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의 위도

작성일
2016-08-16 12:51
조회
2205

전북 부안의 위도(蝟島)


 

때로는 우연한 기회에 나들이도 한다. '위도를 언제 한 번 가 봐야지..' 는 했지만 그것이 오늘이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이웃하고 있는 사람이 바람을 넣어 놓고서는 아침에서야 바람을 뺀다. 쳇~!

그렇다고 해서 목적지를 정해놓고 여행 가기로 맘 먹었으니 도로 주저않을 낭월이던가~! 여하튼 맘을 먹었으니 위도 구경이나 가자. 광복절이라서 사람들이 조금은 많으려니 했지만 그런대로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지 싶어서 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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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에 대한 전설이 생각난다.

때는 1994년쯤....

하이텔 역학동호회의 회원으로 배정화(가명)라는 회원이 있었다. 왜 가명이나면, 그 동안의 삶이 어떠했는지도 모르겠고..... 혹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줄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이다. 당시 매우 열성적이고 말수도 적어서 상당히 매력적으로 생각했던 여인이었는데 나이는 아마도 20여세 였을 것이다.

그 시기의 대부분 회원들이 70년 생이나 71년 생들이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열심이고 온라인에서도 열심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채팅방에서 만났다. 사실은 대부분의 열성 회원들은 거의 매일 만났다. 항상 떼거지로 모여서 국운과 미래의 희망을 열띤 토론으로 보내던 시절이었다.

낭자 : 스님, 저 이제 아무래도 자주 못 들어올 거 같아요.
낭월 : 왜? (대부분의 회원이 나이가 낭월보다 어렸고 정다워서... 말투가.. ㅋㅋ)
낭자 : 취직이 되었거든요.
낭월 : 그거 잘 되었구먼. 뭐 하는 데야?
낭자 : 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게 되었어요.
낭월 : 그거 잘 되셨네~! 축하 혀~~!!
낭자 : 고마워요.
낭월 : 근데, 근무할 곳이 어딘데?
낭자 : 위도라고..... 배타고 가야 해요.
낭월 : 그럼 섬이구먼, 운치 있네~
낭자 : 아이들은 순박해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낭월 : 근데 섬 이름이 생소하구먼. 밥통이란 말인가?
낭자 : 호호호~! 그런가 봐요. 그 옆에는 식도도 있어요.
낭월 : 언제 시간 나면 놀러 가봐야 하겠네.
낭자 : 그러세요. 오시면 주무시게 해 드릴께요.
낭월 : 섬에서 직장을 다닐 줄 알았어.
낭자 : 예? 진짜요? 왜요? 제 사주에 그렇게 나와요?
낭월 : 사주는 무신. ㅋㅋㅋ 성씨에 나와 있잖여.
낭자 : 쳇, 그럼 배씨는 다 배를 타고 다니게요? 호호호~~


그런데, 사느라고 바빠서, 그럭저럭 세월이 20년을 넘겨버렸다. 그 후로 위도를 생각하면 꼭 그 회원의 모습이 겹치는 거다. 그런데 이제서야 위도를 가려고 출발을 했다. 물론 그 회원이야 아마도 결혼해서 아이 엄마가 되셨을게다. 연락도 나누지 않았으니 늘 잘 있으려니...

격포항지도 130키로

대략 130km를 가면 격포항이 나온다. 그리고 다시 배를 타고 50분 정도 가면 위도를 만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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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에 도착하니 11시 35분 배가 기다리고 있다.

격포항이야  가끔 들린다. 사실은 격포항이 아니라 채석강이다.

채석강

채석강은 몇 차례 놀러 왔어도 격포항은 또 처음이다. 이렇게 작정을 하고 길을 나서야 보이는 법인가 보다.

위도배시간

배편은 11시 35분이다. 시간표도 8월 15일, 그러니까 딱 오늘까지만 유효하다는 뜻일까? 두 회사에서 운항하는 모양인데 대원카페리호와 파장금카페리호이다. 배의 모양은 거의 똑 같아서 구분이 없다. 같은 배를 두 회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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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이 9,100원이다. 제법 한다.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다. 차를 싣고 갈 수도 있다고 해서 알아보니 대략 3만원이다. 왕복이면 6만원인데 당일 돌아오는 차는 갈 수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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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에서 격포로 돌아오는 차량은 매진이라잖여. 이미 들어간 차들이 모두 나와야 하기 때문이란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위도에서는 교통편이 어떻게 되는가를 물었더니, 버스가 있단다. 그래 그럼 되었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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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실이 대합실 답다. 오랜만에 보는 대합실 풍경이라 한 컷 담았다. 에어컨이 돌아가는지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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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들 신분증을 챙기지 않으면 이렇게 사정사정했을지.... 짐작이 된다. 그래도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했던지 밑줄까지 그어 놓은 것을 보면 사람들 참 말 안 듣는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ㅋㅋㅋ

위도뱃길

차를 한적한 주차장에 멀찌감치 대어 놓고 부랴부랴 배에 오르니 얼마지 않아서 고동을 울리면서 출항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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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정확하게 시간을 지켜서 출항을 한다. 격포항을 멀리 하면서 바라만 봐도 시원한 서해의 검푸른 바다가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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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따르는 갈매기들.... 얻어 먹을 것이 있어서 쫓아다니는 게다. 원래는 스크류에 감겨서 기절해 올라오는 작은 고기들을 노렸을텐데 이제는 선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의 맛에 취해서 줄기차게 쫓아 오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본다.

여하튼 연지님도 슈퍼에서 물 한 병을 사면서 새우깡도 한 봉지 산다. 배를 타고 가면서 멀미를 하지 않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갈매기들과 놀면서 가다가 보면 이내 목적지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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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과자를 선물하는 자는 복 받을 것이고,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려고 애쓰는 사람은 복은 받을 것이 없겠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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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그래도 개안타~! 이렇게 갈매기랑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만복(萬福)이다. 넘치고도 남는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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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냥 갈매기 온다고 셔터 퍽 눌러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시행착오도 많이 거치고, 그 과정에서 연사(連射)도 사용하면서 가까스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 장의 사진도 가치가 있다고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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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놀다가 보면 50분은 이내 지나간다. 그리고 남들이 노는 것도 보면서 셔터를 누르다가 보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피서는 저절로 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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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릿따운 여인들도 과자를 나눠 주고 있다. 진지한 모습에서 순간을 만끽하는 표정이 읽혀진다. 그래서 덩달아 즐겁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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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채석강이 보인다. 그런데 옆 모습이 흡사 사자를 연상시킨다. 참 묘하게 생기기도 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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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모습은 둘로 나뉜다. 주는자와 먹는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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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만 볼 수 있고, 연락선에서만, 아니 여객선이라고 해야 겠지?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들이다. 그래서 풍성한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즐기는 사진가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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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섬이 임수도인가? 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몸을 던진 곳이 인당수라고 하는데 그 인당수가 백령도 가는 곳에 있다고 들었더니 그게 아니라 위도 가는 길에 있었더란 말인가? 여하튼 없는 이야기는 아닐테고 소설 속에 나오는 실제의 위치는 설이 분분하기 마련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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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들어가는 배에서는 이 섬이 임수도(臨水島)인 줄도 몰랐고, 심청전의 인당수라는 설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는 것. 그냥 찍어 놨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다가 보니까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 되어가면서 위도 공부가 제대로 되어 가는 셈이다.

임수도

위치는 딱 이 자리이다. 지도를 축소해서 봤을 적에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확대를 하니까 비로소 임수도가 나타난다. 모르면 그냥 지나가고 알면 보고 지나가는 법이다.

임수전도

눈이 어두운 벗님을 위해서 조금 더 확대했다. 임수도 앞 바다에서 엄청난 침몰사고가 있었다는 것도 잊었는데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모두가 들 드러난다. 서해페리호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위키백과에 있는 것을 살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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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페리호


사고 경위


1990년 10월 건조된 110톤급 철선이다. 길이 33.9m, 폭 6.2m에 평균 시속 12노트로, 부안과 격포 사이를 1일 1회 정기 운항하였다. 정원은 승무원 14명을 포함, 221명이었다.[1]



침몰

서해훼리호는 1993년 10월 10일 9시 40분경 362명의 승객과 화물 16톤을 적재하고 위도 파장금항을 떠나 부안 격포항으로 향하여 출발하였다. 10시 10분쯤에 임수도 부근 해상에서 돌풍을 만났고, 회항하려고 뱃머리를 돌리던 도중에 파도를 맞아 심하게 흔들리면서 곧바로 전복되고 침몰되었다. 서해훼리호에는 9개의 구명정이 있었으나, 그중 2개만이 작동되었다. 생존자들은 2척의 구명정에 나누어 탔고, 부유물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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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및 수색


사고 직후 인근에서 조업중이던 어선들이 조난 사실을 알리고 40여 명의 생존자를 구조하였다.


사고가 난 1시간여 후, 강풍과 파도 속에서 어선과 헬기와 군경 함정을 동원한 수색작업이 시작되어, 10월 10일 22시까지 모두 70명의 생존자가 구조되고 51구의 시신이 인양되었다.


초기에는 사망·실종자를 140명으로 추정하였으나, 시신의 인양이 진행되면서 사망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10월 15일에는 선장과 기관장, 갑판장의 시신이 침몰한 선박의 통신실에서 발견되었고, 11월 2일에는 신고된 마지막 실종자를 끝으로 모두 292구의 시신이 인양되었다.


선체의 인양에는 구조함인 구미함 의 특수대원, 9,754톤급의 해운항만청 소속 인양선 설악호, 206톤급의 예인선, 52톤급의 양묘선과 이들에 탑승한 200여 명의 승무원이 참여한다고 보도되었다. 10월 17일 선체를 인양하였으나, 도중에 연결한 줄이 끊어져 다시 침몰하였고, 10월 27일 다시 인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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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당시 자료를 찾아서 넣었다. 그 외에도 무수한 침몰사고에 대한 이야기들이 위도에 위령비 등을 통해서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하니, 황금어장의 재앙이라고 생각한 선원들이 인신공양이라도 해서 용왕님의 파도를 잠재워야 하겠다는 생각도 했음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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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심청의 모델은 백령도 쪽에서 더 활발하게 등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근래에 와서 인당수가 임수도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까 그 진위야 어떻던 간에 격포에서 위도로 가는 뱃길에서는 사고도 많이 나고 사람도 많이 죽었다는 것을 보면 선원들이 제사를 지냈음직한 이야기의 발판이 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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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mm로 당기니 대략 임수도의 윤곽이 드러난다. 곡성에서는 심청이 곡성에 실제로 살았던 인물이라고 한단다. 곡성의 원홍장이라는 여인이 있었다고 하니 그것도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실제하는 인물은 원홍장인데 소설에서는 심청이가 된 것이다. 그는 286년에 백제의 곡나(지금의 곡성군)에 태어났다고 전하는데 곡성에서 본다면 백령도 보다는 위도 앞 바다가 조금은 더 사실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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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판본에 심청에 대한 배경은 남도에 있는 남섬 주부(섬진강의 남쪽마을)로 되어 있다면서 KBS 역사스페셜에서 『심청의 바닷길』로 취재한 자료도 있었다는데 무지한 소치로 이러한 사정도 모르고 위도 나들이를 했구나.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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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바다를 바라 보면서 뭔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엄마의 모습도 보인다. 문득 오싱의 도입부가 떠오르는 건 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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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실을 자리가 텅 빈 것은 오늘 돌아올 사람들이 배를 실을 수가 없어서일게다. 그 공간을 엄마와 이들이 뜀박질 하고 논다. 그 또한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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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의 위치를 밤에 알려주려고 세워 놓은 표시등이겠구먼. 밤에 무턱대고 달리다가 들이 받기라도 하면 난파가 될 터이니 고마운 안내등불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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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님 방을 살짝 들여다 본다. 열심히 앞을 보면서 순항 중이다. 뱃짱이 두둑하면 그냥 들어가서 제대로 한 장을 찍어버릴텐데.... 그러질 못하고 창 밖에서 수줍게.... 그래도 뭐 괜찮다. 또한 하나의 이미지임에는 틀림 없으니깐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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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에 무심코 앉아있는 갈매기들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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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섬은 달팽이 섬이라고 이름도 붙여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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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를 열어서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확인도 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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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면서 놀다가 보니 이내 위도이다. 그리고 선착장 부두는 파장금(波長金)이다. 파도가 길어지면 돈이 마른다고 파장금인지..... 파도가 길어지면 돈이 들어온다고 파장금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파장금이라고 한자 표기는 조사하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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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풍경이 전개될지는 궁금하지만 서해 바다에서의 섬은 특별한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그냥 거기에서 거기인 풍경이기 때문이다. 홍도나 백령도 쯤 가면 차이가 나겠지만, 그러고 보니 백령도도 가봐야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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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있다는 것이 이걸 말한 거였구나....

사람들이 올라 타기에 덩달아 올라 탔다. 딱히 무슨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되약볕 아래에서 서 있기도 힘든 순간이니 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었던 셈이다. 그래서 요금도 모른 채로 버스에 올라  타고 본 것이다.

버스래야 유일한 한 대인데, 그나마도 올 해에 새로 바꾼 것이라고 검색에서 확인했다. 7월 7일부터 운행개시를 했다니까 겨우 한 달 남짓 된 차이다. 그래선지 폭염에도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서 션~하게 잘도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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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에 대해서 안내를 하면서 차를 세우기도 하고, 또 가기도 하면서 부산하게 운행을 하지만 오히려 편안하게 앉아서 관광가이드를 받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버스는 3,500원만 내면 하루 종일 어디에서 타고 내리던 추가요금이 없다는 말도 하면서 식당이 나오면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까 가서 먹고 다음 버스를 타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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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란다. 내민 폼이 악어 대가리 같기도 하다. 부산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면, 삼성에 들어가서 성공한 거시기 아들, 무슨 회사에서 성공한 머시기 아들들에 대해서도 푸짐하게 늘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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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귀입이 다 있는 악어란다.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요놈을 아빠악어, 윗 놈을 엄마 악어라고한단다. 차에서 대충 눌렀는데 손떨림 방지 기능이 위력을 발휘하는지 그런대로 봐줄만 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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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오른쪽으로 돌게 되어 있는 모양이다.

기사님의 설명을 들으니까, 위도가 원래는 조기 어장으로 명성을 날리던 곳이었더란다. 그래서 영광군의 조기는 위도에서 잡힌 것이었고, 당시에는 영광군에 속해 있다가 전북의 부안으로 넘겨주고, 금산은 충남으로 넘겨 주고.... 참 아는 것도 많으시다.

파장금기사

파장금이 무슨 뜻인가 싶어서 검색을 해 보니까 1973년도의 기사에 과연 위도의 조기 파시(波市)가 헛말이 아님을 증명해 주는 자료가 나온다. 파시는 글자 그대로 물결이 치는 곳에 시장이 열린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 참고 자료를 첨부 한다.

========[파시에 대한 이야기]================

[불교공뉴스-인천시] ‘파시(波市)’란 글자 그대로 ‘물결[波]’을 타고 바다에서 열리는 ‘시장[市]’을 일컫는 말이다. 일찍이 연평도는 흑산도파시, 위도파시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파시로 꼽혔다.


‘파시’란 말이 처음 나타나는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연평도 파시에 관해 “해주 남쪽 연평평(延平坪)에는 석수어(石首魚)가 나서 봄과 여름에 여러 곳의 어선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그물로 잡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매년 동중국해에서 월동한 조기들은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북상, 2~3월에 흑산도, 3~4월에 안마도와 위도를 지나 5~6월에 연평도에 어장을 이루는데, 회유하는 수십 억 마리의 조기를 따라 형성되는 시장이 곧 ‘파시’인 것이다. (이하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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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놀란 것은 연평도 파시와 맞 먹은 곳이 위도 파시였다는 것이다. 흑산도와 연평도를 거론할 정도의 큰 어시장이 형성되었다는 이야기이니 이것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기도 하다. 그러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 강경포구의 옛 영화이다. 그렇게 흥청대던 강경이 사그라드는 것도 세월의 순환에 의한 것처럼 위도 파시가 사라지는 것도 조기가 잡히지 않는 것과 그 맥을 같이 한다는 순환의 이치를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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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식당의 주인은 또 머시깽인디 맛있는 횟감이 많이 있으니까 내려서 먹고 다음 버스를 타도 배가 오기 전에 데려다 준다고 하는데 아무도 안 내린다. 사실 너무 뜨거워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 연지님보고 내려서 점심을 먹고 다음 버스로 갈까 해도 가로 젖는다. 엄두가 안 나는 게야. 그래서 계속 자리만 지키면서 밖으로 눈길을 준다.

그런데 혹시라도 위도에 가실 벗님께 팁을 하나 드린다면, 절대로 버스는 진행 방향으로 봐서 오른쪽 창가에 앉으시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승용차는 하룻저녁 묵을 것이 아니라면 갖고 가지 말라고 권한다. 버스로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도에 대한 관광의 만족도가 되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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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를 안내하다가 전화가 오면 또 전화를 받는다.

기사 : 예? 아하~~

손님 : 다음 버스는 언제 옵니까?

기사 : 이번 배를 타실라문 지금 가셔야 하는디요....

손님 : 그럼 어쩌지요?

기사 : 방금 지나쳐번져서..... 쪼매 지둘루셔~

그리고는 앞으로 가던 버스가 후진 모드로 500여 미터를 내달린다. 후진도 선수이다. 뒤에 눈이 달렸나 싶을 정도이다. 그렇게 뒷걸음질 쳐서 팬션 앞에 차를 세우니  15명 정도의 대 식구가 차에 오른다. 그러자니 버스는 초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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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며칠 푹 쉰 가족들인가 싶다. 잘 쉬셨느냐는 둥. 음식은 먹을만 했냐는 둥. 수다를 떨면서 손님을 다 태우고서야 출발을 했다. 연신 자리가 없어서 미안하다는 둥. 그래서 식당에 내려놓을라고 아무리 방송을 해도 한 분도 꿈쩍을 안 허니 워쩌냐는 둥.... 너스레를 떨면서 차는 계속 앞으로 간다.

근데 기사님의 이야기를 종합해 봐도, 율도국에 대한 이야기와, 임수도의 심청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미리 학습을 하지 않으셨지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알고 있었더라면 반드시 한 번은 써 먹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알고 안 써먹는 것은 자료의 손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스마트폰 만들러 간 거시기 아들이야기 보다 더 멋진 소재인데 말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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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을 돌아서니 대리이다. 아마도 위도의 동쪽 부분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겠거니 싶다. 고슴도치 섬이란다. 언뜻 보기에도 그렇게 보인다. 설마 저 섬 때문에 고슴도치 섬이 된 것은 아니겠지..... 그렇잖아도 왜 고슴도치 섬인가 싶은 생각이 들던 차에 그 이야기를 들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위도에 대한 상식]=====================

명칭 유래


섬의 형태가 고슴도치와 비슷하다고 하여 위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자연환경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말에 분출한 화산암이 기반암을 이루고 있다. 섬은 동북에서 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다. 동남쪽 해안은 거의 직선을 이루나 서북쪽 해안은 돌출부와 소만입이 발달하여 해안선이 복잡하다. 망월봉(, 255m)을 비롯하여 곳곳에 200m 전후의 구릉성산지가 발달해 있다. 연안에는 간석지가 분포한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 1월 평균기온은 -0.2℃, 8월 평균기온은 25.5℃, 연강수량은 1,136㎜이다.



형성 및 변천


조선시대에는 부안현 용연면()에 속해 있었다. 1896년(건양 1)에 전라남도 지도군() 위도면이 되었다가 1914년에 영광군으로 편입되었다. 1963년에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으로 개편되었다.



현황


2009년 기준으로 인구는 1,068명(남 548명, 여 52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대수는 582세대이다. 취락은 면사무소가 있는 진리()에 집중해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수군첨절제사의 진영이 있었다. 토지이용 현황은 논 0.18㎢, 밭 1.07㎢이고, 임야는 9.81㎢이다.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다. 농산물로는 보리·마늘·콩·고추·고구마·깨 등이 생산된다. 근해에서 멸치·갈치·조기·장어·농어 등이 어획되며, 김과 우렁쉥이 양식이 활발하다. 교통은 부안 격포항에서 정기여객선이 운항된다. 교육기관으로는 위도초등학교와 위도중·고등학교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위도 [蝟島]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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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고슴도치 위(蝟)의 글자가 참 묘하게 생겼다. 보통 충(蟲)을 붙이는 것은 곤충에 해당이 된다. 고슴도치는 분명히 포유류인데 그렇다면 개 구(犭)를 붙이거나, 족제비 유()처럼 쥐 서(鼠)를 붙이거나 했어야 하는데..... 곤충이라니....

제대로 대접을 안 해 준 것인가 싶기도 하고, 한자의 조직 구조에서 이런 것은 모순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뭐 언제 또 만나겠어... ㅋㅋㅋ

허균이 홍길동을 통해서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곳이 율도국인데 그 율도국의 실제 모델이 위도라는 이야기도 있다. 여하튼 작은 섬에 얽힌 이야기는 한 바가지이다.

=======[허균이 생각한 《홍길동전》의 율도국 모델]=================

홍길동이 꿈꾸던 이상향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이상세계로 그려진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부안군 위도는 춘천의 위도와 같이 섬의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은 섬이다. 변산반도의 서쪽 해상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식도, 정금도, 상왕등도, 하왕등도 등 6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서해의 고기떼가 집결하는 황금어장으로 4월에서 5월 사이 서해안의 배들이 집결하는 파시()가 서며 서해안 3대 조기 산란장으로도 유명하다. 낚시를 즐기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어 사계절 낚시 마니아들이 즐겨 찾으며 섬 곳곳에 자리한 비경을 즐기기 위해 여름철이면 수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벌금리의 산들이 아늑하게 감싸주는 위도해수욕장은 1㎞에 걸쳐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수심이 얕아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고 바닷가에서 바라다보이는 위도 풍광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위도해수욕장 외에도 논금, 미영금 등 숨은 해안 절경이 있어 해안을 따라 이어진 일주도로를 달리면서 푸른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고려 말에서 조선시대까지 수군의 전략적 요지 역할을 했던 섬으로 옛 관아가 지금도 남아 있으며, 위도에서 유일한 사찰인 내원암은 조선 숙종 때 자장율사에 의해 지어진 곳으로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득남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위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2010. 1. 15.,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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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한데.... 숙종 때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이라니.... 아마도.... 설마하니.... 동명이인이겠지.... 신라의 자장율사가 조선에 재림하셔서 내원암을 지었던 것이 아니라면 말이지. 여하튼 없던 말은아니었단 모양이다. 워낙 어장이 확실하고 먹고 살 것이 풍부하다고 하면 하나의 나라가 된다고 한 들 무엇이 문제랴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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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을 돌아서 섬의 동쪽을 타고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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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중고등학교란다. 다시 떠오른 하이텔 동료~ 여기에서 머물면서 아이들에게 컴퓨터의 세계를 가르쳤겠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여유롭게 와서 하룻저녁 머물면서 천천히 놀다가 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출발한 지점으로 가까이 도달했다.

여전히 약간 허스키한 기사님의 안내가 이어지면서 식당에서 점심 드실 분은 여기에서 내리라고 방송을 한다.

마지막으로 식당을 소개하면서 1~2분이면 부두에 닿으니까 식사들 하시고 천천히 걸어가셔도 되고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셔도 된다고 하는 방송을 듣고서야 점심이나 먹자고 내렸다. 그리고 내리기 전에 기념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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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를 취해 주시는 기사님. 수다 덕분에 시원하게 위도 관람을 잘 했습니다. 이제 어디 식당에 찾아 가서 점심을 해결하고 2시 35분 배를 탈 요량을 해 봐야 하겠다. 시간이 되지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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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바다를 내려다 보다가 초대형 해파리를 만났다. 으이구~~~ 반가운 녀석일쎄. 얼른 한 샷 누르고서는 편광필터를 찾아서 끼웠다. 바다의 반사를 없애면 해파리의 자태가 생생하게 담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앞서 무릉계곡에서 영험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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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상은 참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 사이에 해파리 녀석은 바다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쪼매 더 기다려 주면 안 되겠느냐고 염불을 했지만 그 녀석에게는 먹히지 않았는지 그냥 유유히 사라져 간다. 에구~~~ 동작이 느려도 너무~ 느렸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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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안 되겠쑤~?" 하는 놈이 등장을 한다. 자신도 해파리라는 이야기겠지. 근데 도무지 위엄도 없고 폼도 없고... 쯧쯧~~!! 에라 그만 하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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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에게 먼저 가서 시키라고 했더니 대충 점심 먹을만 한 것으로 시켰단다. 주인 어르신이 묻는다.

주인 : 작가님이신갑는데 뭘 그리 열씸히 찍어 싼다요~~?

낭월 : 아, 해파리가 커다란 놈이 보여서요.

주인 : 그놈 들 좀 어디 쓸데 있실랑가 알걸랑 알려 주고 가시요잉~

낭월 : 어업에 많이 귀찮게 하는 놈들이지요?

주인 : 아, 말허면 뭐혀요. 골치가 아프당게요~~

그 정도의 수다를 떨다가 요기를 하는데 언뜻 듣기에 '작가 선생에게 우리 가족들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참말로 화들짝 놀래서 못들은 척 했다. 작가는 무신.... 연장만 좋으면 다 작가인가 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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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뿌리 담아놓은 것이 주욱~ 진열되어 있는데 요 놈이 눈길을 끈다. 생기기는 맥문동 뿌리처럼 생기기도 했는데 크기에서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인에게 물어 봤더니 천문동이란다. 어쩐지 문동이는 문동이었구먼 그려. ㅎㅎㅎ

이제 시간이 문제다. 뱃 시간은 2시 35분, 점심을 먹고 난 시간은 2시 20분, 15분 남았는데 배턱에는 10분 전에 와야 한다는 안내문도 어딘가에서 본 것 같고.... 그래서 조금 다그쳤다. 그 결과 마지막 자동차를 싣고 있는 배를 만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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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32분에 줄을 세워놓고는 먼저 배턱으로 가서 지켰다. 배가 출항하려고 하면 잡아 둬야 했기 때문이다. 다음 배는 1시간 반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괜히 어정거릴 시간으로는 너무 길기 때문이다. 다행히 배에 차를 한 대 더 실을 자리가 있다면서 꾸물댄다. 이런 것도 용왕님이 돕는갑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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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이미 초만원이었다. 당일 손님, 묵은 손님 할 것 없이 모두 다 빠져나가는 모양인지 객실도 가득하고 선상까지도 가득채운 손님들의 모습을 보니 들어올 때와는 풍경이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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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빵빵 돌아가는 선실로 들어가 볼까 하고 창문을 들여다 보고서는 그 생각을 바로 접었다. 비집고 들어가면 어떻게 자리는 만들겠지만 에구~ 이미 앉아서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시원한 자연 바람이 최고라느니 하면서 오락가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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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색에 잠긴 사람을 보면서 물로 뛰어들고 싶은 것일까를 생각하면서 그의 삶에 대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해 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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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뱃전을 스치고 지나가는 해파리들을 보면서 새우깡 던지기 놀이를 하는 것도 지켜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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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실은 아랫 칸에서 구멍을 프레임 삼아서 카메라랑 놀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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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등대를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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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등대를 지나는 사이에 벌써 격포항이다. 등대의 색깔을 보니 문득 선장실 입구에서 본 등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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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반전

묘하게도 색깔이 어쩜 그리도 똑 같던고 말이다. 이렇게 색칠을 한 것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 텐데 다음에 선원을 만나면 물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선했다. 우선 시원한 아이스 커피라도 한 잔 마시자고 두리번 거리다가 슈퍼에서 비비빅 하나랑 시원한 물을 하나 사서 차에 싣고는 휭하니 돌아오니 하루 나들이가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어디가 되었던 간에 집을 나가면 재미있는 꺼리가 '수두룩빵빵'이다. 얼떨결에 위도 나들이를 통해서 또 과거의 영화도 알게 되었고, 심청이 까정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보면서 시간의 얽힘이 공간에 서려 있음을 생각했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