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偏印 - 宗敎畵, 抽象畵, 想像畵

작성일
2007-09-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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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편인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그림을 그려도 종교화를 그리겠다. 만다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하겠고, 예수성찬을 그릴 수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던지 편인과 연관되어져 있는 분야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추상화(抽象畵) 쪽으로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편인성분이 그림을 그리면 상징성이 많이 포함되어서 나중에라도 그 그림을 이해하려면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가 종교에 대한 그림도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이 있다. 가령 천사를 그린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천사를 보았는가? 아무도 보지않은 것을 그리려고 하니까 천상 상상력을 동원시켜야 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것이 바로 상상화(想像畵)이다. 종교화는 상당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절간에 가보면 명부전(冥府殿)이라고 하는 법당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곳에 가보면 지장보살(地藏菩薩)이 중앙에 있고, 그 좌우로 열명의 남자들이 앉아있다. 이들이 누구냐면 나중에 죽어서 찾아가게 되는 저승의 십대왕이다. 열명의 남자는 바로 저승의 대왕인 것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각 대왕이 관할하는 휘하의 지옥들이 묘사되어있다. 화탕지옥에서는 기름탕이 준비되어있고, 도산지옥에서는 칼이 삐쭉삐쭉하게 나온 산이 기다리고 있다. 죄인들이 들어오면 그 산이나 탕 속에다가 집어 넣게 되어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림도 역시 누가 보고서 그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문헌에 의해서 그렇게 상상을 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봤다. 그곳에 집들을 보면 대체로 한옥이다. 그러면 한국사람이 그렸다는 말도 된다. 중국그림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여하튼 이렇게 상상을 해서 그리는 그림은 역시 편인의 성분이라고보는 것이다.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직관력을 상당부분 동원시켜야 한다.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어떤 영감이 스친다는 말을 한다. 이러한 영감이 어쩌면 직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석굴암의 구조를 연구해보면 참으로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 당시에 사람들이 과연 서양의 무슨 법칙을 배워서 한 것은 틀림없이 아닐거고, 낭월이가 생각하기에는 영감에 의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보존에 탁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석굴암의 본존불 바닥으로 흘러서 아래로 나와야 하는 지하수의 의미도 그렇게 내부의 온도를 낮게 할것이라고 직관적으로 깨달았을 것이다. 실험을 해보고 기록을 하고 수정을 해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찾아내는 서양식이 아니었을 것이다. 오로지 문득 떠오르는 영감, 이것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즉 이것은 고도의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다. 석가세존이 아침별이 반짝이는 것을 보는 순간 우주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하는데, 이또한 직관이다. 그리고 참선을 하는 사람들이 한마디의 가르침에 자신의 모든 의문을 해소하는 것도 그 이면에 흐르고 있는 것은 직관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더라도 그러한 직관력이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이라야 만족을 하는 것이다. 그냥 형상만을 그려놓는 것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추상화에는 거의가 직관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눈으로 보고서는 그릴 수가 없는 그림이다. 도데체 무엇을 의미하려고 한 것인지를 남은 모른다. 그러나 만약에 편인성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관람자라면 또한 그 의미를 알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될것이고, 그 자리에 그 화가가 이다면 그를 불러서 차한잔 나눌 것이다. 이것이 직관파의 편인에 해당하는 그림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