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적도① 소야도 유람

작성일
2023-07-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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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① 소야도 유람

 

(2023년 6월 29일 월요일)

 


 

덕적도의 진리항은 실제로는 도우항이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이름이 정리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원래는 도우항인데 행정명칭이 진리가 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진리항으로 통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연결을 시키자면 진리 도우항이 맞을 수도 있겠다.

 


다시 덕적도에 무사히 입항을 해서 배에서 내렸다. 이제 한가지 목적은 완성했고 두번째의 목적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는 덕적도를 둘러보고 내일은 떠나야 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덕적도는 여객대합실의 이름에 바다역(驛)자를 붙여서 쓰기로 한 모양이다. 그것도 나름 특색이 되겠지만 이름은 모쪼록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이 가장 좋은 이름이다. 고로 괜히 색다른 것을 찾아보려고 시도한 것은 좋지만 결과적으로는 덕적도여객터미널보다 더 낫다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잠시 해 봤다.

 


그 맞은 편에는 회나라 라는 식당이 있다. 횟집이라고 해도 되지 싶구나. 시간이 벌써 오후 4시가 되었으니 아점을 굴업도에서 먹고 나왔는데 벌써 시간이 오후 새참을 먹을 시간이다. 이제는 점저를 먹어야 할 시간이 된 셈이다.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서 의논을 한 결과가 나왔다. 3:1로 의견을 모아서 들어갔다. 동서는 뻘짬뽕이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그건 내일 점심으로 미루면 되지 싶어서 오늘은 날도 더우니까 시원한 물회로 하자고 합의를 봤다.

 


물회는 1천원이 더 비싸구나. 네 명이서 회덮밥 2개와 물회 2개를 주문해서 시장하던 밥통을 위로했다.

 


시원하게 먹기에 딱 좋은 메뉴구나. 모두 맛있게 먹었다. 사실 물회가 맛이 없기도 쉽지는 않지. ㅎㅎ

 


점심을 먹고는 저녁에 수박 한 통 먹자고 해서 하나로 마트로 갔다. 불과 하루를 차와 떨어졌는데도 차를 보니 반가웠다. 그 의미는 적어도 가고 싶은 곳에 언제라도 갈 수가 있다는 마음의 위안이랄까? 

 


어느 사이에 차와 여행은 하나가 된 듯하다. 덕적도는 차를 타고 돌아다닐 거리가 되니까 싣고 들어왔는데 이제부터 그 역할을 해야 하기에 운전하기 좋아하시는 동서의 이름으로 단기보험을 들어 놓고 나서긴 했다.

 


다리이름은 덕적소야교다. 덕적교라고 해도 될 텐데 아마도 소야도 주민들이 서운타고 해서 그것을 배려해서 이름에 같이 넣어줬던 모양이다. 소이작도 대이작도도 다리를 놨어야 하는데 아직은 계획이 없는 모양이구나.

 


소이도라고 해봐야 쪼맨하다. 얼마 되지 않아서 끝에 도착했다.

 


끝까지 가니까 모래 해변이 나오는데 이름이 
떼뿌리해수욕장이이다. 떼의 뿌리가 많다는 뜻일까? 

 


그런데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경찰차와 소방차가 와서는 약간 소란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행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이 항상 반갑다. 그러한 것도 볼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기대를 했다.

 


호기심으로 치면 낭월보다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을 동서가 소방대원에게 바로 물었다. 그리고서 확인한 것은 낚시객이 밀물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구조요청을 했다는 것이었다.

 


해양경찰의 배가 오더니 고무보트를 타고 구조하러 가는 장면이 멀리 보였다.

 


경찰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까 바위 위에 고립된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였다. 거리가 꽤 되어서 400mm로 당겨서 찍어봤더니 사람의 윤곽이 들어왔다. 구조요청을 할 만도 하겠구나. 놀이에 빠져서 물이 들어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가 싶다. 가끔 있는 일이니까. 그래도 구조를 얼른 요청했다는 것이 다행이다.

 


관람객 중에 한 여인이 소방관에게 말했다.

 

여인 : 구조비용은 청구하나요?
소방 : 아닙니다.
여인 : 그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소방관은 봉사만 합니까~!
소방 : 원칙적으로 구조에 대한 비용은 청구하지 않습니다
여인 : 그러니까 저 봐요. 저렇게 방심하고 있다가 구조 요청을 하잖아요~!
소방 : .........
여인 : 벌금을 무겁게 때려야 주의할 것이 아녜요?
소방 :  만약에 벌금을 물리면 구조요청을 하지 못할 수가 있거든요.
여인 : 그러기 전에 조심해야 한단 말이죠.
소방 : 그래서 구조요청은 무료입니다.
여인 : 그러니까 저런 사람들이 자꾸 생기는 거잖아요~!

 

여인이 말하는 의미도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겸해서 소방관의 말도 이해가 된다. 정말 구조요청을 해야 하는데 벌금 10만 원 혹은 100만 원이 없어서 구조요청을 포기한다면 그것도 큰일이겠다는 깨달음이다. 그런 생각은 미쳐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렇게 해서 사망사고라도 생긴다면 그때는 저 아지매가 더 앞장서서 정부를 질타하지 싶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보는데 또 한 척의 배다 등장한다.

 


해양경찰선이구나. 망원렌즈 덕분에 무슨 배인지 중계를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모두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아마도 뒤늦게 연락을 받은 배가 달려온 모양이다. 그리고는 다시 보트가 속력을 내며 구조하러 다가간다. 잠깐이나마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듬직하다.

 


지금의 상황은 그래도 바위 위에 있으니까 분초를 다툴 상황은 아니지만 물에 떠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 바쁘게 움직였을 것이라는 짐작도 해 본다.

 


아마도 부부인듯 싶다. 모처럼 나들이 해서 고둥이나 게를 잡느라고 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주의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서해바다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와중에도 구명조끼를 입혀서 데리고 나온다.

 


조난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서 모자이크를 하려고 포토샵은 열지 않아도 되지 싶다. 여하튼 작은 이벤트의 실제상황을 보여 주고는 마무리 되었으니 우리도 더 볼 것이 없어서 차를 돌렸다.

 


다음은 소야항이다. 덕적도에 들어오면서 매우 잠깐 들렸던 곳이기도 하다. 이름은 장군섬이기도 한 모양이다.

 


나룻개구나. 나룻배를 타는 곳이라는 뜻이겠고, 덕적도에서 소야도를 오가는 나룻배가 있었다는 이야기겠군. 여기는 소야바다역이구나. 나름 통일감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뭔가 양복에 마고자를 입은 것처럼 어색한 것은 혼자만의 생각인가? ㅋㅋ

 


소야리(蘇爺里)에 전해오는 이야기구나.

 

신라시대 당나라와 군사동맹을 맺기 위해서 사신을 보낸 출발항이 덕적도로 이곳을 떠난 배는 산뚱반도를 거쳐 당나라 서울이던 장안까지 왕래하였다고 한다. 신라 무열왕 7년(660년) 3월에 백제정복을 위하여 당나라 군대를 요청하여 당나라장수 소정방(蘇定方)이 군사 93만 대군을 거느리고 덕적도에 들어왔으며 그당시 신라왕은 왕세자 김범인으로 하여금 그해 6월 21일 100여척의배를 거느리고 덕적도로 나아가 소정방을 맞이하여 나,당연합군을 편성하였다. 그 후 이곳을  소정방이 머물렀다 간 곳이라하여 소야도(蘇爺島)라 부르게 되었다. 이는 소장방을 아버지로 생각한 사대주의 사상에서나온치욕적인 지명으로동네 일부 노인들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제오편 (新羅本紀 第五篇)에 나오는 사치도(史治島)가 지금의 소야도의 옛 이름이므로 바른이름을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진변(津邊)

소야도 끝에 위치한 곳으로 "나룻개"라고 불리워오다 한자음으로 변하여 "진변"으로 되었으며 덕적도와 소야도간에 나루가 건너다니는 부락이라 하여 "도우"라고도 한다.

 

내용을 기억해 보려고 타이핑을 해 봤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소야라는 말에 오해가 있었나 싶기도 하구나. 소야(蘇爺)를 글자대로만 봐서 그렇게 해석하는 것도 틀렸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냥 어르신 야(爺)로 봐도 된다. 중국인은 그렇게 쓴다. 왕야(王爺)와 같이 지위가 있는 사람에게 호칭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신 하늘같은 부친과 동격으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까지 확대해석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괜히 피해의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으니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하는 느낌도 있어서 오히려 이러한 해석은 자격지심(自激之心)같은 느낌만 줄 수도 있겠다.

 


아하~! 내용을 알고서 다시 보니까 이 모습은 소정방의 이미지로구나. 왠지 중국의 벼슬아치 형상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또 장군섬이라고도 했으니 소정방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봐서 원래 그렇게 나쁜 느낌은 없었던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빤히 건너다 보이는 거리를 보니 안면도 백사장항에서 드르니항을 건너 다니던 옛날 나룻배가 생각나기도 한다. 지금은 꽃게다리가 놔 있어서 나룻배는 사라졌지만 다리는 나룻배를 잡아먹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래 이런 안내판도 좋아한다. 모르고 있었던 것을 알려주는 고마운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현황이 맘에 든다.

 

유인도(8) | 덕적도, 소야도, 문갑도, 굴업도, 지도, 백아도, 울도, 선미도

무인도(33) | 묵도, 소굴업도, 오도, 낭각흘도, 소낭각흘도, 중통각흘도, 통각흘도, 소통각흘도, 가도, 소가도, 오도, 도랑도, 관도, 빙도, 상벌섬, 하벌섬, 닭섬(계도), 장구도, 토끼섬(토도), 돌섬, 연도, 소지도, 멍애섬, 대령도, 소령도, 광대도, 대가덕도, 소가덕도, 상바지, 중바지, 하바지, 중울도, 목덕도.

 

어? 그런데 선갑도는 어디에도 없네? 이건 또 무슨 소식이지? 유인도든 무인도든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너무 많아서 빼먹었거나, 글을 쓴 사람이 선갑도에 감정이 있어서 고의로 제외했을 수도 있지 싶다. 아니면 선갑도에는 다른 이름이 있었거나

 

신동국여저승람에는 선협도(仙俠島)였단다. 선녀가 경치좋은 곳에 놀러 온다는 의미라는데 좀 어색하기는 하다만 여하튼 섬의 이름에 선협도도 없잖은가. 선갑도를 관리하는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니까 유인도의 끝에라도 이름을 추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하긴, 낭월이 장 하는 짓이기도 하다. 

 


그래 이제 맘에 드는 군. 그나저나 참 일할 머리도 없긴 하다. ㅎㅎ

  


더 둘러볼 것이 없으면 또 움직이면 된다. 실은 내일 와보려고 일정을 잡은 곳이 있는데 오늘 기왕에 소야도에 왔으니 어떻게 생겼는지 둘러보고 가는 것도 좋지 싶어서 선촌마을로 방향을 잡았다.

 


선촌항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마을 이름은 그런 모양이다. 적어도 소야도의 중심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도상으로는 큰말이라고 한 것으로 봐서이기도 하다. 앞을 보니 정자가 하나 있어서 가봤다.

 


정자 모퉁이에는 소정방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구나.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었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길가에 세워놓을 일이지 이렇게 구태여 구석진 곳에 세워놓은 것에도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네.

 



소야바다역에서 본 안내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원래의 아름에 사야도(士也島)가 하나 더 붙었구나. 아마도 소정방이 정박하면서 마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은 당연하겠고, 그것을 기념해서 소야도까지 붙인 것도 이해가 된다.

 


응급환자를 위한 헬기장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앞으로 작은 섬들이 늘어서 있다. 내일 물때를 맞춰서 가보려고 했었는데 기왕  왔으니까 길이 되는 곳까지 가보자고 했다.

 


길의 끝에는 소야도 바다갈라짐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다. 썰물이 되면 연결이 된다는 말이겠구나. 안내문도 친절하다. 전국 각지의 바다 갈라지는 곳을 모두 안내한 것은 여기에서 처음 본다.

 



저 중에 가본 곳도 보인다. 제부도, 무창포, 소매물도구나. 진도바닷길은 갔다가 물이 빠지지 않아서 건너가지는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으니 이것은 본 걸로 해야 하나 못 본 걸로 해야 하나 애매하기는 하구먼시나. ㅋㅋ

 


아마도 내일 오전에는 시간이 되지 싶다. 물때도 맞는다. 그래서 자세한 것은 내일 와서 구경하기로 하고 그럭저럭 해도 기울어 가고 있으니 숙소로 찾아가기로 했다. 주변의 암석을 둘러본 이야기도 내일 몰아서 정리하는 것이 좋지 싶다.

 


숙소로 예약한 곳은 서포리의 365펜션이다. 

 


주인을 만나서 방을 배정받고는 다시 서포리 해수욕장으로 나왔다.

 


덕적도에서는 가장 경치가 좋은 해수욕장이라고 하니까 숙소 앞이라서 그냥 자기도 애매한 시간이라서 바람 쐬러 나온 셈이다.

 


해변의 바닥에 풀로 가득한 것도 특징일 수 있겠다.

 


잠시 둘러보고는 깔따구가 달려들어서 뜯어먹으려고 하기에 얼른 귀가했다.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수박은 변두리공법을 썼다. 중심부는 따로 썰어서 내일 먹을 간식으로 남겨놓고 주변부를 잘라서 파먹는 방법이다. ㅎㅎ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두 끼만 먹은 셈이구나. 저녁은 이렇게 신선식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푹 쉬고 내일은 덕적도 유람을 잘 해야 할 테니까 모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고단하기도 했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