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견문록(4) 한문이다~!!

작성일
2016-05-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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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견문록(4) 야, 한문이다~!!


 

삭막한 간판에서 질려버린 낭월은 한자는 못 보고 베트남을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서 반갑고도 반가운 한자를 만났다는 것. 한국에서는 어려운 한자도 베트남에서 보니 반갑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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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의 감상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안내한 곳은, 호안끼엠 호수에 있는 응옥썬 사당이다. 갑자기 눈이 번쩍 트이는 환희심~! 한자를 만나고 나서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응옥썬은 왠지 한자 같은 어감이다. 그래서 열심히 두리번거려보니까 이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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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사(玉山祠)이다. 옥산의 사당이란 뜻일까? 여하튼 이것을 베트남 말로 응옥썬이란다. 썬은 山일게고 옥은 그대로 玉일테니 응은 祠일 것이라고 짐작을 해 본다. 뭐, 틀리면 말고이다. ㅋㅋㅋ

이곳에는 몽고의 침략을 물리친 13세기의 영웅인 쩐 흥 다오(Tran Hung Dao)와 함께 문(文), 무(武), 의(醫)에 대한 세 성인을 모신 사당이라고 지식인이 알려 준다. 그러니까 이 베트남 여행기는 네이버 지식인의 도움을 받아서 작성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제나 고마운 지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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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서 살았던 거북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었다. 엄청 크다. 이 거북은 1968년에 잡힌 것으로 길이가 2m에 달한단다. 사랑스런 가이드 은주씨의 생각으로는 이렇게 오염된 호수에서 어떻게 오랜 시간을 살아 날 수가 있었는지가 신기하단다.

어쩌면 그 무렵부터 호수는 오염이 되었을 것이고, 그래서 더 살 수 있었는데 수명을 다 한 것이거나 잡힌 것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본다. 실물 사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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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의 뜻은 몰라도, 연도가 2000년인 것으로 봐서 앞의 죽은 거북과 한 쌍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인간들의 등쌀에 행복도 무너지고 남편이 죽은 다음에 홀로 30여 년을 외롭게 살았을 것을 생각하니 또 인간의 죄악이 크다. 왜 먼저 잡힌 놈이 수놈이겠느냐고? 그야 항상 수컷은 밥을 벌어다 암컷을 부양해야 하므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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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앞에는 향불이 끊이지 않고 피어오른다. 가정의 행복과 세상의 출세를 기원하는 중생들의 염원이 타올라서 하늘에 도달하는 것이겠거니 싶다. 이들에게 영웅은 영원히 살아남아서 후손들을 보살펴 주는 수호신이기도 한 까닭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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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완전히 중국 풍이다. 도교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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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찍는다는 인증샷~!

응옥썬 사당을 둘러보고 나와서는 어디로 갈까 하기에 공자묘를 보구 싶다고 했다. 착한 은주씨는 두말 없이 공자묘로 차를 안내했다. 예정에 없는 곳을 가자고 하면 가이드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미인은 마음도 곱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암~만~! 당연하지. 왜냐하면 얼굴과 마음은 표리의 음양관계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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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러 이동하는데 sd카드 가게가 보인다. 그래~ 원래는 샌디스크 것을 사려고 했었는데 공항에서는 소니 밖에 없어서 거금141달러를 주고 세 개를 구입했다. 그래서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게으름을 원망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와서 지금 사면 되었는데 싶었다. 그 때에 오주괘라도 뽑아 볼 것을 . ㅋㅋㅋ

보자.... 익스트림 프로 64GB의 가격은.... 139만5천동(VND)이구나. 뭐야? 카드 하나에 도대체 얼마인겨...? 라고 놀라실 벗님도 계시지 싶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공 하나 떼면 13만 9천5백동, 다시 반으로 나누면 7만원 짜리이다. 물론 한국보다는 비싸 보인다. 대략 6만원 선이면 구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말을 잘 하면 깎을 수도 있지 싶다.

이렇게 지나가다가 본 것도 적어놓는 것은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낭월처럼 턱없이 비싸 보이는 소니 것을 공항에서 서둘러 구입할 것이 아니라 하노이에서 사면 반 값을 절약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여하튼 각자의 복이라고 할 밖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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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공자묘도 입장료는 3만동이다. 날도 더운데 무척이나 바쁜 은주씨가 지옥의 지장보살이다. 일행 중의 한 사람이 말했다. "은주가 아니면 화장실도 못가요~!" 과연 그 말도 맞다. 어떤 곳은 화장실에서도 요금을 징수하기 때문인데 얼마를 달라고하는 것인지를 몰라서 여지없이 소리를 지른다. "은주야~! 은주야~!"

참고로 화장실 사용료로 2천동을 요구한다. 그래봐야 단돈 1백원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냥 돈이 없다고 한국말로 중얼중얼하면 같이 마주보고 웃고 마는 경우도 있다. 여하튼 미소가 최고의 해결책인 경우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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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도 당당하게 문이 버티고 있다. 문묘문(文廟門)이다. 그러니까 공자묘의 하노이 판은 문묘인 모양이다. 문묘란 문성공의 사당이라는 뜻일게고 문성공은 공자를 의미하므로 이렇게 이름이 붙은 것이겠거니.... 싶다. 여하튼 한자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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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을 중앙에 모셨다. 그리고 공덕상이라고 써진 것은 돈을 내면 공덕이 쌓여서 자식들이 공부를 잘 하게 될 것이라는 사탕발림일 수도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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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의 우측으로는 안연과 자사가 좌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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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으로는 맹자와 증자가 있으니 이른바 공문(孔門)의 명성을 빛낸 철학자들이다. 물론 안자가 과연 빛을 내었는지는 약간 의문이기는 하지만 공자님의 사랑을 지독스럽게도 받았기 때문에 일찍 단명 했음에도 불구하고 넣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라는 인지상정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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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대만에서의 대남 공자묘에서는 보지 못한 비림이 좌우로 나열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한가롭게 읽어 볼 수는 없지만 대략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유지하는 곳이라는 느낌은 충분히 전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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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넓은 연못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하노이 식의 공자사당을 둘러보고 나오니 시간은 이미 흘러서 어두워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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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어둑어둑 해지고, 집으로 바삐 향하는 행렬들이 꼬리를 문다. 한국 시간으로는 저녁 7시 반이다. 여기에 2시간을 빼면 5시 반이다. 퇴근 시간인 모양이다.

긴긴 하루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여행지에서는 차로 이동을 하면서 보는 것도 관광이다. 베트남이기에 기록이 가능한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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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뒤의 아기랑 눈길이 마주쳤다.

"짜~오~(Chào)"

베트남 어로 '안녕"이라고 구글이 알려 준다. 물론 이것을 알 턱이 없는 낭월은 마음으로만 말했다. ㅋㅋㅋ

어? 그러고 보니 발음이 중국어의 아침 인사인 '짜오(朝)'와 닮았네? 공식적으로는 짜오안(朝安)이지만 구어체로는 그렇게 말 한다잖여. 그렇다면 그 말이 이 말이 아닐까? 이거 잘 하면 베트남 말을 배우는 것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겠는걸.... 그러니깐, 구글이 알려 준 것은 아침인사인 것이 아녀? 자칫 다 저문 날에 "좋은 아침" 했다가 국제 망신을 당할 수도 있겠구먼. ㅋㅋㅋ

그러니깐 구글을 다 믿으면 안된단 말이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하고, 알파고로 인기는 끌었지만 번역기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고, 그럼에도 어여 완벽한 번역기를 구글이든 애플이든 만들어 주기만 하면 사고 말 것이라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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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무리도 아니다. 새벽 3시부터 동동거리고 준비하느라고 얼마나 피곤했으랴..... 차에 올라 잠시 이동하는 동안에 녹초가 되어버린 연지님. ㅋㅋㅋ

이것도 여행객의 한 풍경이기에 한 컷 첨부한다. 얼마나 고단했을지 백 마디 말보다 더 잘 전달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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