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사도 ③사도해안유람선
낭도사도 ③사도(沙島) 해안유람선
(여행일▶2024년 5월 18일)
부도를 떠난 유람선은 잠시 후 사도의 해안에 다달았다. 저 멀리 보이는 구조물은 나로도전망대다. 낭도를 나가다가 시간이 되면 들려보기로 하고 우선 당면한 풍경에 집중해야 한다.
그냥 휭~하니 낭도로 가도 불만이 없을 낭월인데 고맙게도 사도의 해안을 한번 훑어 주겠단다. 지도를 봐도 이렇게 둘러보면 더 바랄 것이 없지 싶을 정도로 모두를 다 포함하고 있다. 유람선요금은 이미 차고도 넘친다고 하겠다. 비용은 공개하지 않을 요량이다. 왜냐면 경우에 따라서 비용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ㅋㅋ
먼저 만나는 섬은 장사도(長蛇島)이다. 장사도에 대한 자료가 있으면 첨부하고 살펴보려고 찾아보니까 여수시의 소갯글이 있구나.
원래는 '진뎃섬'이라고 불렀구나. 원래 구렁이를 '진디'라고 하는데 아마도 옛날에 이 장사도에서는 뱀이 많았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뱀섬이 되었고, 긴뱀도 있어서 장사도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원래 옛날부터 보통의 뱀은 잡아먹지만 워낙 큰 뱀은 오히려 수호신으로 여겨서 숭배하기도 했으니까.
지질도를 겹쳐 놓으면 내막이 드러난다. 그림을 봐도 분홍 배경에 보라색 세모를 보면 대략 알겠고, 내용은 부도에서 본 것과 완전히 일치하므로 고개만 끄덕이면 되겠다. ㅎㅎ
응회암은 자세히 들여다 봐도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지 싶다. 그렇게 생겼다는 것만 이해하고 훑고 지나가면 되니 내일 물때를 신경쓰지 않아도 장사도는 이렇게 본 것으로 만족할 요량으로 풍경을 열심히 스캔했다.
군데군데 응회암이 쌓일 때 가스기 생겼다가 빠져나가면서 만들어 놓은 타포니 흔적도 드러난다. 같은 듯 다른 풍경이 장사도 해안에 박혀있다.
위쪽과 아래쪽의 풍경으로 봐서 세월의 차이가 또 있겠거니 싶다. 언뜻 봐서는 아래쪽은 심성암인 화강암이 있고, 그 위에 화산이 터져서 응회암으로 덮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지질도에 그런 설명이 없는 것으로 봐서 조직이 치밀한 응회암인 걸로.
콘크리트 반죽이 벽을 타고 흘러내린 듯한 형태가 특이하다. 여기에서 처음 본 것도 같다.
장사도의 풍경을 다 보자마자 이어지는 풍경을 설명한다. 이순신장군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유람선을 몰면서 가이드를 하느라고 선장은 바쁘시다. ㅎㅎ
"저기 보이는 것은 거북선입니다.
때는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께서
부하들과 여기에서 전략을 짜고 있을 적에
이 거북바위를 보고서 거북선을 떠올렸답니다."
그래서 또 렌즈가 자동으로 선장의 손길을 따라서 셔터를 끊는다.
듣고 보니 또 그럴싸 하다. 다른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원래는 머리 부분이 더 컸더란다. 그런데 태풍에 떨어져 나가고 남은 머리라는구나. 그나마도 더 시간이 지나고 태풍을 몇 개 더 맞고 나면 떨어져 나가지 싶다. 그렇게 되면 거북의 전설도 사라지겠거니..... ㅎㅎ
우리의 유람선은 장사도를 지나쳐서 증도(甑島)로 향했다.
증도의 지질도의 모습도 장사도와 같은 구조이니까 석영안산암질과 안산암질 응회암으로 보면 되겠다. 땅에서 볼 수가 있는 것은 내일 보면 되지만 해상에서 보이는 것은 또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질을 보러 갔을 때 만약에 유람선이 있다면 무조건 타야 한다는 공식을 하나 만들어 뒀다. 그런데 이렇게 덤으로 둘러보게 되니 그야말로 수지를 맞은 셈이랄까? ㅎㅎ
이 자리에서 봐야 제대로 보이는 증도의 전경이다. 증도(甑島)의 증(甑)은 밥이나 떡을 찌는 시루를 말한다. 그러니까 '시루섬'이라는 말이다. 오른쪽의 바위는 감자바위란다. 그러고 보니 감자처렴 생겼고, 실은 아무 것도 닮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운데 있는 바위는 장군바위라고도 하고 고래바위라고도 하는데 군사회의를 할 적에 이순신 장군이 여기에서 지휘했다는 말이 전해진단다. 진짜? 찾아 봐? 그럼 어디.... 찾아봐도 전설이라는 것 말고는 사료(史料)는 없는 모양이다. 그냥 전설인 걸로.
감자 같네. 움푹움푹한 타포니는 감자 눈인 걸로. ㅎㅎ
고래는 여기에서 봐서는 별로 감흥이 없군. 내일 증도에 올라가서 봐야 할 모양이다.
바닥의 기단층과 우뚝한 암벽층이 멋지게 어우러졌다.
용미암(龍尾巖)이라더니 저 회색 암맥을 말하는 모양이구나.
물에서 보니까 제대로 꼬리 같구나.
선장: 저기 보이는 것이 용미암, 물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꼬리입니다.
여인: 우와~ 첨 봐요.
선장: 그렇다면 용의 머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인: 물 속에 있겠네?
선장: (낭월에게) 선생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낭월: 제주도에 있는 용두암(龍頭巖)입니까?
선장: 오호! 대단하십니다. 맞습니다.
여인: 그럼 용의 몸은 어디 있죠?
선장: 그야 물 속에 있겠지? 하하~!
증도의 모퉁이를 돌아가니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여기에서 보니까 시루라고 해도 되지 싶기는 하다. 어찌보면 김가루를 뿌린 주먹밥처럼 보이기도 하고 실크모자나 중절모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풍경도 배를 타야만 볼 수가 있겠다.
선장이 고기잡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으로 봐서 여기에 내려줬던 모양이다. 이따가 데리러 오는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려 들었다.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ㅎㅎ
제대로 소풍을 나왔군. 천막을 쳐 놓고 낚은 고기를 안주삼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양이다.
증도를 돌아서니 양면해변이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이 양면해변인 이유는 양쪽이 모두 해변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그 다음에 있는 섬은 중도(中島), 간뎃섬이다. 풍경은 장사도와 비슷하구나.
지질도도 변함없이 응회암인 걸로 보면 되겠다. 그 위쪽의 초록초록한 색은 퇴적암이겠구나.
마음이 머무르지 않으니 사진도 남지 않는다. 별로 볼 것은 없으니 인증사진이나 한 장 남겨도 아쉬움이 없겠다.
다음 섬은 이름이 시루섬이다. 증도 옆에 시루섬이라니 작명에 혼란이 온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ㅋㅋㅋ
시루섬의 부문과 그 안쪽까지 응회암이고 그 뒤로는 전부가 퇴적암이구나. 그러니까 시루섬을 포함해서 뒤쪽은 사도(沙島)구나. 넓지 않은 공간에 섬이 많기도 하다. ㅎㅎ
사도와 중도를 이어주는 다리도 보인다.
응회암답게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구나. 그냥 지나가면서 쓱~ 훑어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싶다.
이제 슬슬 퇴적층이 보이는구나. 초록부분의 지질도에 해당하는 영역이겠다.
여기쯤 오니까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리고 오늘 머무를 로뎀민박이 가까이에 있기도 하다.
숙소를 고르면서 암벽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잡다 보니까 로뎀민박이 선택되었다. 낭도에 가서 여객선으로 들어갈 곳이다.
예쁘다. 응회암만 보다가 퇴적암을 보니까 그림이 확 달라 보인다. 이것도 사도의 매력이겠거니 싶다.
선장은 보여 줄 것은 다 보여줬다는 듯이 뱃머리를 낭도로 향하고 속도를 높인다.
그러고 보니까 장사도부터 사도까지 해안선을 따라서 둘러 본 시간은 불과 10여 분이구나. 그 시간에 많이도 훑었다. 손가락이 열심히 셔터를 누르느라고 고생했네. ㅎㅎ
낭도에 도착하니 1시 52분이다. 이제 서둘러서 여객선에 올라야 할 순서구나. 선장 덕분에 알찬 유람을 잘 했으니 고맙다.