슨 5분도 되지 않았구나. 그래도 충분하다. 여기에서 더 얼쩡거려봐야 원하는 장면을 모두 얻기는 어렵게 생겼으니까 얼른 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ㅎㅎ

 


오랜만에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환갑도 축하하고 케익도 나눠 먹으면서 환담을 하고서는 11시가 되기 전에 귀가할 목적으로 열심히 달렸더니 차량의 AI도 안전운행이 걱정되었던지 제발 쉬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가잔다. 녀석 참 똑똑하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