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4-① 오도리 해안노두
포항4-① 오도리(烏島里) 해안노두
(여행일▶2024년 11월 6일)
포항 여행의 4일째 날이 시작되었다. 별빛바다펜션에서 푹 자고 새벽에 바다 풍경을 보려고 곤하게 자는 연지님이 깨지 않도록 조용히 나와서 어제 봐 둔 오도리 해수욕장의 북쪽 해안으로 향했다. 다음은 오늘의 여정을 담은 리라이브다. 어제의 여정은 문제가 생겨서 파일을 만들지 못하는구나. 아쉽구로. 뭔가 잘 못 만졌나 싶기도 하다.
오늘의 여정은 오도리 북쪽을 시작으로 해서 포항의 북단인 송라면까지 훑을 예정이다. 그리고 내일은 아래쪽의 칠포리 주변을 둘러보면 여정이 마무리 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동쪽 수평선에 가득한 먹구름이 날이 밝으면서 실체를 드러낸다. 바다 일출은 그래서 만나기 쉽지 않은 이유다. 그래도 괜찮다. 위쪽에는 구름이 없어서 해가 솟아 오르면 또 다른 그림이 될 수도 있으니까.
새벽놀이는 여기까지 하고 아침을 먹으러 들어갔다. 아침은 편의점에서 저녁에 사 놓은 빵과 컵라면일 껄.....
이만하면 진수성찬이다. 하루를 버티도록 밑거름이 되어 줄 구운 계란도 있었구나.
방은 하루 더 연장하기로 했다. 오늘 밤은 어디에서 보내야 할 것인지를 신경쓰는 것도 귀찮은데 괜찮은 자리를 잡았으니 그냥 눌러 앉는 것이 상책이다. 거리도 얼마 안 된다. 연락을 했더니 연장하면 또 1만원을 빼 준단다. 고맙구로. ㅎㅎ
아침을 먹고는 연지님에게 방에서 편히 쉬고 있다가 전화 하면 오도2리로 오라고 해 놓고 다시 새벽에 사진놀이 하던 해변으로 향했다. 책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둘러볼 만한 풍경이 되지 싶어서 돌아보기로 했다.
퇴적암이구나. 당연히 응회암이겠지. 지질도를 살펴보고.
그림판에는 대각선 화살표가 없어서 좀 불편한 감이 있구나. 그거 좀 넣어 줄 일이지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그래도 주어진 만큼만 누리면 되니까
지질도는 환호동과 같은 두호층이구나. 응회암이라는 말은 없다. 그렇다면 퇴적은 물이 만든 것일 수도 있겠구나. 이것도 포항에서는 낯설다. 해변에서 본 실제의 지질 노두와 환호동의 지질과는 서로 거리감이 있기는 하지만 뭐 달리 항의할 곳도 물어볼 곳도 없으므로 그냥 참고만 하고 넘어가면 된다. 틀렸다고 해서 무슨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ㅎㅎ
이렇게 놓고 보면 어딘가 닮은 구석도 있어 보이긴 한다. 전혀 근거가 없진 않을 테니까. 아무렴. ㅎㅎ
덤불에 가려진 노두도 퇴적층이구나.
위 아래가 서로 다른 세월을 살아왔음을 보여 주는 모양이다. 그래서 신진기(新進紀)와 고진기(古進紀)의 사이라고 하는 것이구나.
아래는 역암들로 이뤄진 노두이고 위는 퇴적층이다. 확실히 연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구나. 그 사이에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지 부정합(不整合)으로 나뉜 틈 사이의 보이지 않는 세월도 궁금하다.
역암도 각력(角礫)이 아닌 것을 보면 수마(水磨)가 좀 되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그렇다면 여기는 한때 물이 흐르는 지역이었을 수도 있겠다. 물이 흘러가면서 돌을 닦은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동그랗게 생길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도 물에 의한 퇴적암처럼 보이네. 그럼 수성암(水成巖)인 걸로. 그러고 보니까 지질도에서도 응회암이라는 말이 없었구나.
주상절리는 잘 있나 한 번 건너다 보기도 하고. 멀리 보이는 구조물은 포스코의 건물일 게다. 포항제철이 입에 붙기는 한데 이름이 바뀌었으니 그대로 따라서 불러 줘야지. ㅎㅎ
꽤 볼만한 그림이 많구나. 이제 모퉁이를 돌아서면 또 어떤 그림을 만나게 될지 늘 설렌다.
아하! 그러니까 말이지. 바닥의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파도가 깎아 놓은 파식대(波蝕帶)에 깔린 회색의 바위가 눈길을 끈다. 제대로 회색이네. 연회색도 이름에 들어있더니 이러한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었던가 보다.
연회색보다는 조금 짙은 회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야 아무렴 워뗘. 회색 바위도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제법 넓은 범위에 걸쳐있어서 눈길이 간다. 이렇게 생긴 것은 처음 보는 것이기도 한 까닭일 듯.
바닥은 그렇거니와 암벽은 또 퇴적층으로 쌓여있고, 파도가 연약한 층을 깊숙하게 파고 들어갔구나. 아마도 파여 들어간 것은 이암(泥巖)일듯 싶고 위아래는 사암(沙巖)이 아닐까 싶다.
이암 맞지? 사암인가? 아닌 것 같어. ㅎㅎ
해안경비대의 감시카메라가 노려보고 있군. ㅎㅎ
위쪽에는 군부대 초소가 있는 모양이다.
이정표를 보니 숙소에서 2km를 걸었던 모양이구나. 모퉁이를 돌아서 또 다른 풍경으로 들어간다.
하늘은 짙푸르고 바위는 올망졸망하고 바닥은 엉켜있는 저마다의 풍경이 다채롭다.
또 다른 분위기구나.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니 재미있다.
여기는 밝고 저기는 어둡구나. 암석의 질이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겠지.
이제는 몽돌해변이 전개되는구나. 무심코 지나오다가 뭘 하시나 싶어서 돌아다 봤다. 돌을 줍는 모양이다. 수석이 나올 자리인가? 궁금해서 다가갔다.
낭월 : 경치가 참 좋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고요.
남자 : 아, 예.....
낭월 : 수석을 하시나 봅니다. 뭐가 좀 나오나요?
남자 : 그냥..... 바람 쐬러 나왔습니다. 사진작가십니까?
낭월 : 예, 작가는 아니고 그냥 풍경이 좋아서 여행 나왔습니다.
남자 : 좋지요. 정비를 보니 전문가의 포스가 풍기십니다.
낭월 : 그래 예쁜 돌은 좀 주우셨습니까?
남자 : 실은 돌이 아니라 비싼 돌을 찾고 있습니다.
낭월 : 그렇지요. 제대로 찾으면 가격도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남자 : 행운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요.
낭월 : 멋진 수석 만나시기 바랍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잠시 걷다가 보니까 또 한 분의 할아버지가 비닐 봉지를 들고 바닥을 훑고 있다. 그 순간 퍼뜩 드는 생각이 있었다. 오도리 해변에서 다이아몬드를 찾는다고 하는 말을 들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가 거긴가? 그냥 수석을 찾는 것이 아니라 비싼 행운의 돌을 찾는 것이라면 혹 그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것이 있으면 하나 줏었으면 좋겠다만 그게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겠느냔 말이지. 그나저나 다이아몬드는 아프리카에서나 나오는 것이 아니던가? 어쩌면 임진강변에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더라만 여기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면 언제 일삼아서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3초간 들었다.
입구에 오니까 이런 현수막이 떡하니 걸렸구나. 그래서 소문이 맞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런 돌들 중에 공룡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하더니 그 말을 듣고서 너도 나도 찾아와서는 마구잡이로 주워가니까 마을에서 비상을 걸고 경고를 하는 모양이다. 그것도 그럴 만 하겠네. 몽돌도 마을의 재산인데 그것을 마구 주워 가버리고 나면 나중에는 풍경이 삭막해 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생들 많이 하시지 싶다.
다음 목적지는 이가리 간이해변이구나. 해변이면 해변이지 간이 해변은 또 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간이든 아니든 가봐야 할 것이니까. 이제야 연지님에게 전화를 했다. 잠시 기다리니 5분도 안 되어서 바로 달려 온다. 거리는 워낙 가까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