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1-① 달전리 주상절리

작성일
2024-11-08 16: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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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1-① 달전리(達田里) 주상절리(柱狀節理)

 

(여행일▶2024년 11월 3일)



 

달전리 주상절리는 작년에 청송에서 경주로 가는 길에 둘러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다만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통과했는데 포항을 여행하려고 일정을 잡게 되고 보니까 무조건 일순위로 선택이 되었던 셈이다.

 

기왕 리라이브를 배웠으니 우선 첫째 날의 여정부터 기록해 본다. 

[포항2024년 11월 3일자 여정기록]

 

 

 


 

11월 3일 아침에 일찌감치 줄발해야 한다는 말에 연지님은 전날부터 짐을 싸느라고 분주하다. 어디든지 간다고 하면 말없이 동행하는 길동무가 있어서 든든하다. 대략 7일을 잡아야 한다는 말에 살림살이도 자꾸만 부풀어 오른다. ㅎㅎ

 


 

예정대로 3일 아침 8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오가는 길에 단풍이 곱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으나 그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더 컸을 게다. 단풍에 마음이 있었다면 여정을 보름 정도 늦춰서 잡아야 한다는 것은 대략 단풍의 흐름을 봐서 알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목적지를 찾아놓고 오늘 만나게 될 풍경들을 상상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달전리 주상절리까지는 251km이고 도차예정시간은 11시 38분이다. 1시에 포항에서 점심약속을 잡아놨기 때문에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달전리를 둘러보고 가도 될 것으로 봐서 느긋하게 책을 펼쳐 든다.

 


 

이번 여정의 길라잡이가 될 책은 『포항의 지오트레일 사용설명서』다. 지광(智光) 민석규 선생이 직접 포항의 지질을 구석구석 찾아 다니면서 집필한 책인데 이웃의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바로 주문했다. 그리고 단숨에 읽어버리고는 바로 포항으로 지질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이제 그 출발선이구나.

 


 

날씨는 쾌청하고 도로는 한적하다. 그리고 연지님의 컨디션도 양호한 듯 보인다. 배만 타지 않으면 어디든 좋다고 하는데 이번 여정에는 배가 포함되지 않았구나. 항상 섬 구석으로 싸 돌아 다니느라고 웬만한 항로는 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지만 오늘은 배와는 무관한 일정이다.

 


 

회덕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되짚어 올라가다가 상주로 가는 30번 고속도로를 타게 된다.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진출로가 나올 때 쯤이면 출발을 한 지도 한 시간이 지났구나. 

 


 

창밖의 좌측으로 나타나는 산은 속리산이구나. 아직 단풍의 계절에는 들지 못한 모양이다.

 


 

숲도 보이고 바위도 보인다. 바위색으로 봐서 화강암일랑강.....? 어디...

 

 


좀 복잡하기는 한데, 산의 남쪽 방향인 것으로 봐서 대략 중생대 백악기의 불국사관임압류 반암류 지층이구나. 반암류(斑巖類) 석영반암(石英斑巖) 장석반암(長石斑巖) 및 화강반암(花崗斑巖)의 구조로구나. 화강반암이 있는 것으로 봐서 절반은 맞춘 걸로. ㅎㅎ 이렇게 조수석에 앉은 덕분에 주변의 지나치는 산에 보이는 바위도 살피면서 여정이 여유만만이다. ㅎㅎ

 


 

인상적으로 생긴 봉우리도 보이고....

 


 

건너편은 속리산 휴게소구나.

 


 

우리편은 화서휴게소다. 잠시 쉬어서 가는 길도 좋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만나는 지점에서는 안개가 자욱하다. 아마도 낙동강의 영향으로 생긴 것인가 싶다.

 


 

그렇게 한동안 안개와 같이 길을 가다가 보면 안개도 사라진다.

 


 

이번엔 오른쪽에 산이 나타나니 이것은 팔공산이다. 바위가 안 보이는 고로 지질정보도 통과하는 걸로. ㅎㅎ

 


 

그럭저럭.... 두 시간을 넘게 달리다 보니....

 


 

서포항 출구가 나타난다. 

 


 

이제 첫 목적지에 다 와간다. 거리는 12.2km 시간은 13분이 예정이다.

 


 

주상절리가 나타나기 까지 접근하는 길은 의외로 오솔길에 가까웠다. 저수지를 끼고 돌아가는데 자동차 길이 맞는지 자꾸만 물어보는 연지님에게 앞으로 직진이라고 외치면서도 내심 찜찜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피차 초행길이니 의지할 것은 네비뿐임을 어쩌랴. ㅎㅎ

 

그러나, 마침내 앞이 화들짝 열리면서 사진으로만 접했던 풍경이 펼쳐진다. 그제서야 안도한다. 제대로 찾아 왔군.

 


 

자전거를 탄 사람도 들려서 둘러보고, 등산 삼아 나들이 하는 듯한 두 사람도 지나다 들러서 사진을 찍는다. 주상절리가 국수가락이라더니 딱 어울리는 표현이구나.

 



한바탕 둘러보고 나서야 안내판을 살펴본다.

 


 

오호! 풍경을 봐하니 앞으로 20여 일이 지난 다음에 왔으면 만날 장면인가 싶다. 단풍이 멋지게 들었을 적에 사진을 담았구나. 훨씬 보기 좋다.

 


 

그렇지만 오늘 주어진 만큼만 즐기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 여행객의 본분이다. 

 


 

주상절리는 화산암에 생긴 길다란 돌기둥을 말한다. 화산에서 분출한 뜨거운 용암은 지표를 흐르는 과정에서 차가운 공기와 닿는 윗부분과 땅에 닿는 밑부분이 빠르게 식으면서 수축된다. 이 수축에 의해 암석의 표면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일정한 방향으로 갈라진다.

이렇게  '갈라진 틈'들이 길게 이어지면서 돌기둥 형태로 만들어진 것을 '주상절리'라 한다.

포항 연일읍 달전리 주상절리는 이곳이 현무암질 용암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달전리 주상절리는 드물게 내륙에 발달한 주상절리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돌기둥들이 특히 인상적이다. 채석장을 개발하던 도중에 발견된 이 주상절리는 그 규모와 특이성을 인정받아 천연기념불 제415호로 지정되었다.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浦項 達田里 柱狀節理 천연기념물[          ]

 

주상절리는 지표에 분출한 용암이 식을 때 수축 작용으로 단면이 6각형이나 다각형의 기둥 모양으로 갈라진 틈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는 제주도, 울릉도, 한탄강 일대, 무등산, 경주 등지에 남아있다.

이곳 주상절리는 감람석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생대 제3기 말(약 200만 년 전)에 분출한 현무암이 발달한 것이다. 단면이 대체로 6각형을 이루고 있으며, 기둥은 약 80˚ 경사에서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로 휘어져 있는 특이한 양상을 하고 있다. 높이 20m, 폭 100m 규모의 돌기둥이 여러 개 이어져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은 분출한 용암이 지하에서 지표로 솟아오른 후에 지표 근처에서 수평 방향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는 국내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 형성 시기가 신생대 제4기(약 30만 년 전)인 것과 비교하여 볼 때 빠른 시기의 것이다. 아울러 주상절리의 상태가 양호하고, 절리의 방향이 특이하여 지형학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옆의 설명에는 천연기념물 제415호라고 하고 이 안내판에는 그것을 가려놨다. 그 이유는 아마도 국보와 보물과 천연기념물 등에서 번호를 삭제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데 그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은 짐작만 해 본다.  

 


 

우선 오른쪽의 부채꼴 주상절리부터 들여다 본다. 암석의 상태가 단단하지 않아서 풍화가 많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안타깝구나. 아무래도 주상절리의 제왕은 서귀포 대포동 주상절리가 아닐까 싶다. 절리 하나하나의 크기부터 압도적이니 말이지. 같은 현무암이라도 감람석 현무암인 것으로 봐서 지하 깊은 곳에서 올라와서 굳어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감람석(橄欖石)은 맨틀에 있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오른쪽 공터에는 주상절리에서 떨어진 낙석들을 쌓아두는 곳으로 보인다. 앞의 절리가 국수가락이라면 이렇게 떨어져 내린 돌은 수제비나 새알심 쯤으로 보면 되지 싶다. 나름 동글동글한 것이 수제비보다는 새일심에 더 어울리는 것도 같다. 그나저나 돌만 보이면 쌓는 민족인가 보다. ㅎㅎ

 


 

부채꼴 주상절리 왼쪽으로는 아마도 옆으로 누운 주상절리가 아닐까 싶다. 끝 부분만 가지런히 나와있는 것으로 봐서 그렇게 짐작이 된다. 이것은 변산의 적벽각 벼랑의 유문암 주상절리에서 본 것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부채꼴과 국수꼴의 중간에서 또 다른 큰 변화가 있었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아마도 가로 누운 주상절리일 것으로.

 


 

 

 

 

 


 

 

 

 

 


 

 

 

 

 


 

형태로 봐서 왼쪽으로 갈수록 고온으로 구워진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덜 익은 주상절리로 보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열처리가 부족했다는 흔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ㅎㅎ

 


 

왼쪽은 제대로 구워져서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고 달전리 주상절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국수가락이 가늘어서 세면(細麵)이라고 하면 좋겠다. 중문 주상절리처럼 굵은 것은 우동면이라면 말이지. ㅎㅎ

 


 

언제 봐도 일품이다. 중문 주상절리라고도 하고, 대포 주상절리라고도 하고 더 옛날에는 지삿께 주상절리라고도 했었다. 그리고 주상절리 중에서 가장 먼저 본 것이기도 할 게다. 그러니까 중문의 주상절리는 남성적이라면 달전리 주상절리는 여성적이라고 할만 하겠구나. 국수와 가래떡 정도로 비교해도 될랑강.... ㅋㅋ

 


 

아쉽게도 반죽이 잘 못 되었는지 국시가락이 많이 끊어졌구나. 밀가리가 안 좋은 것이었나 싶기도 하고. ㅋㅋㅋ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달전리 만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어서 재미있다.

 


 

 

 

 

 


 

 

 

 

 


 

 

 

 

 


 

 

 

 

 


 

 

 

 

 


 

 

 

 

 

 


 

 

 

 

 

 


 

 

 

 

 

 


 

달전리 주상절리의 지질도를 살펴봐야지.

 


 

그 좁은 구역에 네 종류의 지질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던 모양이구나. 노란 부분은 충적토라니까 생략하더라도 보라색의 주상절리는 신생대 제4기 현무암이고, 그 오른쪽의 파란색은....

 


 

신생대의 신진기~고진기 사이의 지질로 연일층군 학림층이니 전혀 다른 지질인데 땅속에 묻혀 있어서 드러나지 않은 모양이다. 회색, 갈색 사암및 셰일, 응회질이암 및 역암 협재로 되어 있다.

 


 

맨 오른쪽의 붉은 부분은 한참 어르신이구나. 중생대 백악기의 경상계 불국사층군 집괴암질 석영반암이다. 그냥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여다 볼 따름이다.

 


 

헌무암(玄武巖)이라고 해서 모두 새까만 색은 아니라는 것도 참고로 알아두고....

 


 

떠나는 길이 아쉬워서 다시 한 번 전경을 훑어보고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